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이제 남궁 가문은 끝장이네요! 그냥 일반 가문이 되겠어요. 가주님은 죽었으니 새로운 사람이 군주 자리에 앉아야 하는 데 군주의 자리는 바로 세습할 수는 없으니 말이에요!”나장로는 안타까운 얼굴로 남궁여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남궁 집안이 더는 군주 집안이 아니라면 아마 예전의 그 인맥들을 동원할 수 없을 거예요. 일부 가문과 세력은 도련님의 아버지가 군주라 저희랑 잘 지냈던 거니까요!”남궁여훈은 해탈한 듯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군주 집안이 아니라고 해도 장로님들이 계신다면 적어도 남운시에서 이류 가문은 될 거예요. 기껏해야 일부 일류 세가보다 좀 못할 뿐이죠.”“도련님은 긍정적이네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태호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예요. 도련님은 절대 큰 도련님이나 아버지를 위해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저희는 그냥 참아야 해요!”라장로는 잠깐 고민한 뒤 남궁여훈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장로님들. 전 잘 알고 있어요. 저희는 이만 남운시로 돌아가요!”남궁여훈은 억지로 웃어 보이며 덤덤한 표정으로 장로들에게 말했다.다른 한편, 회이호텔의 옥상은 떠들썩했다.신씨 집안 사람들은 체면이 서서 무척 기뻐했다.“봤지? 내가 이태호에게 밉보이지 말라고 했잖아. 이제 알겠어? 이태호는 군신들의 스승이야.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데!”다른 한쪽에서 신승민이 신민석과 함께 술을 마시며 말했다.신민석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알겠어요. 이제 상관없어요. 전 지금 인플루언서라고요. 하하, 얼마나 멋지고 자유로운 삶인데요. 그리고 저 이번 달에 돈을 엄청 많이 벌었어요. 이게 제가 원하는 것이었어요. 신씨 가문의 산업은 이제 상관없어요. 앞으로 신씨 가문이 돈이 많아지고 세력이 강해진 뒤에 그걸 아주 조금이라도 나눠가질 수 있다면 예전보다 훨씬 나을 거 아니에요!”“하하, 알았다면 됐다!”신승민은 흐뭇한 얼굴로 감개하며 말했다.“지금 보니 이건 다 이태호와의 내기해서 진 덕분이네. 그게 아니었다면 너도 인
“당연히, 당연히 원하죠. 군주가 되는 것처럼 위엄 넘치는 일을 원하지 않을 리가 있겠어요?”소지민은 이태호에게 희망이 있는 것 같자 곧바로 눈을 빛냈다. 그녀는 운백호가 이태호를 군신으로 만들겠다고 한 걸 농담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태호가 군주가 되는 건 운백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현재 신씨 가문은 꽤 많이 발전했지만 이렇게 작은 도시에는 발전 공간이 크지 않다. 만약 이태호가 군주가 된다면 신씨 가문은 이 관계를 빌려 남운시처럼 큰 곳에서도 꽤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이다.가장 중요한 건 이태호와 4대 군신의 관계라면 앞으로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운백호는 이태호를 힐끗 보더니 그에게 말했다.“스승님, 어때요? 군주 자리에서 좀 놀아보실래요?”이태호는 소지민과 왕사모님, 신수민 등 사람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남운시는 위치가 꽤 좋은 편이니 말이야. 그쪽은 영기가 농후하고 수련 자원도 많으니 마지못해 승낙할게!”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 이태호는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걸까? 군주라고 했다. 군주가 되면 아주 높은 지위를 얻게 되고 많은 성주들이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할 것이다. 심지어 일부 성주는 매년 군주에게 공물을 바친다.다른 이들은 그런 영예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이태호는 마지못해 승낙한다고 했다.“하하, 좋아요. 스승님께서 승낙하셨으니 저도 골치 아픈 일이 하나 줄어들었어요. 때가 되면 제가 공지를 낼게요. 7일 뒤 남운시에 임명장을 발표할게요, 어때요?”운백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태호를 군주로 만들고 싶었다.“그래요, 좋네요. 그러면 저희는 여기서 며칠 동안 이쪽 산업을 처리하고 나서 옮겨가면 되겠네요! 팔 수 있는 산업은 팔고 일부는 남겨서 사람을 시켜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왕사모님은 곧바로 흥분하며 말했다.쓴웃음을 지은 이태호는 남운시가 남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다른 파벌이 그를 찾아오기가 편하다고 생각했다. 이태호는 그런
이태호는 신수민에게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오늘은 우리 신혼이잖아. 내가 어떻게 단약을 만들겠어? 게다가 집에 이렇게 아름다운 미인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신수민은 볼을 살짝 붉히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신혼은 무슨, 아이도 다 컸는데. 그렇게 말하니까 괜히 쑥스럽잖아!”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참, 여보. 이제 시간이 조금 지나면 군주 부인이 되는데 어때? 기뻐?”신수민은 살짝 미소 지었다.“난 예전에 돈이 없을 때는 돈이 많아지길 바랐어. 은재가 고생하길 바라지 않아서였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냥 우리 가족이 평안히 살면 좋겠어. 그리고 지금 우리는 돈도 많아서 돈이 그냥 숫자로 보여. 우리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부족하지 않고 원하는 것은 다 살 수 있잖아. 그거면 충분하지!”거기까지 말한 뒤 신수민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그것보다 난 지금 기사가 되었는데 하루빨리 고수가 되고 싶어. 내공이 높아지면서 스피드와 파워가 달라진 게 느껴져. 신체 능력도 더욱 좋아진 것 같고. 감기에도 쉽게 걸리지 않아!”이태호는 웃으며 대꾸했다.“당연하지. 내공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아. 그리고 내공이 일정한 수준에 다다른다면 수명이 늘어나. 심지어 내공이 높아지면 일반적인 독약은 소용없어. 체내의 저항력이 무척 강하거든! 여자라면 더욱 아름다워지고 더 오래 젊음을 보존할 수 있어!”“진짜? 그런 말을 들으니까 더더욱 기대되는데!”신수민은 그 말을 듣자 눈빛이 기대로 가득 찼다.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이태호에게 물었다.“참, 단약 만드는 일은 어떻게 됐어? 성공률은 많이 높아졌지?”이태호는 덤덤히 웃더니 의기양양하게 말했다.“하하, 단순히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하기엔 부족할 정도야. 난 지금 일품 중급 연단사가 되었어!”“일품 중급 단약을 만든 거야?”신수민은 그 말을 듣더니 헛숨을 들이키며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여보, 정말 대단하네. 내가 진짜 사랑해. 내가 기사 수준을 돌파한다면 단약이 모자라진 않겠네?”이태호는
셋째 날 아침, 연희와 전창민, 그리고 범용, 류서영 네 사람은 이태호의 분부에 따라 그를 찾아왔다.“신전 주인님, 어쩐 일로 저희를 부르셨어요?”외부인이 없는 걸 확인한 연희는 방긋 웃으며 물었다.오늘 연희는 짧은 가죽 치마에 핑크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얇은 가디건을 입고 있었는데 섹시하면서도 귀여웠고 웃으면 아주 매력적이었다.이태호는 그들을 힐끗 본 뒤 손바닥을 뒤집어 작은 병 네 개를 꺼내 그들에게 건넸다.“이 안에는 내가 만든 단약이 들어있어. 인당 일품 저급 단약은 여러 개, 일품 중급 단약은 두 개씩 넣었어. 이런 단약은 기사 내공의 사람에게 있어 꽤 쓸모가 있을 거야. 가져가서 수련에 써!”“신전 주인님, 너무 대단하신 거 아니에요? 단약을 만들 줄 아세요? 왜 저는 전혀 몰랐죠?”전창민은 그 얘기를 듣더니 기쁘게 병을 건네받았다. 그의 내공은 고작 칠급 기사였기에 일품 중급 단약은 그에게 꽤 효과적이었다.“그래요, 신전 주인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연단사들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던데요. 게다가 단약은 귀한 거잖아요. 그런데 벌써 일품 중급 연단사가 되신 거예요? 정말 대단하세요!”범용도 흥분하며 말했다.이태호는 웃으며 그들을 향해 말했다.“이걸로는 부족해. 내 목표는 일 년 사이에 열두 개 파벌의 당주들을 전부 구급 무왕으로 키우는 거야. 그렇게 하려면 난 최대한 빨리 이품 연단사가 되어야 해. 오직 이품 단약만이 무왕 내공을 갖춘 자에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주니까, 알겠어?”“구급 무왕이요?”그 말을 들은 전창민은 침을 꿀꺽 삼켰다.“일 년 사이에 제가 구급 무왕이 된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네요. 그렇게 되면 참 좋겠지만 일 년 사이에 일품 무왕이 될 수 있어도 전 만족해요!”류서영은 전창민을 흘겨봤다.“전 당주, 꿈이 작으시네요. 신전 주인님은 일 년 사이에 저희를 구급 무왕으로 키우겠다고 하셨어요. 전 주인님이 반드시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신전 주인님은 보통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 말에 사람들은 눈을 빛내며 기뻐했다.“좋아요. 저희 노력할게요!”범용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의 눈빛에 결연함이 더해졌다.“걱정하지 마세요, 신전 주인님. 주인님은 단약을 만들어서 연단 레벨을 높이세요. 저희는 사람을 시켜 수소문하면서 최대한 빨리 남은 여덟 개 파벌의 행방을 알아낼게요!”연희도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네 사람에게 귀띔해 줬다.“찾을 때 각자 구역을 나눠서 찾아봐. 예를 들면 한 세력은 성지를 책임져. 그렇게 하면 효과가 더 좋을 거야!”“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류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이태호는 그들을 보며 말했다.“너희도 알다시피 며칠 뒤면 난 남운시로 가서 그곳의 군주가 될 거야.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한테 연락하거나 직접 그곳으로 날 찾아와!”“하하, 그러면 전 자주 찾아갈 수 있겠네요!”류서영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저희 꽤 가까운 곳에 있잖아요!”이태호는 미녀가 그런 말을 하자 조금 쑥스러워져서 멋쩍게 웃었다.“당연하지. 앞으로 같이 밥이나 먹자!”연희는 이태호에게 원래 호감이 있었는데 류서영이 적극적으로 나오자 조금 질투가 났다. 연희는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그, 신전 주인님. 전 마의당을 남운시로 옮길 생각이에요. 태성시 쪽의 산업은 대부분 팔고 극히 일부만 남긴 뒤 남운시로 옮겨가서 발전할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남운시는 수련의 도시라고 불리고 영기도 훨씬 더 짙잖아요!”거기까지 말한 뒤 연희는 뜸을 들이다가 쑥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리고 남운시에 가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곧바로 신전 주인님을 찾아갈 수 있잖아요. 그러면 많이 편할 것 같아요!”류서영은 순간 미간을 구겼다. 조금 전에 그녀는 별 뜻 없이 한 말이었다. 사의당은 원래 남운시에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쩐지 연희의 말에서 질투가 느껴졌다.“하하, 그렇게 해요. 저도 그곳으로 옮겨야겠어요. 비록 이곳에서도 잘 발전하고 있지만 남운시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진 않죠. 그곳에 가게 되면 두 미녀 당
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하하, 난 어딜 가든 사람들이 날 알아보길 원하지 않아. 태성시는 확실히 영기가 옅어. 남운시에 간다면 훨씬 나을 거야. 그러면 그렇게 약속하자고!”그들은 잠깐 대화를 나눴고 이내 점심이 되었다. 이태호는 연초월에게 식사를 준비해달라고 했고 그들은 점심을 먹은 뒤 각자 자리를 떴다.이태호에게 있어 일품 중급 단약은 물론이고 이품 중급 단약도 지금 그의 내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며칠 전 만들었던 단약은 범용 등 사람들에게 주었고 자신은 한 알도 남기지 않았다.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자신의 연단 수준을 높여 범용 등 사람들의 내공을 높이는 것이었다.신씨 집안 사람들은 다들 흥분했고, 요 며칠 자산을 팔기 시작하며 자금을 충분히 마련했다. 그래야 남운시에 가서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물론 정말 돈이 되는 산업들은 팔지 않았다. 그들은 괜찮은 사람을 대표이사로 선택해 회사 운영을 맡겼다. 대표이사는 그저 매달 본부에 보고를 올리면 됐다.그 뒤로 이태호는 줄곧 일품 중급 단약을 만드는 데 매진했고 성공률이 꽤 높아졌다.어느 날 아침, 군주의 직위를 물려받기 불과 사흘 전, 이태호 등 사람들은 드디어 출발했고 오후쯤 남운시에 도착했다.류서영은 일찍이 공항에서 이태호 일행을 기다렸다. 이태호가 도착하자 그녀는 곧바로 기쁜 얼굴로 류청수와 함께 마중 나갔다.“군주님, 정말 감사드려요. 군주님이 아니었다면 저희 누나는 지금쯤 아마 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을 거예요!”류청수가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어 보였다.“다 같은 편인데 인사할 필요 없어. 그리고 난 아직 부임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이태호 씨나 이태호 형이라고 불러도 돼. 군주는 함부로 부르면 안 돼!”류청수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하하, 이미 확정된 일인데요. 형은 참 겸손하시네요. 그러면 앞으로 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래야 좀 가까워 보이니까요, 하하!”이태호는 류청수의 내공을 보았다.
류서영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호텔은 이미 예약해 뒀어요. 이번에 제게 큰 도움을 주셨으니 오늘 저녁엔 제가 한턱 낼게요!”“하하, 좋아. 그러면 사양하지 않을게!”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신씨 집안에서 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예전에 있던 경호원들과 도우미들은 대부분 해고했고 이소아 등 여섯 명의 미녀와 내공이 뛰어난 경호원 몇 명 정도만 그들을 따라왔다.그리고 이태호는 신씨 집안 사람들과 함께 지낼 생각이었다. 서로 돌봐줄 수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군주 집안이 될 테니 이태호는 내일 시내로 가서 실력 좋은 경호원들을 선발할 생각이었다. 태성시 쪽의 무사나 낮은 등급의 종사는 이곳에서 실력이 굉장히 약한 편이었기 때문이다.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왕 사모님과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할머님, 할머님은 장모님, 장인어른과 함께 류 당주를 따라가서 그 쪽에서 쉬세요. 저랑 수민이는 별장에 가볼 건데 결정되면 연락드릴게요. 그때 오시면 돼요!”“그래, 앞으로 넌 군주니까 우리는 네 말에 따를게. 난 네가 우리 신씨 가문에 영광을 안겨줄 거라고 믿는다!”왕 사모님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는 이태호가 4대 군신의 스승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 모든 걸 이태호에게 맡겼다.옆에 있던 신민석과 신승민은 그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신씨 가문이 오늘처럼 잘 나가게 된 건 전부 이태호 덕분이기 때문이다.이태호가 군주가 된다면 그들은 남군에서 분명 또 한 번 새로운 비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아주 강한 가문은 그들의 체면을 무시할 수도 있지만 많은 부유한 사업가와 삼류 가문은 분명 그들의 체면을 고려할 것이다.적어도 다른 성주들은 매년 그들에게 공물을 바칠 것이다. 많지는 않아도 그 수입은 아주 안정적이었다.이태호는 자신이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 오직 신수민만이 그 일을 알고 있었기에 류서영이 그를 신전 주인님이라고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류서영은 웃으면서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오빠, 이 차는 태
그 중년 남성은 다름 아닌 진산당의 장로였다. 그는 줄곧 류서영을 짝사랑했고 류서영의 마음을 얻고 싶어 했다.그러나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고 그 뒤로는 류서영이 강요로 인해 남궁정수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괴로움 때문에 홀로 술에 취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하지만 그에게는 방법이 없었다. 비록 진산당도 실력이 약하지는 않고 사의당과 엇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군주 집안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그는 진산당의 장로였기에 당주는 당연히 장로가 여자 한 명 때문에 군주 집안과 목숨 걸고 싸우기를 바라지 않았다.그런데 며칠 전 군주 저택의 대장로가 누군가에게 죽임당하여 결혼식이 강제로 취소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자 그는 무척이나 흥분했고 희망 한 줄기를 본 듯했다.가장 중요한 건 며칠 전 군주 집안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남궁지천과 남궁정수는 태성시에서 죽임을 당했고 또 이틀 뒤면 남군의 군주가 새로 임명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이렇게 큰일을 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남궁지천과 남궁정수를 죽인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게 감격했다.“원 장로님, 저 두 사람이 류 당주의 차를 훔친 건 아닐까요? 류 당주의 차가 여기에 나타날 리 없잖아요. 그리고 차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을 리도 없고요. 류 당주는 저 차를 좋아해서 항상 저 차를 타고 다녔잖아요!”한 젊은 남자가 잠깐 생각한 뒤 원우찬에게 말했다.원우찬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 그는 류서영을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그녀에게 접근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만약 그가 그녀의 차를 훔친 두 도둑을 잡은 뒤 차를 돌려준다면 류서영은 분명 그에게 고마워할 것이고 어쩌면 감사의 뜻으로 밥을 사줄지도 몰랐다.그런 생각이 들자 원우찬은 살짝 미소 지었다.“그래. 아주 좋아. 저 두 도둑놈, 감히 류 당주의 차를 훔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네. 가자!”말을 마친 뒤 그는 손을 휘저으며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고 이태호와 신수민의 앞길을 막아섰다.누군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