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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형수의 이 방법은 너무나도 좋았다. 단번에 책임을 형한테 넘겨버렸으니.

형은 헤실 웃으며 대답했다.

“미안한 일을 한 건 아니야. 그냥 갑자기 자기가 너무 좋다는 걸 발견해서 그래.”

형수는 당연히 형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남자는 갑자기 여자한테 잘해줄 리도 없고, 아무 이유 없이 자책하지도 않으니까.

무조건 미안한 일을 해야 갑자기 이런 반응이 나온다.

형수도 이런 갑작스러운 자책과 후회가 사랑이 아니라 짧은 소유욕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건 행동 하나하나에서 드러나지, 이렇게 말로만 나불거리는 게 아니니까.

때로는 여자가 뭐든 너무 꿰뚫어 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마치 형수처럼.

형수는 형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이미 눈치챘다. 그리고 전에 자기 요구에 동의한 것도 진심으로 동의한 게 아니라 일종의 시험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챘다. 그와 동시에 슬픔과 실망감이 밀려왔다.

‘진동성, 그렇게 좋은 남편인 척하더니 계속 나를 의심했던 거였어? 이게 사랑이야?’

하지만 형이 아무리 나빠도 왕정민 정도는 아니라 형수도 이혼할 생각까지는 없었다.

이 혼인은 형수한테 있으나 없으나 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또 깨기는 아까운 것이기도 하다. 그저 버티다 보면 함께 계속 생활할 수야 있지만, 열정과 사랑이 늘 부족할 거고.

형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형수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됐어, 늦었으니까 그만 자.”

그런데 형은 갑자기 흥이 났는지 형수한테 달라붙었다.

“한 번만 하고 자자.”

형수는 역겨운 듯 말했다.

“서지도 못하면서 뭘 하겠다는 거야?”

“자기가 도와주면 될지도 몰라.”

“내가 당신 도우면, 누가 날 돕는데? 예전에도 도와줬는데 본인이 어땠는지 잊었어?”

형수는 말을 마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형은 민망했지만 헤실 웃으며 얼른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됐어, 그만 화 풀어. 내가 몸조리 잘할게.”

이에 형수는 너무 어이없어 몸조리 잘한다 쳐도, 애 가질 수나 있냐고 따져 물으려 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형과 함께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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