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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2화

주재상의 뜻을 안 주명취

주명취는 바닥에 꿇어 앉아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주명취처럼 똑똑한 사람이 할아버지가 두고 있는 바둑의 수를 어찌 모를까?

할아버지에게 있어 주명취는 버려진 바둑돌이다.

주명취은 온통 슬픔과 분노로 예의 범절도 무시하고 차갑게 물었다: “두렵 건데 할아버지께서는 제가 제왕비인 게 못마땅하시지요? 누구 물색해 둔 사람이 있으세요? 명양인가요?”

“너는 신경 쓸 것 없다. 네 몫의 일이나 잘 해내면 돼.” 주재상은 미간조차 찌푸리지 않고 말했다.

“왜요?” 주명취가 사무쳐 하며: “손녀가 일 하나를 잘못했을 뿐인데 어째서 할아버지는 저를 버리려 하십니까? 제가 성밖에서 죽을 배급하는 것도 할아버지의 뜻이었고, 만약 굳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면, 할아버지야 말로……”

재난의 원흉이란 5글자에서 딱 막혔다. 주명취가 제아무리 당돌해도 감히 이 5글자를 내뱉을 순 없었다.

하지만 주재상은 차갑게: “재난의 원흉이란 말이지? 맞아. 네가 죽 배급소를 열고 어질다는 명성을 퍼트리는 건 전부 내 생각이었지. 그러나 아쉽게도 넌 과유불급이라 죽 배급소를 널리 열어 며칠간 죽을 배급하는 것으로, 수도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으면 될 것을 어쩌자고 양부인과 예친왕비를 찾아 간 것이냐? 너는 매사에 지나치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아마 쓸데없이 지혜를 낭비하고 기회를 틈타 욕심을 채우겠지. 네가 하나를 제대로 했으면 지금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상황 병환이 위중할 때 너는 내 말이라고 속여 희상궁을 위협했지. 그때부터 너를 버릴 마음이었으나 네가 정실부인의 손녀라는 점을 생각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었 건만, 너는 귀하게 여기지 않았어. 게다가 일이 터지자 또다시 회임을 했다는 핑계를 대며 문책에서 빠져나가 조금도 책임을 질 생각이 하지 않지. 그런 너를 어찌 제왕비라고 하겠느냐? 나는 절대로 네가 제왕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주명취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해, “하지만 저는 할아버지의 친 손녀가 아닙니까, 제왕을 그토록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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