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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0화

이튿날 우문호는 태상황에게 문안을 드릴 준비를 했다.

남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빈손으로 갈 수 없는 법. 그는 거리를 돌다가 좋은 담뱃잎 몇 개를 사서 궁으로 들어갔다. 우문호가 입궁하자 태상황은 그가 들고 온 담뱃잎을 곁눈질했다. 태상황은 상선에게 소요공이 보내온 담배를 꺼내더니 비교했다.

우문호는 태상황의 모습을 보며 뻔뻔한 표정으로 “잎담배는 색깔과 냄새만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비교해야 하느냐?”태상황이 물었다.

“비교라니요. 제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 그렇다고 너무 많이 피시지는 마시고요.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 사시지요.” 우문호가 허리를 굽히고 태상황의 어깨를 주물렀다.

“왜 이렇게 아첨하는 거냐? 무슨 일이야 말해봐.”

우문호는 히죽히죽 웃으며 “혹시…… 한두 명만 빌려주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누구를?”

“귀영위 말입니다. 초왕비가 매일 회왕부에 가는데 태상황님의 귀영위가 보호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왜?”태상황이 놀랐다.

우문호는 노비가 기왕비에게 약을 팔았다고 태상황에게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태상황은 노비의 잘못으로 여섯째의 상태가 나빠졌다고 짐작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병이 더 나빠질까 봐 가는 겁니다.”낌새를 챈 우문호가 변명했다.

태상황 손을 들어 상선을 불러 담배에 불을 붙였다. 노인은 살짝 눈을 감고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내뱉는 담배 연기에 우문호는 기침이 뿜어져 나왔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늙은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부탁할 필요 없다. 저번에 사고 났을 때, 과인이 이미 초왕비를 보호하도록 귀영위를 보냈다.”

태상황의 말을 듣고 우문호가 깜짝 놀랐다.

“그걸 손자는 왜 몰랐죠……?”

늙은이는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그걸 알았다면 귀영위를 보내달라고 부탁하러 왔겠느냐?”

우문호는 멋쩍은 표정으로 “아…… 예.”라고 말했다.

“됐다! 이제 그만 가보거라!” 태상황이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우문호는 공손하게 절을 하고는 “손자가 황조부께 감사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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