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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형수가 왜 이러지? 왜 이렇게 화가 난 것 같지?’

형수는 치마를 정리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거 알아요? 수호 씨 형이 어제 내 말에 동의한 건, 나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어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앞뒤가 어쩜 그렇게 다른지. 언제 그렇게 변했는지 모르겠어요.”

형수의 말에 나는 너무 놀라 다급히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에요? 형이 왜 형수를 시험해요?”

형수는 자기의 추측을 나한테 얘기했다.

그러니까 나와 형수가 대화할 때, 형이 문밖에서 엿들었다는 거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식은땀이 났다.

그때 형수와 내가 선 넘는 행동을 안 했으니 망정이지, 뭐라도 했다가는 형한테 들켰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야 형수가 왜 이토록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형은 형수 앞에서 늘 이해심 많고 다정한 남편 행세를 해왔고, 내 앞에서도 형수를 무척 사랑하는 척했다. 그런데 사실 형수를 믿지 않았다는 거다.

만약 나와 형수가 어젯밤 무슨 짓이라도 하면, 형은 분명 우리한테 죽자고 달려들고 따져 물었을 거다.

형의 이런 행동은 겉보기에는 왕정민처럼 파렴치하고 비열하지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섬뜩할 지경이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본인을 잘 위장할 수 있지?’

나는 오히려 형의 이런 모습이 왕정민보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수가 화를 내는 것도 이해되네.’

“너무 위험하네요. 앞으로 형이 집에 있을 때는 거리를 둬야 할 것 같아요.”

내가 겁에 질려 말하자 형수는 싱긋 웃었다.

“왜요? 무서워요?”

“무섭다기보다는, 형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들키면 하라는 대로 했다고 하면 되죠. 수호 씨도 그랬잖아요. 전에 동성 씨가 수호 씨더러 나를 임신시키라고 했다고. 그럼 오히려 당당하게 보여줘요.”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형수, 그만 놀려요. 형이 형수도 시험하는데, 저도 시험하는 걸 수도 있잖아요.”

“됐어요, 이 얘기는 이만해요. 앞으로 조심하면 그만이니까요. 피곤하죠? 내가 계란 후라이 해줄게요.”

형수는 내가 힘들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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