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람은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서현우를 목욕시키고 나오지 못했다.다음 날 날이 밝자 두 사람은 서 씨 가문의 큰집으로 돌아갔다.“아빠! 엄마!”솔이는 서현우와 진아람을 보고 달려와 눈물을 흘렸다.서현우는 얼른 솔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울지마,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빠한테 말해봐!”“그냥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진아람은 마음이 찡했다.진아람이 용국으로 돌아왔을 때, 솔이를 안고 울었고, 아빠가 왜 돌아오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있었다.서현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아빠가 잘못했어, 솔이가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서현우는 몹시 아팠다.서현우도 아무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와 아이의 곁에서 편안히 지내고 싶었다.그러나 능력이 클수록 책임도 크다.서현우는 구세주가 되고 싶지 않았지만 쌍쌍이 그를 숭배하고 그를 우러러보고 그의 눈을 믿지 못했다.솔이는 눈물을 닦으며 진지하게 말했다.“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구하러 갔다는 거 알아요. 아빠를 탓하지 않아요. 단지 아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아빠도 알아…….”서현우는 양심의 가책을 누르고 씩 웃었다.자신의 딸을 자세히 살펴봤다.솔이가 살이 빠졌다.젖살이 빠져 애티가 많이 사라졌다.얼굴은 엄마의 눈썹을 닮은 미인이었다.피부는 아직 희고 키는 서현우의 가슴팍에 올 만큼 컸다.아홉 살짜리 소녀에게 이 키는 큰 편에 속했다.서현우가 왠지 얼떨떨했다.딸이 부쩍 자란 것 같았다.그는 너무 오랜 시간 솔이의 성장에 함께하지 못했다.가끔 동반하는 것은 솔이, 서현우에게 모두 사치였다.할 일이 너무 많았다.“솔이 놀이공원에 놀러 갈래? 아빠랑 같이 갈까?” 서현우가 웃으며 물었다.솔이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아빠, 저는 이미 놀이공원에 갈 나이가 지났어요. 매일 열심히 무술을 연습해요. 반 친구들은 나를 이길 수 없어요.”서현우는 또 마음이 아팠다.이 나이에 근심 걱정이 없어야지!왜 놀이공원에 안 가려고 하지?
“보고합니다, 서방 군단이 북부 국경으로 부터 3천 리 떨어져 있습니다!”“보고합니다, 서방 군단이 북부 국경으로 부터 2천 리 떨어져 있습니다!”“보고합니다......”소식이 끊임 없이 중주 기지에서 중성으로 전해졌다.대재난 이후의 용국은 중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의 피해가 심각했다.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도 운 좋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점차 모여들어 거점을 만들었다.어떤 거점의 지도자는 선량해 생존자의 거점을 질서정연하게 관리해 사람들의 안전과 기본생활을 보장했다.그러나 어떤 거점의 지도자는 큰 재난을 겪으며 심성이 왜곡돼 수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특히 세상에 능력자가 나타나자 이들의 야심은 더욱 커졌다.그러나 지금은 그런 야심만만하고 극악무도한 사람들은 모두 제거되었다.중성은 용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되였으며 각 생존자 거점은 중성과 관계를 맺고 중성의 관리에 귀속되었음을 확인하였다.중성에서 제공되는 많은 자원과 보급에 각 거점이 빠르게 운행되며 민생 경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중저우 기지는 중저우의 폐허 위에 세워진 생존자 거점으로 거의 5백만 명의 용국 백성을 보유하고 있다.각 업종은 거의 대재앙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아직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었다.인구수도 점점 빨리 늘어났는데.진계명은 10년 후에 용국의 인구가 다시 1억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따라서 중주 기지에도 당연히 능력자 군단이 주둔하고 있다.다만 그 수가 많지 않아 100여 명에 불과했다.그리고 지금의 중주 기지는 이미 계엄 상태에 들어갔다.그러나 백성들은 긴장하지 않았다.그들은 중성 측이 가능한 한 빨리 대군을 파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서현우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평온한 생활이 파괴 될까 걱정하지 않았다.생명과 재산의 안전은 의외의 사고가 있을 수 있었.중성 군비처.사람들로 북적거렸다.참모를 총책임자로 홍성을 비롯 12장이 모두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유전자 전사, 기계 전사 군단의 통솔자도 있다.
밟아!밟으라고!밟아!귀청이 터질 듯한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지다.땅이 흔들렸다.10만 명의 발걸음은 하늘을 떠받치는 거인처럼 무서운 기운을 휩쓸고 있었다.서방 군단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10까지 센다며?당장 싸우고 싶어 안달 난 게 분명다!그들은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용국을 정복하여 왔다. 예로부터 신비스러워 보였던 이 고대의 동방 국가를 철저히 정복하러 왔다.목숨을 던져주러 온 게 아니다!“건방진 동쪽 시골 쥐 같으니라고!”“전사들이여, 돌격하라! 하나님의 영광이 이 풍요로운 땅을 뒤덮게 하라! 모든 동양인이 우리의 노예다!”“뭔 하나님의 영광이여? 사탄님의 영광이다 임마!”“닥쳐! 죽어라!”“죽여!”서방 군단이 으르렁거리며 용국 4대 군단을 향해 돌진했다.“아우우…….”최전방의 사나이들이 마치 늑대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그들의 몸이 팽창하기 시작해 키가 거의 2미터가 늘었다.온몸에 검은 털이 나고 머리도 늑대 머리로 변하며 역겨운 군침이 뚝뚝 떨어졌다. 그들은 땅에 엎드리더니 사지에 날카로운 발톱이 자라났고 눈에는 흉포함과 흥분으로 가득한 채 제일선에 뛰어 들었다.용국의 4대 군단처럼 모두 도마 위의 생선이었다.늑대인간 뒤에는 검은 로브에 싸인 많은 사람들의 두 눈이 붉어지더니 입에서는 날카로운 이빨이 두 개 자랐다.박쥐 날개 한 쌍이 공중에서 용국 군단을 향해 강습했다.그 못생긴 늑대인간과 박쥐는 정말 역겨웠다.다른 한쪽에서는 두꺼운 갑옷을 입은 전사들이 손에 장창이나 롱소드를 들고 앉아 똑같이 중무장한 말을 타고 있다.그들은 조롱을 던지며 돌격했다.말발굽이 대지를 때리고 땅이 흔들린다.그들의 창끝과 검신에는 순수한 흰색 빛을 띄고 있었다.이와 동시에 흰색 로브를 입고 구부러진 지팡이를 든 몇몇 사람들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공기 중에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힘이 용솟음쳤다.뒤에 흰색 날개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조용히 허공에 떠다니며 손에 찬란한 장검을 들고 아무런 행동도
불행하기로는 뱀파이어 대군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공중에서 날아다니다가 접근하기도 전에 과녁 신세가 되어버렸다.정밀한 사격으로 뱀파이어 한 마리가 쥐 같은 비명을 지르며 추락했다.“젠장! 젠장! 성기사들, 투척 개시!”서방 군단 고위층이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즉시 많은 성기사가 전력을 다해 손에 든 장창을 던지기 시작했다.참모모는 당황하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능력자 군단, 염력으로 벽을 구축해라.”그러자 능력자 수백 명은 즉시 눈을 감았고 허공이 왜곡되기 시작했다.이윽고 투명한 벽이 나타났다.파바팍-성기사가 던진 장창은 특수한 힘을 휘감고 있었기에 염력벽은 얼마 막지 못했다.많은 장창이 염력벽을 꿰뚫었지만, 방어형 수혼 무자에게 막히고 말았다.“아직이다. 진법을 작동하거라!”참모가 명령을 내리는 순간 진석이 하나씩 던져졌다.천지를 뒤덮을 정도록 빽빽한 진석이 드러났으며 그중 하나는 늑대인간 앞에 떨어졌다.늑대 인간은 순간 멍하니 있다가 자세히 보고는 미친 듯이 웃었다.“푸하하하, 미개한 동양인 같으니라고, 원시인도 아니고 돌을 던져?”하지만 그 순간 진석이 작동하기 시작했다.검기가 전조도 없이 나타나 빠르게 교차하면서 아직도 크게 웃고 있는 늑대인간을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발겨 뼈가 거의 가루로 썰릴 지경이었다.“으아아아…….”비명이 잇따라 울려 퍼지고 있다.“한낱 동양인에 불과한데,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공격을?”“뭔가 이상해! 분명히 돌맹이인데, 어떻게 저런 강력한 공격성을 띠고 있는 거지?”“역시 동방의 신비야. 우린 이곳으로 오지 말았어야 했어! 이제 어떡하지?”아직 백병전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서방 군단은 이미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용국 4대 군단은 부상자만 있을 뿐 단 한 명도 사망자도 없었다.이에 서방 군단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양측의 전력은 전혀 다른 차원에 있는 것만 같았다.“젠장!”뒤에 두 날개를 가진 금발의 한 남자가 분노하여 입을 열었다.“천사 군단, 출격하거라! 저 빌어먹을
서방 군단의 잔여 병력은 허겁지겁 도망치느라 바빴으나 이미 용국의 사대 군단에게 포위된 독안에 든 쥐였다.사대 군단은 그들을 끝까지 추격해 사살했다, 선혈이 낭자했고 온 들판이 시체로 가득했다.서방 군단 잔병들은 막무가네로 도망치다 해변으로 도망쳤고, 더 이상 퇴로가 없었다.눈앞에는 온통 산과 들이며 사방이 적들로 둘러싸여 있었다.그들은 꼼짝없이 포위되었다.지금 그들 앞에 놓인 길은 딱 두 갈래이다.바다 뛰어들어 한동안 몸부림치며 고통스럽게 익사하거나 아니면 여기서 학살당하든가.더 이상 피해 갈 수 없는 확정된 죽음이 그들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물러날 곳이 없다! 목숨 걸고 끝까지 싸우자! 한 명이라도 죽이고 죽는 것이 낫다!”“사탄이여,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춰주소서.”“주님, 마침내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스스로 죽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 패잔병들은 오히려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필승의 기세를 응집시켰다.그들은 마침내 반격하기 시작했다.하나같이 이목구비가 일그러지고 표정이 사납기 그지없다.목숨을 건 전법으로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하지만 그들은 곧 더 깊은 절망에 빠져버리고 만다.늑대 인간의 발톱이 날카롭다고?명문 10개의 전칼이면 쉽게 그 발톱을 잘라버릴 수 있다.성기사의 롱소드가 예리하다고?칼이 부딪치자, 롱소드가 부러졌으나 상대의 칼날은 조금도 휘어지지 않았다.그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갑옷도 칼끝이 가볍게 스치기만 해도 종잇장 처럼 힘없이 산산조각났다.“주여! 동양인은 왜 이렇게 무섭습니까? 주님께서 왜 저에게 주의를 주시지 않았습니까?”“사탄이여, 다음 생에는 절대 다시 동방에 오지 않겠습니다! 잘못을 인정합니다 정말로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그들은 와르르 무너졌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며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히스테리를 부렸다.그러나 어찌 됐든 그들이 맞이해야 하는 것은 사신의 입맞춤이다.용국 대군은 이번 전쟁에서 양측의 전투력의 차이가 심하다고 사정을 봐주지 않
금용 기지.환호성이 간간히 울리고 있다.백성들은 새해를 맞이하는 것처럼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그들은 쳐들어온 적들을 쉽게 물리칠 만큼 강대한 전사의 수호를 받고 있었기에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4대 군단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그들은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할까 봐 유난히 열심히 연습했었다.그러나 이제야 용국의 실력이 세계 최고가 된 것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좀 잘난 척을 하자면, 이 때문에 하나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서방 정벌! 서방 정벌을해야 합니다.”“반티강으로! 윤준으로! 성정도 암흑 의회도 모두 뒤엎어야 합니다! 그리고 외국 여자…… 아니! 자원도 모조리 앗아와야 합니다!”“그건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우리 적은 성국에 쪼이고 실력도 여전히 터무니없이 부족한데, 수련에 전념해야 하는 게…….”“네네, 참으로 대단하고 고상하십니다요. 근데 저희를 여기까지 데리고 와 놓고 더 먼 곳을 데리고 갈 생각은 없는 겁니까? 그동안 제가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것도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실력이 대단한 만큼 수련도 빠르다고 할 수 있지만, 전 아닙니다. 더 이상 남들에게 무시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서양의 자원을 빼앗아 가장 강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이봐, 연기가 너무 심한거 아니야…….”“그런가, 감정을 좀 빼고 다시 해볼까?”“…….”모두가 서방 정벌을 원한다고 아우성 치자 회의가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버렸다.참모는 서현우와 영상 통화를 하며 얻은 정보를 모두 알려주었다.“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서현우가 참모에게 물었다.“서방 정발.”그러자 참모는 확고하게 두 단어를 말했다.이에 서현우는 무거운 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용국은 예의지국입니다.”“그래서 어떻게 하실 겁니까?”서현우는 계속 덧붙였다.“서방이 침입했지만, 우린 이미 몰살 시켜 버렸습니다. 감정에 호소할
중영.늦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0도를 넘는 고온 날씨이다.대재앙을 겪고 나서 온도는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변했다.사실 이미 봄과 가을이라는 두 계절은 체감상으로는 사라진 것과 같았다.신력 3월부터 11월까지는 적어도 30도 이상의 고온이니 말이다.심지어 최고 온도는 40도에 달할 때도 있다.그리고 12월 이후 이듬해 3월까지 큰 눈이 내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평균 온도가 영하 10여 도에 이르기도 한다.최저 영하 30여 도까지 내려갔다.이 정도의 고온이나 저온은 사실 무자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온도 변호다.아프고 몸져눕게 되는 건 밥 먹듯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다행히 영양액의 공급이 있어 전 국민의 신체 자질이 전면적으로 향상되었다.게다가 신약문에서 발급한 단약이 있어 용국 백성들의 고온 저온에 대한 저항 능력이 크게 강화되었다.또한 수명도 많이 향상되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120세까지 살 수 있다.그러니 실은 병에 든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아프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되고 돈 한 푼도 쓸 필요도 없었다.선진적인 의학 기술로 치유할 수 없다면 신약문에서 4급, 5급 의사들이 손을 써서 암이라도 약으로 완전히 치료해 준다.이로 인해 용국 전체가 대재앙의 그늘에서 벗어난 뒤 번영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많은 사람의 눈에는 성세를 기약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하지만 서현우는 알고 있다.이런 번화는 허황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일단 성국이 확장되거나 흉수가 만연하게 된다면, 용국이 그 사이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서현우는 자신이 없었다.지금의 상황안 아름다워 보이지만 살짝 찌르기만 하면 터질 수도 있는 비눗방울과 같았다.용국을 계속 이어가게 하고 염황의 혈맥을 끊기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서현우가 가장하고 싶은 일이었다.그리고 지금의 용국은 한 걸음씩 천천히 제대로 발전하고 있다.서현우의 지나친 간섭도 없이도 다들 열심히 잘하고 있었다.
휙-갑자기 한 줄기 그림자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허공으로 돌진했는데, 그 정체는 등장이었다.“스승님, 이곳에 환진의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급이 높은 환진이라 도저히 뚫을 수 없습니다. 그 속에 스며들어 환상에 빠지지 않는게 고작이었습니다.”“어쩌다 경솔하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냐?”서현우의 물음에 등장은 갑자기 멋쩍게 웃었다.“저들이 너무 느리게 걷지 않습니까…… 게다가 바다까지 피해 가면서 에돌아 가기까지 했습니다.”“하지만 스승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쪽에 흔적을 남기고 와서 일단 무슨 사고라도 생긴다면 즉시 감지할 수 있습니다.”이에 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내려가 보자.”“스승님, 저 따라오십시오. 절대 잘못 가면 안 됩니다. 자칫하면 환상에 빠질 수 있습니다.”그러자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등장이 이렇게 정중하게 일깨워준 이상, 이 환진의 위력이 매우 강하며 진아경이라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허공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길을 따라 광점이 반짝인다.그것은 등장이 찾은 안전한 길이다.등장 앞에서 길을 안내하자 서현우는 청풍조를 허공에 남겨두고 등장 뒤를 따라 광점을 밟고 들어갔다.놀라움도 위험도 없이 서현우와 등장은 환진의 중심으로 들어왔다.아래쪽은 바닷물이 세차게 용솟음치며 거대한 핏빛 소용돌이가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다.이 소용돌이는 지름이 천 미터 정도에 달할 정도로 엄청 거대했다.지극히 짙은 혈살의 힘이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이 만연해 나오고 있다.이에 등장은 가슴이 두근거렸고 서현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여유가 넘쳤다. “어떤 강자가 바다에서 이렇게 무서운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는지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게다가 바닷물이 그 속에 말려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셨습니까?”등장이 연신 감탄하며 말했다.서현우는 잠시 침묵하며 입을 열었다.“내려가 보마.”“스승님!”등장은 놀라 소리쳤다.“너무 위험한 모험입니다, 안 됩니다.”그러자 서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저 아래에서 누군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