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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말과 당나귀도 구분 못 하는 사람이 몇 번 해본다고 과연 마스터하겠는가?

결국 비주얼만 보고 골랐다가 연속으로 참패당해 뼈아픈 교훈을 얻고 그녀는 절대로 외모에 혹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백전백승한 김영실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주현정을 보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정 씨 쉬는 거 방해하지 말고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주현정은 도아린의 종이를 흘긋 쳐다보았다.

“어때?”

“딱 한 번 5등 했어요.”

김영실이 웃으면서 말했다.

“자, 나한테 6,000만 원 주고 장미 씨한테 2,400만 원 보내줘.”

도아린은 어안이 벙벙했다.

경마에서 지면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었는데?

게다가 배건후와 이혼하면서 이미 1,000억의 빚을 졌는데 돈이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차라리 한 시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손을 떼는 것이었는데.

결국 종이를 너무 세게 움켜쥔 나머지 김영실이 빼내려고 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설마 용돈이 1억도 없는 건 아니지?”

비록 순순히 인정할까 고민도 했으나 주현정에게 배건후와 사이가 틀어졌다는 걸 들키기 마련이었다.

‘골치 아프군.’

도아린은 속으로 눈물을 머금고 마지못해 이체해주었다.

연장미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경기가 곧 끝날 텐데 아니면 후반전까지 시청하고 갈까요?”

김영실은 활짝 웃으면서 귀걸이를 만지작거렸고, 이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난 상관없는데 누군가 계속 돈을 잃어 울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네요.”

이때, 문이 열리며 구두 굽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곧이어 싸늘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대체 얼마를 땄기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죠?”

도아린이 흠칫 놀랐다. 고개를 돌리자 건장하고 훤칠한 남자가 거실로 들어섰고, 길쭉한 팔다리를 감싼 슈트핏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한 마디로 너무 멋졌다.

‘겉모습에 속으면 안 돼!’

도아린은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

김영실이 민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야. 전복이나 좀 사 먹겠는지. 그나저나 회사가 안 바쁜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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