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2시간이나 흘러갔다.하늘에서 빛이 반짝이고 있다.서동섭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연심부가 왔다.저 하늘 멀리서 연심부 진아경 강자들 십여 명이 멈춰 서 있었다.진아경 강자들은 매서운 검의 기운이 맴돌고 있는 검영산을 보고서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이런 죽어야 마땅한 놈들! 이미 둘이서 손잡고 나쁜 마음을 먹었구먼!”“우리가 먼저 공격해서 검존전 세력을 물러나게 합시다!”“서동섭이라는 이 늙은이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의 손에는 조사검이 있어서 우리가 만약에 먼저 공격한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몰라요.”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만 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검존전은 정말 상대하기 까다로운 세력이다.검존전에게는 그들이 꺼리는 대세력 진아경 강자들이 있다.만약 검존전을 공격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연심부는 틀림없이 큰 손해를 입을 것이다.어떤 호법 한 사람이 말했다.“이제 그만하세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물어봅시다. 구유전과 검존전이 연합해서 도망가려는 안씨 가문을 죽이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런 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죠? 우리의 원래 목표대로 검존전 세력은 나중에 없애 버립시다.”“맞아요.” 호법의 말에 사람들이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신들은 여기서 기다리세요. 육 씨, 조봉주 씨는 저랑 같이 가실래요?”“그럴게요.”조봉주과 육 호법은 방금 말한 호법을 따라나섰고 세 사람은 다 같이 검영산 근처로 걸어갔다.서동섭은 일부로 모르는 척하고서 물었다.“여기에 온 당신들은 대체 누구세요?”세 사람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조봉주가 말했다.“서동섭 전주님, 저는 조봉주이고 연심부의 12호법에 속하는 사람입니다.”서동섭은 가만히 있다가 인사를 건넸다.“연심부 호법님, 검영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호법님은 어떻게 신분을 증명하시겠어요?”“흥!”육 호법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서동섭 전주, 알면서 모르는 척하지
“연심부 여러분을 뵙습니다."사람들이 다가와서 거짓 웃음을 띤 채 조봉주와 서동섭 등에게 인사를 건넸다.조봉주도 마지못해 인사를 받아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고 인사를 받아줬다.한 사람이 물었다.“혹 검존전에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육 호법이 냉정한 말투로 물었다.“저희가 묻고 싶은 것입니다만?”“본전이 초대해서 온 겁니다.”서동섭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본전의 검심 열매가 곧 익을 것이니, 검심 열매와 보물들을 좀 팔아 중무석을 벌어볼 타산이었습니다.”조봉주가 물었다.“그렇군요. 헌데 연심부엔 들어온 연통이 없었습니다만.”서동섭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하…이 약소한 것들이 연심부의 눈에 띌 줄은 몰랐습니다? 거참, 제가 너무 주제를 모르고 행동했네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함께 경매장으로 가시는 게 어떠십니까? 제가 사과의 의미로 연심부 수속료는 일 할 깎아드리지요.”연심부 일동이 화가 나서 얼굴을 찌푸렸다.그러나 연심부 세력들은 사실상 경매장에 물건을 팔러 갈 용기가 없어 보였다.근데 제 도끼에 제 발등 찍힐지 누가 알았겠는가?이른바 경매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세력들이 연합해서 값을 올릴지 누가 알았겠는가.설마 값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검존전과 경매 세력과 원래 가격대로 팔고 사면되는 것이다.연심부는 어떤 수확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서동섭 전주님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크흠…저희 연심부에게 이 정도는 별볼것 없는 것들이지요. 서동섭 전주님께서 바쁘시니 먼저 가 보겠습니다.”“조봉주…….”“갑시다, 어떤 수확도 얻지 못할 것 같아요.”“젠장, 헛걸음만 했구만!”달갑지 않았지만, 연심부 사람들은 궁시렁대면서 떠났다.연심부가 검존전 세력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 이상.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연심부가 불리한 상황이다.서동섭은 연심부 사람들이 떠난 것을 보고서 안심했다.흐르던 식은땀이 이마 양쪽에 떨어지면서 점점 마르고 있었다.서동섭은 사람들에게 인사했다.“여러분, 감사합니다.”“서동섭 전주님,
진아경 강자 10여 명이 나타났다.휘몰아치는 무서운 위압에 검존전 정예 병사 300여 명이 무릎을 꿇고서 벌벌 떨고 있었다.반항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혼을 되찾읍시다.”바로 조봉주를 포함한 호법 5명은 무작위로 운이 좋지 않는 5명을 뽑아 혼을 찾기 시작했다.비명을 질렀다.그러고 난 후 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검존전 제자 다섯 명이 죽었다.나머지 사람들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눈에는 원한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조봉주 등 다섯 사람은 알고 싶었던 일을 듣고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이곳에 오래 있으면 안돼요. 모두 죽여라.”우르르 쾅쾅!마치 화산이 폭발한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다섯 사람이 연합하자 검존전 제자들은 긴장돼서 머릿속이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꼿꼿이 누워 생기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갑시다!”연심부 강자들은 이 검존전 정예 병사들을 죽여버렸다.10여 번 짧게 호흡하더니 그림자에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마침 각 대세력의 강자들도 왔다.바닥에 누워 있는 시체를 보더니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연심부!”서동섭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서동섭은 마음속으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이 사람들은은 모두 검존전의 정예 제자들이었고 전투력이 훌륭하다.지금은 모두 죽었고 현재 검존전의 실력이 많이 뒤처져 있다.“여러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서동섭에게 눈에서 매서운 살기가 느껴졌다.“저희는 바로 다른 세력과 연합해서 연심부를 전면적으로 공격할 겁니다!”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어떤 사람이 말했다.“서동섭 전주님, 저희는 연심부를 멸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사실 신안 공법을 막 배우기 시작해서 일단 전쟁을 일으켜서 제자들이 전쟁에 투입된다면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건 저희가 생각했던 결과랑은 너무 달라요.” “당신들은 전부 다 이렇게 생각하나요?”서동섭의 눈빛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것처럼 보였다.
성국 남쪽 한 구석에 위치한 어느 황야.곰의 몸통과 사자의 머리를 지닌 흉수 한 마리가 막 사냥을 마치고 핏자국이 남아있는 입가를 핥았다.굵직한 다리를 큰 대 자로 뻗고, 여유롭게 휴식 중이었다.바로 그때.반쯤 감겼던 흉수의 눈이 다시 번쩍 뜨였고, 의심과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이 빛났다.가까이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섬뜩한 기운이 공중에 떠도는 것을 느꼈다.만약에 더 강한 흉수가 나타난 것이라면 도망이라도 치겠지만.주위는 넓은 황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갑자기, 하늘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흉수가 일어나더니 이를 드러내고서 입을 크게 벌리고서 공격 자세를 취했다.하늘은 더 빠른 속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천이 한 겹 찢어진 것 같다.흉수의 검은 눈동자에 온몸이 피로 물든 그림자가 보였다."으르렁-"이 흉수는 마치 이 인간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묻듯이 으르렁거렸다.“하늘은 날 불쌍하게 여기시고서 배고픈 날 위해 곰 한 마리를 보내준 거구나.”이 사람은 헤쭉 웃으며 손바닥을 내밀었다.흉수의 꼬리털이 빳빳하게 섰다. 본능적으로 밀려드는 오싹함에, 저도 모르게 몸을 돌려 도망가려 했다.허나, 움직일 수 없었다.눈앞이 어두워지면서, 흉수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온몸에 피로 물든 사람이 바로 서현우였다.서현우는 자신이 얼마나 수행했는지 모른 채 몸 속의 혈악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진무법과 섞인 것처럼 혈악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혈살의 기운이 없는 혈악의 힘인가?서현우는 도대체 본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눈치였다.서현우는 자신을 살펴보더니 여전히 자신의 실력이 뒤처지진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참 다행스러운 일이다.“괜찮아, 이렇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서현우는 곰 발 구이를 먹으며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최선을 다해서 전투에 임하면 실력을 키우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이것 또한 무자들이 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하지만 서현우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싸우고 싶지
손재는 말하다가 잠시 멈추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여진이 성주가 된 후에 통령이 찾아왔었어요. 분명히 성주 신분을 이용하려 했어요. 게다가 우여진은 상대방과 이야기하면서 우여진이 통령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어요. 우여진은 현우 도련님에게 다른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었어요.”“이 사람의 신분, 통령 내에서 어떤 지위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서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분명히 우여진을 바둑알로 사용하고 있는 걸 보니, 우여진이 통령의 핵심을 알아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이미 조사하고 있지만…….”손재는 쓴웃음을 지었다.“알아낼 수 없어요.”“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조사하세요. 우여진이 손재를 매달리게 만들었어요. 손재가 이용하고 싶다면 쌍방향으로 이용하도록 해서 수라의 행방을 찾도록 도와주고 염정인과 포리를 따로 찾도록 해야겠어요.”손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현우 도련님, 갑을 경계하고 을을 건드실려고 그러세요?”“맞아요.”“알았어요.”“다른 일 있어요?”“네, 많아요.”손재는 한숨을 내쉬었다.“성국이 다시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각 대세력은 이미 분명히 손을 잡을 조짐이었지만 연심부와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았습니다. 연심부도 함정을 놓아서 겉으로는 평온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양쪽에 속한 크고 작은 세력이 이미 피를 흘리며 각종 자원을 약탈하고 있습니다.”서현우가 말했다.“주의 깊게 지켜보시고 안전을 지키세요.”“알겠습니다.”“그럼 먼저 이렇게 합시다. 한동안 떠나겠어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전승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알겠어요, 도련님 잘 지내요.”“너도, 잘 지내.”서현우는 손재와의 연락을 끊었다.“볼 일 거의 다 봤으니 이제 용국으로 돌아갑시다.”서현우는 숨을 내쉬며 진아람에게 말했다.“나온 지 몇 달이 지났는데, 비록 많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수확이 꽤 많은 편이니 돌아가서 보고 부영호에 대해서는 상천랑이 결과를 기다리도록 하자.”“내일 아침 일찍 출
서현우의 말을 듣고 안지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용 군,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요?”“형님 제가 지금 길에 있지만, 중심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성국은 결코 평온한 적이 없지만 지금은 더욱 엉망이에요. 안씨 가문은 이 폭풍의 중심에서 멀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다시 일어설 기회도 잡아야 해요.”서현우도 이어서 말했다.“안씨 가문의 내막 보물에 의존하면 손실이 너무 커지니 전쟁을 일으키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안지문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습니다. 내막은 내막이고, 마지못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안씨 가문의 대를 이어 만년을 이어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만약 재물을 조금 빼앗아서 안씨 가문의 재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용 군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그럼 안씨 가문의 적이 누구인지 알아 봐야겠네요.”서현우가 말했다.“용 군,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곳은 안씨 조상의 땅에서부터 수천 미터 떨어져 있고, 길가 종문 세가는 우리 안씨 가문과 친분이 없는데, 이 적은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안지문이 말했다.“현재 성국에서 가장 강한 세력들은 모두 안씨 가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에요. 안씨 가문이 지금 그 세력들을 맞대응할 실력이 안되니 반드시 최고 세력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그 다른 작은 종문 세가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성국의 중심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워서 모든 사람들이 시선이 다 저쪽으로 집중되어 있어요. 길가에는 안씨 가문을 위협할 수 있는 세력은 거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있으니 최고 세력 10명, 8명의 강자가 오지 않는 이상 걱정거리는 없을 거예요.”안지문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서현우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종문이든 세가든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재물이 없어서는 안 된다.약탈이야 말로 의심할 여지없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다.정의와 악은 없다.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먹고,
“수조? 수조가 있을 리가요?”안지후의 안색이 변하더니 곧 그 모습이 사라졌다.서현우는 그 뒤를 따라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그 작은 도시 밖으로 나왔다.짙은 사악한 기운이 감싸더니 떨리게 만들었다.서현우의 눈이 빨개졌다.빽빽한 흉수가 이미 그 작은 도시를 차지하고 있었다.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어디선가 빛이 반짝였지만 바로 사라져 버렸다.성내에 남아 있는 무자들이 저항하고 있었던 것이었다.그러나 이런 저항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뿐만 아니라 안 가문이 정찰을 위해 파견한 정예 병사들도 일부 흉수들에게 쫓기고 있었다.“4급 흉수 흑풍마, 5 급 흉수 유혼귀랑, 그리고 원숭이, 삼색 미록, 청산 설호 등…… 왜 하나 같이 다 시뻘건겁니까?”안지후는 놀란 기색이었다.이 흉수들은 등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흉수와는 달랐다.온몸이 선홍색일 뿐만 아니라 히스테릭하기까지한 그 포악함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것 처럼 보였다.비록 낮은 단계의 흉수는 원래 지능이 낮긴 하지만, 이유 없이 이런 모습으로 포학함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무언가가 저것들에게 영향을 끼친거에요.”안지후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서현우는 유적지에서 많은 것을 보았고, 이런 핏빛 흉수를 죽인 적이 있으며, 사악한 기운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무서운 것은 이 핏빛 흉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물건으로 공격하던 공격 대상의 체내에 그 붉은 기운이 침입한다는 것이다.펄럭-안지후가 손을 써서 안씨 가문의 정예 병사를 추격하는 그 흉수들을 모두 죽였다.정예 병사들이 말했다.“족장님, 이 성은 이미 흉수 조수에 잠겼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안지후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말했다.“지나쳐 가도록 하죠!” 서현우가 갑자기 말했다.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은데요.”안지후는 멍하니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서현우가 또 말했다.“형님, 이 흉수들은 반드시 죽여야 해요.”안지후
안지후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아직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많지만 지금은 물어볼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를 악물고 안지후는 서현우와 함께 손을 잡았다.“후후…….”수조가 인기척을 듣고 몰려왔다.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진아경 강자였기에 쌍방의 격차는 수량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두 사람은 허공 위에 우뚝 솟아 있고, 날짐승이 구름 같이 많았지만 칼망과 옥인을 당해낼 수 없다.수많은 날짐승이 폭우처럼 땅에 우수수 떨어졌다.아래로는 날지 못하는 흉수들이 한 층 또 한 층 모일 수밖에 없어 수많은 흉수들의 몸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계단을 억지로 쌓아야 했다.이것은 학살이다.사실 서현우가 손을 쓰지 않아도 안지후 혼자서 해결할 수 있었다.옥인이 커지기 시작했다.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무서운 압력이 이미 수많은 흉수들을 죽였다.옥인이 땅에 떨어지며 우르릉 쾅쾅 소리가 나더니 다시 들어올렸을 때 모든 흉수는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대지는 진홍색으로 물들었다.진한 피비린내가 역겹다.쏴!갑자기 검망 하나가 안지후를 향해 몰려왔다.땡!안지후는 손을 흔드는 사이에 가로막았고, 눈빛이 차가워 보였다. 한 무자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장검이 다시 참수되는 것이 보였다.서현우는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이목구비가 험상궂게 일그러졌으며 얼굴과 목에 모두 청흑색의 혈관이 폭발하여 상당히 무섭게 보였다.“살아있는건가?”안지후는 다시 이 일격을 막고 손을 내밀어 허황된 손바닥을 아래로 두드려 이 무자를 땅바닥에 진압했다.“살아있을지도 죽었을지도, 중요하지 않아요.”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미 이성을 잃었는데 어떻게 아직도 수작을 부릴 수 있는거지?” 안지후가 또 물었다.“모르겠어요. 전투 본능일지도 몰르죠. 경맥의 기운은 손상되지 않고 이성만 침습당했어요.”서현우가 추측했다.안지후가 다시 물었다.“회복할 수 있을까?”“할 수 없을 것 같아요.”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허씨 가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는데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