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너 그 더러운 입 닫아, 내가 향진성에 가면 널 어떻게 혼내줄지 두고 봐!”“영감탱이, 준비해둬! 며칠 후에 나랑 같이 향진성에 가야 해!”이 말을 마치고 이도현은 전화를 바로 끊었다, 그는 오랫동안 진정할 수 없었다!문지해가 한 말은 거칠어 보였지만, 사실 그의 와이프는 전혀 거칠지 않았다, 여기에는 분명히 일리가 있었다. 이는 말은 거칠 어도 사실은 거칠지 않다는 것이다.남자든 여자든 외형적인 것들을 모두 제거하면 남는 것은 결국 별것 없다는 것이다!이도현은 떠날 준비를 했다! 완성으로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는 교통수단으로 그는 여전히 기차를 선택했다.길에 나가 택시를 잡고 바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완성행 기차표를 사고 자리를 찾아 앉아 기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그런데! 이도현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기차역에 검은 전투복을 입은 병사들이 몰려와 그를 둘러쌌다.곧이어 특별 번호판을 단 차가 이도현 앞에 멈추더니 차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내렸다.“이도현, 사람을 죽이고 도망치려는 거냐? 넌 염국을 뭐로 보는 거냐! 우리를 뭐로 보는 거냐.”이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들어 그 남자를 한 번 보고 차갑게 말했다. “넌 누구냐?”중년 남자는 냉랭하고 오만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염국 상선벌악사의 사람, 주육도다!”“상선벌악사! 하하! 너희가 상하는 선은 뭐고, 벌하는 악은 또 뭐냐!” 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그는 세상의 선악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자들을 가장 싫어했다. 도대체 뭐라고 자기가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세상에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누가 알 수 있을까? 단지 그들의 판단에 따라 상선벌악을 하려는 건가? 무슨 근거로?예를 들어, 한 인신매매 범이 수많은 아이들을 납치했지만, 결국 감옥에서 공로를 세웠다고 감형되어 풀려난다고 하자. 풀려난 것은 그녀가 선해졌기 때문인가? 하지만 그녀가 정말로 선해진 것일까?또 다른 예로, 한 군인이 어머니를 모욕한 자를 죽였다고 하자, 법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몸을 휙 움직여 이들을 피해 대기실 밖으로 빠르게 나아갔다.“도망가려 해? 그게 그렇게 쉬울 줄 알아? 우리 상선벌악사 앞에서는 네가 천하 끝까지 도망가도 숨을 곳은 없어!”“쫓아!”곧이어 여러 명이 빠르게 이도현을 쫓았다.이도현은 주변을 감지했고, 곧 비어 있는 황무지를 발견하자 그곳으로 향했다.“이도현! 어디로 가는 거야! 멈춰!”주육도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황무지에 서 있는 이도현을 날아오르듯 돌진해 그를 잡으려 했다.이도현은 주육도가 자신의 뒤에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갑자기 몸을 돌려 강력한 주먹으로 내리쳤다.그 주먹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며, 무시무시한 힘으로 주육도의 얼굴을 강타했고, 주육도의 머리는 그 자리에서 피 안개로 변해버렸다!뒤따라오던 검은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모든 게 너무 빨라서 그들은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젠장!이게 뭐야!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지.병사들은 머리가 없는 채로 목에서 계속 피가 뿜어져 나오며 경련하는 몸을 보고, 온몸이 떨리며 저절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이 무서운 광경을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도현이 상선벌악사의 사람을 죽이다니, 정말 대담했다.“도망쳐!”누군가 외쳤고, 병사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도망가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이도현은 굳이 추격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목숨을 소중히 여겨 도망칠 줄 알았기에, 그들을 죽일 필요는 없었다.……한편, 이 시각 황성의 한 큰 산 정상의 거대한 광장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이 산은 금지 구역으로, 항상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지키고 있어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었다.그 순간! 산 정상의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상선벌악사 사람들이 이도현을 잡아와 처벌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은 이도현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상선벌악사 사람들과 맞설 용기는 없다고 믿고 있었다.광장 주변에는 각 대가문
“부웅...”이도현을 철저히 고문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던 그 순간, 한 무리의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놀란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모든 이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다. 그들의 주의가 전부 이 검은 갑옷 병사들에게 집중되었다.왜냐하면 이 병사들은 바로 전에 주육도를 따라 이도현을 잡으러 갔던 병사들이었기 때문이다.검은 옷을 입은 한 노인이 있었다! 그의 옷에는 온통 파란 달이 그려져 있었고, 그의 전체적인 복장은 사람에게 음침한 느낌을 주었다.이 노인은 다름 아닌 상선벌악사의 우사자였다. 그의 검은 옷과 파란 달은 벌악을 상징했다! 모든 악한 행위, 악인과 악행을 벌주는 것이다! 그가 벌을 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응당한 벌을 받을 것이다.벌악 우사자의 이름은 범무정! 그의 수련은 출신입화 경지에 이르렀고, 이미 제왕급 강자로 대단한 인물이었다.원래 일반적으로 그는 직접 나서서 벌악을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도현이 너무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백호당의 형벌당 당주마저 죽였고, 이도현의 행동은 그의 예상을 넘었다. 그래서 이도현에 대한 심판은 그가 직접 처리해야만 했다.어쨌든 이것은 큰일이지 않은가! 일반 사람들은 절대로 처리할 수 없는 일이다!“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허둥지둥하느냐, 무슨 일이냐, 말해라!”“주육도는 어디 갔느냐, 왜 이도현을 아직 데려오지 않았느냐?”범무정의 말을 들은 병사들은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주....주육도님이....그가 이도현에게... 한 방에... 한 방에 맞아 죽었습니다...”“뭐라고?”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일어섰다.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 자신들의 귀를 믿을 수 없었고, 이 말이 진짜인지 믿을 수 없었다.죽은 듯 한 침묵! 전체가 완전히 죽은 듯이 변했다. 모든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무릎을 꿇은 검은 갑옷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한참 뒤에야 그들은 이 소식을 받아들였다.정신을 차린 그들은 즉시 머리가 저리고 머릿
목소리와 어조를 듣고 이도현은 이 전화가 도광이 걸어왔다는 것을 알았다.“지금 당장 일이 있어요! 나 지금 기차역에 있어요, 곧 완성으로 가서 백상국에도 한 번 다녀와야 해요! 당신도 따라오는 게 좋을 거예요!”이도현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진짜 재수 없네, 네가 내 전화 기다리고 있었냐?”전화 속에서 도광이 매우 불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신이 오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요, 안 오면 당신이 어떤 후과를 맞게 될지 알잖아!”“젠장! 너 감히 나를 협박해? 이 자식아, 말해두겠는데! 네가...”도광의 분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는 이 늙은 녀석에게 절대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잠시 후, 기차가 출발했다! 몇 시간 뒤, 기차는 완성역에 도착했다!기차에서 내린 이도현은 신영성존이 자신을 데리러 오는 것을 거절하고, 바로 택시를 타고 산장으로 돌아갔다. 그는 최대한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집에는 한지음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황성에 있는 소유정 집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는 몇십 명의 하녀복장을 한 하인들과 보안요원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이 하인들도 충성스러웠다. 마음속에 여러 생각이 있었겠지만, 이 저택에서 몇 번의 변고를 겪고 나서도 떠나지 않은 것이 매우 대단한 일이었다.그래서 이도현은 이들에게 월급을 올려주었다. 원래 급여보다 두 배 더 주었고, 그 결과 이 하인들의 월급은 일반 기업의 관리자보다 높아져서 매달 몇 만 위안을 받게 되었다.이 정도 급여면 하인일뿐만 아니라 하룻밤을 함께하는 일도 기꺼이 할 정도였다.결국 비서나 내연녀, 영업사원 등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이 하인들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게다가 비서나 내연녀, 영업사원들은 이 하인들만큼 자유롭지도 않았다!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누가 원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이 하인들이 불만인 것은, 그들의 주인이 그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바라는 그런 마음을 전혀 보이지 않
“좋은 아가씨들이긴 하지! 근데 너 같은 주인을 만나서 망해버렸네!”“네가 사람들 건드리지도 않으면서 왜 키우고 있는 거야? 괜히 아가씨들의 젊은 나날을 허비하게 만드는 거지! 너 같은 남자는 정말 무책임한 남자야!”도광은 이도현을 심하게 경멸했다.이도현은 그를 무시하기로 했다! 이 늙은 녀석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이도현은 의아했다. 왜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은 전부 이렇게 정상이 아닌지, 문지해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 늙은이도 정말 골치 아픈 놈이었다.그의 사부님이 무례하게 말하는 것도 그만이지 세마디중 두마디는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였으며, 나머지 한 마디는 아이들이 들으면 안 되는 내용이었다.지금 또 도광을 만났는데, 그를 처음 구해낼 때만 해도 그는 대단한 사내였다. 한때 천하제일검이라며 당당해했었다.하지만 그가 이 번화한 세상에 며칠 동안 돌아다니고 나서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이도현은 이 며칠 동안 이 늙은이가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도대체 무엇이 20년 전의 천하제일검객을, 칼을 뽑는 속도가 느려질까봐 여자조차 가까이하지 않던 그 검객을 이렇게 만들어 버렸는지 궁금했다.이도현은 그의 기운을 살펴봤다. 그는 이 늙은이와 처음 만났을 때의 강한 기운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오늘 도광을 봤을 때, 그의 강력한 기운은 거의 소진되어 보통 무사와 다를 바 없었다.이 짧은 며칠 만에 한 사람의 기운이 이렇게 소진되었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밖에 없다. 하나는 생사 대전에서 부상을 입고 기운이 소진된 경우, 이건 도광에게 해당되지 않았다.그렇다면 나머지 이유는 여자다!여자도 남자의 기운을 소모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다. 고대인들은 색을 뼈를 깎는 칼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정말 맞다.하지만 이도현이 할 말을 잃은 것은 단지 며칠 만에 도광의 강력한 기운이 이렇게 소진되었다는 점이었다. 이건 도대체 몇 명의 여자를 만났다는 것인가.한두 명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설령 30대나 40대, 50대의 매우
이도현은 듣고 입만 삐죽 내밀었다, 그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여자의 매력은 때로는 마약과 같고 중독성이 있다. 그 중독은 태어날 때부터 내재되어 있다. 도저히 끊을 수 없다. “알았어! 계속 망나니처럼 해봐! 나중에 우리는 향진성으로 갈 거야!”이도현은 어이가 없어서 바로 신영성존에게 전화를 걸어 헬기를 준비하라고 했다.이 정도 일은 신영성존에게는 별것도 아니었다! 몇 분도 걸리지 않아 헬기가 이도현의 집 앞에 도착했다. 신영성존은 비행기에서 내려 로비로 들어왔다, 그는 소파 위에 앉아 있는 도광을 보자마자 바로 일어섰다. 도광의 몸에서 음산하고 폭력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운이 매우 위험하다는 느낌을 줬다. “누구세요?” 신영성존이 물었다. “도광!” 도광은 머리를 들지도 않고 신영성존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그 말에 신영성존은 깜짝 놀랐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이십 년 전, 천하일검, 도광?”“주인님! 조심하세요!”신영성존은 놀라서 이도현을 보호하려고 앞으로 나갔다.“주인님! 이 사람의 칼술은 신비하고 뛰어나며 선악이 공존합니다! 조심하십시오!”도광은 신영성존이 자신을 경계하고 이도현을 보호하려고 하자 나도 모르게 입을 실룩거렸다.참나!뭐 하는 거야, 내가 이 녀석한테 나쁜 짓을 할까봐 두려워 하는 거야.내가 저 녀석한테 나쁜 짓을 할 수 있다면, 난 여기 누워 있지 않을 텐데, 미친... 신영성존의 긴장한 모습은 이도현을 웃겼고 약간의 감동도 받았다! 신영성존이 이십 년 전의 천하제일검, 도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이도현을 위해 헌신적으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이런 충성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도현은 신영성존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걱정 마! 다 같은 편이야!”그 말에 신영성존은 멍해져 있었다. “다 같은 편이라니! 천하제일검, 도광이 우리와 같은 편인 거야?” 신영성존은 아직도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이도현과 도광이 헬기를 타고 떠
“누구세요?” 도광이 문지해를 보며 조금 알아보지 못한 듯 물었다.“나야, 너희 삼촌! 문지해!”“와! 너야! 아직 살아 있었어! 올해 거의 백 살이 다 돼가잖아! 와, 너 나보다 50살이나 많잖아, 아직 살아 있다니! 정말 말도 안 돼!”도광이 문지해를 보며 아주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이 이전에 관계가 좋았던 게 확실히 보였다.“이 자식아, 지금 왜 이렇게 버릇없어졌냐! 삼촌이라 불러야지...” 문지해가 도광의 머리를 치며 말했다.도광의 머리를 감히 칠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 것이다!“삼촌은 무슨, 우린 형제야!”“형제는 무슨 개뿔, 옛날에 내가 딸을 너한테 시집보내려고 했는데 너는 우리가 형제라는 핑계로 거절했잖아, 그래서 내 딸이 거의 시집도 못 갈 뻔 했잖아!” 문지해가 분노에 차 말했다.“와! 너 이 늙은이가 아직도 그 말을 하냐! 그때 네가 나한테 삼촌이라 부르게 하려고 억지로 나랑 네 딸을 결혼시키려 했잖아!”“그때 네가 나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면, 내가 칼 연습하는 중이라 여자와 가까이하면 칼 뽑는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면서 네 딸을 소개하려 했잖아! 양심 없는 늙은이!”“헛소리! 이 못된 자식이! 내가 좋은 마음으로 그랬는데 네가 여자는 네 칼 뽑는 속도에만 영향을 준다면서 끝까지 거절했잖아, 넌 정말 나쁜 놈이야!”“맞다! 지난 20년 동안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 내가 널 몇 년 동안 찾다가 죽은 줄 알았잖아!” 문지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두 사람은 서로 말도 하고 욕도 했지만 누가 봐도 이 둘은 아주 좋은 친구임이 분명했다.옆에 있던 이도현과 조혜영은 손을 잡고 이 두 명의 활극을 지켜보며 방해하지 않았다.“에휴! 부끄러운 일이야, 말 안 하는 게 나아!” 도광이 얼굴을 붉히며 난감해했다.“그래! 늙은이, 네 딸은 이제 시집갔냐, 아직 안 갔다면 지금이라도 한 번 고려해볼까?” 도광이 갑자기 뻔뻔하게 말했다.“참나... 꺼져, 그때는 싫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원한다고? 내 딸의 딸이 벌써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날 밤, 조혜영의 방에서 이도현이 수건을 본 일을 다시 떠올리며 다소 어색해졌다.“오빠… 당신 지금 떠나는 거죠?” 조혜영이 갑자기 말했다.“네!”“내일 가면 안 될까요? 오늘 밤에 여기서 머물러요!”조혜영은 얼굴이 새빨개져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채 이도현을 쳐다보지 못했다.이 말의 의도는 너무나도 명백해서 바보라도 그녀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이건…” 이도현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도현 오빠! 여기 남아주세요, 오늘 밤만이라도 저와 함께 있어 주세요. 정말 당신이 보고 싶었어요! 당신의 여자가 되고 싶어요!”조혜영은 이도현의 망설임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그녀는 경매장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봐 왔다. 당연히 이도현처럼 뛰어난 남자는 주변에 많은 여자가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도현의 여자가 되고 싶었고 그가 자신을 잊지 못하게 하려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그의 첫 번째 여자가 되는 것이었다.조혜영은 이도현이 아직도 총각임을 알아챘다. 이는 그녀에게 가장 좋은 기회였다.속담에 따르면, 여자는 첫 경험을 함께한 남자를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한다. 그 여자가 이후에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나든, 첫 경험을 함께한 남자를 잊지 못한다.남자도 마찬가지다. 많은 여자를 만나더라도, 자신을 남자로 만들어준 첫 번째 여자를 평생 기억하게 된다.조혜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도현의 첫 번째 여자가 되려고 했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달랐다, 기회와 행복은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행복이 바로 눈앞에 있었고 자존심을 버리고 기회를 잡지 않으면 그 행복은 영원히 그녀의 것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혜영씨… 시간을 좀 줄래요? 지금 내 주변에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이 문제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당신에게 안정된 가정을 제공할 수 없을 거예요.”“내 상황을 알잖아요, 알다시피 내 곁에는 이미 여자가 있는데 당신이...” 이도현은 어떻게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
“어서 가요. 성역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던 말 꼭 지킬게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다음엔 꼭 성역에 데려다줄게요.”“동생을... 못 믿겠어... 어떻게 날 속일 수 있어... 정말 나빴어... 동생이 미워...”동백은 아주 억울한 표정으로 이도현을 한번 쳐다보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면서 달아났다.이도현은 동백의 반응에 소름이 끼쳤다.‘뭔 남자가 저래... 왜 응석을 부리고 난리야... 이름도 하필 동백이고...’방금 동백은 마치 남자에게 배신당한 여자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남자가 하니, 이도현은 속이 울렁거렸다.“젠장... 꼴 보기 싫어서 못 봐주겠네. 자네가 싫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이야.”이도현은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그는 문지해보다 훨씬 더 역겨웠다.“뭐야? 어디서 굴러온 놈인데 저렇게 행동하는 거야? 남자면 남자답게 행동해야지.”어전 호위무사는 울며 달아나는 사내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쪽이랑 친한 사이야?”어전 호위무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니, 전혀. 그런 사이 아니야. 함부로 말하지 마.”어전 호위무사가 툭 던진 말에 이도현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부정했다.‘날 엿 먹이는 거야 뭐야.’이도현은 이런 사람이랑 친하게 지낼 리가 없었다.“아까 친하게 부르던데.”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관심 꺼. 난 성역에 들어갈 건데 들여보낼 거야 말 거야?”이도현은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흥. 이 녀석, 결계를 통과해 성역에 들어가고 싶으면 그만한 실력을 보여줘. 넷째 황자를 건드린 네 놈의 앞날이 벌써 보인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 덤벼라...”말을 마친 어전 호위무사는 허리춤에서 보검을 뽑아 단번에 이도현을 향해 내려쳤다.순간 수십 미터 길이의 검이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다.이 상황에서 이도현은 서둘러 맞서 싸우지도 검을 꺼내 막지도 않았다. 그저 제자리에 서서 40미터 길이의 긴 검이 자신
사내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믿기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쳐다보았다. 이 모든 것이 꿈이길 바라면서 볼을 꼬집었지만 조금 전에 들은 것은 전부 사실이었다.사내는 성역에 들어가서 어떻게 단련하고 어떻게 체력을 기를지 계획했었다. 실력을 제고하고 금의환향하면 이웃들이 아주 부러워할 것이다.사내는 앞으로 꽃길만 걷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젊은 아버지의 힘을 빌려서 사업을 한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여겼다.사내의 이름은 동백이었다. 사내의 아버지가 지어준 예쁜 이름이었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수포가 되었다. 동백이 아버지라고 부르며 아첨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젊은이는 초대받은 귀한 손님이 아니라 대진제국과 천현문의 원수였다.동백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고 말았다. 괜히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따라다니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상상만으로도 행복했던 미래가 암흑으로 뒤덮였다.“아버지, 정말 대진제국의 손님이 아니었단 말이에요? 나를 속인 거예요?”동백은 울먹이면서 물었다. 입을 열자마자 어깨가 들썩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자가 바람난 모습을 목격한 여자처럼 온몸을 떨면서 슬프게 울었다.“나는 내가 대진제국과 천현문에서 초대한 손님이라고 말한 적 없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 혼자 제멋대로 생각하고 따라온 거잖아요. 나는 초대받은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러 가는 거예요. 무슨 상황인지 알겠어요?”이도현이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점점 일그러지는 동백의 표정을 보면서 통쾌해했다. 나이가 많은 남자가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부터 언짢았던 것이다.“아, 아니에요. 아버지, 지금 나를 놀리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죠? 나한테 장난친 거라고 당장 말해요. 아무리 나를 놀리고 싶었다고 해도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요.”동백은 이도현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장난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만약 같이 성역에 들어가고 싶다면 말리지 않을게요. 하지만 들어간 후에 알아서 하세요. 나는 사람을 죽이러 가는 거라서
멍청한 사내를 자식으로 둔 부모가 불쌍하다고 생각되었다.“네 아버지가 사람이라고? 어디 보자. 네 아버지가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 봐야겠어.”사내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 한 사람이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 흉악하게 생긴 그 중년 남자는 덩치가 컸고 언뜻 보면 백정 같았다. 그 남자의 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흘러나왔다.이도현은 그 남자가 영급 강자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영급 강자라면 고무계에서 일교의 교주이거나 고수들을 지휘하는 강자일 것이다.그러나 이곳에서 영급 강자는 문지기에 불과했다.“네 아버지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보거라.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 두 눈으로 확인할 테니 당장 내 앞에 데려와. 어떤 놈인지 궁금해지는구나. 만약 거짓말이라면 네 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중년 남자가 사내를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대인, 이분이 바로 저의 아버지예요. 대진제국과 천현문에서 성역으로 초대한 귀한 손님이라고요. 워낙 중요한 일이라서 이렇게 부탁드리는 거예요. 저희가 지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사내는 겉보기에 멍청한 것 같아도 상대를 협박할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대진제국과 천현문을 들먹였다는 건 사내한테 뒷배가 있으니 똑똑하게 처사하라고 경고하는 것과 같았다.“대진제국에서 초대한 손님이라면 내가 모를 리 없어. 손님이 이 결계를 넘지 못할까 봐 미리 나 같은 어전 호위무사한테 알려줬을 거란 말이야. 손님한테 밉보이면 안 되니까 며칠 전에 알려주면서 깍듯이 대하라고 했을 텐데... 오늘 손님이 온다는 소식은 없었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중년 남자는 씩 웃으며 이도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대진제국의 귀한 손님이라... 네 이름이 무엇인지 말해 봐.”중년 남자가 이도현을 향해 물었다.이도현은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일 줄 꿈에도 몰랐다. 비록 호위무사가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몰랐지만 결국 별 볼 일 없는 놈이라는 뜻이었다.아무리 덩치가 크고 강한 기운이 느껴져도 두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