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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6화

마차가 갑자기 멈추었다. 손왕이 손을 뻗어 장막을 걷어 올리고 나오려고하자 서일이 이를 막아섰다.

“나오지 마십시오. 문제가 생겼습니다!”

손왕이 내밀었던 머리를 안으로 집어넣자마자 화살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와 서일의 귓바퀴를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서일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이 화살은 그의 머리를 관통했을 것이다.

“자객이 있다!”서일이 급하게 머슴에게 마차를 몰라고 지시하고는 칼을 휘둘러 날아오는 화실을 막았다. 원경릉은 자객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회왕을 죽이려면 독약을 쓰는 방법 말고, 회왕을 치료하는 나를 죽이는 방법도 있겠구나…….’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찜찜한 기분이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원경릉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적들이 회왕의 목숨뿐 아니라 그녀의 목숨도 노리고 있었다.

자객은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채 화살을 쏘아댔다. 서일은 화살의 개수와 속도를 보고 세 명 정도의 자객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달리는 말이 화살에만 맞지 않는다면 적들을 피해 달아날 수 있었지만,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에 두려움을 느낀 말들이 울부짖더니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고 이내 마차가 뒤집혔다.

희상궁은 온 힘을 다해 원경릉을 끌어안았다. 몸이 무거운 손왕은 뒤집힌 마차에서 발버둥을 쳤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원경릉이 손왕을 부축하려고 하자 화살 하나가 쏜살같이 날아와 원경릉의 다리에 박혔다.

주변은 캄캄했고, 마차 안에 등도 이미 꺼져버렸다. 이대로 조용히만 있으면 적들은 이들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원경릉은 통증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소리조차 내지 못하였다. 그러던 도중 화살이 또 한 발 날아와 그녀의 어깨에 꽂히자 원경릉은 끝내 소리를 질렀다. 희상궁은 두 발의 화살을 맞은 원경릉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서일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돌진하며 “희상궁님 어서 왕비님을 데리고 가세요!” 라고 소리쳤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불이 붙은 화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손왕이 화살을 두 발이나 맞은 원경릉을 부축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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