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머리 위로 까마귀가 무수히 날아가는 듯 하였고 마음속으로 양이 무수히 뛰어다닌 것처럼 복잡했다."꺼져! 자꾸 헛소리하면 내가 널 쫓아낼 거야!""아니에요, 사부님. 저는 사부님이 피곤하신 걸 알아요. 갑시다, 방은 제가 다 마련해 놓았으니 얼른 가서 쉬세요. 저녁에 다시 보여주세요!"문지해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아양을 떨며 말했다."젠장…."이도현은 완전히 말문이 막혔다.답답한 나머지 이도현은 이런 제자를 받은 업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때, 그의 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그의 휴대전화는 신연주가 준 특수 제작에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핸드폰이다.이 특수 휴대전화는 일반 전화와는 완전 달랐다. 지하에서 이렇게 오래 보냈는데 휴대전화가 아직 배터리가 있다.이도현이 번호를 확인해보니 '조혜빈'이라고 떴다."여보세요? 너 무슨 일이야?"전화 안에서 조혜빈의 목소리는 매우 급한 것 같았다."도현아, 전에 네가 말했지, 내가 너한테 선학신침의 소식을 알려주기만 하면… 그런데 네 말이 여전히 유효할지 모르겠어."이도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내가 한 말은 당연히 지킨다."이도현의 말을 확인받은 전화 속 조혜빈은 눈에 띄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부탁했다."도현아, 우리 조 씨 집에 큰일이 생겼으니 제발 우리 조씨 집안을 살려줘! 네가 한번 손을 써주길 바란다."……동시에 향진성의 호텔을 빠져나오는 사람 중에 삿갓을 쓴 남자가 창가에 서서 화봉산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 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 한 통을 걸었다."통령님! 이미 밝혀졌습니다, 이도현이 죽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여러 명의 고수, 문지해, 라크라샤도 있어요. 지난번에 이인자를 죽인 사람이 이 둘 중 한 명이라고 의심이 듭니다!"통화 속에서 통령님의 말이 전해왔다."말도 안 돼. 문지해가 그전에 이도현과 아무 왕래가 없었고 라크라샤도 그럴 리가 없어!"그 말을 들은 남자는 어리둥
한편, 이도현은 아직 통화 중이었다. 그는 조혜빈에게 무슨 일이냐는 질문 대신 언제 그가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조혜빈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더니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 "혹시 지금 시간이 괜찮으면 우리 집에 올래? 만나서 집 상황에 대해 직접 말해줄게. 그리고 나도 잘 모르겠어! 언제 일이 일어날지…""좋아! 주소 찍어줘, 내가 곧 갈게."이도현은 흔쾌히 승낙했다.조혜빈이 주소를 알려주자 이도현은 전화를 끊고 이추영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이추영은 웃을 듯 말듯 이도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조심해!""나 먼저 갈게, 돌아오면 전화 줘. 내가 데리러 갈게! 마침 나도 요 며칠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이도현은 이추영의 웃을 듯 말 듯한 웃음을 보면서 늘 무섭다고 생각했다. 이추영의 아름다운 눈빛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알겠습니다, 선배님도 조심하세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선배님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가장 일찍 도착할 것입니다!""좋아! 앞으로 우리 선배들은 네가 보호해야 해."이추영은 두 걸음 앞으로 나가 이도현의 품에 안겨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쁜 놈! 다음에 오면 또 마사지해줘. 그땐 옷 안 입을 거다!" 이추영은 말을 마친 후 섹시하고 아름다운 입술로 이도현의 귓가에 뜨거운 입김을 뿜어냈다.순간, 이도현은 천 볼트의 전압에 감전된 듯 온몸의 근육에 힘이 쭉 빠져나가면서 벌벌 떨었다."허허허…이 나쁜 놈아, 너 정말 민감하구나…"이추영은 말을 마친 뒤 웃으며 떠났다. 홀로 남겨진 이도현은 바람 속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헉, 나 지금 희롱당한 거야? 하느님 맙소사, 내 G점이 귀에 박혔다니…"이도현은 완전히 마비될 것 같았다. 이추영에게 말로 희롱 당했을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희롱당했다.'귀에 바람을 불다니…이건 여자한테 쓰는 수법이잖아, 왜 나한테 쓰는 거야, 그럼 난 뭐가 되는데?'이도현은 아직도 뜨거운 귀를 만지며 처음으로 남녀 관계에 의심을 하
그런데 남자는 결혼했다며 그녀를 거절했고 거절당한 여자는 화가 나서 남자의 차를 발로 세게 걷어차 경찰을 부르겠다며 그 남자를 고소했다. 그 이유는 그 남자가 여자의 뜻에 어긋났기 때문이다.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미친 여자들이 다음 단계에서 어떤 충격적인 행동을 할지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아이를 낳는 것도 힘든데 아직도 자기 애인지 아닌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여자들이 과연 순결하다고 할 수 있을까?"세상 풍조가 날로 나빠지네. 역시 사부님 말씀이 옳았어. 남자는 산에서 내려오면 반드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이도현은 감회에 겨워 문지해를 데리고 조혜빈을 만나기로 한 곳으로 향했다.……30분 뒤 헬기가 이도현 옆에 착륙했다.내려온 사람들은 이도현의 신원을 정확히 물어본 뒤 공손히 헬기에 태웠다.곧 헬기가 섬에 도착했는데 그 섬은 크지 않고 수천 평방미터 넘는다. 산꼭대기에는 호화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고 헬기도 많이 있었다.이도현이 헬기에서 내려 장원에 왔을 때, 이곳에는 이미 많은 부자가 와서 떠들썩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이들은 이도현을 보자마자 역병을 만난 듯 재빨리 장원으로 들어갔고 마치 이도현을 보는 것이 두려운 듯했다.이윽고 조혜빈이 직접 와서 이도현을 맞이해주었다.며칠 못 본 사이에 조혜빈은 지난번보다 훨씬 초췌해졌고 정신도 없어 보였으며 얼굴도 창백했다.조혜빈은 이도현을 보고 미소를 짓고는 그의 뒤에 문지해를 보며 인사했다."문 어르신,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문지해는 빙그레 웃으며 회답했다."안녕하세요! 사부님과 함께 왔습니다!”이때 문지해는 개구쟁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표현도 정숙한 노인과 다를 바 없어 이도현은 속으로 그를 양면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꾸짖었다."사부님?"조혜빈은 어리둥절해서 문지해에게 사부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문지해도 이제 곧 100세가 되는데 사부는 늙은 괴물이 아니겠는가!"이분이 바로 우리 사부님이에요!" 문지해는 이도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아..."
한길 따라 들어간 이도현은 이 곳의 장식이 무덤과 같다며 생각하는 동시 이상한 현상을 보았다. 바로 조씨 가문의 아가씨인 조혜영의 존재감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조씨 가문의 수많은 하인들은 그녀가 지나갈 때면 아무도 그녀에게 인사를 올리지 않았으며 손님인 우리들한테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이도현은 무척 다른 태도로 다른 손님들에게 술을 올리고 있는 하인들을 보았다. 하인들은 자신이 들어가면 공기를 대하는 것처럼 쌩 지나가며 무시를 하였다.술은 올리는 건 상상도 못했고 하인들은 마치 역병의 악마를 보는 것처럼 서둘러 그들을 피했다! 이도현 무리를 대하는 하인들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이 장면을 마주한 조혜영의 얼굴은 순간 붉어졌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그는 서둘러 이도현과 문지해에게 직접 술 한 잔을 올리며 정중히 사과하였다.“이 선생님, 문 사부님! 너무 죄송하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중병에 걸리셨거든요. 진찰하러 오신 의사 선생님들도 전부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태에 도달했다고 하네요.”“갑작스레 발생한 일이라 미래에 누가 조씨 가문을 물려받을지 할아버지께서 미리 지정해 주시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희 가문의 몇 명 삼촌들은 벌써 자산을 쟁탈하겠다며 칼을 뽑기 시작했고 현재는 이미 상황이 심해져서 전쟁을 시작할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저희 혈통은 우세가 없었어요. 그래도 저희 할아버지께서 건강하실 때는 누구도 저희를 괴롭히지는 못하였는데, 지금 할아버지께서 몸져누우시자, 삼촌들은 질세라 본성을 드러내며 저희를 사람처럼 여기지도 않아요.”“보다시피 하인들조차도 조씨 가문의 맏딸인 저를 감히 업신여겨요. 만약 삼촌 중 한 명이 권력을 잡는다면 그때면 아가씨인 전 집 문 밖으로 쫓음을 당할 거예요!”이도현은 조혜영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게 심하지는 않잖아요? 당신이 권리를 얻지 못하더라도 기껏해야 가족의 핵심에서 쫓겨나지, 당신을 문밖으로 쫓아버리지는 않을 거예요.
조혜영의 말을 듣고 나서 이도현은 어느 정도 이해했다.사람은 돈을 위해 죽고 산다. 돈 앞에서 가족들 간의 핏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대부터 현재, 만약 권력의 투쟁 전에서 실패하여 집 밖으로 쫓겨난다, 이건 그래도 핏줄을 보아서라도 한발 양보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 일부 독한 사람들이라면 아마 싹 다 죽여 씨를 없애는 경우가 다반사였다.이도현은 한탄했다. 이 세상은 때때로 정말 공평하다고. 당신에게 무언가를 주는 동시 무언가를 빼앗아 간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들의 부를 부러워하지만 반대로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친정을 부러워한다고 한다.솔직히 말해 모두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도래된 결과일 뿐이다. 인간의 탐욕이 도를 초과하면 자신에게 해가 되어 돌아온다. 사실상 고전 무술 왕국은 평범한 가족이 한평생 써도 쓰지 못하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그들은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이 모든 재산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을 뿐, 그 누구와도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조혜영을 불쌍히 여겼다. 그녀는 오민아와 비슷한 처지였다. 자신의 운명을 좌우지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굴복하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불쌍한 여자라고 생각하였다.이도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럼, 당신은 저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나요? 당신의 삼촌들을 죽여달라는 생각은 아니겠죠? 그럴 경우 저는 아무 도움도 드릴 수 없습니다!”조혜영은 서둘러 답했다.“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이 선생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 아직 그렇게까지 미치지는 않았어요.”“이 선생님! 오늘 오후 제 삼촌과 사촌들이 저의 집 무술 경기장에서 가문의 수장 자리를 정하는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그때면 각자 실력이 우수한 부하들을 이곳에 속속히 보낼 것입니다.”“그때면 아마 아주 많은 강자와 재벌들이 같이 참가할 거예요.”“이 선생님께서 저의 혈통을 대표하여 경기에 출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저의 부탁입니다. 당신이 만약 시합에서
그 후! 조혜영은 이도현과 문지해과 함께 조씨 가문의 산 뒤편에 있는 무술 경기장으로 갔다.그들이 무술장에 도착할 때쯤 현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으면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다.예로부터 지금까지 구경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았다.큰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으로 빼곡히 차 있었고 그중에는 재벌들도 많았으며 고대 무술 가문을 물려받은 사람들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다른 하나는 말할 것도 없고, 여기 조씨 가문에 올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도 몇 명 있었다!조혜영이 이도현과 문지해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을 때 많은 사람은 이들 무리를 발견하였다.이도현을 본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이도현한테 모였다.그 사람?“이도현?”“저놈 때문에 장천 전신 가문 전체가 향진성에서 모두 다 사라졌어!”“이 악마 같은 녀석!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경기장에 있는 사람 중 많은 사람은 그날 희봉산에 있었다. 그들은 그날의 광경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까지 알고 있었다.이도현이 갑자기 나타나고 그 뒤에는 문씨 가문의 어르신이 뒤따랐기에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이도현의 곁에 왜 문 어르신이 계시지? 이도현이 문 어르신의 셋째 아들을 죽이지 않았어? 왜 문 어르신은 이도현의 뒤를 따라다니며 부하처럼 행동하는 거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도현의 등장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모든 사람이 충격을 받고 있는 순간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도현! 모두가 널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디에서 뭐하고 온 거야? 지금의 널 봐봐! 어떻게 되었는지! 저런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다니! 넌 모르겠지만 우리 조씨 가문은 얼굴은 아직도 뜨겁다고!"이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조혜영의 둘째 삼촌인 조건희였다!조혜영의 아버지는 조씨 가문의 장남이었지만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조씨 가문의 상속은 조건희가 우
“흠! 너한테는 위아래가 없구나! 버릇없는 것! 잠깐만은 거만하게 놔두지. 경기가 끝나고 두고 보지. 가문의 가장을 화나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마!”조건희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많은 사람 앞에서 조카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이 현상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멍청한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허세가 너무 깃든 나머지 그는 이제 체면 따윈 지키지 않았다. 많은 사람 앞에서 그런 표정을 짓다니, 그는 정말 남들이 비웃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고 수치심을 얼굴에 새겼다.순간! 그의 시선은 다시 이도현에게로 향했다.“당신이 말로만 듣던 이도현이 군. 오늘 우리 조씨 가문에 왔을 때는 손님으로 대접해 주지만 한마디 충고를 해주지. 남의 일에 신경을 끄는 게 좋을 것이야. 아니면 오늘 여기를 떠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 못 해.”“물론 지금 나가고 싶다면 우리 쪽에서 사람을 보내서 당신을 나가게 하고 또한 평생 쓸 수 없는 돈도 주겠어! 만약 내 충고를 듣지 않는다면 당신은 죽음보다 못한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야!”조건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현장은 갑자기 고요해졌고 모든 사람은 놀란 나머지 자기 자리에 멀뚱히 서있었다.감히 이도현을 협박하다니, 그는 분명히 낮술을 했을 것이다. 제정신이 아닌 이상 그런 말은 하지 않았으니, 조건희는 현재 허세로 가득 찬 상태였다.이도현도 매우 놀랐고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어우 놀라라. 하지만 어쩌죠? 제가 원래 오지랖이 넓어서 남의 일에 참견을 잘해요. 저 지금 안 떠날 거예요. 이 일 저 참여하게 놔두죠. 죽음보다 못한 삶이 뭔지 경험하게 놔두세요.”“뭐?”현장에 있는 모두는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이도현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조씨 가문이었다.아무리 강한 자라 하지만 그곳의 세력은 이기지 못한다고 하였다. 남의 집 안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건 살짝 도를 넘은 발언이었다.그리고 조 씨 가족은 오래된 가문으로서 밖에서는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내공으로 따지면 웬만한 고전 무술 왕족
“뭐? 조혜영, 너 체면은 있는 거니?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렇게 수치스러운 말을 하다니. 너 남자한테 미친 거지? 미치지 않고야 여기까지 와서 자랑하며 우리 조씨 가문의 얼굴을 하다니.”“흠! 뻔뻔한 년, 너 진심으로 우리 조씨 가문이 망하길 바라지? 그래서 일부러 이런 사단까지 만드는 거지?”조혜영의 삼촌과 사촌들은 조혜영이 고작 남자 친구를 찾는 것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처럼 조혜영에게 언성을 높이며 모진 말을 하였다.조혜영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반박하였다.“삼촌들, 나 조혜영이 어떤 남자를 찾는지, 당신들과는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삼촌들이 뒤에서 펼치는 추잡한 일들만 해도 조씨 가문을 충분히 욕 먹게 하고 있어요. 이런 것까지 제가 일일이 말해야 하나요.”“경기장 위에서 무술에 비기는 것이 우리 조씨 가문의 전통이지, 여기서 누가 말하는 것이 더 도리가 있는지를 비기는 것이 아니다.”“당신들은 사람들을 함부로 데려올 수 있잖아요. 심지어 염국의 사람들을 데리고 왔잖아요! 그런데 저는 왜 데리고 올 수 없나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고 제가 만만하게 보이나요. 그렇게 함부로 괴롭혀도 되나요! 나 조혜영의 남자! 오늘 경기에 참가할 것입니다! 조 가문의 가장, 우리 아버지를 대신하여 뺏어올 겁니다!”조혜영의 아리따운 얼굴엔 차가운 표정으로 뒤덮어졌다.그녀는 삼촌들과 논쟁하고 싶지 않았고 남들이 보는 눈앞에서 조씨 가문의 웃음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참고 넘기엔 삼촌들의 도가 넘은 발언과 행동이 조혜영의 심기를 건드렸다.“하하하! 좋아! 그럼, 네가 데려온 이 남자 얼마나 강력한지 어디 한번 보지.”“조혜영, 너 마음 준비 단단히 하도록 해. 우리가 힘 조절을 못해서 실수로 이 남자를 죽일 경우 너 과부가 될 거야.”“하하하! 둘째 형, 과부가 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럼 과부인 조혜영에게 대니를 소개해 줘야겠네요. 건장하지, 심지어 로마국의 젊은 공작이기도 하지. 또 밤이면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세 명의 여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