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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퇴근 시간이 되자 그 직원은 대표와 사모님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걸 보고 서둘러 일어나 맞이할 준비를 했다.

“오뎅 맛있었어요?”

도아린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대표님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꼈다.

대체 맛있다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우정윤의 신호를 받고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근무 시간에는 음식을 먹으면 안 돼요.”

“아, 그럼 먹지 마세요. 차가워지면 배탈 나요.”

배건후는 그녀를 흘겨보았다. 차가운 음식이 배탈을 일으킬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가 오뎅을 안 먹었다고 불평하는 도아린이 어이없었던 것이다.

차별 대우를 받은 누군가는 기분이 좋지 않아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도아린은 그를 따라잡으려고 작은 걸음으로 뛰어갔다.

다리 긴 게 뭐가 대단해!

매너도 없는 주제에!

집에 갈 줄 알았는데 배건후는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주현정은 방금 잠들어 두 사람은 방해하지 않고 배지유의 병실로 향했다.

배지유는 안절부절못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말해봐.”

배건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배지유는 이불을 꼭 쥐고 빠르게 도아린을 쳐다본 후 모깃소리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사고였어요... 앞으로는 안 그럴게요...”

잠시의 침묵은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배건후의 실망한 눈빛을 마주할까 봐 배지유는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지금 모건 그룹은 배건후가 모든 권력을 쥐고 있었기에 그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그녀는 자회사에도 발을 들이기 힘들었다.

오히려 그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 버릴 가능성이 컸다.

일단 연성을 떠난다는 건 육하경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지유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침대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오빠에게 용서를 빌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남자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차 얘기 말고, 네 몸이 어떠냐고. 의사가 뭐래?”

“...”

배지유의 몸이 얼어붙었다.

문가에 서 있던 도아린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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