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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2화

기왕부의 사람이 초왕부에 왔다고 했다.

“들라 하거라.”

문이 열리고 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문 앞에는 기왕비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온 것도 아니고 진국대장공주와 함께 왔다. 진국대장공주는 명원제의 큰 고모이자 태상황의 누나로 이미 칠순이 넘었다.

기왕비만 왔다면 원경릉이 안 봤겠지만 진국대장공주가 왔다니 어쩔 수 없이 왕부로 들였다. 대장공주는 원경릉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 선물을 들고 왔다.

원경릉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아무래도 임신 중이기에 경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국대장공주는 검은 비단옷을 입고 목에는 알알이 동글동글한 염주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자상하고 온화해 보였다. 원경릉이 먼저 그녀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했고 대장공주는 앞으로 걸어나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보았다.

“몸이 무거우시겠습니다. 왕비 예의 차리실 필요가 없습니다.”

원경릉은 감사의 눈짓을 한 뒤 기왕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오랜만에 기왕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전보다 많이 늙고 수척해졌다. 그녀의 귀밑에는 히끗히끗하게 백발이 보였고 얼굴은 누렇게 뜨고 눈은 움푹 들어가 있었다.

그녀는 직접 만든 마스크로 입과 코를 덮었는데 마스크 때문인지 눈가와 콧등에 잔주름이 아주 많고 눈 밑에는 거뭇거뭇 기미가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몸이 말라서 그런지 옷이 헐렁해 보였다. 손에는 난로를 들고 있고 솜 망토를 걸치고 있는데도 추운지 몸을 약간 떨고 있었다.

“초왕비 뵙기가 어렵네요.” 기왕비는 마지못해 미소를 지었다.

“어렵다니요 자주 왕래했지 않습니까?” 원경릉이 의아해했다.

그러자 기왕비는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보았다.

“얼마 전에 초왕부로 사람을 보냈는데 왕비를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기왕비의 말투에는 원망이 들렸다.

그 모습을 보던 진국대장공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초왕비 기왕비 두 사람은 동서지간인데, 그런 것을 따질 필요가 있습니까.”

원경릉은 기왕비의 비위를 맞춰주고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며칠 전에 궁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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