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인 오민아 씨는 저의 초대를 받아 지국에 방문한 겁니다. 저는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귀중한 고객으로 여기며 지금 저희 야구치 가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전화해서 오민아 씨를 여기로 데려올게요!”그는 고개를 박으며 이도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모든 행동이 어찌나 숙련되었는지 보는 사람에게 안타까워하였다.이도현은 이 모든 상황에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됐어! 사람은 이미 내가 구했어!”“오! 내가 노구치 가문에 갔을 때 네 노구치 가문을 학살시켰다는 말을 깜빡했군! 전부 다 말이야!”“현재 야구치 가문에서 너 혼자 남았다.“이제 노구치 가문은 너만 남았어, 좀 이따가 네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 거야. 가족인데 다 같이 오손도손 죽으면 좋잖아.”이도현의 말을 듣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노구치 소토세은 순간 화가 치밀어올라 고개를 들며 큰 소리로 물었다.“뭐라고?”그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이도현을 향해 다시 한번 포효했다.“이도현, 너 뭐라고 했어?”“널 죽일 거야! 이 개자식, 아….”“흠! 날 죽여? 넌 아직 그런 능력이 없어! 나를 도발하려면 죽을 정도의 각오가 있어야 할 텐데. 하지만 난 널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죽음! 너에게는 너무 사치거든!”이도현이 말하는 동시 그의 격렬한 손짓과 함께 은침 몇 개가 날아가 노구치 소토세의 몸에 꽂혔다.“아….”다음 순간! 노구치 소토세의 몸은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팠으며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생과 사를 오가고 있었다.그는 몸 구석구석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으며, 신경 구석구석에 무수히 많은 짜릿함이 그의 고통을 격화시키고 있었다.그것은 또한 무수한 개미들이 그의 몸 구석구석을 찢어대는 것만 같았다.노구치 소토세는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느꼈으며 끝없는 고통으로 인해 땅바닥을 뒹굴었다.죽음을 두려워하던 그가 이제는 죽기만을 간절히 애원했다.“아…. 죽여, 이 자식아, 죽여! 날
“제발 물어봐요, 다 말해줄게요! 제발 죽여주세요.”노구치 소토세의 숨소리는 끝없는 고통 속에서 점차 옅어져 가고 있었고, 그는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남궁 가문이 학살당했을 때, 너희 지국 사람들이 49 선학 신침 몇 개를 얻어 가졌는데 지금 다 어디 갔지?”이도현이 물었다.노구치 소토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답했다.“당시 남궁 학살에 참여한 지국의 수많은 가문 중 노구치 가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얻은 49 선학 신침은 단지 세 개뿐이었고 저희 노구치 가문은 그중 하나를 지황제에게 바쳤습니다. 나머지 신침이 어디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래, 죽어버려!”말하는 동시 이도현은 무릎을 꿇고 있는 노구치 소토세의 천령을 발로 차버렸다.“고마워, 드디어 죽을 수 있어.”노구치 소토세는 죽음이 이렇게도 아름다운지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그는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다음 순간 이도현의 시선은 다른 사람에게 떨어졌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 번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신침이 누구 손에 있느냐!”야노 렌제의 시선은 이도현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도현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였으나 현재 그를 앞에 두고도 감히 복수를 하지 못했다.야노 가문은 원래 강력한 가문 이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살해 당하고 여동생을 가문의 수장이 되게끔 지원했으니, 야노 가문의 고수와 장로를 절반 이상 공제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하여 야노 가문은 절반으로 갈라져 실력이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그리고 그의 누이는 그한테서 권력을 빼앗아 모든 걸 장악 할 생각이었고, 이 기간에 야노 가문의 많은 자산과 권력은 모두 누이 쪽으로 쏠리고 있었다.이 모든 일의 원흉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남자였다.그동안 어떻게 하면 이도현을 죽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를 갈기갈기 찢어서 화를 풀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이도현을 마주하고 보니 자신이 무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움직일 용기조차 없었고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떨고
하지만! 그가 방에서 나오자, 순간 매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지국의 전사들이 온갖 무기를 손에 들고 방으로 돌진했다.이 사람들은 닌자, 사무라이, 낭인 등 각 가문의 고수들이 섞인 지국의 정규 군대였다.눈 깜짝할 사이에 방 전체가 포위되었다.검은 총구들은 이도현을 겨누고 있었다. 마치 명령만 내리면 이도현을 말벌 집으로 박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동족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겁에 질려 있던 덩치 큰 닭새끼들은 갑자기 거만해지기 시작했다.“하하하! 이도현, 우리 사람들이 오고 있는데 감히 거만하게 굴어, 지옥에나 가버려!” 이 사람들은 다시 고상한 모습을 되찾고 이도현을 무시하기 시작했다.그러자 그들은 악마처럼 하나둘씩 방에서 나와 자기 사람들 뒤에 숨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죽이지 말고 아주 따끔하게 혼내버려! 이 자를 제대로 연구할 시간이 필요해!”할말을 다한 그들은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네!’지국의 전사들은 큰 소리로 명령을 따랐다.갑자기!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던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가라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그의 차가운 말과 함께 그의 몸에서 차가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기운은 모두를 감쌌다.“이도현, 아직도 감히 거만하게 굴어? 네가 아직도 무적이라 생각해? 곧 죽음이 너한테로 닥칠 거야! 아직도 우릴 협박하고 싶어?”“조금만 기다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알려주마!”“젠장, 여긴 지국이야, 우리의 세계라고! 네가 뭔데? 우리 앞에서 무모하게 행동하고 싶다면 죽을 정도의 각오 정도는 있어야 해!”몇몇 사람들은 경멸에 가득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갑자기 이도현의 손끝으로 은침들이 나와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앞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은 은침에 의해 천도가 째려졌고 그의 얼굴에는 오만함이 사라져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믿을 수 없다는 시선 아래 그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고 숨을 완전히 거두었다.이 순간,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이도현은 허세를 한번 부렸을 뿐인데, 어중이떠중이 니뽄인들은 놀라서 제대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했다. 반응하고 든 첫 생각은 얼른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가자!”“빨리, 날 보호하면서 철수해!”“나도! 나도 보호해...”한순간,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흉흉하고 기세등등하던 사병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손에 있던 무기들도 버리고 하나같이 뒤돌아서 뛰면서 목숨을 부지하기에 바빴다.지켜달라고 외치는 어른들을 신경 쓸 틈도 없이 하나같이 본인의 목숨을 부지하기에 바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본인의 목숨이 소중했다.본인의 생명에 비하면 어른들은 하등 보잘것없는 존재였다.모든 무사가 무사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대다수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을 때, 무사도 정신은 먼지보다 못한 것이었다.반대편에서, 탄알로 죽이지도 상해를 입히지도 못하는 마귀를 그 누가 무서워 하지 않겠는가!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어중이떠중이들을 봐줄 이도현이 아니었다.‘씨발, 방금까지 잘 쏘더니, 다 쏘고 나니 바로 튀려 하다니! 머리가 꽃밭이네! 아무나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지! 나한테서 재미 봐놓고, 도망치려 하다니! 꿈꾸시네!’수중의 음양 부채를 휘두르자 강대한 기운이 뻗어져 나가 도망치던 사람들을 에워쌌다.아! 악! 하는 비명과 함께 어중이떠중이 같은 니뽄인들은 재가 되어버렸다.백여 명의 사람들을 정리하고 나자, 이도현은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그들의 앞이었다.손을 뻗은 이도현은 도망치던 사람 중 제일 앞에 있던 한 사람을 잡아 목을 부러트렸다.그는 다시 한번 사람들을 놀라움에 빠트렸다.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도현을 공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툭 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나는 황가의 사람이야. 지 황제의 애첩이야. 날 죽이지 마!”“많은 돈을 줄게. 미녀들도 많이 보내줄게. 뭘 요구하든 다 들어줄게. 날 죽이지 마!”“한 번만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
“개자식!”지 황제는 분노에 차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섰다.그 모습에 모든 대신이 놀라 부랴부랴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고정하시옵소서, 폐하!”비록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뭘 고정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사람들은 하나같이 무릎 꿇고 있으며 지금 무슨 상황인지 생각하고 있었다.한 염국 사람이 감히 지국에 와 난리를 부리다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비록 지국 인들이 그를 어찌할 수 없다 해도, 염국에도 지국의 끄나풀들이 있었다. 그들만으로도 그자를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비록 지국은 나라가 작았지만, 힘이 작은 것은 아니었다. 비록 염국에 지국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런데도 많은 간신배들이 지국을 위해 몸을 바치고 있었다.간신배들에게는 지국이 곧 그들의 조상이었고 무릎꿇고 지국의 발가락이라도 핥을 기세였다.하여 지국의 사람들이 가면, 그 간신배들은 환대하며 본인 나라의 동포들을 욕하며 자리를 빼앗아 양보하고 아양을 부리기에 바빴다.그 간신배들은 염국에 지국의 문화거리를 건설하고 지국의 노인들을 위해 요양원을 건립했으며 심지어 지국인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여 염국 사람들은 출입을 금지했다.이러한 간신배들의 행위는 지국 사람들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염국에 어찌하여 조상을 잊고 다른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잡종이 많은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이해는 안 되지만 그들은 지국 인을 위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수 있는 간신배들이 많아지길 바랐다.하여 그들은 염국 사람이 어찌하여 지국으로 와 난리를 부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염국 간신배들에게 보복당할지 두렵지 않았던 걸까?그들은 간신배들이 지국인들 앞에서 손자처럼, 강아지처럼 하루 내내 꼬리를 흔들며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지만, 같은 염국 사람에게는 자비가 없고 잔인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지 황제는 화가 치밀어 얼굴이 붉다 못해 검게 달아올라 분노에 차 외쳤다.“염국 새끼, 간이 부었구나! 감히 태양성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어이가 없구나
이도현은 뚱보 이름을 듣고 진지하게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는 놀란 눈으로 그 뚱보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쪽 이름이 복동?”“네…”뚱보가 수줍음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제기랄!이도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아니! 이게 대체 뭔 이름이래. 이렇게 돼지보다도 뚱뚱한 뚱보가 차라리 도야지라고 짓든지, 아니면 뚱이라고나 하던가. 왜 하필 복동이야!’이름에 ‘복’ 자와 ‘동’ 자가 들어갔을 뿐인데 왜 이렇게 역겨울까?“그 이름 진짜예요? 그쪽 아버님이 지어준 이름이에요?”이도현은 굴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아니요! 이 이름은 지황제가 지어준 거예요. 제가 침대에서 말을 잘 듣는다고 저더러 복덩이래요. 그래서 저를 복동이라고 부르곤 하죠!”“욱…”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위가 뒤집어지는 것처럼 구역질이 났다.‘이거 너무 역겹잖아.’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머릿속에서 그 화면이 스쳐 지났다. 돼지처럼 뚱뚱한 뚱보와 지황제가 침대에서... 욱...이도현은 역겨운 나머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더 생각을 이어나갔다가는 아마 그 자리에서 토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봐요! 당신들 지황제라는 사람, 그냥 돼지 아니에요? 그렇지 않은 이상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수 있죠!”이도현은 참지 못하고 험담을 늘어놓았다.“네가 감히 지황제를 무시해? 간덩이가 부었구나!”순찰병들은 그전까지 이도현이 누구인지 몰랐다. 게다가 그가 복동 어르신과 같이 있으니 감히 그에게 뭐라 하지 못했다.하지만 조금 전 지황제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이도현을 보니 그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극히 분노했다.“여봐라! 이 자는 염국인이다. 지황제를 죽이려 하고 있으니, 얼른 고수들을 불러 이 자를 죽이도록 해라!”이때, 뚱보 복동이가 갑자기 뚱뚱한 몸으로 미친 듯이 황궁 안으로 달려가며 크게 소리쳤다.“뚱뚱해 가지고 달릴 수 있겠어? ”이도현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은침 하나를 날리자, 뚱보 복동
이도현은 차갑고 강한 기운이 자기 얼굴을 향해 내리꽂혔다고만 생각했다.그것은 진정한 강자였다. 실력은 예측할 수 없었고, 그 기세는 놀라웠다!“당신은 제국의?!”이도현은 뒤로 물러서며 가볍게 칼을 피한 뒤 그 사람을 훑어보았다.“알면 됐다. 내 칼을 받아라!”그 노인은 다시 한번 이도현을 향해 칼을 가로로 휘둘렀다.“흥! 날 죽이려고? 그쪽처럼 병든 닭이 뭘 어쩌려고!”이도현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는 손에 들고 있는 음양 부채를 보검으로 삼아 단번에 그를 베어 버렸다.쾅!그 제국급 강자의 몸은 순식간에 반으로 잘리며 이도현에 의해 허리가 잘려 나갔다.“무전 어르신!”“무전 어르신이 살해당하셨어… 어떻게 이런 일이?”“지국의 제일 고수가 한방에 살해당하다니. 어떻게…”사방에서 달려 온 고수들은 방금 본 장면에 깜짝 놀라 멍해졌다!그들 마음속의 하늘의 신과 같은 무전 어르신이 살해당했으니, 그들은 그 현실이 믿어지지 않을 수밖에에 없었다.멍한 표정으로 놀란 병사들을 바라보던 이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신처럼 황궁 깊숙한 곳으로 걸어들어갔다.그 시각, 황궁 깊숙한 곳에 있는 지황제는 황궁 밖에서 이미 도살이 시작되었고 이도현이 이미 전멸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대신들과 함께 이도현을 비난하고 있었다.한 무장 군인이 나서며 말했다.“지 황제님, 염국인들 너무 방자한 거 아닙니까! 절대 이대로 가만둬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염국의 해명을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이 일을 확대하고 국제화하여 염국이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염국인의 진짜 모습을 알려야 합니다!”“그때가 되면 염국에서 저지른 행동은 반드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그때 그것을 핑계로 염국에 대해 비난하면, 강국에서도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실 것입니다!!”“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염국의 평화로움, 예의스러운 모습, 다른 나라를 침범하지 않는 이미지 등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전 세계
이도현은 모든 사람을 무시한 채 대전 안으로 한 발짝씩 걸어들어갔다.“누구야?”“간덩이가 부었구나!”“어서 무릎을 꿇지 못할까!”지국 대신들은 분노에 찬 상태로 이도현을 향해 소리쳤다.그들은 벼슬을 한 지 수십 년이 되어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지 황제를 보고도 이렇게 대담하게 걸어 들어가며 간덩이가 부은 사람은 그들도 처음 본다. 게다가 무릎을 꿇을 기미도 보이지 않으니 정말 대담하기 그지없었다.이도현은 걸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나 이도현, 빚을 독촉하러 왔지!”“뭐?”“당신이 바로 그 염국의 이도현?”“감…감히…”분노하던 대신들은 이도현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 동공이 흔들리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대궐 전체가 차가운 냉기로 변하는 것만 같았다.모든 대신은 등 뒤에서 찬 기운이 전해오는 것만 같았다.한편, 지 황제는 여전히 비교적 담담한 편이었다. 평소 고상함에 익숙해져서인지,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게 습관이 되어서인지 그는 이도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전혀 깨닫지 못했다.이때 지황제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이도현… 감히 내 황궁에 들이닥치다니, 간덩이가 부었구나!”“우리 황궁에는 무수한 정병과 강자들이 있어. 근데 당신은 여기 어떻게 들어왔지? 그들을 매수하기라도 했나?”지 황제는 아직까지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문제에 조금 빗나가는 질문을 던졌다.그는 이도현이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다른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채, 그가 황궁의 수비와 고수들을 매수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그 이유 외에는 이도현이 그를 놀라게 하지 않고 궁궐로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 보이며 답했다.“내가 매수한 건 염라대왕이라 할 수 있죠. 당신의 그 고수들과 정병들을 내가 지옥에 보내버렸으니까요!”“뭐? 말… 말도 안 돼…”지 황제는 귀신이라도 본 듯 두 눈을 크게 치켜떴다. 그는 이도현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쳐다봤다.그
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의 한방에 시체도 남지 않게 되었다.그때 그가 맞서 싸워야 했던 상대는 원력을 다루는 강자였고 그의 내공보다 더 높은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강자였다. 그런 강자를 제대로 상대해도 그는 손쉽게 죽을 것이 뻔했다.그가 나선다는 건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는 꼴이었다.그 상황에서 그는 절대 이도현을 이길 수 없었다.도망쳐 돌아온 후 아무리 사람들에게 해명하려 해도 그들은 그를 믿지 않았다.이미 그들에게 찌질하게 도망친 사람으로 낙인찍혀버렸던지라 그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괜찮았다. 소문이 돌면서 그가 했던 말도 신빙성이 있게 되었고 이도현이 막강한 실력을 소유한 강자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공작사 스님들마저도 굴복할 정도이지 않은가. 어쩌면 당연하기도 했다.호법 장로가 속으로 억울함을 풀게 되어 기뻐하고 있을 때 자미각의 각주가 말을 꺼냈다.“정말로 놀랍군! 믿을 수가 없어! 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소문에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곤륜옥의 비밀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하더군. 곤륜옥에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 믿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그 전설이 진짜일지도 모르겠군.”“그 외에는 정말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 도대체 어떤 천재가 세속계라는 자원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고 혼잡한 환경 속에서 겨우 삼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렇듯 끔찍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세속계를 떠나 우리 고무계에서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을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해냈군.”“정말 놀라워! 곤륜옥의 힘이 이렇게나 대단했다니! 그렇게나 신비로운 것이었던가. 전설에 따르면 곤륜옥은 어느 수련자가 남긴 것이라고 했지. 신선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물건이라고 했으니 아마 가짜는 아닌가 보군!”각주는 말하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수련자를 신선으로 만들어 주는 곤륜옥이라. 이것은 고무계의 무사들이 오랫동안 추구하던 것이었다.이때 다른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그
공작사 스님이 불효를 저지른 손자를 어떻게 훈계할지에 관해 이도현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설령 공작제국이 망해버린다고 해도 그는 동정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다만 공작제국에서 벌어진 일은 빠르게 소문으로 퍼지고 말았다.이도현은 공작제국의 도성에서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들을 열 명 처단했다. 귀수선비와 마도, 주육 스님이 이도현을 둘러싸며 공격을 펼쳤지만, 이도현이 전부 죽여버렸다.열 명의 고수들은 결국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도현은 공작사 스님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의 머리를 따버렸고 스님들의 존엄마저 꺾어버렸다.그러고 난 뒤 이도현은 공작제국으로 쳐들어가 청용문 밖에서 공작사 스님들과 대치했고 공작사 스님이 항복하면서 공작사의 보물 중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넘기고 말았다.심지어 공작상제는 이도현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이도현의 용서를 구했다. 이도현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공작제국을 떠났다고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고무계는 다시 한번 뒤집혔다. 귀령문이 이도현에게 멸문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를 처단해 버렸고 공작사 스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게 했다.이건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고무계의 노련한 고수들에 대해 말하자면 아무리 그들이 고수라고 불린다고 해도 새로운 세대가 기존의 강자를 처단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고수들이 처단당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 모두 놀라긴 해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었다.하지만 공작사 스님들을 굴복시켰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공작사는 고무계에서 천 년간 이어져 온 종파로 그 실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고 공작제국을 지킬 수 있는 정도였다. 실력이 없었다면 천 년간 이어져 내려올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종파가 이도현에게 굴복했을 뿐 아니라 공작사가 지켜오던 보물도 넘겨주었다고 하니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소문이 퍼지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같았다. 다
스님은 하마터면 자신의 큰손자 때문에 화병으로 죽을 것 같았다. 피를 토해낸 그는 이도현의 뻔뻔한 말에 다시 혈압이 올라가면서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커헉!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또 토해내게 되었다.“세상에, 스님. 왜 자꾸 피를 토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러면 몸에 안 좋아요. 나이도 많으신데 몸 생각도 하셔야죠!”'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약 올리고 있었다.“시주님, 원하시는 물건을 드렸고 요구도 들어주었으니 이젠 서로 원한이 없는 거 맞지요.”스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스님도 참, 저희한테 어떤 원한이 있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전부 오해잖아요, 오해!”이도현은 조금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계속 그들을 약 올리며 그들이 인내심을 잃고 자신을 향해 욕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스님들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라면 시주님께선 이만 가주시지요!”피를 토한 스님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로 말했다.“네, 네. 스님께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저희도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충고하나 해드리죠. 자식을 교육하든 손자를 교육할 때든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됩니다. 혼낼 때는 혼내고 죽여야 할 때는 죽여야 하는 거죠. 이미 망한 자식 농사 다시 하면 그만이잖습니까. 스님들도 아직 젊은 것 같은데 더 늦기 전에 자식을 낳으면 되지요. 굳이 이미 망한 자식한테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스님들 힘내세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이른 때거든요!”“이도현 시주님, 제발 이만... 가주시지요...”스님은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안색이 파리해지다 못해 보라색이 되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이도현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저런, 지금 화를 내시는 거예요?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스님께서 아직 화를 낼 기운이 있으신 거 보니 자식을 열 정도 더 낳을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누님들?”이도현은 선배들 옆으로 다가가
“됐네요. 이건 어차피 스님들 집안일이니까 제가 더 이상 뭐라고 말할 건 없죠. 집마다 사정이 있는 법 아니겠어요? 외부인이 간섭해 뭐라 말하긴 어렵죠! 스님, 방금 가버린 작은 스님이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도 아직 안 돌아왔네요. 핸드폰은 있으세요? 얼른 전화해서 재촉해봐요!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되잖아요!”이도현은 어느새 잔소리꾼으로 변해 끊임없이 입을 열었다.그가 내뱉은 말 전부 공작사 스님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괘씸하게도 말이다.이도현은 눈앞에 있는 스님들을 더 자극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화병으로 몇 명이 죽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었지만 칠색동백꽃을 가지러 간 스님이 돌아왔다.그는 두 손으로 옥상자를 꼬옥 들고 있었고 피를 토한 스님에게 다가갔다.“스님, 꽃을 가져왔습니다! 주지 스님이 말씀하시길 스님께서 잘한 선택이셨다고 합니다! 이 꽃 하나로 제국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도 이 꽃의 가치라고 할 수 있겠죠.”“그래, 역시 주지 스님이 절 이해해주시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불효자식 놈은...”스님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손자에 대해 말하려던 순간 다시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똑똑했던 아들에게서 어떻게 저런 아들이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 왜 황위를 저런 멍청한 손자한테 넘겨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얼른 물건을 시주님께 드리세요.”스님이 말했다.“네!”우혜 스님은 말을 하면서 들고 있던 옥상자를 두 손으로 이도현에게 건넸다.이도현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받은 후 열어보았다.옥상자 안에는 칠색동백꽃이 한 송이 있었다. 더욱 놀랐던 것은 칠색동백꽃의 꽃잎이 여전히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마치 금방 딴 것처럼 신선했다.일곱 개의 꽃잎은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순으로 피어 있었고 꽃잎마다 신비한 힘이 흘러나왔다.옥상자를 열었을 때 은은한
하늘에 닿을 정도로 지위가 높았던 황실 사찰은 공작제국의 수호진 자리에서 그저 한낱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찰로 변해버렸다. 어찌 보면 이전에 황실 일원이었던 사람들의 양로 사찰이 되어버린 것이다.아마 앞으로 더는 황실의 일원이 출가하여 공작사로 가서 스님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왕후들의 가족도 공작사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장군이나 호위무사, 대신들도 공작사로 출가하여 자랑스럽게 여길 일도 없을 것이다.게다가 오색신광신공과 금강불괴신공이 없으니 공작사는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철저히 평범한 사찰로 전락할 것이다.“이 배은망덕한 놈이! 감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나이 많은 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공작상제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그러나 공작상제는 그를 향해 차가운 명령만 할 뿐이다.“여봐라! 이 스님들을 전부 청용문 밖으로 멀리 내쫓거라! 여기는 짐의 황궁이다. 제국을 위해 일하는 곳이니 스님들이 들락거릴 이유가 없지. 얼른 내쫓거라...”공작상제는 거지를 내쫓는 것처럼 명령을 내리곤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불효자식... 커헉...”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뿜어냈다.그의 안색은 파리해졌고 온몸의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켰다.덜덜 떨리는 손으로 공작상제가 사라진 곳을 가리켰다. 오장육부가 곧 폭발할 것처럼 괴로웠다.“짐승! 저런 짐승을 보았나! 우리 황실에서 대체 어떻게 저런 짐승이 나올 수 있었던 거지?! 여봐라, 종인부로 가서 당장 저 후레자식을 제적하겠다고 전하라...”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크게 소리를 쳤다.이도현은 옆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는 단지 공작상제를 혼쭐내주려고 왔을 뿐인데 운 좋게 그들의 집안까지 무너뜨리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공작상제는 자신의 조상까지 버리고 마치 거지 취급하면서 쫓아내려고 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조상들의 지위를 박탈시키고 황궁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하면서 모든 복지와 혜택도 없애버렸다.이건 사실상 그들의 조상을 부정하는
“네, 이도현 님!”공작상제는 빠르게 이도현의 손에서 빈 찻잔을 받아들며 더 공손하게 대했다.“그럼 이쯤에서 하지. 이제 더는 볼일 없으니까 공작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봐도 돼. 남은 건 스님들과 얘기하면 되니까.”이도현이 말했다.“네, 전 이만 황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공작상제는 겸허한 태도로 말했다.”“조심히 가.”이도현은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 작별 인사를 했다.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공작상제는 이도현을 향해 미소를 지은 후 공작사의 스님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몸을 홱 돌려 문무대신들에게 말했다.“궁으로 돌아간다!”그러자 문무백관들과 왕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한쪽은 그들이 모시는 황제였고 다른 한쪽은 그들의 조상이었다. 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몰랐다.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그저 제자리에 서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문무백관을 보며 공작상제는 차갑게 말했다.“돌아가기 싫은 놈들은 내일 상소문을 올려. 영원히 돌아오지 마!”“여기 남아 있기 싫은 놈들은 나와 함께 궁으로 돌아간다!”그 말에 조금 전까지 망설이던 문무백관과 왕후들은 바로 선택을 내리며 명령을 따랐다.“네, 폐하!”조상님을 따르기보단 역시 관직이 더 좋았던 그들이었다.관직도 없는데 조상님을 모셔서 뭐하겠는가? 집에 모셔가 제사상이라도 차리겠는가?문무백관들도 더는 머물지 않고 걸음을 옮겨 공작상제를 따라갔다.공작사의 스님들은 공작상제의 무시에 이를 빠득 갈았다. 잔뜩 분노한 눈빛으로 공작상제가 떠나는 모습을 빤히 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가가서 훈계를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작 황제인 주제에. 난 네 조상이다, 이놈아!'‘지금 조상을 버리는 거야? 염병...'스님들의 마음속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표출할 수 없었다.그런데 이때. 이미 멀리까지 간 공작상제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명령을 내린다. 앞으로 공작사는 그냥 평범한 사찰이다! 절대 제국의 일이
스님은 차가운 얼굴로 공작상제의 연극을 지켜보았다.“이도현 님, 넓은 아량으로 저를 한 번만 용서해주시지요. 앞으로 이도현 님이 저희 공작제국에 온다면 아주 귀한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맹세할 수 있습니다! 이도현 님이 계시는 곳이 공작제국이기만 한다면 무슨 일이 있든 사람을 보내 정중하게 모셔오라고 하겠습니다. 거기로 제가 직접 마중을 나가 이도현 님을 환영하겠습니다!”“그러니까 이도현 님은 저희 공작제국에서 아주 고귀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 고귀한 정도는 저를 능가하고 공작제국의 황실도 능가하지요! 이번에 돌아가면 전 반드시 이도현 님을 위해 금과 옥으로 장생 위패를 만들어 저희 황실 위패가 있는 곳에 저랑 동등한 자리에 올려두겠습니다...”“너 이 자식! 지금 뭐라고 했느냐?”공작상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색이 어두워진 스님이 말을 잘라버렸다.‘이놈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지금 이도현을 조상으로 모시겠다는 건가? 아니, 지금 우리보다 더 높은 존재로 취급하겠다는 건가?!'조상의 분노에 공작상제는 무시하고 이도현을 향해 계속 말했다.“이도현 님, 이제야 제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이 생겼는지요?”이도현은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얼굴로 안색이 어두워진 스님을 보곤 말했다.“그래! 아주 마음에 드는군! 내가 이 차를 마셔주지!”“똑똑한 사람이군. 내게 성의를 보여줬으니 앞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생기거나 누군가를 죽여야 할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찾아와도 돼. 내가 한번은 도와줄 테니까. 착한 아이로군. 얼른 일어나.”이도현의 입에서 나온 착한 아이라는 말에 공작제국의 모든 사람들이 수군대고 있었다.착한 아이라는 호칭으로 이도현은 공작제국의 황가 조상님의 위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정말이지 일부러 사람 짜증 나게 하려고 한 것이다.공작사 스님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공작상제 뒤에 있는 왕후들은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너무도 끔찍했다.이렇게 뜬금없이 그들에겐 조상이 한 명 생기게 되었는데 어느 누가 평온할 수 있겠는가.이도
이도현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 속에는 약간의 조롱이 섞인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공작상제의 안색이 시러펗게 변했다. 굽힌 몸은 여전히 덜덜 떨리고 있었다. 참고 있는 분노 때문이었다.이도현은 선을 넘어도 단단히 넘어버렸다.그는 이미 충분히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 있음에도 이도현은 이쯤에서 끝내지 않고 그를 더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 말인즉슨 이도현은 그를 황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왜? 아직도 그깟 자존심 못 내려놓겠어?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가 봐?”이도현이 추궁했다.공작상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일으켜 고개를 돌린 뒤 스님을 보았다.그러나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지요. 잘못을 인정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고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는 법이지요. 하물며 우리 같은 스님들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데 황제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얼른 하시지요!”스님의 대답은 이러했다.그 말을 들은 공작상제는 죽일 듯이 스님을 빤히 보았다. 두 눈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고 언뜻 원망도 보였다.지금 이 순간 그는 스님에게, 그리고 이 공작사에 아주 큰 실망을 느끼고 있었다.공작사는 예로부터 공작제국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였다. 무슨 일이든 제국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면 공작사가 나서주며 해결해 주었다.그동안 공작사는 항상 황실의 존엄과 이익을 위해 싸워왔다.하지만 이번에 공작사가 적의 편을 서버렸고 그를 여러 번 실망하게 했을 뿐 아니라 망신을 당하게 내버려 두었다.그는 공작사가 변했다고 느꼈다. 변질된 공작사는 더 이상 공작제국의 수호신이 아니었다.공작상제는 스님을 한참 동안 빤히 보았다. 그는 스님이 마음을 바꾸면서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바랐다.그러나 결국 그를 실망시키고 말았다.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그는 시선을 거두었지만 두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심호흡한 뒤 공작상제는 다시 한번 허리를 굽히며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찻잔을 내
스님은 쟁반 하나를 두고 소리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왕후와 대신을 노려보았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작상제에게 찻잔을 건넸다.“폐... 폐하... 차... 차를 준비해 왔습니다...”지금 이 순간 왕후는 속으로 죽여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공작상제의 눈빛이 너무도 섬뜩했기 때문이다.공작상제는 자기 앞에 무릎 꿇고 두 손으로 찻잔을 들고 있는 왕후를 보았다. 정말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뺨을 때리고 싶었다.감히 정말로 그의 앞에 찻잔을 대령하다니. 너무도 적극적이지 않은가.‘사람답게 살 수 없는 거야?!'공작상제는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왕후를 보았다. 찻잔을 받을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폐하, 찻잔을 받으시지요.”왕후는 고개를 들 엄두가 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입을 열었다.공작상제는 여전히 손을 뻗어 찻잔을 받지 않았다.스님은 그런 공작상제의 모습을 보더니 잔뜩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귀가 안 들리시는 겁니까? 얼른 찻잔을 받으시지요!”“네, 알겠습니다!”공작상제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그는 이런 방식으로 마음속 가득 쌓인 불만과 억울함을 표출해 보려고 했다.이내 그는 왕후의 손에서 찻잔을 받은 후 이도현 앞으로 다가갔다.“이도현 님, 차를 마시지요!”이도현은 찻잔을 받지 않고 공작상제를 보았다.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구경꾼처럼 지켜보고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너무도 가소로웠다.한참 후 그는 탐탁지 않은 듯한 어투로 말했다.“이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다른 사람이 당신한테 사과할 때 이런 태도로 하던가? 몸을 낮추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거잖아. 당장 꿇어!”“너... 이도현! 적당히 하지? 내가 이미 머리까지 숙여줬잖아. 대체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거지? 선 넘지 마!”공작상제는 차갑게 말했다. 두 눈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그는 공작제국의 황제였다. 신분이 아주 높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찻잔을 공손하게 바치는 것만으로도 이미 논란이 될 정도였지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