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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7화

“전 괜찮아요……. 가서 손왕 전하의 상태를 살펴봐주세요.”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그녀는 우문호의 목소리를 들었다. 우문호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며 울먹였다. 그녀는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며 괜찮다고 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눈꺼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가 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난생처음 겪는 느낌에 너무 무서웠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안아 마차에 싣고는 미친 듯이 달렸다. 그녀는 화살에 맞은 곳이 아파서 혼절할 것만 같았다. 이런 원경릉을 보고 있자니 우문호는 금방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땀에 흠뻑 젖은 머슴이 관아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 초왕비가 암살을 당했다고 말한 순간, 우문호는 눈앞이 핑 도는 기분이었다. 그가 정신이 반쯤 나간 채로 말을 타고 나가려고 하자 심복이 그에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라며 마차 안에 그를 태웠다.

머슴이 말한 장소에 도착하자 피 칠갑이 된 원경릉이 보였다. 그는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회왕부에서 떠날 때, 그녀가 그를 보며 지었던 미소가 떠올랐다.

“잠들면 안 돼. 집으로 가자……” 그는 울먹이며 그녀를 안아들어 마차에 실었다.

손왕의 상태도 매우 위급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문호는 그까지 돌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왕부에는 본래 어의가 있었지만 요 며칠 사이에 모든 어의들이 궁으로 돌아간 상태이기에 서일은 밤새 달려 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궁문은 이미 굳게 닫혀있었고, 늦은 시간이라 궁문 수장이 통보하려 하지 않자 달리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구사를 찾아갔다.

서일의 말을 들은 구사가 깜짝 놀라 급히 말을 타고 당직을 서지 않는 어의부로 갔다.

어의부에 도착한 구사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오늘 당직을 서지 않은 어의들이 모두 구토와 설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의원에서 먹은 음식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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