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더미에 쓰러져 있던 형배는 미약한 숨을 겨우 내쉬면서 두어 번 작게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이래 봬도 나는 블랙리스트 32위의 도룡인데 절대 의뢰인을 배신할 수 없지.”“그래? 그럼 가 죽어.”서강빈은 차갑게 말하고는 망설임 없이 단번에 형배의 머리를 밟아 숨통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있는 타자들의 몸에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하나 찾아내서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한편, 송주의 한 5성급 호텔에서 형배 일행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던 연규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흥분하여 전화를 받은 연규진이 다급하게 물었다.“어떻게 됐어, 그 자식 죽었어?”창고 안에서 서강빈이 차갑게 대답했다.“규진 씨, 지금부터 도망가. 내가 당신 죽이러 갈 거니까.”연규진은 이 말을 듣고 몸을 덜덜 떨었다.“너, 안 죽었어? 형배는?”당황한 연규진이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블랙리스트 32위에 있는 도룡 말이야? 죽었어.”태연하게 대답하는 서강빈의 말에 연규진은 몸을 또 한 번 떨더니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형배가 죽었다고?’고액을 주고 블랙리스트에서 의뢰한 고수인데 형배마저도 서강빈에게 죽다니... 연규진에게 두려움이 몰려왔다.서강빈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이제야 느낀 연규진은 빠르게 전화를 끊고 부하에게 소리쳤다.“빨리! 송주를 떠나자! 당장 송주를 떠나야 해!”“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어리둥절해서 묻는 부하에게 연규진이 크게 화를 냈다.“궁금한 게 뭐가 그렇게 많아, 당장 송주를 떠나야 한다니까!”더 지체하다가는 자신도 여기서 죽을까 봐 겁이 난 연규진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빠르게 달빛을 가로질러 송주를 떠나 강성으로 갔다.한편, 서강빈은 권효정을 데리고 만물상점으로 돌아왔다. 권효정은 너무 놀란 탓에 온몸이 덜덜 떨렸고 제대로 걸을 힘도 없었다. 하여 서강빈은 어쩔수 없이 그녀를 안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만물상점의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익숙한 인영 하나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는데 그
“더 볼일 있어? 없으면 이만 돌아가.”담담하게 말을 마친 서강빈이 뒤돌아 가게로 들어가려 하는데 정신이 번쩍 든 송해인이 다급하게 그를 불러 세웠다.“서강빈, 내가 왜 너를 찾아왔는지 알고 싶지 않아?”서강빈은 걸음을 멈추고 냉랭하게 말했다.“알고 싶지 않아.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많은 얘기는 필요 없게 됐어. 오늘이 지나면 너는 그 사람의 아내가 될 테니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서강빈의 매정한 말을 들은 송해인은 몸을 덜덜 떨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새도 없이 소리쳤다.“서강빈, 너한테 얘기하려고 왔어. 지난번에는 내가 오해한 거라고, 내가 잘못했어. 나 방금 결혼식에서 도망쳐 온 거야...”말을 마친 송해인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숨넘어갈 듯 울고 있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우리가 이렇게까지 된 건 다 내 잘못이야. 나를 떠나지 않으면 안 돼? 나는 정말, 정말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어.”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서강빈이 잠시 굳어서 그 자리에 서있었지만 이내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해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지금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우리는 이미 이혼했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그리고 나한테는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말하면서 서강빈은 소파에 있는 권효정을 쳐다보았다. 권효정을 구하러 가던 순간부터 서강빈은 자신이 지금 지키고 싶은 사람이 권효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안색이 크게 변했고 눈물이 가득 맺힌 눈으로 서강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너 뭐라고?”서강빈은 뒤돌아 송해인을 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미안해. 나는 이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송해인은 날벼락을 맞은 듯 머리가 새하얘져서는 소파에 있는 권효정을 보면서 망설이다가 물었다.“효정 씨야?”“응.”서강빈의 대답에 송해인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고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지금에야 그녀는 서강빈을 다른 사람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밀어낸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은침이 들어가자 가슴 통증이 사라졌지만 호흡이 아직 고르지 못했기에 서강빈은 빠르게 송해인을 안아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몇 대의 웨딩카가 갑자기 문 앞에 멈춰섰고 진기준이 양미란과 송태호를 포함한 사람들을 데리고 달려왔다. 그는 서강빈이 송해인을 안아서 가게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서강빈의 옷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서강빈! 너 해인이한테 뭐한 거야?”양미란도 얼른 다가와서는 송해인을 서강빈의 품에서 빼냈다.“딸, 왜 이래? 엄마 놀라게 하지 마...”초조하게 소리치던 양미란은 송해인의 안색이 아주 안 좋은 것을 발견했다.“서강빈, 너 우리 해인이한테 뭐 했어?”양미란이 분노에 차 소리쳤고 송태호도 달려와서는 서강빈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으면서 난리 쳤다.“미친놈! 너 감히 우리 누나한테 약을 먹여?”미간을 찌푸리고 한마디도 안 하고 있던 서강빈은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였고 송태호가 다짜고짜 휘두르는 주먹에 맞았다. 표정이 어두워진 서강빈이 송태호를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뜨렸다.“악... 이런 젠장!”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 송태호는 배를 움켜쥐고 토했다. 진기준은 그 모습을 보고 손짓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자식을 잡아!”진기준의 부하들이 맹수처럼 돌진하자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쳤다.“내 얘기 좀 들어봐.”“얘기는 무슨! 너 죽여버릴 거야!”진기준이 소리치자 부하들은 허리춤에 있는 삼단봉을 꺼내 들고 서강빈을 공격하려 했다. 어쩔수 없이 방어를 하게 된 서강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을 모두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른 진기준은 바로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들고 혼란을 틈타 서강빈의 복부를 향해 찔렀다.서강빈의 미간에 차가운 빛이 번쩍이더니 비수를 든 진기준의 손을 빠르게 잡아서 꺾어버리고 진기준의 무릎을 찼다. 외마디 비명을 내뱉으며 서강빈에게 제압당한 진기준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젠장! 서강빈, 너 당장 이 손 놔!”진기준은 악을 쓰며
미간을 찌푸린 두 순경은 현장 상황을 한번 슥 보더니 바로 수갑을 꺼내 서강빈에게 채우면서 차갑게 말했다.“저희와 함께 가시죠.”“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다 믿습니까?”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그중 한명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뭐가 됐든 일단 저희와 함께 가서 협조하시죠.”말을 마치고 두 순경은 신고의 진실 여부를 가리지도 않은 채 서강빈을 끌고 차에 태웠다. 순경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얼굴에 서늘한 웃음을 띤 진기준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어서 차갑게 말했다.“정명 형, 뭐 하나 좀 도와줘요.”“진 대표님? 무슨 일이에요?”송주 모 경찰서의 과장 사무실 내에서 유정명이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놈 하나가 나한테 자꾸 시비를 거는 것도 모자라 오늘 저녁에는 제 예비신부에게 약까지 먹였어요. 형이 저 대신 혼쭐을 제대로 내주세요! 좋게는 남은 생을 감방 안에서 썩게 해주세요.”차갑게 말하는 진기준의 말투에는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좋아요, 당연하죠. 그런데 이런 일에는 진 대표님도 알다시피 뒤를 좀 봐줘야 하는데.”웃음을 띤 유정명의 말에 진기준도 웃으며 대답했다.“정명 형, 마음 놓으세요. 규칙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그럼 문제없어요. 바로 해결해줄게요.”말을 마친 유정명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온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일어서서 사무실을 나가 취조실로 향했다.한편, 진기준과 양미란은 송해인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왔다. 송해인이 정신을 잃었으므로 결혼식은 어쩔수 없이 중단되었다. 십여 분이 지난 후 송해인이 깨어나자 양미란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해인아, 괜찮아?”일어나 앉은 송해인의 가슴에서는 아직 은은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의며 말했다.“괜찮아요.”송해인은 번뜩 생각이 들어 양미란의 손을 잡고 물었다.“서강빈은요?”“그 망할 자식 얘기는 하지 말아라!”양미란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욕을 퍼부었다.“너는 모르지.
한편, 서강빈은 이미 취조실에 끌려가 의자에 묶였고 두 명의 남자가 들어와 문을 잠갔다. 그들은 서강빈의 맞은편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자백하는 내용이 적힌 문서를 던져주고는 차갑게 말했다.“사인해.”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 문서에 쓰인 내용을 보았다.‘강간?’서강빈은 낯빛이 변하여 퉁명하게 말했다.“나는 이 문서에 사인 안 해.”“사인 안 한다고?”그중 한 명이 차갑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서강빈의 앞으로 다가가 냉랭하게 말했다.“야 이 자식아, 여기가 어딘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말이야. 그 몸뚱어리가 고통받고 싶지 않다면 얼른 순순히 사인해!”“왜, 고문이라도 해서 사인하게 하려고?”침착한 표정으로 웃으며 묻는 서강빈을 보면서 그 남자는 표정이 굳어져서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이놈이, 너 내가 누군지 알아?”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몰라.”“그럼 내가 직접 얘기해줄게. 나는 여기서 심문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고 송태성이라고 해. 사람들은 나를 염라판관이라고 불러.”거만하고 득의양양한 태도로 말하는 남자는 서강빈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여기로 들어온 사람들은 말이야, 그게 누구든 내가 주는 죄명을 받게 되어 있어! 감히 사인을 안 해? 네가 먼저 사인을 하겠다고 빌도록 할수 있는 방법이 나한테는 많아.”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염라판관?’서강빈은 어딘가 살짝 귀에 익은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은 봐주는 법이란 없는 극악무도한 악인이었고 이 사람의 손에 들어온 사람은 좋은 결말을 맞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서강빈은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울 게 없었다. 아무리 험한 사람이라고 해도 아무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러면 뭐 어쩔 거야?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왜 사인을 해서 죄를 인정하라고 하는 거야? 당신들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면서 함부로 법을 어겨도 된다는 거야?”덤덤한 태도로 냉랭하게 묻는 서강빈을
그 말을 듣고 서강빈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송태성도 서두르지 않고 태연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서 말했다.“급하지 않아. 천천히 생각해. 우리는 기다려줄 수 있어.”“설마 여기는 법이 없는 거야?”살짝 미간을 찌푸린 서강빈을 보며 송태성은 서늘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법? 야 이 자식아, 여기에 들어왔으면 우리가 바로 법이야!”송태성은 시간을 한번 보고 말을 이었다.“우리도 너랑 복잡하게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사인하고 죄를 인정한 다음 감옥살이를 하든지 아니면 이 양도합의서에 사인하든지 결정해. 우리 서로 필요한 것만 챙기고 각자 갈 길 가자고.”“네가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 우리도 너 난처하게 하지 않아.”말을 마친 송태성은 양도합의서를 한 장 꺼내서 다른 동료에게 서강빈한테 주라고 턱짓을 했다. 하지만 서강빈은 보지도 않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만약 사인 안 하겠다면?”이 말에 송태성은 책상을 치며 벌떡 일어나서는 화를 냈다.“야 이 자식아! 내가 지금 차근차근 너랑 상의하는 건 너를 도와주고 있는 거야! 피차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데 호의를 무시해? 내가 화나면 그땐 네가 끝장나는 날이야!”“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불만스러운 말투로 묻는 서강빈의 말에 송태성은 차갑게 대답했다.“그렇다면 어찌할 건데? 네가 누구든지 여기 들어온 이상 여기 법을 따라야지, 고개를 숙이라면 숙이고 무릎을 꿇으라면 꿇어야 해! 모든 건 나 송태성의 법으로 처리할 거니까!”송태성은 다시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 조롱했다.“진 대표님이 우리한테 귀띔을 해줬어. 네가 실력이 좀 있는 놈이라고. 하지만 경고하는데 여기는 취조실이야. 네가 감히 허튼 수작을 부린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바로 너를 쏴버릴 수가 있어!”말이 끝나자 송태성은 허리춤에서 총을 하나 꺼내서는 테이블에 쾅 내려놓았다. 이는 명백한 협박이었다.“여기서 당신들은 이런 식으로 심문을 진행하는 거네.”웃음을 짓던 서강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아주 끼리끼리 역
이 시각, 황규성은 자신의 개인 별장 내에서 부하와 단체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하인 한 명이 달려 들어와서는 다급하게 말했다.“규성 어르신! 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그렇게 난리야?”불쾌한 기색으로 묻는 황규성에 그 하인은 얼른 대답했다.“제가 소식을 하나 들었는데 서 선생님이 잡혀갔다고 합니다!” “뭐라고?”황규성은 벌떡 일어서서 황급히 물었다.“무슨 상황이야? 누구한테 잡혀갔어?”“잘 모르겠지만 듣기로는 심문하는 사람이 송태성이라고 합니다!”그 하인이 하는 말에 황규성은 표정이 변했다.“송태성? 염라판관! 큰일 났다, 서 선생이 그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아마도 십중팔구는 좋지 않을 거야!”초조한 황규성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부하에게 소리쳤다.“가서 사람을 구하게 당장 우리 사람들을 데리고 나를 따라와.”“네, 규성 어르신!”그 부하는 대답을 마치고 바로 달려나가서 사람들을 모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규성의 사람들은 열 대가 넘는 랜드로버를 타고 서강빈이 있는 경찰서로 달려갔다....한편, 만물상점에서 깨어난 권효정은 서강빈이 보이지 않자 몇 번 불러보다가 전화도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초조해진 권효정은 바로 자신의 부하를 보내 알아보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 한 명이 차를 타고 만물상점 앞에 돌진해서는 차에서 내려서 다급하게 소리쳤다.“아가씨, 큰일 났습니다. 서강빈 씨가...”“무슨 일이야?”권효정이 다급하게 묻자 그 부하는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아가씨, 서강빈 씨가 잡혀갔습니다!”“뭐라고?”권효정은 깜짝 놀라 예쁜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부하는 알아본 것들을 모두 얘기해주었고 권효정은 화가 나서 예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분노를 쏟아냈다.“망할 진기준! 그래, 내가 지금 본때를 보여주러 갈 테니까 너 딱 기다려! 가자, 우리 사람들을 데리고 경찰서로 가서 강빈 씨를 데리고 오자!”씩씩거리며 말을 마친 권효정은 얼른 차에 타서 페달을 밟았다....이
서강빈은 담담하게 소리 내 웃고는 말했다.“나한테 사인을 받으려고? 좋아, 그럼 무릎 꿇고 나한테 빌어.”이 말을 들은 남자는 화를 내면서 합의서를 책상에 세게 내리쳤다.“젠장, 미친놈, 너는 정말 끝을 보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는 놈이네. 제대로 고문을 당해야 얌전히 말을 들을 거야?”남자는 품에서 삼단봉을 꺼내 흔들거리면서 서늘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이 자식아, 이 몽둥이는 특수제작 된 거야. 몸에 맞으면 몹시 아픈데 흔적을 찾을 수 없단 말이지. 한번 맞아볼래?”서강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냉랭하게 말했다.“감히 사사로운 폭력을 행하려고? 너희들 이렇게 해도 된다고 누가 그랬어?”“여기서는 우리가 바로 법이야! 감히 대드는 걸 보니 너는 정말 쓴 맛을 보지 않으면 뜻을 굽히지 않을 생각이구나!”그 남자는 화를 내면서 몽둥이를 휘둘러 서강빈의 팔뚝을 향해 내리쳤다. 하지만 서강빈은 한발 앞서 상대가 휘두르는 삼단봉을 잡았다.“젠장, 네가 감히 이걸 잡아?”그 남자는 크게 분노하며 발로 서강빈을 걷어차려고 했다. 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손가락 사이에서 은침이 발사되어 상대방의 무릎에 꽂혔다.“악...”상대는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잡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지금 그의 다리 전체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 아주 고통스러웠다.“젠장, 너 나한테 뭘 한 거야?”남자는 무릎을 잡고 분노하여 외쳤다. 서강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일어서서 한 걸음 한 걸음 그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이 모습을 본 남자는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너 뭐하는 거야? 앉아, 당장 앉아! 여기는 취조실이야, 네가 감히 우리 경찰을 폭행하려고?”말이 끝나자 마자 서강빈은 남자의 뺨을 내리쳤다. 남자가 멀리 날아가는 바람에 취조실은 어질러졌고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허리와 등을 움켜쥔 채 앓는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했다. 서강빈이 자신한테로 다가오는 것을 본 남자는 두려움에 떨며 힘겹게 문 앞까지 기어가서 소리쳤다.“너 오지 마! 나는 경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