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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36화

‘어쩜 이 곳은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걸까.’

원경릉은 약상자 안에 무기가 될만한 것이 있나 뒤적였다. 상자 저 구석에 후추스프레이가 보이자 원경릉은 그것을 꺼내 손에 꽉 쥐었다.

바깥 상황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몰래 장막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마차에 달린 풍등 불빛에 금군들이 화살과 검을 방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장막이 걷힌 것을 본 검은 옷을 입은 자객들이 휘어진 칼을 들고 공중을 가르며 날아왔다.

“왕비를 보호하라!” 금군이 소리를 질렀다.

이 소리를 듣고 만아와 금군들이 우르르 달려와 마차를 에워쌌다.

자객들은 칼을 휘둘렀고 사방에는 피가 튀었다. 주변이 어두워서 누가 다쳤는지 판단도 되지 않았다.

그 순간 자객 하나가 마차 앞으로 다가와 만아를 찌르려고 했다. 만아는 날아오는 칼을 피하더니 주머니에서 가루를 꺼내 한 줌 뿌렸다. 놀란 자객은 주춤하며 뒤로 물러나 얼굴에 묻은 가루를 털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자객이 합세해 만아에게 달려들었다.

원경릉을 호위하던 두 명의 금군은 원경릉을 보호해야 하기에 만아에게 달려갈 수 없었다.

자객의 수는 점점 많아졌고, 그에 따라 날아오는 화살의 개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날카로운 화살 하나가 장막을 뚫고 날아들어와 마차를 관통했다.

놀란 희상궁은 원경릉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꼭 껴안고 눈을 질끈 감았다.

원경릉은 배가 눌리는 느낌을 받고 희상궁을 밀어냈지만, 희상궁의 힘이 어찌나 센지 그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입으로 아미타불만 되뇌었다.

만아는 격렬한 몸싸움 끝에 부상을 입고 마차에서 굴러 떨어졌다.

자객이 장막을 열어젖히고 들어서자 다바오가 달려들어 자객의 목덜미를 물고는 놓지 않았다. 자객은 끝내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왕비, 빨리 달아나십시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금군이 소리쳤다.

희상궁이 서둘러 원경릉을 부축했고 약상자를 든 원경릉은 뒤뚱거리며 도망쳤다.

빗발치는 화살을 가까스로 피하며 도망치던 원경릉의 머리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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