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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82화

문둥산에 있는 태자비

궁을 떠날 때 주재상과 우문호가 같이 나갔다.

우문호는 잔뜩 열 받아서 호성교 일을 보고하는 것도 잊고 씩씩거리며, “아바마마는 간이 너무 작아요, 뭘 두려워 하십니까? 수백명의 목숨이 달린 일이란 말입니다. 이렇게 엄명을 내려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하시면 그들은 죽기를 기다리란 얘기밖에 더 됩니까? 어의가 쓴 처방도 병세를 치료할 수 없는데 어의의 처방대로 계속 약을 보내도 소용 없어요.”

주재상이, “천천히 하시죠, 조급하시면 안됩니다. 나병은 대대로 악질로 여겨와서 뜬금없이 발생하는데 지금까지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고 있어요. 폐하께서 근심하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지금 조정의 문무대신은 물론이고 전국의 백성들도 나병이란 말을 꺼내면 안색이 변하는데 공개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합니다. 절대적으로 낫게 한다는 확신이 없다면 말이죠.”

우문호가, “희상궁의 병은 낫지 않았습니까? 재상, 왜 내가 말하지 못하게 한 겁니까?”

주재상이 우문호에게 눈을 흘기며, “전하는 자신만 생각하십니까? 만약 폐하께서 희상궁이 나병을 앓았다는 것을 아시면 문둥산에 보내지는 않더라도 다시는 황손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실 게 뻔한데, 폐하께서 그리하시면 그건 희상궁에게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우문호는 여기까지 미처 생각 못해서 자기도 모르게, “역시 재상의 배려가 세심하군요.”

주재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줄곧 그 사람의 기쁨과 슬픔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주도면밀해 집니다. 마치 전하께서 방금 폐하께 반드시 낫게 할 수 있다고 보증하지 않으시고 태자비 마마를 위해 여지를 남기신 것처럼 말이죠. 정말 공개했다가 태자비 마마께서 나병을 낫게 하지 못하면 그때는 뭇사람의 비난의 대상이 될 게 분명하니까요.”

우문호가 낙심한 채로, “가서 원 선생한테 말하면 분명 길길이 날뛸 텐데.”

“태자비 마마는 오늘 산에 가셨나요?” 주재상이 물었다.

“갔죠!”

주재상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럼 사람을 보내 절대로 전에 다니던 길로 가지 말라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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