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친구가 지국 노구치 가문 사람들에게 잡혔어요! 그쪽에서 저더러 지국에 오래요. 만약 가지 않으면 아마 제 친구가 그쪽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을 것 같아요!”“이번 일은 저로 인해 생긴 거라 제가 반드시 가야 해요! 어쨌든 제 원인으로 초래된 거라, 제 친구가 억울하게 피해당하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죠!”그 말을 들은 기화영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나도 같이 가! 그래야 나도 안심이 될 것 같아.”“너 산에서 내려온지도 얼마 안돼서 지국쪽 사람들이 얼마나 교활하고 뻔뻔한지 몰라서 그래. 그 사람들은 인간이라는 단어로 형용할 수 없어. 그들은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라고! ”“게다가 거기는 야심으로 가득한 나라이자 고마움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나라야. 네가 잘해줄수록 그들은 오히려 만만하게 볼 거란 말이야!”“그리고 그들은 야비한 인간들이라 네가 발로 짓밟아놔야 널 존중할 거야. 네가 그 사람들을 인간으로 보면 오히려 더 오만하고 적반하장일 거고!”“지국은 예로부터 우리 염국에 악을 행하여 대대로 우리 염국을 침략할 생각만 해왔어! 나라에서 동의만 했다면 내가 바로 용팀을 데리고 가서 그 쓰레기들을 전부 학살했을 거야!”“그러니 너 혼자 지국으로 가는 거 난 시름이 놓이지 않아. 게다가 너 혼자 그런 모험을 하게 하고 싶지도 않고!”기화영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말했다. 그러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연주 후배! 나 도현 후배랑 같이 지국으로 한번 갔다오려고...”전화기너머로 신연주가 답했다.“네 화영 선배. 소식 기다릴게요.”“진이 후배! 지금부터 지국의 경제 명맥을 흩트려놓고 발칵 뒤집어 놔.”홍분선자 연진이가 갑자기 흥미를 느끼며 신이 나서 말했다.“넵! 걱정하지 마요 화영 선배. 곧 재밌는 거 보시게 될 거예요. 하하! 마침내 이 짐승 같은 놈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됐군, 흐흐흐...”기화영은 이어서 향진성의 이추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추영 후
이도현과 한지음은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기화영을 바라봤다. 그녀는 그들 시선 속에서도 연달아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다.이도현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한지음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모습이었다. 이렇게 큰 진용은 처음 보았으니 말이다.그녀는 다시 한번 이도현 선배의 강대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한씨 가문은 돈도 좀 있는 집안이고, 황성에서도 꽤 이름있는 인물들이었다.하지만 진정한 실력 앞에서는 그들은 감히 손도 못 내밀 정도로 아무것도 아니었다.게다가 신연주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의 한씨 가문도 없었을 것이다.거기에 이도현은 선배 한 명 만으로도 염국 전체는 물론 세계 전체를 들썩였다.한지음은 순식간에 왠지 자기 자신이 이도현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기화영이 명령을 다 내린 뒤, 이도현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선…. 선배님. 굳이 이렇게 큰 진용으로 하실 필요가 있을까요?”그 말에 기화영은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머리를 매만지며 매혹적으로 답했다.“도현아! 이왕 일 벌일 거 내가 한번 크게 해주지. 때마침 일부 사람들에게 좀 똑바로 알려줄 수도 있고 말이야. 넌 화나지 않아?”“이번에 지국 가서 상황 좀 지켜봐. 만약 그쪽에서 오만한 태도로 나온다면 바로 그 손바닥만 한 섬을 없애 버릴 거야. 그러면 더는 거기로 갈 일도 없고!”“우린 그 사람들 대꾸할 필요 없어. 그것들은 본인들이 쓰레기인데 진짜 인간이라도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거든!”기화영의 멋진 말에 한지음은 다시금 깜짝 놀랐다.지국이 비록 작다 하더라도 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비교적 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과학적으로 보거나 경제적, 혹은 다른 영역으로 봤을 때도 엄청 강대한 곳이었다.어떻게 저렇게 쉽게 없애버린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그 시각, 화기영의 동해 용팀은 신용산 지역을 떠났다.한편, 그 시각의 신용산 내부 강씨 가문 거실.강씨 가문의 고위층인 모든 사람이 전부 이곳에 모였다.게다가 거실 바닥에는 흰 천에 싸인 수십 구의
“하하하…”“강 씨 가주님! 이도현 그 짐승 같은 놈, 그렇게 쉽게 죽여지지 않을 겁니다. 그 놈 죽이려면, 강씨 가문만으로는 부족할걸요!”강씨 가문의 가주가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로비 밖에서 오만하고 경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와 함께 거실에는 유령 같은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쓱!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 검은 그림자에 집중되었다.“뭐야!”“당신 누군데!”“이게 간덩이가 부었나.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와서 행패야! ”“시발! 이거 대체 뭔데? 감히 강씨 가문에 와서 이런다고? 뭐야!”강씨 가문의 무사들이 달려와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에워싼 채 그 오만한 놈을 그곳에서 죽일 기세였다.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전혀 긴장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신난 눈으로 강씨 가문의 가주를 바라보았다.강유란은 가장자리에 앉아 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당신 대체 누구야? 감히 여기로 와서 행패를 부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혈귀! 천마!"그 말을 들은 강씨 가문에서는 모두 급격히 표정이 변했다. 그들은 자신들에 의해 둘러싸인 검은 옷 사람을 경악하며 바라보았고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혈귀는 그야말로 너무 무서운 것이었다. 그들은 고대 무술 가문의 일원으로서 혈귀의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만약 이 사람들이 암살한다면, 한 순간에 수백 명이 죽을지도 모르는 것이다.한참 뒤, 강유란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이도현이 당신들 혈귀쪽 하고도 원한이 있는가?”천모가 답했다.“어디 원한 뿐이겠어요. 아주 피맺힌 원한입니다.”그러자 강유란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혈귀는 천하제일 킬러라 하지 않았는가? 천하에 당신들이 죽이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더니. 그게 신일지라도 혈귀라면 반드시 죽일 수 있다고 했잖는가!”“왜? 이젠 이도현 하나도 죽일 수 없어 직접
“과장 하나 없이 이도현이 다음에 신용산에 올 때면, 당신들 강씨 가문이 멸망할 때일 겁니다!”“강 씨네 가주님. 만약 강씨 가문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체면이 여전히 먹힐까요?”그 말을 들은 강씨 가문의 모든 사람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 이유는 끔찍한 사실이 하나 생각났기 때문이다.이도현이 얼마나 강한지는 그 실내에 있는 사람 모두 직접 본 적이 있다.게다가 전에 이도현이 갈 때 한마디하고 갔었다. 다음번에 그가 올 때는 강씨 가문과 고전 가문에게 보복이 올 것이라고 했다.만약 이도현이 진짜로 온다면 강씨 가문과 고전 가문에서 누가 이도현을 막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전에 고전 가문의 어르신도 이도현과 맞설 때 서로 타협하고 양보했으니 대체 그 누가 이도현의 상대가 될 수 있단 말인가?강유란은 아래에 서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더니 이내 굳어진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헛소리 집어치워!”“여봐라! 이것들 당장 쫓아내. 우리 강씨 가문에서는 킬러조직 사람들을 반기지 않거든!”그러자 천마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강 씨네 가주님, 생각 잘하셔야 해요. 진짜로 저희를 쫓을 예정인가요?”강유란이 분노하며 답했다.“꺼져! 돌아가서 혈귀쪽 사람들에게 알려. 앞으로 만약 또 강씨 가문에 찾아온다면, 강씨 가문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하하하…. 아이고 가주님.”천마가 크게 웃어 보였다."장 가주님, 그 당시 남궁 일가의 죽음 잊으셨나요?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이도현한테 당시 남궁 일가 학살에 가담한 사람들의 목록이 있습니다!""사실은 저희 혈귀 조직의 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에 의해 살해당했거든요. 유명 조직의 지장보살도 살해당했고, 우리 혈귀 조직의 두 번째 지도자도 살해당했습니다!""게다가 남궁 가문을 학살하고 그 여인을 강제로 죽였을 때, 강씨 가문에서 그 여자한테서 선학신침을 얻게 되었죠? 남궁 가문의 보물, 천지의 보물도 얻었고요!""그때 저희가 그토록 쉽게 남궁 가문을 학살한 것도 여기 강 씨네 공헌이 크다고 할
지국으로 가는 길, 기화영은 사람을 시켜 한지음을 황성으로 보냈다.한지음이 무술을 할 줄 모르는지라 그녀까지 데리고 지국으로 갈 수는 없었다.한지음을 배웅한 후 기화영과 이도현은 곧장 지국으로 갔고, 동해용팀도 바짝 뒤따르며 동해에서 지국과 가장 가까운 섬으로 향해 진을 준비했다.특수전투기를 타고 갔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빨랐고, 짧은 시간 안에 지국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그 시각! 지국 태양성.오니 화산 아래 노구치 가문의 영지,노구치 소토세가 가문에 도착했다.“이 여자 가둬버려! 집안의 다른 남자들이 침범하지 않게 잘 봐둬! 나 나갔다 올 테니까!”노구치 소토세는 서둘러 차에 올라오니 화산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그는 이 일을 노구치 가문의 어르신들에게 알리려 갔다! 어쨌든 이건 중요한 일이니 반드시 보고해야 했으니 말이다.한편, 오민아는 현재까지는 정신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그러나 겁에 질려 얼굴은 창백한 상태였다.이윽고 그녀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이끌려 내려갔다. 어떠한 운명이 그녀를 기다릴지는 그녀도 모르고 있고 말이다.노구치 가문에 들어섰을 때, 노구치 가문의 사람들은 오민아의 미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염국 여자야!!”“너무 이쁜데!”“하룻밤만 같이 즐길 수 있다면 2년을 적게 살아도 난 좋아. 내가 많은 염국 여자와 놀아봤지만, 이렇게 예쁜 건 또 처음 보네!”“흐흐! 이런 여인을 우리더러 놀 수 있게 하겠어?”오민아를 지키고 있던 무사의 이름은 노구치 카메다 였다. 이윽고 그가 진지하게 답했다.“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어디 한번 와서 놀아봐!”“소토세 어르신이 이 여자는 그 누구도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어! 누가 건드리면 그 사람을 죽일 거야!”“이 여자랑 연관된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야! 그러니까 다른 마음 먹지 마. 잘못하다간 큰코다치니까!”“허! 그냥 염국 여자 아니야? 노는 게 왜? 이 여자만 안 죽이면 되지 뭐!”한 무사가 납득이 가지 않는 듯 말했다.“그러게! 우리도 염국 여자 많이 놀아봤
“카메다 군! 소토세 대장님이 이 여인은 놀면 안 된다며? 그럼 보는 건 괜찮지? 이 여자 바지 좀 벗겨서 진짜 처녀인지만 보려고. 확인되면 그냥 갈게!”그 말을 들은 노구치 카메다가 말했다.“이 여자를 건드리는 것 외에, 다른 거는 소토세 어르신이 말하지 않았어.”“말하지 않은 거면 가능하다는 거네. 그래! 여기서 이 아가씨를 한번 벗겨보자고, 어디 한번 확인 좀 해봐야지!”그 남성은 바로 앞으로 다가서며 오민아의 바지를 내리려 했다.“아…나쁜 놈! 짐승! 저리가…꺼져…하지 말라고…아악…이도현…살려줘…”오민아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그녀는 죽는 건 겁나진 않지만, 자신의 순결이 더럽혀지는 건 겁이 났다.만약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바지가 벗겨진다면 그건 죽는 것보다 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녀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그녀에게 있어 자신의 모든 것은 이도현 것이어야만 하고, 몸 또한 이도현만 봤기에 이도현것이라고 생각했다.“하하! 아가씨가 격렬히 버둥대네. 그러면 소녀인지 아가씨인지 어디 한번 볼까! 착하지? 움직이지 마. 오빠가 이따가 맛있는 거 줄게!”그들은 비열하게 웃어 보이며 손으로 오민아의 벨트를 잡은 채 벗기려 했다.이때 갑자기!번개가 번쩍이며 은침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은침은 번개처럼 순식간에 지국 남성의 미간에 꽂혔다!“악…”그 남성의 비명과 함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의 짧은 몸에 쏠렸다.“당신 뭐야, 젠장!”“아…당신…”밖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비명과 외마디 비명은 듣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뭔 일이야?”“어떻게 된 일이야!”조금 전까지 오민아를 둘러싸고 강제로 바지를 벗기려던 그 한 무리 지국인들은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들이 반응했을 때는 밖의 갈기갈기 찢어진 시체들이 이리저리 멀리 날아갈 때였다.살해된 사람들은 매우 비참하게 죽었고, 온전한 시체는 한 구도 없었다.“누구야! 감히 우리 노구치 가문에서 사람을 죽여?”“빨리…빨리 족장님한테 알려! 큰 적이 왔다고
그 시각 오민아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고 눈빛에는 반가움과 온화함으로 가득 찼다.이도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 눈의 눈물이 떨어졌고, 떨리는 입술과 함께 그의 이름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도…도현 씨…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진…진짜 왔네? 도현 씨 맞아?”말을 마친 뒤 오민아는 눈물범벅인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 미소는 신남과 부드러움으로 섞여 있었다.“도…도현 씨…여기 온 것만으로도 난 됐어요. 나…죽는다 하더라도…행복할 거야. 아쉬울 거도 없을 것이고.”그 시각 이도현의 눈빛에는 씁쓸함이 스쳐 지났다.“오…”그는 무의식적으로 오민아 씨라 부르려 했지만, 왠지 그렇게 부르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민아 씨 외에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그도 잘 몰랐다. 어쨌든 그가 오민아에 대한 감정은 한지음처럼 그런 느낌은 아니니 말이다. 괜히 친근하게 부르면 오히려 더 오해가 쌓이지 않겠는가!비록 오민아의 몸을 본 적도 있고 그녀의 몸을 스캔까지 했지만 그건 무의식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그는 일부러 한 게 아니라고 맹세할 수 있었고, 이런 오해가 생긴 것 또한 오민아만의 오해이었다..“걱정하지 마요!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이도현은 마지막 한마디를 건넸다.이윽고 이도현의 시선은 다시 지국인들에게로 향했고, 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의 눈빛은 분노로 가득 찼다!끝없는 분노가 단번에 그의 마음속에서 우르르 타올랐다.하긴! 누구라도 이런 협박을 받으면 화가 날 것이다.조혜영을 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곧이어 한지음이 잡히고 아직 집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오민아가 잡힌 것이었다.그는 이 고전 무술 가문의 대 세력들이 왜 이렇게 밖에 못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렇게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의 주변 사람을 잡아가는 건 비겁한 짓 아니겠는가? 설령 잡아간다고 하더라도, 남자를 잡아갈 것이지 여자를 잡아가는 게 무슨 능력이란 말인가?비록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들은 마치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듯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단 한 번의 부채질로, 수백 명의 노구치 가문의 고수들은 완전히 잿더미로 변했고, 조금의 흔적도 남겨지지 않았다.이도현은 그제야 앞으로 나가 오민아의 밧줄을 끊어줬다.그제야 오민아는 자유를 되찾았다 느끼며 바로 이도현의 품에 안겼다. 그녀는 비로소 안도감을 느꼈고, 그녀는 이도현의 품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다.“도현 씨!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어! 이…이도…”요 며칠 동안 오민아는 겁에 질린 상태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행여나 잠들면 지국인들에게 해코지를 당할까봐 두려웠으니 말이다.하여 그녀의 정신은 항상 긴장된 상태였고, 이도현을 본 뒤 마침내 긴장된 마음이 풀렸는지 갑자기 기절해 버린것이다. 그녀는 이도현의 품에 쓰러진 채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이도현은 부랴부랴 오민아의 상태를 체크한 뒤,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현 후배! 너…”이제야 급히 달려온 기화영은 이도현의 품에 안긴 여자를 보며 다급히 물었다.“이분은 괜찮지?”이도현이 머리를 저으며 답했다.“화영 선배! 오민아 씨 잠깐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부탁드릴게요!”“나머지 일은 저한테 맡겨요!”이도현은 말을 마친 뒤 기화영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오민아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바로 뒷모습만 남긴 채 그 자리를 떠났다.이도현은 연진이가 제공해 준 정보에 따라 바로 노구치 가문의 최종 본거지인 오니 화산의 깊은 곳으로 향했다.“누구야! 꺼지지 못해?”“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노구치 가문의 영지로 와? 죽고 싶어 환장했지!”“당장 저 사람을 죽여라!”낭인과 닌자 몇 명이 다짜고짜 이도현을 향해 손을 들었다. 지국 무인들은 다들 내공이 낮은 건 아니었다.그러나 이도현의 눈에는 그들 내공이 볼품없기 그지 없었다. 그가 손에 있는 음양부채를 흔들자, 가는 곳마다 사람이 산산조각이 난 채 검은 숯이 되거나 가루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