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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방우진은 병원 로비에서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몇 층이야?]

[8층.]

그는 입에 물었던 이쑤시개를 뱉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8층은 조용했다. 끝쪽 병실 문이 열렸다가 닫히더니 키가 작은 중년 여자가 빠르게 나왔다.

“이쪽으로 와.”

여자가 그를 테라스로 안내했다.

방우진은 짜증 난 표정으로 뒤따랐다.

“그 영감탱이가 죽자마자 일자리를 구한 거야?”

여자는 얼굴을 찌푸리며 천천히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냈다. 막 말을 꺼내려는 순간, 방우진은 그것을 단숨에 낚아채고는 손에 침을 바르고 빠르게 돈을 세었다.

“이것밖에 안 돼?”

“지난달 내가 아파서 며칠 동안 수액을 맞았잖아...”

“오백 원짜리 감기약을 먹으면 되지 무슨 수액이야? 돈 낭비하지 마!”

여자는 억울한 표정으로 두 손을 불안하게 비볐다.

“다음 달에는 좀 더 벌 거야. 이번 고용주는 좋아. 월급도 많고 식사도 챙겨주거든.”

방우진은 비웃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돈 좀 뜯어갔다고 서러워하지 마. 내가 상가를 손에 넣은 뒤 임대료를 받으면 엄마도 남은 인생 똥 치우며 살 필요 없어, 알았지?”

그가 돌아서려 하자 여자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여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우진아, 너 출근하기 싫으면 엄마가 열심히 벌게. 힘들어도 괜찮으니까 우리 제발 나쁜 짓은 하지 말자.”

방우진은 여자를 밀쳐버렸다.

“위선 떨지 마. 엄마가 나쁜 짓 안 했으면 우리 누나가 왜 죽었겠어?”

방우진은 돈을 안주머니에 넣으며 차갑게 말했다.

“엄마가 지금 겪는 고통은 그때 저지른 죗값을 치르는 거야! 내가 엄마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그 말을 남기고 그는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를 내버려 두고 가버렸다.

...

도아린은 자신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몰랐다.

꿈속에서는 많은 사람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탐욕스럽고 흉악하고 분노에 찬 시선은 확실히 보였다.

그녀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갑자기, 손목이 꽉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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