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민망하고 왜 부끄러운 지 모두가 알다시피 그날 밤, 그가 화장실에 갔을 때 연진이가 목욕을 하고 있었고 그는 그녀의 몸을 전부 다 보게 되었다. 연진이는 그 자리에서 이제 자신이 그의 아내라고 선언했다.지금 만나면 민망하지 않는게 이상하다. 문제는 그의 이 멍청한 머리가 열번째 선배를 볼 때마다 그날 밤 연진이가 옷을 벗고 있던 모습이 아주 생생하게 떠오른다는 것이다.특히 그녀의 가슴 앞에 있던 그 두 개의 물건, 그것들은 정말로 무서웠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 두 개의 물건이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흔들리는데 어떻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연진이는 이도현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짓고는 코를 찡그리며 못마땅한 듯 말했다. “이 개구쟁이, 뭘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아니에요... 없어요, 선배, 저 그날 밤을... 아, 아니, 저는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이도현은 차라리 땅에 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긴장한 나머지 속마음을 그대로 말해버렸다.“그날 밤에 어쨌다고? 아직 부족했니?” 연진이는 화내지 않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이도현에게 물었다.“아니에요... 충분했어요...” 이도현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뭐? 충분했어? 이 녀석, 설마 선배의 몸이 그렇게 별로였던 거야? 보고 싶지 않았던 거야? 한 번 보면 충분한 거야? 너... 너... 정말 미워 죽겠어...”연진이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이도현을 분노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아니에요... 선배, 그런 게 아니에요... 저는... 제가 본 게... 저는 평생 봐도 부족할 거예요...” 이도현은 연진이의 슬프고 절망적인 표정을 보고 겁에 질려 손짓발짓하며 급히 해명했다.“뭐? 아직 부족하다고? 너... 너 한 번으로 부족해서 다음번에도 보고 싶다고? 이 나쁜 녀석... 너 선배를 뭐로 보는 거야... 그렇게 아무나 쉽게 보는 여자로 보는 거야...”연진이는 더욱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했다.“아니에요... 선배..
“흥! 그 정도면 됐어, 들어와!” 연진이가 이도현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너의 가슴 큰 아내는 회사에 갔어. 선배가 지금 너 목욕물 준비해줄게. 목욕하고 나면 먹을 것도 준비해줄게!”연진이는 아내처럼 이 순간 매우 다정하게 변했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마워요, 선배!” 이도현은 민망하게 웃었다.“선배랑 같이 목욕할래? 어차피 이미 봤으니까 또 본다고 해도 상관없잖아!” 연진이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이도현은 거의 놀라서 뛰어오를 뻔했다.“아니에요... 선배, 혼자 할게요, 혼자서 할 수 있어요...”겁에 질린 이도현은 쏜살같이 욕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무서웠다! 원래라면 그는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정말 무서웠다.“흥! 이 개구쟁이, 왜 도망가는 거야. 내가 너를 잡아먹을까봐 그러니? 나중에 너 스스로 원할 때 선배가 안 줘서 군침 흘리게 될 줄 알아, 흥...” 연진이는 못마땅하게 말했다.이도현은 욕실에 숨어 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의 도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열번째 선배가 너무 무서웠다.준비가 되었을 때라면 열번째 선배가 그렇게 하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럴 수 없었다.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현재 그의 상황은 적이 그야말로 바글바글했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죽기라도 하면 그녀가 과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한지음, 오민아, 그리고 조혜영 같은 평범한 여자들조차도 우연히 스킨십을 했을 뿐이지 그 선을 넘지는 않았다. 비록 그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이 세 여자들은 결혼하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그의 선배는 달랐다.무사들은 전통적인 생각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만약 그와 선을 넘는 일이 생기면 평생을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이도현은 머리를 흔들어 모든 생각을 떨쳐낸 후, 앉아서 체내 음양탑에서 고무계 죽은 세 사람의 몸에서 떨어진 반지를 꺼내 연구하기 시작했다.반지는 고풍스럽고 화려하지 않았으며 매우 오래된 것처럼 보
이도현이 손에든 이 공간 반지는 몇 평방미터의 공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고무계에서도 귀중한 보물에 속한다. 이런 반지를 소유한 사람들은 대부분 부유하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며 아니면 어떤 종파의 직계 제자이거나 대단한 인물들이다. 고무계 무사들도 이 반지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이도현이 이런 반지를 두고 불평을 한다니, 고무계 사람들이 들었다면 그를 죽여 버리려고 했을 것이다.잠시 불평을 한 후, 이도현은 공간 반지 안의 물건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공간이 크지 않아 모든 물건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약재들과 병, 항아리 같은 것들이었고 그 외에도 옷, 금은보석, 몇몇 무기 등이 있었다. 이들 모두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였다.이도현은 대략적으로 담약들을 정리해 보았다. 대부분이 천급 담약이었고 나머지는 지급 담약이었다! 이도현은 대부분의 담약의 효능을 알고 있었다. 일부는 내공을 증가시키는 것이었고 다른 것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몇몇 담약은 정력제였다. 일반적으로 이런 것들을 지닌 사람은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다.이도현은 이 담약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담약으로 내공을 증가시키면 후유증이 남을까 봐 걱정되었다. 비록 담약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하지만 어쨌든 약이 아닌가. 선배들도 말했듯이, 약에는 독이 있다. 담약이 부작용을 거의 없애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오랜 시간 담약에 의존하여 내공을 증가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수련하여 얻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도현은 약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봉래도에서 음양탑의 힘을 빌려 몇몇 적들을 처리한 후, 그의 몸은 아직도 내공의 손실을 회복하지 못했다. 마침 피터성에서 얻은 선학신침도 아직 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화 후 그의 내공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도현은 생각한 것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이었다. 결과가 어떨지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밖에 있는 연진이 선배에게 명상할
연진이가 후배라고 외친 순간, 그녀는 거대한 힘에 의해 바로 날아갔다. 거대한 힘 때문에 그녀의 옷은 견딜 수 없었고 모두 산산조각이 나서 날아갔다. 연진이는 급히 공력을 돌려 간신히 발을 디뎠고 이때 그녀는 이도현이 무사한지만 걱정하며 자신이 알몸으로 있다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발가벗은 채 분홍빛 피부가 드러난 그녀의 몸은 마치 악마 같은 몸매였으며 피부는 갓 짜낸 우유처럼 하얗고 흠집 하나 없이 완벽했다. 조명 아래에서 그 모습은 매우 매력적이고 사람을 홀리게 했다.욕실로 뛰어든 연진이는 이도현이 여전히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주위의 모든 가구와 물건은 모두 가루가 되어 있었고 오직 이도현만이 아무 일도 없는 듯 알몸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연진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야. 이 녀석 정말 사람을 놀래키는군!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잖아~”“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야,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야!”“그런데 이 녀석의 것은 정말 대단하구나. 저기에 더해서 교룡 척추까지 있다니, 그 여자들이 정말 불쌍하다! 저걸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연진이는 이도현의 흥분된 상태를 보고 얼굴을 붉혔다.처음으로 이렇게 강렬한 것을 본 소녀라면 누구나 두려워할 것이다. 물론 깊이 이해하고 나면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게 되겠지만 말이다.“그런데 이 녀석 또 돌파한 것 같아. 정말 요괴구나.”이도현의 기운의 변화를 눈치 챈 연진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도현의 성장은 이미 그녀를 무감각하게 만들었다. 이 짧은 1년여 동안 그는 얼마나 많은 돌파를 했는지 모를 정도로 그야말로 고속 성장하는 야수였다.이후, 이도현의 흥분된 상태를 보고 연진이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욕실을 나와 옷을 찾으러 갔다. 서로 발가벗은 채 대면하는 것은 여전히 부끄러웠다....이 순간 이도현은 여전히 수련에 몰두해 있었고 자신이 방금 시각적인 행복을 놓쳤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만약 그가 깨어 있었다면
이도현이 자세히 관찰해보니 동물의 각 움직임마다 깊은 무술 동작이 담겨 있었다! 각 동작이 합쳐지면 한 사람의 형상과 동물이 하나로 합쳐져서 완전한 공법을 연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도현은 기뻐하며 따라 연습하기 시작했고 연습을 거듭할수록 이 동물들이 놀랍게도 각각이 매우 강력한 공격 기술이라는 것을 발견했다.호랑이, 표범, 늑대, 독수리의 일련의 동작들을 연습하며 이도현은 이 공법이 각 동작마다 사람의 치명적인 부위를 공격하고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을 깨달았다.“와... 대박이다. 진짜 대박이야. 이 공법이 자연에 귀의하는 태허검결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껴지네! 십흉공법, 정말 강력하구나!”어느덧 몇 시간이 흘렀고 이도현은 첫 번째 동물의 모든 동작을 완벽히 익혔다. 그는 심취되여 두 번째 그림을 연습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계속 멈추지 않고 한 그림씩 연습했다. 이렇게 수련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며칠이 지나갔다. 이도현은 마지막 그림을 완성한 후에야 멈췄다.“정말 대단한 무술이다. 심오한 무술이야. 이 무술을 창작한 사람은 진정한 천재다! 몇 가지 동물에서 이렇게 놀라운 무술을 만들어내다니, 정말 대단하다!”이도현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십흉공법에 충격을 받았다. 수련을 마친 후 그는 또 다른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는 세 개의 발과 두 개의 귀를 가진 빨간색 작은 솥이 들어 있었다!진한 약초 향기가 퍼져나왔고 이 정은 담약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 분명했다. 이도현은 정을 집어 들고 자세히 조사한 후 이 정이 신농정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정이 없어 고민하던 그는 이제 고급 담약을 만들 때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모든 것을 마친 후, 이도현은 신기를 음양탑에서 현실로 되돌렸다. 눈을 뜨는 순간, 이도현은 완전히 혼란스러워졌다. 욕실 전체가 텅 비어 있었고 문과 창문도 없었다.“와... 집에 도둑 들었나? 이건 또 뭐야?” 이도현은 완전히 당황했다.“도둑이라니, 네가 제일 큰 도둑이지,
“선... 선배, 저기... 먼저 나가줄 수 있어요... 옷 좀 입게요!” 이도현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고 정말 너무 창피했다. 자신이 이렇게 알몸으로 선배 앞에 3일 동안 있었다니, 모든 것들이 다 보였다는 생각에 이젠 어떻게 사람들 앞에 나설지 몰랐다. 이걸로 완전히 끝났다. 이제 더 이상 순수한 소년이 아니었다!“헤헤헤! 창피해할 게 뭐가 있냐, 네가 여기서 3일 동안 앉아 있었는데 몸 안 어디선가 나온 검고 냄새나는 더러운 것들을 선배와 네 아내가 번갈아 가며 닦아줬다. 네 몸에서 선배가 안 만진 곳이 있겠냐, 지금 와서 창피해할 게 뭐가 있냐...”연진이는 입을 가리고 웃으며 부끄러워하는 이도현을 보며 재미있어했다.“선배, 제발 부탁이에요. 제발 좀 나가줘요. 제가 옷 입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이도현은 너무 부끄러워 발가락으로 땅을 파고 싶었다.“쳇! 겁쟁이, 너 같은 남자가 뭘 그렇게 겁을 내냐. 선배 같은 미녀도 안 무서워하는데 네가 뭐가 부끄러워. 게다가 잊지 마라, 선배는 네 미래 아내다! 선배의 몸을 봤으니 책임져야지!”“책임... 책임져야죠, 선배님. 제발 지금은 남자 체면 좀 살려주세요!” 이도현이 간청했다.“이 녀석...” 연진이는 깔깔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연진이가 나가는 걸 보자마자 이도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옷을 입었다.몸이 가려지자 이도현은 그제야 조금 나아진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왜 자신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옷을 다 입고 나가자 선배가 소파에 앉아 있는 걸 보고서야 이도현은 선배를 쳐다볼 수 있었다. 이때 그는 비로소 선배가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있어 성숙한 몸매가 완벽하게 드러난 것을 알았다. 그 아름다운 몸매는 정말 매혹적이었다.“이리 와, 이 나쁜 녀석아! 선배 옆에 와. 3일 동안 너 뭐 하고 있었니,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켜서 정말 깜짝 놀랐잖아!” 연진이는 이도현을 자기 옆으로 불렀다.이도현은 놀라며 말했다. “선배, 제가 3일 동안 앉아 있었다고요
“큰일이다, 큰일이예요 선배!” 이도현은 휴대폰 화면을 응시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도현의 표정에 연진이는 몹시 걱정스러워하며 벌떡 일어나 그의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휴대폰 화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남궁우현의 딸의 행방을 알고 싶으면 나를 찾아와라!”이 몇 글자만으로 연진이도 표정이 심각해졌다.“스승님의 딸? 그게 어떻게 가능해, 절대 불가능해. 후배, 속지 마. 그건 절대 불가능해.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그 당시 스승님의 가족은 모두 살해당했고 사모님과 스승님의 딸들도 살아남지 못했어.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어!”“절대 불가능해! 만약 스승님의 딸이 살아있다면 스승님이 그녀를 찾지 않을 리가 없어!” 연진이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아니예요! 선배, 먼저 이 번호가 어디서 온 건지 조사해줘요. 나는 전화를 걸어 스승님의 딸이 정말 살아있는지 확인해 볼게요!”“이 일은 신중해야 해요. 스승님에게는 가족이 한 명도 없어요. 만약 그의 딸이 정말 살아있다면 스승님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잖아요!” 이도현이 말했다.“알았어! 지금 바로 조사할게.” 연진이는 문자를 온 전화번호를 한 번 보고 나서 팔에 있는 홀로그램 컴퓨터를 열고 공중에서 작업을 시작했다.이도현은 전화를 걸었다. 전화 상대는 지난번에 동방우성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던 동방가요였다.전화가 금방 연결되자 이도현은 곧바로 말했다. “동방가요! 동방우성을 찾고 있어요. 물어볼 게 좀 있어서 그러는데 그의 연락처를 알려주세요!”“이신의인가요? 제 아버지 바로 옆에 계세요. 바로 말씀 나누세요!” 동방가요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잠시 후, 전화기 너머로 동방우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이 녀석아! 나한테 무슨 일이냐?”“이 녀석, 봉래도에서 정말 대단하더구나. 통쾌했어. 사람들을 죽이는 걸 보니 아주통쾌했다. 하지만 고무계의 사람들을 죽였으니 너도 조심해야 해! 그곳에서 나온 사람들은 장난이 아니야. 알겠지? 위험하면 네 늙은 스승님한테 가서
동방우성으로부터 이도현은 스승님의 딸이 실제로 살아 있다는 확실한 소식을 들었다. 그 딸은 미스터리한 사람에 의해 납치되었으며 그 이후로 행방불명 이였다. 당시 스승님의 딸은 겨우 일곱 살이었는데 지금은 계산해보면 서른이 넘었다. 납치된 지 20여 년 동안, 동방씨 가문은 그녀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동방우성은 거의 모든 힘을 동원하여 스승님의 딸을 찾으려 했으나 20년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전화를 끊고 나서 이도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연진이에게 말했다.“선배, 확인했어요. 스승님의 딸이 확실히 살아 있어요. 지난 20년 동안 동방씨 가문이 그녀를 찾았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요.”“사모님의 오빠인 동방우성 선배님의 말씀에 따르면 남궁 가문이 학살당했을 때 스승님의 딸이 미스터리한 사람에 의해 납치되었고 그 이후로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대요.”이 말을 듣고 연진이는 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 비록 확인된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믿기 힘들어했다.“하지만! 스승님의 딸이 살아 있다면 왜 스승님은 모르고 계실까? 스승님이 알았더라면 당연히 찾으셨을 텐데! 이도현, 이 일을 스승님께 다시 물어보는 게 어떨까? 섣불리 행동하지 마.”“선배는 네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리 강해도 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위험이 있어. 특히 이런 식으로 너를 불러내는 사람들은 뭔가 음모가 있을 가능성이 커.”“네가 하산한 지도 1년이 넘었는데 너는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이 때문에 태허산을 노리는 사람들이 너를 주목하고 있어. 이 사람들은 아직 나서지 않고 너를 관찰하며 어떻게 공격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어!”“지금 그들이 스승님의 딸을 빌미로 너를 부르려는 건 분명히 음모가 있어. 네가 함부로 나서면 안 돼!”“만약 스승님의 딸이 정말 살아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찾아야 해. 하지만 무턱대고 나설 순 없어. 그녀 때문에 네가 위험에 처하는 걸 원치 않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들도 네가 그렇게 하는 걸 반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