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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4화

낙평공주 앞에서 잘못을 시인한 원경릉

원경릉은 할 수 없이 눈 딱 감고 낙평공주와 마주했다.

낙평공주는 냉랭하게 원경릉을 쳐다보고, “듣자 하니 초왕비가 와서 여섯째의 병을 치료한다는데 초왕비에게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 주변에서는 모르지만 나는 잘 알고 있지요. 내 집에서 저질렀던 그 일에 대해 아직 따진 적이 없죠. 초왕비는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회왕부에 와서 허장성세를 떨며 속임수를 쓰는 겁니까.”

원경릉은 낙평공주의 분노를 너무도 이해한다.

자신의 생일 잔치는 친구와 지인을 불러 축하하는 자리라, 원래는 상당히 체면을 차리는 자리로 식사를 하거나 연극을 보는게 정상인데, 낙평공주는 자신이 부른 연극배우들보다 정후부 부녀가 그렇게 연기가 출중할 줄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황실의 체통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그런 비열하고 상스러운 일에 낙평공주가 이용당했다는 사실이 가장 끔찍했다. 그녀의 명예가 일순간에 금이 가고 말았다.

악의 축인 원경릉은 방금 기왕비에게 하듯 그렇게 당당할 수 없었다. 주명취에게 배운 걸 바로 써먹어 속 눈썹을 내리깔고 애처롭고 불쌍한 모습으로 작게: “아바마마께서 교지를 내리셨습니다.”

“네가 지금 아바마마의 이름을 들먹이며 나를 위협하려는 것이냐?” 낙평공주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원경릉은 얼른 손을 내젓고 위축된 모습으로, “사실 저도 아바마마께서 왜 이런 교지를 내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낙평공주는 본래 한바탕 쏘아붙이려고 했으나, 막상 그녀의 불쌍한 모습을 보니 울화가 도리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기왕비는 이때다 싶어,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 만은 없어 힘껏 낙평공주를 도왔다.

기왕비가 웃으며 앞으로 나와 위로하는 얼굴로, “초왕비, 치료에 관해 공주와 얘기를 나누면 되겠군요, 오늘 초왕비가 나와 노비마마께서 병을 치료하는 규칙을 모른다고 질책했잖아요, 공주는 식견이 넓으니 잘 이해하실 거예요. 초왕비가 공주에게 얘기를 해 드리는 편이 좋겠어요. 공주의 마음 속 의혹도 가시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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