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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1화

기왕비의 제안

원경릉은 이렇게 질질 끄는 것도 답이 아니란 생각에: “들어오세요, 할 말이 있으면 분명히 하죠.”

원경릉은 방으로 돌아온 뒤 엽산제를 먹고 마스크를 쓰고 나서야 밖으로 나가 기왕비를 만났다.

“사람들은 나가 있으라고 하세요, 단 둘이 얘기하고 싶으니까요.” 기왕비가 안에 있던 사식이와 희상궁을 보고 조용히 말했다.

“안됩니다. 저흰 안 나갑니다.” 사식이가 말했다.

기왕비가 원경릉을 보고 담담하게 웃으며, “설마 내가 지금 당신을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난 걸음도 몇 걸음 못 걷는 상태예요.”

“희상궁, 사식아 문밖에서 기다려줘.” 원경릉이 말했다.

“왕비마마!” 희상궁은 조심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괜찮아, 가줘요.” 원경릉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바오를 들여보내 주세요.”

다바오를 들이란 말에 희상궁은 비로소 안심했다.

신성한 개 다바오가 안으로 들어오고 원경릉 발치에 엎드려서 기왕비를 호시탐탐 쳐다본다.

기왕비가 웃으며: “이렇게 삼엄하게 경계하다니 이거 인정받는 기분인데요.”

“반드시 인정해 드려야 지요. 기왕비의 수완은 제가 겪었거든요. 우리 오늘은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죠.” 외부인이 없으니 원경릉도 인사치레 하기 귀찮다.

기왕비는 등을 곧추세우고 원경릉에게, “오늘 온 건 당신과 조건을 상의하기 위해서예요. 나한테 약을 주면 우문호가 태자의 지위에 오르도록 돕도록 하죠.”

원경릉은 상당히 의외였다. 기왕비 입장에서 태자의 지위는 기왕이 반드시 획득해야만 하는 게 아닌가?

“못 믿겠어요?” 기왕비가 담담하게 웃더니 표정이 점점 고통스러워지며, “목숨도 지킬 수 없는 영광이 무슨 소용인가요?”

“이 조건은 동의할 수 없어요.” 원경릉이 말했다.

기왕비는 원경릉을 보고 확고한 표정으로, “동의할 거예요. 태자비가 되지 싶지 않을 리 없잖아요? 태자비 다음은 황후로, 천하에서 가장 존귀한 여인이 되는 거예요, 되고 싶지 않다고 감히 말할 수 있나요? 허세 부리지 말자고 했으니 우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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