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5화

작가: 제구
현우는 한창 정욱의 초능력 각성 가능성에 대해 사색하고 있었다.

온갖 정신을 몰두하고 있을 때, 아름한테서 전화가 왔다.

“현우 씨, 욱이 신체검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근데 혈액 분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거든요. 그래서 다른 테스트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가능한 한 빨리 원인을 찾아냈으면 해요.”

아름이가 말했다.

그러자 현우는 다급해하며 입을 열었다.

“절대 실험용 쥐로 취급받게 하지 않겠다고 욱이하고 약속했었어.”

“걱정하지 마요. 욱이를 해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다만 데이터 모니터링에 따라 몇 부분만 좀 더 해봐야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면서 해. 내가 늘 미안해. 솔이하고 네 곁에만 있어 주려고 했는데, 내 맘처럼 되지 않고 있어.”

“괜찮아요, 현우 씨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 알고 있어요.”

아름은 다정하게 말했다.

“재난도 이제 막 지나갔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한두개가 아니잖아요. 현우 씨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지만, 전 현우 씨 뒤에만 있고 싶지 않아요. 영원히 현우 씨 보호만 바라며 살고 싶지 않아요.”

“그 어린 솔이도 열심히 무예를 연마하고 있는데, 아내로서 나도 당연히 내조 잘 해야하지 않겠어요?”

“아름아.”

아름의 말을 듣고 현우는 죄책감이 더욱 짙어졌다.

“능력이 클수록 책임도 그만큼 커져요. 난 내 남자가 영웅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현우 씨는 용국 국민 마음속에 있는 정신적 지주이자 희망의 상징이에요. 그러니 동포들을 위해, 용국의 지속을 위해 힘들어도 우리 좀만 더 참고 노력해요.”

아름은 웃으며 덧붙였다.

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이 안정되면 우리 가족 정말 아무것도 상관하지 말고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만 보내자.”

“네, 그날만 손꼽아 기다릴게요.”

그렇게 두 사람의 통화는 끝났다.

현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신중영의 서쪽으로 달려갔다.

무술 학원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부지가 거의 100단에 달한다.

현재 모인 무자들은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36화

    돌로 된 날카로운 송곳을 마주하면서 현우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콕 짚었다.그러자 송곳은 먼지가 되어 그대로 땅에 쏟아졌다.소녀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이 무척이나 가빴다.두 눈을 크게 뜨고 조금 전에 펼쳐진 장면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자아냈다.“역시 대단하십니다!”현우는 웃으며 가부를 말하지 않았다.‘선천경이야!’이 소녀의 공격 강도도 선천경에 이르렀다.소녀는 조금 전에 초능력을 각성했기 때문에 아직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능숙하지 않고 능력도 비교적 약한 편이다.실험실에서 나온 일련의 방법에 따르면, 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은 능력을 증강하고 높일 수 있다.첫 번째가 있고 두 번째도 나타났으니, 현우는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끊이지 않으리라고 믿었다.곧 세 번째, 네 번째, 더 나아가서는 무수한 능력자들이 나타날 것이다.만약 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이 충분하다면, 오히려 무자의 길에 필적하는 또 다른 속성 방법이 될 수 있다.다만 각성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즉, 복제와 인위적인 제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현우는 더 이상 조급해 하지 않았다.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이 막 나타난 것은 대재난을 겪고 나서 어떤 요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이에 관해서는 실험실에서 연구하게 가만히 놔두면 된다.“넌 이름이 뭐니?”현우가 물었다.“황혜교라고 합니다.”“지혜롭다고 할 때 쓰이는 그 혜자 맞아?”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혜교 너도 이 사람 따라 실험실로 가 봐. 지금 보다 네 능력이 많이 올라갈 거야.”“그곳에 정욱이도 있어. 지난번에 네가 준 물을 마시고 초능력을 각성한 소녀의 이름이 정욱이야.”혜교는 흥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실은 혜교는 지금 매우 불안하고 황공하여 자신이 이상한 존재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같은 처지인 정욱을 만나게 된다면 많이 안정될 것이다.현우는 혈졸에게 말했다.“실험실로 데려다줘.”“네.”혜교가 떠나고 나서 현우는 전음부를 꺼냈다.그는 모든 혈졸에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37화

    현우는 여자의 몸에서 불길이 점점 꺼질 때, 이미 몸을 돌린 상태였다.동시에 그는 저장 반지에서 자기 옷 한 벌을 꺼내 건네주었다.여자는 현우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옷 한 벌을 건네주는 것을 보고 볼이 약간 빨개졌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왔다.여자는 나지막한 소리로 고맙다고 말하고 옷을 건네받았다.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입기 시작했다.소곤소곤 소리가 곧 멈추자, 여자가 입을 열었다.“됐어요.”현우는 몸을 돌려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살짝 놀라웠다.여자는 아주 예쁘게 생겼다.그렇게 산뜻하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차갑고 도도한 얼음 공주 같은 느낌이었다.그러나 그녀가 각성한 초능력은 하필 불을 통제하는 것이다.이런 모순된 느낌으로 신비로움이 더욱 짙어져 그녀를 알아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 마련이다.그녀는 지금 현우의 옷을 입고 있다.남자의 옷이라 몸에 맞지 않고 약간 멋없어 보이지만 그녀의 몸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절로 상상하게 된다.현우는 딱 한 번 보고 시선을 돌렸다.방안의 모든 것이 새까맣게 타버렸다.현우는 주위를 자세히 보았는데, 화염의 온도는 아주 높았고 많은 물건은 이미 증발하여 기화되었고 벽의 표면만 연소되었다.‘벽의 표면까지 다 타 버렸어?’현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참, 무서운 온도였구나.’“남제…… 나으리.”“네? 아,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현우가 물었다.“미나라고 합니다.”여자는 조용히 대답했다.그녀의 목소리는 절대 부드럽지 않았다.무엇인가 단호히 거절하는 듯한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현우는 미나라는 이 여자가 줄곧 조심스럽게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슴도치처럼 가시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듯했다.“혼자 지내요?”현우가 물었다.그러자 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초능력은 어떻게 각성했어요?”“초능력이요?”미나는 입을 오므리며 말했다.“제가 사람을 죽였어요.”“사람을 죽였다고요?”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네, 방금 죽였어요.”미나의 눈에는 불꽃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38화

    명국성이 끌려가고 나서 현우는 미나에게 말했다.“보다시피 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은 여러 명이나 돼요.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불안정하잖아요. 만약 그 어떠한 구속도 당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은 자신이 지닌 능력으로 나쁜 일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그럼, 일반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을까요?”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기에 있을게요. 언젠가는 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았으면 합니다.”“법을 집행한다고요?”현우는 웃으며 물었다.“왜 그게 하고 싶은데요?”“예전에는 능력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기초가 생긴 것 같아서요.”“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해요.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하니 일단 이곳에서 머물면서 훈련도 열심히 하고 실력도 높여봐요.”현우는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자 미나가 불쑥 말했다.“남제 나으리, 옷을 좀 더 준비해 주시면 안 될까요?”“걱정하지 마세요.”현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특수 제작한 전투복을 준비해 올게요. 옷이 쉽게 타는 일로 고민할 필요 없어요.”곧 현우는 실험실에 왔다.아름은 현우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방호복을 벗고 나와서 긴 숨을 내쉬었다.“실험실까지 어쩐 일이에요?”“우리 여보 고생이 많아.”현우는 아름에게 커다란 포옹을 주고 나서 휴지를 들어 아름의 이마에 맺힌 땀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아름은 빙그레 웃으며 현우를 지그시 바라보았는데, 마음은 절로 따뜻해졌다.다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현우가 가끔 부드럽게 대해주는 것만으로도 아름은 만족했다.“말해봐요. 무슨 일이에요?”그러자 현우는 웃으며 말했다.“18개국 연합군이 용국을 공격할 때 네가 남강으로 달려와 나에게 가져다준 생물 갑옷 있잖아, 아직도 있어?”“그거 물어볼 줄 알았어요.”아름은 덧붙여 말했다.“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안 그래도 이미 능력자들을 위해 생물 갑옷을 배치하는 일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그리고 생물 갑옷은 이미 5세대로 갱신되었어요. 영하 500도의 저온을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39화

    이 밤은 안락하고 따스하기 그지없었다.날이 밝아 왔을 때, 하늘과 땅은 온통 새하얗다.이때, 홍성이 성큼성큼 다가왔다.“현우 도련님.”홍성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저 무존경 정점에 들어섰습니다.”“그래? 그럼, 이거 가져가.”현우가 손을 뻗어 반지를 어루만지자, 입도단 하나가 손에 나타났다.무술 학원이 설립되고 나서 현우는 성국에서 가져온 모든 자원을 전부 남강 12장, 손량, 상경, 상천랑 등에게 나누어주었다.그중에서도 홍성은 가장 많이 받았다.홍성은 줄곧 현우의 뒤를 따라다녔고 가장 바삐 움직였으며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좋은 것을 좀 더 주는 것이 당연했다.뇌창도 공로가 홍성과 비슷하지만, 그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다.뇌창은 대재난이 터지기 전에 최윤정을 서씨 저택으로 데려왔다.그래서 최윤정은 무사할 수 있었다.현우는 독신인 사람들에게 유독 관심을 더 많이 베풀었다.하여 홍성은 손량과 상경을 제외하고 남강 12장 중에서 처음으로 무존경의 정점에 올랐다.“감사합니다, 현우 도련님.”“고마워할 필요 없다. 네 실력이 더 강해지면 나에게도 득이 된다. 이것도 가져가. 그리고 경계를 돌파하는 건 위험한 일이니, 심신의 안정에 주의해야 한다.”현우는 홍성에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응신단 한 병을 주었는데, 이는 사도에 빠질 가능성을 낮추어 줄 수 있다.홍성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연도 왔다.유연은 현우에게 인사를 하고 외쳤다.“선배.”“그래, 능력자는 얼마나 찾았어?”현우가 물었다.혈졸은 전반 용국의 범위에서 능력자를 찾았는데, 이 일의 통일적인 계획을 유연에게 넘겨주었다.현우는 이제 유연을 인정하고 있다.유연은 전과 변화가 아주 컸다.성국에 다녀와서 구도가 변했는지, 아니면 대재난에서 용천범이 죽었기 때문인지 모른다.하지만 지금의 유연은 예전의 그런 우울함이 없어지고 아주 명랑해 보인다.그리고 확실히 나영이 일을 도와주는 데 전념을 다 하고 있다.“며칠 전에는 거의 없었는데,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갑자기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40화

    현우는 아름에게 한마디 하고 모녀와 함께 아침을 먹고 떠났다.아름은 걱정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현우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솔이에게 뽀뽀했다.솔이에게 수련과 공부에 전념하게 하고 아름은 실험실로 들어갔다.그리고 현우는 줄곧 북쪽으로 향했다.지난번 성국의 땅에 발을 디디고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단지 그 7급 흉수를 격살 하고 시체와 수정을 모두 가지고 돌아왔었다.이번에는 수천 리 깊숙이 들어갔지만, 흉수가 나타나지 않았다.흉수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곳곳에 폐허가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산천이 무너지고 강도 마르고 재해를 입어 황폐해진 땅이 끝없이 넓어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았다.이곳은 종말의 가장 직관적인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현우도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성국의 판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현우는 성국의 지도를 본 적이 있고 일부 지방 이름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산천 지형이 많이 바뀌었고 흉수가 차지하는 곳은 성국 범위보다 훨씬 넓다.‘결계가 붕괴하고 나서 성국의 강역과 흉수의 땅은 어떻게 지구 표면으로 융합되었을까?’‘지구의 부피는 커졌을까?’‘이런 접힌 공간이 평평하게 당겨지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도대체 무엇일까?’모든 것에 대하여 하나도 아는 것이 없다.만약 현우의 실력이 아주 강하다면, 지금 우주 공간으로 가서 지구 전체의 모습을 보면 그만이다.전에는 과학 기술 수단으로 지구의 외관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는 말할 것도 없고 만들어진다고 해도 일정 높이로 올라가면 세찬 바람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대기권도 나갈 수 없다.지금의 지구는 마치 감옥과 같다.현우는 그렇게 가는 내내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하룻밤이 지나도록 현우는 살아있는 생물체 하나를 보지 못했다.검게 그을린 사체는 발견했는데, 모두 흉수이고 게다가 비교적 강한 흉수의 사체일 것이다.마침내, 또 5박 5일이 지나고 나서 현우는 어떤 성을 보게 되었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41화

    현우는 손을 뻗어 허나운의 맥을 짚어 보았는데, 이유가 분명해졌다.허나운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고 심신은 정신적 공격을 받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의사들은 무력하다.만약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허나운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서게 되고 기껏해야 수개월을 버티다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그러나 지금으로 봐서는 현우를 만나게 되어 운이 아주 좋아져서 명이 이대로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은침이 날아오르면서 현우의 인도하에 허나운의 머리를 찌르게 되었다.방안의 나머지 사람들은 긴장한 채로 묵묵히 지켜보았다.생경 무자는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였지만, 말을 멈추고 감히 그 어떠한 방해도 하지 못했다.30분 후에 현우는 눈을 떴다.그리고 두 손가락을 위로 들어 올리자, 은침이 바로 날아갔다.현우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귀의문 81침은 진정으로 천지의 조화를 빼앗는 터무니없는 침술로 만상을 포괄하여 세상의 모든 부상을 치료할 수 있다.다만 한 번씩 펼칠 때마다 무척이나 힘이 들 뿐이다.심각한 환자일수록 기운이 많이 든다.다행히도 허나운은 입도경밖에 되지 않는다.그렇지 않았다면 현우는 더욱 괴로웠을 것이다.“나으리, 저희 아가씨는 어떻게 됐습니까?”생경 무자는 두근거리며 입을 열었다.“곧 깨어날 겁니다. 하지만 정신적 손상이 심해서 적어도 1~2년은 수양해야 할 겁니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현우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온 집안사람들이 모두 감격해 마지 못했다.심지어 현우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사의를 표시하고 싶은 마음마저 우러났다.사람만 멀쩡하면 된다.그깟 수양은 몇 년을 해도 상관없다.얼마 지나지 않아 허나운이 깨어났다.눈을 천천히 뜨면서 눈동자가 흩어졌다.“아가씨!”모두들 그제야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잇달아 소리쳤다.현우도 살짝 궁금해하며 바라보았다.현우는 허나운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은 사실 매우 혐오스러웠다.그러나 만약 정말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42화

    현우는 이 성주부에서 반나절을 쉬었다.비록 물자는 부족하지만, 허씨 가문에서 대접 잘해주었고 현우를 홀대하지 않았다.모두가 현우에게 감사와 존경을 마음속으로 품고 있다.해가 저물어들 때, 허나운이 찾아왔다.아주 좋아진 것 같지만 얼굴색은 여전히 창백하고 불쌍한 느낌도 조금 있었다.“고마워.”허나운은 현우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내가 목숨을 살려줬는데, 말로만 고맙다고 하면 다야?”현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몸과 마음을 너한테 바칠까? 어차피 명목상 우리도 팔자가 사나운 부부잖아.”콜록콜록-현우는 허나운의 말에 사레가 들었다.‘나만큼 똑똑한 여자야.’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나운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애틋한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현우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고 열기가 서로의 얼굴을 때렸다.허나운의 눈 밑에 당황한 빛이 번쩍였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냥 그대로 제자리에 서서 눈을 지그시 감았다.그러자 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이 게임에서 성인군자인 현우는 질 수밖에 없다.허나운은 눈을 뜨고 현우가 몇 걸음 물러서는 것을 보고 비꼬았다.“왜? 무서워? 아니면 내가 마음에 안 들어?”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해.”허나운은 그 말을 듣고 대답하지 않고 직접 손을 뻗어 단추를 풀었다.“그만.”현우는 이마를 쓰다듬었다.그 뽀얀 피부는 현우의 혈기를 좀 들끓게 했다.남자는 결국 시각 동물이었다.허나운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단추를 풀며 점점 더 많은 속살을 훤히 드러났다.“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인제 그만 해도 알 것 같아.”현우는 몸을 돌려 덧붙였다.“그만 옷 입어.”그러자 허나운은 입꼬리를 올렸다.“여기 남아서 나 좀 도와줘.”“허씨 가문을 다시 일어서게 해 줘?”현우는 고개를 저었다.“너도 알다시피 내 성은 서씨이지 류삼중이 아니야.”“그게 무슨 상관이야? 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043화

    허씨 가문은 만 년 이상이나 전승해 내려왔다.만년의 세월 동안 허씨 가문의 축적된 저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다.언제나 허씨 가문에는 높은 경지의 강자가 존재했고 가문을 꿋꿋이 지켜왔다.중등 강자도 절대 적지 않았다.충분한 수련 자원은 허씨 가문에 보릿고개가 생기지 않도록 보장해 주었다.만약 의외의 일이 없다면 허씨 가문은 만년의 세월을 계속 전승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종야성이 지구에 충돌하여 세계 멸망으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멸종위기를 초래하였다.재난은 이미 지나갔고 지구도 그나마 보존되었지만, 허씨 가문은 전례 없는 허약한 상태에 빠졌다.보천 대진에 필요했던 10만 입도경에는 허씨 가문의 무자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허씨 가문뿐만 아니라 4부7전 13족, 심지어 기타 크고 작은 세력에서도 모조리 힘을 보탰었다.자의가 아니어도 보태야만 했었다.생사경, 진아경도 마찬가지다.지금 허씨 가문 주인의 생사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원황성은 폐허가 되었고 남아 있는 입도경 이상의 강자는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허나운은 이런 시기에 허씨 가문의 영혼이 되어버렸다.그리고 그녀는 지금 허씨 가문이 무탈하게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끔 보장해야 한다.하지만 자신의 힘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허나운은 명확하게 알고 있다.하여 현우는 바로 그녀가 끌어들이고 싶은 목표였다.수라라는 신분이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6급 의사의 신분만으로도 허나운은 대가를 따지지 않고 현우를 끌어들였을 것이다.애석하게도 현우를 끌어들이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사나운 말과 같은 그를 길들일 방법이 없다.허나운은 이 게임에서 지면서 주도권도 지게 되었다.그녀는 지금 가능한 한 현우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현우를 남게 할 수밖에 없다.한 달이라도 모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한 달 동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미안해, 난 약속할 수 없어. 난 아직 할 일이 많아.”현우는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최신 챕터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6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5화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4화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3화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2화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1화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0화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9화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8화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