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진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 서현우는 하마터면 우주 폭풍에 의해 사라질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우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살육 규칙으로 공간 폭풍을 견뎌냈다.살아남긴 했지만, 현우는 전에 없던 큰 상처를 입었는데 이 상처는 몸이나 정신이 아니라 영역이었다. 현우의 영역은 우주 폭풍과의 대항으로 인해 균열이 생기고 훼손되었기에 이를 복구하기는 매우 어려웠다.현우가 공간 균열을 통과하며 떨어진 이 세계는 반이산이 말하길, 파괴된 신국이었다. 파괴된 신국이란, 그 신국을 창조한 신계의 주인이 이미 죽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다른 신계의 강자에 의해 살해당하면, 신국을 빼앗기게 된다. 또한 새 주인은 힘을 사용해 이 신국의 모든 생명체의 기억을 제거하고, 새로운 신계 강자를 신봉하게 만든다. 이것이 새로운 신의 의미였다.그렇게 신국을 빼앗은 신계 강자는 그 신국에서 신앙의 힘, 소위 원력을 얻게 되지만 이 신국은 분명히 빼앗기지 않았다. 그저 세계 곳곳에 흩어진 신전들이 모두 파괴되어 있었다.이곳의 생명체들은 더 이상 신을 신봉하지 않고, 왕권과 황권의 다툼에 뛰어들어 왕, 황제를 천하의 신앙으로 삼고 있었다. 따라서 많은 강력한 존재들이 탄생했는데 지존경에 이르는 자도 있었다.현우는 이 세계에 떨어진 지 지구에서는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었지만 여기서는 벌써 오십 년이 흘렀다. 그 오십 년 동안 현우는 계속해서 방랑했다. 한편으로는 혈악의 힘을 흡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와 연결된 진짜 세계의 공간 좌표를 찾아 지구로 돌아가려 했다.이 세계의 이름은 천풍세계로, 세 개의 대륙이 있었는데 바로 인족, 요수, 마족이었다.요수는 흉수와 별반 다를 바 없었고, 마족은 다른 유형의 생명체로, 인족과 비슷하지만 몸의 구조와 수련의 길이 전혀 달랐다. 인족은 여전히 강력했으며, 요수와 마족은 생존 공간이 제한되어 만나기만 하면 잡거나 죽였다. 또한 번성하고 있던 인족은 결코 단결하지 못했다.수
“그렇게 대단해요?”“물론이지!”반이산이 말을 이었다. “신계 강자가 신국을 창조하여 모든 생명의 신앙으로 수련하고 승급하지만, 이는 한계가 크기 때문에 많은 신계 강자들이 다른 이들의 신국을 빼앗아.”“그리고 빼앗을수록 더 빠르게 향상된다고.”“이미 말해줬어요.”“급해하지 마!”이산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신계 9성, 9성 강자가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일계지존이 되는 거야. 소위 말하는 ‘일계'는 단순한 하나의 세계가 아니야.”“일계에는 많은 신국들이 포함되어 있어, 서로 연결되고 융합되어 결국 하나의 영역을 창조해. 이해가 잘 안 된다면 그냥 은하계라고 생각해도 돼.”“은하계라니.”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현우는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지구는 태양계에 있고, 태양계는 은하계에 있으니 지구가 은하계와 비교하면 먼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렇다는 건 하나의 신국을 하나의 지구로 본다면 하나의 은하계를 일계로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이렇게 생각하면, 일계지존은 말할 것도 없고, 신계 강자는 또 뭐란 말이지?’“음, 일계지존 같은 존재는 재채기 한 번으로 수많은 별을 소멸시킬 수 있어. 그야말로 진짜 세계에서 말도 못 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이산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마치 본인이 일계지존인 것처럼 말하시네.”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저 신계 강자의 악의 한 줄기일 뿐이면서.”“나, 나 더 이상 너랑 말 안 해! 흥!”이산은 화가 나서 현우와의 대화를 중단했고 현우도 입을 다물었다.‘신계지존과 일계지존이라, 무도의 길은 정말 끝이 없는 걸까?’그 어마어마한 힘이 도대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려웠고 소위 천지의 힘도 그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현우는 자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느꼈다.오랫동안 침묵이 이어지고, 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계지존 이상의 더 강한 존재도 있어요?”“이 늙은이가 뭘 알겠어! 나는 그저 신계 강자의 악의 한 줄기일 뿐이야!” 이산은 기분 나쁘게 말하자 현우는 웃었다.
영역이 손상된 상황에서 서현우는 도저히 싸울 마음이 들지 않았다. 특히 동급이나 자기보다 강한 상대와는 더욱 그랬기에 현우는 이미 자신의 기운을 숨기고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았다.이 주재경 강자의 등장이 현우 때문인지, 아니면 우연히 지나가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쾅!갑자기 귀를 찢을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려 퍼졌고 현우가 있는 식량 수송대 바로 근처에서 연기와 먼지가 자욱했다. 이윽고 수많은 그림자가 빠르게 쏟아져 나왔다. 고공에서, 그 주재경 강자는 무심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에는 조롱하는 빛이 서렸다.“쥐새끼들, 드디어 찾았네.”말이 끝나자마자, 그 주재경 강자는 손을 들어 올려 가볍게 눌렀고 대지가 곧바로 진동했다. 이렇게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고 누르는 사이에도 영역의 힘이 퍼져 압박했다.“아아.”도망치던 수많은 그림자가 멈춰 서며 견디지 못할 비명을 지르고, 이내 그대로 터져 버렸다. 상대방의 영역 범위가 너무 넓어 식량 수송대도 그 안에 포함되었다. 또한 마부와 일부 호위들이 피해를 입고 조용히 터지며 현장에서 즉사했다.현우는 한숨을 쉬었는데 이럴 때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불운한 일까지 겪게 될 줄은 몰랐다. 뜻하지 않은 재앙이 이미 닥쳤고, 자신도 터져 버린 척할 수는 없으니 할 수 없이 싸워야 했다.“너 정말 죽고 싶어?”반이산이 크게 소리쳤다.현우가 움직이면 이미 손상된 영역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었고 영역이 완전히 무너지면, 단순히 수련했던 것이 없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죽을 수도 있었다. 이산은 현우가 죽든 말든 상관없지만, 자신은 죽고 싶지 않았다.“피할 수 없고, 상대가 이미 나를 주목하고 있어요.” 현우는 텔레파시로 응답했다.그렇다. 이런 강자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현우는 상대의 영역 힘을 견디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자연스럽게 고공에 있던 그 주재경의 시선이 현우에게로 가더니, 눈에 놀란 빛이 서렸다.“황야 속에서, 너와 같은 강자가 있다니
‘죽이기는 개뿔, 미쳤어?’서현우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반이산이 현우의 현재 상황을 모를 리 없는데어떻게 죽이란 말인가? 상대를 욕으로 죽이란 말인가?그러나 곧바로 현우는 온몸을 사로잡는 무서운 살의를 느꼈다. 상대방의 눈동자는 갑자기 충혈된 듯 붉어졌고, 새빨간 빛이 거의 실체화될 듯했다.마음속에서 현우의 의식체가 눈을 떴고,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어렸다. 이 살의가 모인 무서운 힘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 이산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다.“너와 나는 함께 살고 함께 망한다. 나는 내 생명력을 소모하면서까지 너를 도와 그를 죽일 거야. 만약 이길 수 없다면, 그대로 죽게 되겠지!”이산의 아픈 듯한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도 그럴 것이 현우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었다. 살의만으로 이토록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이 힘은 이산의 능력치를 훨씬 뛰어넘었다!“정말 오랜 세월을 살아온 늙은 괴물답네, 알 수 없는 많은 비장의 카드가 있어!”현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처음으로 주재경 강자를 향해 적극적으로 공격했다.“꼭 붙잡고 싶다면, 여기서 끝내자!”차가운 말투, 날카로운 살의. 피가 하늘을 뒤덮었고, 천지가 울렸다.주재경 강자는 현우가 갑자기 폭발하는 무서운 힘을 느끼고, 심장이 철렁이었다.‘분명 약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지?’“비밀 기술을 사용해 잠깐 자신의 힘을 강화하려는 거구나. 그 동안 나를 물리치려고? 잘못 생각했어! 네 기술이 끝나는 순간, 네가 죽을 때가 될 거야!”“그건 네가 내 기술이 끝나기 전에 버틸 수 있느냐에 달렸어!”두 사람의 대화는 몇 마디 안 되었지만, 극한의 대립을 보여주었고 한마디마다 살기가 넘쳐흘렀다.쾅!현우의 혈도가 내리쳐졌고, 주재경 강자는 피할 수 없이 손에 든 창으로 막아섰다. 혈도와 창이 닿는 순간, 팔이 저리게 되었다. 손바닥에서 시작된 파괴적인 힘이 팔을 타고 올라가며 팔의 근육과 혈맥을 신속하게 파괴했다.“이게 무슨 힘이야
마침내 피가 울컥 쏟아졌고 주재경 강자의 신의 영역이 베어 나가며, 다양한 규칙들이 흩어질 준비를 했다. 서현우는 즉시 손을 뻗어 가상의 공간을 강제로 억제하며, 이 규칙들의 힘을 모두 손에 집어넣고 회색빛의 빛 구슬로 모았다. 그리고 눈에 띄게 구슬이 작아지더니 마침내 현우의 손바닥에서 사라졌다.“너.”“유언은 듣고 싶지 않아.”현우가 냉정하게 말하며, 칼을 거두고 주먹으로 내리쳤다. 이 주재경 강자의 몸은 폭풍우 같은 주먹에 찢기며, 모든 피부, 근육, 뼈, 내장 등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땅에 흙탕물 속의 핏자국만 남았다.현우는 지친 몸을 이끌고 철푸덕 땅에 주저앉았다. 땀으로 온몸이 젖고, 옷도 흠뻑 젖었으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어지러웠다.“왜 이렇게 힘들지?” 분명 이산의 체력을 소모했는데 왜 본인이 힘든지 현우는 이해가 안 되었다.“이 늙은이의 살의를 네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느냐?”이산이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극도로 약해졌다.“안 되겠다, 나는 좀 쉬어야겠으니까 네가 알아서 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같이 죽어야 할 거다.”이산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 마침내 사라졌는데 하마트면 이산이 죽은 줄 알았을 것이다. 사실 현우는 이산이 죽었으면 싶었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았다. 공생 계약 아래 이산이 죽으면, 현우도 죽어야 했으니까.현장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현우는 겨우 피곤함을 견디며 순간이동하여 한 산굴에서 명상 자세를 취했다.잠시 후, 현우의 얼굴에 드디어 기쁨의 빛이 나타났다. 이번 전투로 많은 것을 소모했지만, 마지막에 살육의 규칙을 사용했지만 수확은 기쁘게 만들었다.이 주재경 강자의 영역력이 현우에게 흡수되어 자신의 손상된 영역을 약 70% 정도 회복시켰다. 즉, 다른 주재경 한 명을 처치하면, 현우의 영역은 완전히 회복될 것이다.푹.그때 현우가 바닥에 쓰러졌는데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왔고, 눈을 감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쉬고 싶었다.시간이 흘러 현우가 깨어났을 때, 하
“하지만.”서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재경 강자를 어디서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겠어? 만난다 해도 죽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데, 너무 낙관적이잖아!”푹!현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언가 무겁게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검은 비늘로 뒤덮인 몸에 보라색 액체가 묻어 있는 ‘인간’이 그곳에 쓰러져 발버둥 치고 있었다.“마족.”현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마족은 인족과 매우 비슷하지만 완전히 달랐는데 가장 극명한 차이는 온몸에 비늘이 있다는 것이다. 피도 인간의 피와는 다른 보라색이었다.‘주재경인가?’현우는 잠시 싸한 기운을 느낀 뒤 혼란스러워졌다. 방금 주재경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주재경 강자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다니. 게다가 중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다니! 이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현우의 가슴은 쿵쾅쿵쾅 뛰었고 머리카락은 쭈뼛 서는 듯한 기운을 강하게 느꼈다.심장이 세차게 뛰면서 현우의 눈빛이 싹 변하더니 그대로 돌진해 그 중상을 입은 마족 주재경 강자를 처치했다. 손을 뻗어 그의 영역을 약탈하고는 바로 달아났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별똥별처럼 붉은빛이 황야를 가로질러 순식간에 사라졌다. 현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살육의 규칙을 최대한 발동했다. 단언컨대 이는 현우가 이제껏 살면서 가장 빠른 속도였고 단 열 번의 호흡으로 이미 천리 밖으로 달아났다.그때, 약한 ‘웅’ 하는 울림이 들려왔다.마족 주재경 강자가 있던 곳의 나뭇잎, 꽃, 심지어 서현우가 피웠던 모닥불까지.모든 것이 고정되었고 곧이어, 하얀 로브를 입은 노인이 나타났다.죽은 마족 주재경 강자를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현우가 멀어져 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우리 종족이니, 쫓지 않겠다.”노인이 담담하게 말하자 고정되었던 모든 것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밤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사르르 하고 소리를 냈고 풀잎도 흔들리고 불꽃도 튀었다.노인은 마족 주재경 강자의 시체를
“어쨌든 한번 가 봐야 해.”마음을 정한 서현우는 즉시 출발했다.이 퇴락한 신국은 이미‘신'의 존재는 잃었지만, 여전히 신앙의 힘이 모여 있었다.신앙의 힘을 누리는 자들은 이미 각국의 국왕, 제군, 그리고 각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모두 주제경, 지존경의 강자들이다.이는 정말 아이러니했다.원래 이 퇴락한 신국은 실재 세계인 지구에 비해 고차원인데, 이 퇴락한 신국에서 실제 세계인 지구를 침입하는 것은, 그것은 그야말로 만렙의 고수가 초보자 무리를 학살하는 것과 같다.‘한 명의 지존경이 진실한 세계인 지구를 수백, 수천 번 되풀이해서 멸망시킬 수 있어.’‘개미집조차도 남겨 두지 않을 거야.’서현우는 아직도 주저하고 있었다.만약 그가 정말 실제 세계인 지구와의 교차점을 찾고 이를 알게 된 이 신국의 강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에 들어간다면, 지구상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또 세상이 멸망하는 대재난이 될 것이다.그래도 그는 돌아가야 했다.그리고 마음속의 초조와 불안은 극에 달했다.‘여기에서 벌써 50년이 지났구나!’‘이렇게 계산해 보니, 솔이는 이미 61세가 되겠네.’‘솔이의 어린 시절을 지켜보지 못했는데, 솔이의 노후를 보장해줘야 하는 걸까?’‘50년은 주제경의 강자에게 있어서 눈 깜짝할 사이야.’‘용국은?’‘어떻게 되었을까?’‘성국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핏빛 수조는 어떻게 발전했을까?’‘지구는 아직 있을까?’‘진아람은? 아람은 나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있을까?’모두 서현우가 버릴 수 없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그래서 어쨌든 그는 돌아가야 했다!반드시! 확고부동하게 발걸음을 옮긴 서현우는 한 달 동안 30여 국을 가로질러서 이 대륙의 변방 해안에 도착했다.바다 위에 거센 파도가 일면서 심오한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었다.이곳의 바다는 지구와 다르다. 각종 자연적인 위험과 바닷속의 괴수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제외하고도 이 바닷물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모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서현우 앞에서 멈춘 여자가 화가 나서 말했다. “만약 당신의 이런 생각이 성인들에게 알려지면 말살당할 거예요!”“날 협박하는 거야?” 서현우의 눈에 한기가 드러났다.서현우는 성인을 지존경의 강자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가 아는 바에 따르면, 이 세계의 소위 성인이라는 사람도 거의 없고 모두 집에만 틀어박힌 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이 여자가 어떤 성인과 관계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종족 간의 증오에 대해서는 더 개의치 않았다.그는 본래 외부에서 온 사람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 찾고 싶을 뿐인데, 그런 엉망진창인 일에 참견할 마음이 어디 있겠는가?“동료가 있었네?”“괜찮아, 어차피 죽을 거야.”“헤헤헤, 먼저 남자를 죽이고 이 예쁜 공주는 한 번 즐긴 다음에 먹어야겠어!”마족 강자 5명의 기운은 아주 이상했다. 마치 진아경의 절정 같은데 또 규칙의 힘도 가지고 있었다.‘만약 몸에 규칙의 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진기한 보물이 없다면, 그것은 그들 배후에 있는 더욱 강대한 존재가 잠시 규칙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을 거야.’그러나 서현우는 어느 것이든 개의치 않았다.“죽이려면 죽여, 그건 너희들의 일이야. 나는 끼어들고 싶지 않으니 좀 멀리 꺼져.”서현우는 말을 하면서 곧 떠나려고 했다.바다를 건너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누군가가 방해하는 경우 바다에서 배가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그러므로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신중하고 조심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다.“대단한 말투야!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주제경이라도 돼?”“하하하, 쓸데없는 말을 왜 그렇게 많이 해? 죽여!”마족은 흉악하다. 그리고 마족은 인족에게 흉악하다.그래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살기를 드러냈다.서현우의 얼굴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는 쓸데없는 전투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고, 자애로운 성모도 아니니 함부로 사람을 구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이 마족들이 먼저 그에게 손을 썼다. 이런 빌어먹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