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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왕정민도 분명 경계를 늦출 거예요. 그러면 그 사이, 누나는 집 명의를 이전하고 회사 지분 절반을 차지해요.”

애교 누나는 곧바로 내 뜻을 이해하고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러니까 나더러 직접 오픈하라는 뜻이죠?”

“맞아요. 왕정민은 누나가 바람피웠다는 증거만 잡으면 당연히 누나를 빈몸으로 쫓아내려고 할 거예요. 하지만 그건 절대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 기회에 누나가 원하는 걸 말해요.”

“누나가 왕정민을 어떻게 구슬리는지에 달렸어요. 하지만 뭐가 됐든 왕정민은 분명 경계가 느슨해질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 그 때가 바로 기회에요. 왕정민의 경계만 무너지면 사인을 하게 하든 도장을 찍게 하든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전화 건너편에서 애교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수호 씨 말이 맞아요. 내가 왕정민과 사이가 틀어진 뒤 내가 원하는 걸 빼앗아 오는 건 불가능해요. 유일한 기회는 왕정민이 경계를 늦출 때예요.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요. 됐어요, 이만 말해요. 남주가 왔으니까.”

전화를 끊은 뒤, 나는 침대에 앉아 오랫동안 진정할 수 없었다.

이제 곧 폭풍우가 닥칠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죽는지 사는지는 오늘 밤에 달렸다.

“수호야, 퇴원 수속 끝났으니 우리 이만 가자.”

형의 초조해하는 모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차에서 오는 내내 형은 형수에게 전화해 내 퇴원 사실을 알렸다.

그러고는 형수더러 상을 차려 내 퇴원을 축하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애교 누나와 남주 누나도 함께 불러서.

나는 순간 형이 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던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집에 도착하자 형은 모든 일을 형수에게 말했고, 형수는 늘 그랬듯 오픈 된 마음으로 형과 얘기 나누었다.

형수는 계약에 관한 얘기는 입밖에도 내지 않은 채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왕정민 이 개자식, 오늘 나를 겁탈하려 한 것도 모자라. 나 이제 도와줄 마음도 없어.”

“태연아, 낮에 일은 잠시 언급하지 말자. 지금 고비를 넘기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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