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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9화

“너는? 아들이었으면 싶으냐 딸이었으면 싶으냐?”우문호가 물었다.

원경릉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에 당황했다.

“음…… 아들이길 바라지.”

“어? 넌 딸을 더 좋아했잖아?”

“아들이고 딸이고 다 좋지. 부모로서 성별로 차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돼.”

“그런데 왜 아들이길 바라?”

우문호는 원경릉이 자신과 같은 이유로 아들을 원하는 게 아닐까 추측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면 이 시대는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아. 여성의 삶이 남자에 의해 쥐락펴락 되는 이 세상에 내 딸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문호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슬픔을 보았다.

“여자의 행복이 혼인에 의해 결정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시댁의 권세를 보고 혼인을 해야 하며, 혼인 후에도 시어머니 눈치를 봐야 하고 또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첩도 들여야 하고 아이를 낳아도 여자아이를 낳으면 안 되고…… 첩의 아이까지 내가 보듬어 키워야 하며 어휴…… 내가 비록 여자아이를 좋아하지만, 여자아이를 낳으면 복잡한 일이 너무 많아.”

마지막 말을 하기 전에 그녀가 부드럽게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처럼 운이 좋아서 너처럼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잖아.”

현실적인 그녀의 말에 우문호가 깜짝 놀랐다. 그는 남자로 태어나 한 번도 여자들의 고충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말한 모든 것들은 여성의 미덕이라고 치부하며 여자가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는 여자라는 둥 좋은 며느리가 아니라는 둥 험담을 했다.

“만약에 내가 너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받은 교육, 내 생각, 그리고 내 성격상 이곳에서 지내는 매일이 비참했을 거야.”

“너는 무슨 교육을 받았는데?” 우문호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원경릉은 미소를 지으며 “나는 천문학도 알고 지리도 네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어.”라고 말했다.

우문호는 실소를 지으며 “네가 천문과 지리를 안다고? 그럼 그날 가장 빛났던 별을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라고 물었다.

“금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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