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나영을 포위 공격한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서나영조차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너무 이상하게 나타나서 그녀조차도 이전에는 조금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전광석화처럼 이 사람은 손을 뻗어 휘둘렀다.푸푸푸…….서나영을 향한 모든 공격은 순식간에 허공으로 사라졌다.“뭐??”한 무리의 강자들은 대경실색했다.이때 서현우는 이미 서나영의 손을 잡고, 동시에 힘을 솟구치게 해서 상천랑과 양원을 휩쓸면서 빠르게 멀어졌다.사람들은 단지 한 줄기 빛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을 뿐, 잠시 후에는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무슨 일이야?”“저게 누구야? 거물들의 공격을 모두 막아내다니!”“사람은요? 사람은 어디 갔어요?”수십만 명의 구경꾼들이 서로 쳐다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놀랐다.모든 진아경 강자들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속히 성전으로 돌아가라!”청우전주가 반응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곧, 진아경 강자들은 모두 궁전으로 들어갔다.현관문이 쾅쾅 닫히고 빛이 번쩍이는 것이 방어진법을 편 것이 분명하다.“그 사람은 누구야?”궁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쳐다보며 의아해했다.“가볍게 우리 모두의 공격을 막다니, 그 사람이 과연 주제경인가?”“아니, 주제경이라면 도망갈 필요가 전혀 없어. 손을 뒤집는 사이에 우리를 모두 진압할 수 있어! 상대방이 어떤 특수한 수단을 부렸을 수도 있어”“그래야 하는데, 이 사람의 실력은 여전히 보통이 아니야. 만약 적이 된다면 우리는 아마…….”모두들 깊은 생각에 잠겼다.한참 뒤에 청우전 전주가 숨을 내쉬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 그 사람은 누구든 중점이 아닙니다. 우리의 현재 주요 목표는 여전히 연심부에 두어야 합니다. 연심부의 자세를 보아야 합니다. 아마도 그 정진은 곧 주제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에게 있어서 멸망의 재앙입니다.”“옳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일이 늦어서는 안 됩니다. 빨리 완전한 공격 방안을
“나영아!”서현우는 화가 났다.“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서나영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오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침울하게 말했다.“내가 뭐 어때서? 설마 내가 강해지고 싶은 것이 잘못이야? 이 세상의 약육강식은 예로부터 변하지 않는 철혈 규칙이야. 나는 강해지고 싶어. 이 세상의 정상에 우뚝 서는 영원한 패자가 되어야 해. 안 되는 거야?”“너…….”서현우는 숨이 가빠졌다.‘서나영은 그렇지 않아! 절대 이렇게 되지 않을 거야!’“도대체 무슨 고충이 있는 거야? 나한테 말해!”“고충이 어디 있어?”서나영은 여전히 서현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피하지 않았다.서현우는 침묵했다.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오빠, 저는 이미 다 컸어요. 예전에는 제가 유치했어요. 이 세계의 본질을 똑똑히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오빠가 저를 평생 비호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어요. 하늘은 저에게 수라의 혈맥을 갖게 했아요. 그러니 제가 성국에서 미친 듯이 살육하고 손에 끝없는 피를 묻힐 운명인 거예요.”서나영은 엄하게 소리쳤다.“그러나 그렇다고 또 어때요? 누가 나에게 불복하면, 나는 죽이고, 그가 간담이 서늘할 때까지 죽이고, 그가 두려워할 때까지 죽이면, 그는 오체투지하고, 내 발밑에 굴복할 거예요! 이 세상에는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어요! 누가 나를 막으면 내가 죽일 거예요!”“그럼 나는? 내가 너를 막으면 나까지 죽일 거야?” 서현우가 노발대발하며 물었다.서나영은 가슴이 떨렸지만 겉으로는 평온했다.“오빠, 나를 막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아니, 내가 용국으로 데려다 줄게.”서현우가 큰 손으로 서나영을 잡았다.“그럼 오빠 눈앞에서 죽겠어요.” 서나영은 냉담하게 말했다.서현우가 내민 손이 금세 굳어졌다.그는 믿을 수 없어서 서나영을 보면서, 마음속에 천지를 파괴하는 분노가 일었다.“너 왜 갑자기 이렇게 됐어? 왜?” 서현우가 소리쳤다.서나영은 씩 웃었다.“오빠, 어릴 때부
서현우는 손재가 보낸 각종 정보를 받았지만 살펴볼 마음이 없었다.서나영의 성격이 바뀌면서 마음이 무척 무거워진 서현우는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그는 손재에게 진아람의 행방을 쫓게 하면서, 안월이라는 이름과 홍성과 소예원의 본명을 주었다.답이 있기나 한건지 서현우는 알 수 없었다.다만 가능한한 빨리 찾아서 성국의 이 피비린내 나는 정국과 종말을 두 눈을 뜨고 지켜볼 것이다.이것은 용국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서현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각 세력이 집결한 무인 군단은, 성심성에서 이틀 동안 휴식과 정비를 마치고 연심부를 향해 출발했다.그들은 더 이상 미룰 생각이 없었다. 연심부에 가장 치명적일 일격을 가해서 야심 가득하고 성국을 도모할 능력도 가진 저 맘모스를 전멸시킬 계획이었다.이에 대해 연심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연심부가 있는 성에는 한데 모인 12호법이 침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적이 이끄는 대군이 이미 출발해서 늦어도 일주야 후에는 연심부가 있는 성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었다.이것은 전대미문의 격전이 될 터였다.“부주는 도대체 언제 나오십니까?” 누군가가 입을 열어 물었다.하지만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얼마 전, 정진은 모든 이들에게 말을 전했다. 모두 짧은 시간 내에 몸을 움츠려 숨어 있으면서 자신이 관문 밖으로 나가 모두 처리하고 오길 기다리라고 말이다.그 말은 사람들에게 정진이 곧 주재경을 넘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그러나 오늘까지도 정진에게서는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도대체 그래서 돌파했다는 거야, 못했다는 거야?’‘적들이 곧 쳐들어오는데 설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라는 말이야?’“부주가 어찌 되었든지 간에, 우선 우리 스스로 만반의 준비를 합시다.”입을 연 사람은 새 하얀 얼굴이 온통 백발로 뒤덮인 옥골선풍처럼 보이는 노인이었다.그의 이름은 도몽으로, 연심부 십이호법의 수장, 즉 대호법이다.표면적으로 가장 큰 권리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늘
성국의 동쪽으로 ‘혼돈’이라는 이름의 산맥이 있다.이 혼돈산맥이라는 곳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다.은월의 모래, 흑명의 혈역, 반야곡 등과 함께 10대 흉지라 불렸다.혼돈산맥이라 불리게 된 까닭은 다양한 규칙의 힘이 시시각각으로 이곳을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규칙의 힘이 여기서는 마치 부영호 형의 이름처럼 공짜였다.다만, 진아경의 무사들 중 이곳에 와서 규칙의 힘을 각성하고 자신의 영역으로 단련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런 규칙의 힘은 미치광이처럼 아주 광포해서 맞닥트리기만 하면 이성을 잃고, 사고력을 상실한 채 죽게 된다!어떤 생명도 혼돈산맥에 발을 들여놓는 즉시 죽었다.수천 년 동안 단 한차례도 예외는 없었다.그래서 이곳은 불모의 땅으로 아무도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인간보다 지각능력(감지능력?)이 뛰어난 흉수 또한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지금 성국에서 가장 거대한 전쟁이 발발하려는 즈음에 마치 한적한 정원에서 이리저리 걸음을 옮기는 듯한 그림자 하나가 다가왔다.흑의 차림에 크고 단단한 신형은 상당히 준수한 모습이었으며. 움직임은 온화하고 우아한 느낌마저 자아냈다.그러나 누구든지 두 눈을 보게 되면 비로소 인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막함이란 게 뭔지 알게 될 터였다.이 그림자의 주인은 바로 영지호였다.반야곡 밖에서 권세검과 다른 네 명의 진아경이 싸우는 틈을 타, 대담하게도 천열문의 보명 비법을 사용해서 권세검에게 죽은 능송학의 시체를 훔쳐 달아났다.영지호는 능송학의 저장반지를 통해 얻은 게 많았을 뿐만 아니라, 능송학이 반야곡에서 발견한 사리도 얻었다.동시에 사리의 주인 여각을 우연히 만났다.서로 각자 꿍꿍이를 품은 두 사람이지만, 하나는 득도한 고승 행세를 했고 다른 하나는 겸손한 군자 행세를 했다.그리고 단번에 의기투합해 사제지간이 되었다.비록 영지각이 진심으로 여각을 신뢰한 적도, 여각이 영지호를 진정 자신의 제자로 여긴 적도 없지만 말이다.그러나 여각은 영지호를 훈련시켜 죽
“엄청난 에너지 파동이야!”혼돈산맥의 깊은 곳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황폐하지 않았다.이곳에는 뜻밖에도 무수한 화초와 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마치 신선들이 사는 곳 같았다.공기 중에 내포된 에너지는 바깥보다 수십 배 더 진했다.영지호는 자신이 수련할 필요도 없다고 느껴졌다. 호흡만 해도 기운이 시시각각 향상되면서 성장했다.“세상 사람들은 모두 혼돈산맥이 흉악한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여각이 해석해 주었다.“사부가 추측해 보건대, 그 당시 두 명의 강자가 있었는데, 여기서 교전하면서 난폭한 규칙의 힘을 남겼을 거야. 수없이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충돌이 끊이지 않았기에, 이것이 자연적인 장벽이 되면서 외부와 혼돈산맥의 안을 완전히 차단시킨 거야.”“천지가 깊이 잠들고 무도가 쇠잔해지면서 외부의 에너지는 희박해졌지만, 혼돈산맥 안의 에너지는 혼란한 규칙으로 뒤덮여 있어서 도리어 흩어져서 없어질 수도 없었어. 그래서 이런 명승지를 형성하게 된 거야.”“너무 좋아요, 여기서 하루 수련하면 적어도 바깥 세상에서의 한 달과 같아요!”영지호는 흥분했다.이번에는 거짓이 아니다.‘이런 기연은 정말 세상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야.’그는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면서 묵묵히 말했다.“서현우, 내가 주제경을 이루고 성국의 왕좌에 오르기를 기다려, 네가 어떻게 나와 싸울 건지 보자! 수라 혈통이 정말 대단한 거야? 기다리고 있어, 다음에 다시 만나면, 너를 죽는 것보다 못하게 만들어 주겠어!”“제자야, 계속 안으로 들어가면 저택이 하나 있는데, 어떤 선배가 남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거주할 수 있겠어. 내가 허공 중에 어디에나 있는 규칙의 힘을 느끼고 깨닫는 법을 가르쳐주마. 시일이 좀 지나면 네가 관문을 나설 때는 반드시 주재경이 되어 있을 거야!”“사부님 감사합니다! 한번 스승으로 모시면 평생 아버지처럼 받드는 법이니, 이 은혜는 제자가 반드시 평생 보답할 것입니다!”“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절묘
앞서 서현우가 이곳에 왔었지만, 연심부가 빼낸 불사군단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서현우는 진천궁 폐허에 알 수 없는 규칙의 힘이 감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다른 곳의 허공에 내포된 것보다 훨씬 짙어서, 수라 동곤이 잘 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그리고 이 규칙의 힘은 분명히 ‘길들여진’ 거야.’‘즉, 진천궁 폐허 속에는 주제경, 심지어 더욱 강한 존재가 존재해!’‘누구지?’‘성국 제군, 이승천!’서현우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이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한 걸음 물러섰다.규칙의 힘이 사라진다.한참을 망설이던 서현우의 눈에 무거운 기색이 드러났다.‘성국이 모두 전해지고 큰 재난 후에 제군은 종적을 감추었어.’‘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승천이 이미 추락했다고 생각해.’‘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나서서 진천궁을 재건하려고 할 거야. 어디 연심부가 사방을 뛰어다니면서 성국의 왕좌에 오르려는 야심을 펼칠 차례가 되겠어?’‘이제 보니 이승천은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진천궁의 폐허 속에 숨어 있었어.’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서현우는 알 수 없었다.“예전에는 실력이 미약해서, 규칙의 힘을 감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식하고 무감각했어…….”서현우는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큰 재난에서 이승천이 아마도 무슨 사고가 나서 잠시 칩거한 것으로 추측했다.‘그가 회복되면, 반드시 나타나서 성국을 재정비하고 천하를 차지하려고 하겠지.’‘이렇게 보면 연심부와 각 세력의 싸움은 그야말로 한바탕 해프닝이야.’‘이승천이 절대 이런 것들을 모르는 게 아니야. 그는 다만 조용히 지켜보면서 자신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연심부와 여러 큰 세력이 서로 싸우면서 소모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기다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최후의 결정을 내리고 나타나서 모든 것을 장악하려는 거야.’“역시 제군이 될 수 있는 인물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니야.”이렇게 생각하면서 서현우는 다시 진천궁의 페허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금 진천궁 폐허 아래에는 약 1킬로미터 깊이에 독립된 공간이 있다.공간은 크지 않아서 1백 ㎡ 정도였다. 검붉은 빛깔이 섞인 에너지 덩어리가 나침반 위에서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다.그것은 성국의 용맥이다.용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있었다.희끗희끗한 머리에 위엄이 넘치는 사람은 바로 이승천이다.이승천의 몸 표면은 창백하고 어두운 색채를 띠고 있었고, 은은한 청색도 배어 있었다.마치 좀비처럼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그는 용맥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부상을 회복하고 있다.서현우의 목소리가 전해지면서 용맥을 흔들었다.이승천은 갑자기 눈을 떴고, 눈에는 악한 기운이 떠올랐다.“수라의 힘이야…… 젠장!”이승천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움직이지 않았고, 여전히 용맥을 이용해서 부상을 회복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서현우가 내려오지 않기를 빌었다.서현우의 두 번째 소리가 들려왔을 때 용맥은 더욱 심하게 떨렸고, 그의 몸도 한순간 떨렸다.“끙!”이승천은 갑갑한 신음 소리를 냈다. 위엄 있는 얼굴에는 놀라운 살의가 묻어났고, 은은한 고통이 전해졌다.“빌어먹을 놈의 수라! 내가 회복되면 반드시 너부터 죽이겠어!”상처를 치료할 때 방해를 받는다면 누구나 몹시 분노할 것이다.이승천은 본래 성국의 제군으로 높은 곳에 우뚝 솟아 있었다. 지금 칩거해 있는 것은 마지못해서 한 것이다. 겨우 30%밖에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입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누군가가 방해하는 것은 정말 가증스러웠다.만약 서현우가 주제경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면, 이승천은 절대 참지 못하고 서현우를 말살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서현우가 이미 주제경이라는 것을 느꼈다.20여년 전, 그는 진연과 일전을 벌이면서 수라의 무서움에 대해 깊이 깨달았다. 지금 서현우도 성취를 이루었고, 그는 또 중상을 입은 몸이라서 당연히 쉽게 응전할 수 없었다.‘설사 서현우를 물리친다 하더라도 그를 격살하기는 어려워. 도리어 내 상처 치료에 영향을 주고, 칩거하는 이 기간에 동
쾅!폭풍이 세차게 일면서, 서현우는 여파에 의해서 뒤집힌 채 수백 미터의 거리를 밀려났다!그러나 그는 수라변이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내장만 떨릴 뿐이었다.“성국 제군은 과연 대단해. 부상인데도 이 정도에 이르렀다니. 폭발하는 힘은 여전히 정면에서 강하게 부딪칠 수 없어.”서현우의 눈에 붉은 빛이 반짝였다.“지존경…… 최고의 실력을 회복하고 싶겠지만 어려워!”이 탐색 끝에 서현우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었다.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린 그는, 하늘을 찌르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우르릉거리는 소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중심부 전체가 100미터에 가까운 거리로 완전히 함몰되었다.고공에서 보면 분지를 형성한 것이다.하늘과 해를 가리던 연기와 먼지는 감돌고 있는 규칙적인 힘에 의해 강제로 눌려져서 지면에 두꺼운 층을 덮었다.“빌어먹을! 빌어먹을 놈의 수라!”이승천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는 핍박에 못 이겨 손을 썼고, 모든 게 다 수포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손실도 컸다. 원래 회복기간이 10년이 걸린다면, 지금은 2,30년은 걸릴 것으로 보였다.하지만 이승천은 어쩔 수 없었다.서현우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도망쳤지만, 쫓아갈 수가 없었다.게다가 힘까지 소모해야 했다. 규칙적인 힘을 소모시켜서 허공 속에 천라지망을 쳐야 했다.그는 서현우가 만약 감히 다시 온다면, 설사 대가를 아끼지 않더라도 서현우를 붙잡을 거라고 맹세했다.서현우가 확실히 돌아왔다.바로 진천궁 폐허 바깥에 서서 은밀하게 훑어보았다.수라동곤에는 규칙의 힘이 여전히 휘감고 있어서 이전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그러나 이런 규칙의 힘에 이미 살기가 잠복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그가 그 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바로 끔찍한 공격을 받을 것이다.“이승천의 손실이 적지 않아.”서현우는 숨을 내쉬면서 아주 흡족하게 여겼고 정말로 몸을 돌려 떠났다.시간이 흘러 날이 밝았다.진천궁 폐허는 죽은 듯 고요했다.이승천은 다시 상처를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