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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4화

원경릉의 호칭과 주명취에 대한 처분

원경릉도 오늘밤 파리를 삼킨 기분이다.

왜냐면 우문호가 원경릉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원경릉’이라고 직접 이름을 부르자니 분위기가 너무 없고,

‘왕비’라고 부르자니 너무 삭막하고 공식적인 느낌이다.

‘굥’이……라고 불렀다간 전신에 닭살이 돋아, 닭이 돼서 날아갈 것 같고,

‘릉이’는 ‘령이’랑 헷갈린다. 우문호는 ‘령이’가 입에 붙어 있는데다 ‘령이’는 우문령이다.

‘릉아’……라는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원경릉이 한 손을 덮었다. 오래 산 부부도 오글거리는 게 싫지만은 않다.

최종적으로 우문호는 결정을 내렸다. 원 선생.

원경릉의 머릿속에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

회장님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손을 잡고 치하하며: “원 선생, 지난 40년 동안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오늘 드디어 영광스런 퇴직이군요!”

원경릉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원 선생이라니, 이 무슨 고색창연한 호칭이란 말인가, 그녀는 지금 고작 17살 소녀란 말이다.

원경릉은 뾰로통하게: “그럼 너는 뭐라고 불러?”

우문호는 패기 넘치게: “나리!”

원경릉은 상대도 하기 싫은 지 등을 돌리고 홱 돌아섰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목을 잡고, “화났어? 그럼 뭐라고 부를지 얘기해 봐.”

“우문호!”

“그럼 난 널 어떻게 불러?”

“난 이름도 성도 바뀐 적이 없거든. 원경릉!”

우문호는 두 손을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에이 너무 따분해.”

우문호는 하여간 원 선생이 꽤 마음에 들었고, 계속 부르다 보면 언젠가 원경릉도 명실상부한 원 선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땐 둘 다 늙어서 자식과 손자들에 둘러 쌓여 정말 기쁘고 충실한 인생일 거야.

원경릉의 머릿속은 황제 폐하께서 주명취를 도대체 어떻게 처분하실 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우문호가 지그시 누르며, “무슨 생각해?”

원경릉이 바로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안 해, 너무 졸려.”

“좋아, 우리가 잠자는 건 절대 방해할 수 없지!”

원경릉은 문득 최근 집 생각을 한 횟수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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