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서영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호텔은 이미 예약해 뒀어요. 이번에 제게 큰 도움을 주셨으니 오늘 저녁엔 제가 한턱 낼게요!”“하하, 좋아. 그러면 사양하지 않을게!”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신씨 집안에서 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예전에 있던 경호원들과 도우미들은 대부분 해고했고 이소아 등 여섯 명의 미녀와 내공이 뛰어난 경호원 몇 명 정도만 그들을 따라왔다.그리고 이태호는 신씨 집안 사람들과 함께 지낼 생각이었다. 서로 돌봐줄 수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군주 집안이 될 테니 이태호는 내일 시내로 가서 실력 좋은 경호원들을 선발할 생각이었다. 태성시 쪽의 무사나 낮은 등급의 종사는 이곳에서 실력이 굉장히 약한 편이었기 때문이다.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왕 사모님과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할머님, 할머님은 장모님, 장인어른과 함께 류 당주를 따라가서 그 쪽에서 쉬세요. 저랑 수민이는 별장에 가볼 건데 결정되면 연락드릴게요. 그때 오시면 돼요!”“그래, 앞으로 넌 군주니까 우리는 네 말에 따를게. 난 네가 우리 신씨 가문에 영광을 안겨줄 거라고 믿는다!”왕 사모님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는 이태호가 4대 군신의 스승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 모든 걸 이태호에게 맡겼다.옆에 있던 신민석과 신승민은 그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신씨 가문이 오늘처럼 잘 나가게 된 건 전부 이태호 덕분이기 때문이다.이태호가 군주가 된다면 그들은 남군에서 분명 또 한 번 새로운 비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아주 강한 가문은 그들의 체면을 무시할 수도 있지만 많은 부유한 사업가와 삼류 가문은 분명 그들의 체면을 고려할 것이다.적어도 다른 성주들은 매년 그들에게 공물을 바칠 것이다. 많지는 않아도 그 수입은 아주 안정적이었다.이태호는 자신이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 오직 신수민만이 그 일을 알고 있었기에 류서영이 그를 신전 주인님이라고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류서영은 웃으면서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오빠, 이 차는 태
그 중년 남성은 다름 아닌 진산당의 장로였다. 그는 줄곧 류서영을 짝사랑했고 류서영의 마음을 얻고 싶어 했다.그러나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고 그 뒤로는 류서영이 강요로 인해 남궁정수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괴로움 때문에 홀로 술에 취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하지만 그에게는 방법이 없었다. 비록 진산당도 실력이 약하지는 않고 사의당과 엇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군주 집안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그는 진산당의 장로였기에 당주는 당연히 장로가 여자 한 명 때문에 군주 집안과 목숨 걸고 싸우기를 바라지 않았다.그런데 며칠 전 군주 저택의 대장로가 누군가에게 죽임당하여 결혼식이 강제로 취소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자 그는 무척이나 흥분했고 희망 한 줄기를 본 듯했다.가장 중요한 건 며칠 전 군주 집안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남궁지천과 남궁정수는 태성시에서 죽임을 당했고 또 이틀 뒤면 남군의 군주가 새로 임명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이렇게 큰일을 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남궁지천과 남궁정수를 죽인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게 감격했다.“원 장로님, 저 두 사람이 류 당주의 차를 훔친 건 아닐까요? 류 당주의 차가 여기에 나타날 리 없잖아요. 그리고 차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을 리도 없고요. 류 당주는 저 차를 좋아해서 항상 저 차를 타고 다녔잖아요!”한 젊은 남자가 잠깐 생각한 뒤 원우찬에게 말했다.원우찬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 그는 류서영을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그녀에게 접근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만약 그가 그녀의 차를 훔친 두 도둑을 잡은 뒤 차를 돌려준다면 류서영은 분명 그에게 고마워할 것이고 어쩌면 감사의 뜻으로 밥을 사줄지도 몰랐다.그런 생각이 들자 원우찬은 살짝 미소 지었다.“그래. 아주 좋아. 저 두 도둑놈, 감히 류 당주의 차를 훔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네. 가자!”말을 마친 뒤 그는 손을 휘저으며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고 이태호와 신수민의 앞길을 막아섰다.누군
조금 전 맨머리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하하, 녀석.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는 사의당의 형제가 아니야. 우리는 진산당의 사람이고 이분은 우리 진산당의 장로님이야!”다른 한 사람은 원우찬이 류서영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옆에서 원우찬의 비위를 맞췄다.“이분이 누군지 알아? 이분은 우리 원우찬 원 장로님이야. 미녀 류서영의 남자친구라고!”“남자친구?”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상대는 한눈에 봐도 불량해 보였고 외모도 평범했다.그는 류서영이 이런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원우찬은 그 말을 듣자 내심 기뻤다. 하지만 이태호의 표정을 본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자식, 너 그 표정 무슨 뜻이야? 지금 날 의심하는 거야?”이태호는 크게 웃었다.“하하, 허풍 떠는 거 아니야? 류 당주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난 왜 몰랐지? 류 당주는 나한테 얘기한 적 없는데?”“퉤, 네가 뭔데 류 당주가 너한테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를 얘기해?”맨머리 남자는 옆에서 침을 뱉더니 이태호에게 말했다.“넌 차를 훔친 도둑놈이야.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랑 같이 가! 류 당주가 널 처리하게 하겠어!”“너희가 사의당의 형제가 아니라면 내가 봐줄 이유가 없지!”이태호는 덤덤히 웃었다. 그는 상대방이 안중에 없었다.“이 자식, 큰소리치는 것 봐. 내가 아주 혼쭐을 내주겠어!”맨머리 남자는 주먹을 움켜쥐며 앞으로 한 발 나섰다.원우찬은 팔짱을 두른 채로 신수민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이 미녀는 안타깝게 됐어. 이렇게 아름답게 생겼는데 차를 훔치는 도둑놈과 만나다니. 차를 훔치는 도둑놈에게 무슨 미래가 있겠어? 차라리 나랑 만나는 건 어때? 내 세컨드가 된다면 앞날이 창창할 거야, 하하!”“그러니까요. 이 여자 꽤 예쁘게 생겼는데요?”조금 전 비위를 맞추던 남자가 비열하게 웃었다.바로 그때, 맨머리 남자가 주먹을 쥐고 이태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권풍은 무시무시했고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도 들렸다.
“아!”맨머리 남자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그는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팔뚝을 부여잡고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당주님, 큰일이에요. 저 골절됐어요. 저 자식이 방금 휘두른 주먹을 보니 구급 기사는 되는 것 같아요!”맨머리 남자는 육급 기사로 내공이 낮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금 전 이태호가 대수롭지 않게 휘두른 주먹에 그는 반격할 힘을 잃었다.“저 자식, 의외로 내공이 낮지 않네. 감히 내 형제를 다치게 만들다니, 살고 싶지 않은가 봐!”원우찬의 얼굴에서 재밌는 구경을 하려는 듯하던 미소가 사라지고 차가운 표정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별수 없겠네. 너희는 날 차를 훔친 도둑놈이라고 했고 내 아내도 모욕했어. 이건 전부 너희가 자초한 거야!”이태호는 옅게 웃었고 표정은 덤덤했다.“구급 기사가 그렇게 대단해? 장로님, 제가 하겠습니다!”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주먹에서 영기가 꿈틀거리면서 빛이 번쩍였는데 일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강자로 보였다.이태호는 상대방이 자신감이 넘쳐 보이자 쓴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같이 덤비는 게 좋을 거야. 그러면 덜 귀찮겠지!”“필요 없어. 내가 나선다!”원우찬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이태호를 노려보았다. 그의 내공은 낮은 편이 아니었고 이미 이급 무왕의 내공에 이르렀다. 이러한 내공은 남운시에서도 보기 드문 존재였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이태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면 당주가 와도 소용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당주는 삼급 무왕 내공으로 사의당의 류서영보다 한 급 낮았다. 그것은 진산당이 전체적으로 사의당보다 조금 약한 이유였다.원우찬이 주먹을 쥐자 영기가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급 무왕 내공의 기세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자식, 감히 내 사람을 때리다니. 오늘 네게 후회가 뭔지 가르쳐주겠어!”원우찬은 말보다 행동이 우선인 사람이었다. 그는 곧바로 이태호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를 봐줄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었다. 그는 곧바로 이태호의 가슴팍을 향해 주먹을
원우찬은 흐려진 안색으로 저릿한 주먹을 털었다. 그는 눈앞의 젊은이가 내공이 이렇게 높을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하지만 그는 동시에 큰 의문이 들었다. 이런 내공을 가진 사람이라면 고작 몇억짜리 차를 살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정말 류서영이 그에게 차를 선물한 걸지도 몰랐다. 그런데 류서영에게는 차가 아주 많은데 왜 하필 가장 좋아하는 차를 그에게 선물로 준 걸까? 눈앞의 청년은 류서영과 무슨 사이인 걸까?일급 무왕 내공을 가진 사람은 뭔가 생각난 건지 원우찬에게 말했다.“원 장로님, 저 녀석 내공이 아주 높아요. 무왕 내공의 강자인 것 같은데 차를 훔치지는 않았겠죠? 설마 류 당주가 정말 저 차를 저 녀석에게 선물한 걸까요?”원우찬은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류서영이랑 무슨 사이야? 이건 류서영이 가장 좋아하는 차인데 왜 그걸 너에게 선물한 거지? 설마 사이가 아주 가까운 친척이야? 그런데 난 왜 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이태호는 상대방과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곧바로 말했다.“이제야 내가 차를 훔친 도둑이 아니란 걸 믿겠어? 다른 건 내가 당신한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싸울래, 말래?”원우찬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는 진산당의 장로로서 지금까지 이렇게 수치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손짓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짓더니 그제야 신수민과 함께 앞에 있는 분양사무실로 향했다.“두 분, 집 보러 오신 거예요? 안목이 정말 높으시네요. 이곳은 저희 남운시에서 가장 중요한 구역이에요. 그리고 최근 할인을 하고 있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요!”분양사무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친절해 보이는 직원이 다가와 이태호에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하하, 그러면 잘 살펴봐야겠네요!”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지형 모형 앞에 도착하자 여직원은 이태호와 신수민 두 사람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집값이 좀 비쌌다. 별로 크지 않은 별장
두 부잣집 여자는 40대 정도로 보였는데 돈이 많아서 자주 피부 관리를 받은 건지 피부가 꽤 좋아 보였다. 겉보기에는 30대 정도로 보였고 섹시하고 패셔너블하게 입어 꽤 분위기 있어 보였다.하지만 이태호가 그들을 나이 드신 분들이라고 지칭하자 두 사람은 발작했다.빨간색 스커트를 입은 여자는 곧바로 이태호에게 다가가 그를 노려보았다.“지금 뭐라고 했어요? 지금 나한테 나이 들었다고 한 거예요?”다른 여자는 흰색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여자도 씩씩거리면서 다가왔다.“언니, 게다가 우리 보고 입이 더럽다고 했어!”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뭘 잘못 말했나요? 입이 더러운 건 사실이잖아요. 그리고 어딜 봐서 저희가 돈이 없어 보인다는 거죠?”빨간색 스커트를 입은 여자는 화를 참으며 차갑게 웃었다.“하하, 굳이 내가 짚어줘야겠어요? 당신 아내가 한 반지랑 목걸이 짝퉁이잖아요?”눈살을 찌푸린 이태호는 이내 상대방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온리원 시리즈 제품은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이었고, 제이유 그룹은 그것을 전시하는 데만 썼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가격을 명시하거나 판 적이 없었다.그래서 상대방은 신수민이 착용한 목걸이와 반지를 알아보고는 그것을 짝퉁이라고 여긴 것이다.물론 상대방은 군주 집안이었던 남궁 가문도 그 온리원 제품이 도화선이 되어 몰락했다는 걸 몰랐다.“하하, 짝퉁이라고요? 진짜를 본 적은 있어요?”이태호는 헛웃음을 치면서 말했다.“당신들은 진짜를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제 아내가 착용한 것이 가짜라고 단정 짓는 거죠? 미안하지만 제 아내가 착용한 건 온리원 제품이 맞아요! 확실히 정품이라고요!”“큰소리는 누구나 칠 수 있죠.”그러나 뜻밖에도 두 부잣집 여자에게 집을 소개해 주던 여직원이 그들의 편을 들고 나서며 경멸에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온리원 제품은 여자들이라면 다 원하는 거예요. 제이유 그룹이 그걸 판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설령 그들이 그것을 판다고 해도 당신이 돈을 내서 그것을
“감히 또 날 늙은 여자라고 해요? 죽고 싶어요?”상대방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고함을 질렀다.“여기 와봐!”여자의 목소리에 문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자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그 사람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남자였는데 눈빛이 날카로운 것이 예사 인물이 아닌 듯했다.빨간색 스커트를 입은 여자는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이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예요. 난 남악성 성주 저택의 둘째 부인 염설희예요. 이제 내가 누군지 알겠죠?”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쯧쯧, 남악성 성주 저택의 둘째 부인이라니, 참 놀라운 신분이네요. 그런데 남악성은 여기서 꽤 멀지 않나요?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염설희는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어때요? 이제 좀 무서워요?”염설희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무서우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내게 사과해요. 그리고 당신 아내가 하고 있는 목걸이와 반지가 짝퉁이라는 걸 인정해요. 그러면 용서해 줄 수도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할 거예요. 그리고 미리 얘기해줄게요. 난 지금 성주 저택의 둘째 부인이지만 사흘 뒤면 남군 군주의 둘째 부인이 될 수도 있어요!”그 말에 이태호의 입가가 심하게 경련했다. 그는 이렇게 늙은 여자가 자신의 둘째 부인이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는 백지연처럼 젊고 예쁜 여자가 따라다녀도 거절했는데 왜 저런 여자가 둘째 부인이 되게 놔두겠는가?옆에 있던 신수민은 저도 모르게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 염설희는 눈앞의 이태호가 바로 사흘 뒤 남군 군주가 될 거라는 걸 몰랐다.“뭘 웃어요? 내가 허풍 떠는 걸로 보여요?”신수민이 자신을 비웃자 염설희는 신수민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훙, 우리는 남악성에서 요즘 엄청나게 잘 나가고 있어요. 백여 개가 되는 남군 성지중에서 탑10에 든다고요. 게다가 이번에 운백호 군신이 직접 우리를 남군 군주 취임식에 초대했어요. 왜인지 알아요?
“감히, 감히 손찌검하는 거예요?”여직원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이곳의 선임 직원이었는데 많은 별장을 팔았고, 그래서 많은 부자를 알게 되었다. 돈 많은 사람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자신도 부자라는 착각이 든 모양이다.염설희는 그 여직원의 표정을 보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섰다.“참 무능하네요, 직원 하나 괴롭히는 게 무슨 재주라고 그래요?”말을 마친 그녀는 또 여직원을 위로했다.“유진 씨, 걱정하지 마. 이따가 내 사람들한테 혼내라고 할게. 나와 내 동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뺨을 열대 때려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대로 못 넘어가!”그 말을 들은 여직원은 기뻐하며 말했다.“설희 언니, 고마워요!”염설희가 또 웃으며 말을 이었다.“결정했어. 이따가 여기서 빌라 두 채를 살 거야. 당장 입주할 수 있는 거로 주고 결제는 일시불로 할게.”일시불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는 이태호가 듣지 못할세라 그녀는 단어 하나에 힘을 크게 주었다.“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거기다 따귀도 열 대 치라고! 당신들은 아마 잠이 덜 깬 것 같군!”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사모님, 저 자식이 끝까지 가보자는 것 같은데 제가 혼내겠습니다!”그때 피부가 거무칙칙하고 근육이 발달한 건장한 남자 한 명이 나서더니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자식,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겠다고 하니 내 주먹에 맞아 쓰러진다고 해도 날 나무라지 마!”이태호를 담당하던 여직원은 놀라서 황급히 한쪽으로 물러나 오늘 이 거래가 무산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이 고객이 착용하고 있는 반지와 목걸이는 가짜일 가능성이 크고, 게다가 지금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 건드렸으니 말이다.“턱!”그러나 곧, 그 남자는 이태호의 발길에 그대로 넘어져 두 손으로 다리를 잡은 채 울부짖었다.“악!”남자의 이마에 핏줄이 솟은 것을 보니 종아리가 부러진 것 같았다.“다 덤벼! 젠장, 자식, 재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