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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그래도 너무 부끄러워요.”

애교 누나는 너무 보수적이다. 우리 시골 마을에 있던 여자들보다도 더 보수적인 것 같다.

도시 사람들은 모두 개방적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애교 누나가 이럴수록 오히려 정복감이 생겨난다.

특히 이렇게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일 때 너무 사랑스럽다.

당장 품에 안고 예뻐해 주고 싶을 정도로.

난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꽤 잘생긴 외모로 여자애들의 대쉬를 여러 번 받아보긴 했지만.

그때는 학업에만 열중하려는 생각에 연애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대학도 졸업했겠다, 또 성인도 됐겠다, 여자 친구를 찾을 때인 건 맞다.

그 상대로 애교 누나가 제격인 것 같고.

만약 애교 누나가 이혼했다면 당장 고백해서 내 여자 친구로 만들었을 거다.

“애교 누나,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영상 하나 때문에 누나의 인성을 의심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저는 제 느낌과 판단을 더 믿어요. 누나는 제 마음속에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여자예요.”

애교는 사뭇 진지한 내 모습을 보자 걱정이 사라졌는지 겨우 미소를 지었다.

“수호 씨, 고마워요. 오늘 저녁 나 구해준 것도. 나 믿어준 것도 모두 고마워요.”

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참 너무 쉽게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누나의 칭찬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애교 누나가 갑자기 물었다.

“참, 여긴 어떻게 왔어요? 아까 베란다로 왔던 거로 기억하는데. 설마 형수 집에서 넘어온 거예요?”

‘이런! 들켰네.’

나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하지만 다행히 머리가 빨리 돌아가 이내 대답했다.

“아까 형수 집에서 누나 목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 생겼겠다 대충 짐작하고 별생각 없이 넘어온 거예요.”

그 말에 애교 누나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건 너무 위험하잖아요. 여기 10층이에요. 그러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애교 누나가 의심하지 않자 나는 거짓말을 계속했다.

“아까는 누나한테 무슨 일 있을까 봐 다른 건 생각할 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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