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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9화

기왕의 황룡포와 원경릉의 첫 외출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하지만 원경릉과 우문호 둘 다 때가 되면 다시 이 문제에 맞닥뜨릴 것을 알고 있으며, 다음엔 또 어떤 방법으로 피해야 할 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원경릉은 사실 아주 기쁘다.

왜냐면, 원경릉 혼자 관계를 애써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우문호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일을 겪고 나면 두 사람 사이가 더욱 깊어진다.

고생고생 한달을 보내고,

입동이 되었다.

날씨가 추워 원경릉은 움직이기가 싫었다.

이제 먹고 마시는 것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가끔 토하긴 하지만 전에 비하면 양반이다.

배 속에 아이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서 어의가 매번 진맥을 하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진전이 빠르 군요. 진전이 빨라요.”

제왕은 이 날 후궁을 맞았는데 마침 첫 눈이 내렸다.

친왕이 후궁을 맞아들이는 일은 큰 일이라 제왕부는 주연을 성대하게 준비하고 형과 형수인 우문호와 원경릉은 축하인사를 해야 했다.

기왕이 공을 세우고 수도 경성에 돌아온 날도 공교롭게도 마침 이 날이다.

황제 폐하는 크게 상을 내리고 기왕이 고작 한달 보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정강부의 비적 떼를 전멸한 것을 치하했다.

명원제는 기왕에게 황룡포를 내렸다.

물론 밝은 황색은 아니지만 황제가 황룡포를 하사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만조 백관의 마음 속에 추측이 난무했다.

역대 황제는 황룡포를 오직 태자에게만 하사했다. 현 황제의 이와 같은 행동은 기왕이 태자라는 암묵적 의미가 아닐까?

그렇다, 기왕은 원래 공적이 남달랐고 이젠 비적 떼를 토벌해서 황룡포까지 받았다. 기왕은 황제의 장자로 황제가 그를 황태자로 세우고자 하면 말 그대로 순리대로다.

불쌍한 건 초왕으로 왕비가 회임을 한 덕에 태자의 자리에 안정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아직도 생각하는 모양이니 말이다.

배속의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아직 결정된 것도 없지만 아들이라고 쳐도 그 아이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장자와 적자가 모두 있는데 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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