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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침대에 앉아 애교 누나에게 시범을 보여주며 조작하다 보니 핸드폰은 이내 다시 반응했다.

하지만 다시 켜진 핸드폰에서 동영상 하나가 재생되었다.

잔뜩 흥분한 여자의 교성에 나는 순간 얼떨떨해졌다.

그때 애교 누나가 홍당무가 된 얼굴로 황급히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

핸드폰 하나 고쳤을 뿐인데 이런 난처한 일이 생길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나랑 형수가 떠나고 혼자 영상을 훔쳐본 모양이다.

‘확실히 많이 굶주렸나 보네.’

애교 누나는 부끄럽고 난처했는지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쥔 채 내 눈을 피했다.

그러다 뭔가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는 듯 먼저 설명했다.

“수호 씨, 오해하지 마요. 이건 내 게 아니라 수호 씨 형수가 나한테 보내준 거예요. 그걸 삭제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렉 걸리는 바람에.”

“아, 네.”

물론 이렇게 대답했지만 나는 솔직히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저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믿어 주기로 한 것뿐.

형수가 보낸 영상에 바이러스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것 때문에 핸드폰이 렉 걸렸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바닥에 떨어뜨린 것 때문일 거다.

하지만 애교 누나가 너무 민망해하자 나는 그릇을 집어 들고 말했다.

“애교 누나, 먼저 쉬어요. 저 설거지하고 올 게요.”

그 말을 마친 나는 바로 방을 나섰다.

한편, 수호가 떠난 뒤 애교는 너무 당황스러워 황급히 영상을 삭제했다.

“고태연, 너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니? 쪽팔려 죽겠어.”

태연이 보낸 영상이 아니었다면 이런 난감한 일도 벌어질 리 없었을 텐데.

애교는 생각할수록 민망했다. 무엇보다 전에 무의식적으로 수호가 그런 짓을 하는 것까지 보고 화내면서 일부러 무시했는데.

이제 얼마나 지났다고 몰래 그런 영상을 본 걸 들켰으니.

수호가 저를 겉과 속이 다른 여자로 오해할까 봐 불안하고 무서웠다.

그 시각 나는 주방에서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유리했다.

애교 누나의 마음을 명확히 알았으니.

게다가 이제는 서로 각자의 약점을 잡고 있으니 앞으로 서로를 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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