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지천은 잠깐 침묵하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류서영은 그렇게 쉽게 너한테 굴복하지 않을 거야. 만약 류서영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면 오히려 조심해야 해. 괜히 이용당하지 마. 류서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너와 결혼해야 해. 넌 그냥 걔랑 결혼하면 돼.”“하지만 전 류서영의 마음을 원해요!”남궁정수는 잠깐 고민하다가 아버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류서영은 예전에 그를 무시했었는데 오늘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걸 보면 조금 경계해야 했다.그러나 오후가 되자 류서영이 이태호와 연희 등 사람들을 데리고 그를 찾아왔다.“류 당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찾아온 걸 보면 무슨 일이 있나?”남궁지천은 류서영이 그들을 데려오자 미간을 구겼다.뒤에 있던 남궁정수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더니 이태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아버지,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이 이태호예요. 그런데 여기는 왜 왔지?”“당장 저 사람들 포위해!”남궁지천은 이태호도 왔다는 말에 곧바로 손을 내저어 경호원들더러 이태호 등 사람들을 포위하게 했다.“여긴 웬일로 왔대요?”남궁여훈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남궁 집안사람들은 이태호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이태호는 오히려 제 발로 그들을 찾아왔다. 군주 집안이 화가 나서 그를 죽이는 게 두렵지도 않은 걸까?게다가 이태호와 류서영이 같이 온 걸 보니 더더욱 의문이 깊어졌다.“이 자식,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감히 혼자 우리 군주 저택에 쳐들어와? 정말 우리 군주 집안이 안중에도 없나 보네?”군주 집안의 대장로가 차가운 얼굴로 걸어 나와 화가 난 표정으로 이태호를 노려봤다.이태호가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건 그들에게 모욕이었다. 그들이 화를 참아가며 이태호를 찾아가지 않았는데 도리어 이태호가 그들을 찾아왔으니 완전히 체면을 구긴 셈이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나도 며칠 뒤면 결혼식이라 별일 아니었으면 이곳까지 오고 싶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오
이태호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그는 남궁정수가 그의 말을 그쪽으로 곡해할 만큼 엉뚱할 줄은 몰랐다.옆에 있던 류서영은 남궁정수의 말에 얼굴이 새빨갛게 돼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순간 갈피를 잡지 못했다.연희는 옆에서 몰래 웃었다. 그녀는 남궁정수가 그런 오해를 할 줄은 몰랐다.“이것 봐, 얼굴이 빨개졌잖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이태호가 널 도와주길 바라서 이태호랑 잔 거야? 네가 이런 여자일 줄은 몰랐어!”남궁정수는 말하면 말할수록 더 화가 났다.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난다면 그가 류서영과 결혼해도 그에게는 아주 창피한 일이었다. 그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은 그가 중고랑 결혼했다고 비웃을 것이다.게다가 결혼하기 직전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이태호는 어이가 없어 설명했다.“빌어먹을 뚱보가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류서영 씨 명성을 더럽히지 마. 류서영 씨가 내 사람이라고 한 건 내 여자라는 뜻이 아냐! 내 말은 류서영 씨는 내 부하니까 건드리지 말란 말이었어!”“부하?”남궁정수는 순간 얼이 빠졌다. 설마 그가 오해한 걸까?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난 그런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류서영 위에 사람이 있었다고? 류서영이 어떻게 네 놈의 부하야? 류서영은 이미 당주잖아!”이태호는 그에게 설명하기 귀찮았다. 그의 태도를 보니 드래곤 신전의 칭호는 예전에도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는 듯했다. 설령 그가 말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믿지 않을 것 같았다.“하하, 알겠어. 날 속이려는 거지? 하하, 얘기해. 류서영이 얼마나 줬길래 류서영을 돕는 거야? 내게서 도망칠 수 있게 해주면 같이 자준다고 했나? 아니면 2000억이라도 준다고 했어? 핑계는 좋네. 류서영의 보스인 척하다니, 왜 나는 그 생각을 못 했지?”남궁정수는 이마를 ‘탁’ 치면서 또 엉뚱한 생각을 했다.이태호는 어이가 없었다. 남궁정수는 정말 엉뚱한 사람이었다.“난 오늘 류서영 씨가 내 사람이니까 류서영 씨와 결혼식을 올릴 생각은 하지 말라고 얘기하러 온 거
그 생각에 남궁정수는 속으로 환호했다. 이태호는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 지옥문을 열려고 했다.“그래, 좋아. 오늘 남궁 집안의 영예를 위해 난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상대방은 순식간에 허공으로 날아올라 이태호를 향해 손을 까딱였다.“죽음을 자초하려고 하네. 그러면 내가 그 염원을 이뤄주겠어!”이태호도 자신이 상대방을 혼쭐내지 않으면 그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니 아번바로 이때 상대방의 강자를 죽이면 된다.게다가 상대방을 죽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저쪽에서 이태호를 만만하게 볼 것이었다.말을 마친 뒤 이태호도 위로 날아올라 상대방의 앞에 섰다.“맹호권!”이태호를 바라보는 대장로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넘실거렸다. 곧이어 영기가 그의 주먹에 모여들었고 마지막에 그는 앞에 있는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그가 주먹을 내뻗자 눈앞에 사람만큼 큰 영기로 만들어진 호랑이가 나타났다. 비록 좀 암담해 보이긴 했지만 아주 진실해 보였고 또 무시무시한 위압감도 있었다.아래 있던 류서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6급 무왕인 강자의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이태호가 문제없을 거라고 단언했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이태호의 실력을 본 적이 없었기에 걱정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영기를 모으더니 앞을 향해 휘둘렀고 순간 거대한 영기가 대장로를 덮쳤다.“뭐지? 기술을 쓰지 않는다고?”맞은편에 있던 남궁 집안의 대장로는 그 상황을 보고 미간을 팍 구겼다. 그는 이태호가 자신을 너무 얕봐서 너무 평범한 공격을 펼쳤다고 생각했다.“덤벼!”하지만 대장로는 그렇게 많은 걸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는 이태호를 죽여 남궁 집안의 위엄을 되찾을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곧이어 그가 전방을 가리키자 영기로 만들어진 호랑이가 이태호를 향해 달려들었다.“쿵!”다음 순간, 벼락이 치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람만큼 큰 영기로 만들어진 호랑이가 몇 초간 굳어있다가 손쉽게 무너졌다.
“쿵!”남궁 집안의 대장로는 줄 끊어진 연처럼 추락해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대장로!”다른 장로들은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그들이 달려갔을 때 대장로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저 자식은 기술도 쓰지 않고 가장 평범한 영기를 사용했는데 대장로를 죽였어. 분명 7급 무왕일 거야!”나장로는 놀란 듯 말했다.그들이 보기에 이태호는 7급 무왕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천재였다. 하지만 8급 무왕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용성연합국에서 전왕이 된 강자들도 8급 무왕의 내공을 가졌기 때문이다.“아버지, 대, 대장로가 죽었어요!”남궁정수는 겁을 먹었는지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대장로의 내공은 남궁 집안에서 가장 높았고, 그와 같은 강자가 있었기 때문에 남궁 집안이 자신만만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제 대장로가 죽었으니 남궁 집안에는 크나큰 손해였다.남궁지천은 입가를 세게 떨며 말했다.“나도 알고 있어!”이태호는 허공에서 내려와 남궁지천의 앞에 서서 말했다.“남궁 가주, 당신은 남군 군주 집안의 사람인데 약속을 어기지는 않겠지? 남궁정수와 류 당주의 결혼식을 취소하겠어?”남궁지천은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지금은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취, 취소할 거다!”남궁지천은 결국 이를 악물고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아버지...”남궁정수는 결혼식을 취소한다는 말에 곧바로 달려가 아버지를 바라봤다. 하지만 바닥에 널브러진 대장로의 시체를 바라본 그는 결국 한 마디도 꺼내지 못했다.“남궁 가주, 부디 약속을 지키길 바랄게. 우린 이만 가자!”이태호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고는 류서영 등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정말 잘 됐어요. 이제 저 빌어먹을 뚱보랑 결혼하지 않아도 돼요!”군주 저택에서 나오자 류서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신전 주인님은 참 대단하시네요. 남궁 집안의 최강자마저 이렇게 손쉽게 죽이시다니. 하하, 남궁 집안은 아마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겠죠!”사의당의 대장로도 속이 시원했다.“그러니까요.
류서영은 살짝 놀랐다.“벌써 돌아가려고요?”문득 뭔가를 떠올린 류서영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참, 제가 깜빡했네요. 며칠 뒤에 결혼한다고 했죠? 그러면 내일 저도 같이 가요. 신전 주인님의 결혼식 축하주를 제가 마시지 않을 수는 없죠!”“하하, 좋네요!”이태호는 그 말을 들은 뒤 크게 웃었다.“아!”한편, 남궁지천은 바닥에 널브러진 대장로의 시체를 바라보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이태호, 넌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어. 우리 남궁 집안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널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남궁정수는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구겼다.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그는 남궁지천에게 말했다.“아버지, 저희에게 복수할 기회가 있다는 말씀이세요?”남궁지천은 이를 악물었다.“당연하지. 우리 남궁 가문은 그래도 군주 집안이야. 내가 알고 있는 전왕은 한 명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워낙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전왕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은 것뿐이지. 이번에 이태호 때문에 내가 체면을 구기게 됐으니 전왕에게 부탁해야겠어!”남궁정수는 내심 기뻤다. 다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맞아요. 그 자식은 기껏해야 7급 무왕일 테니까요. 설령 7급 무왕이라고 해도 7급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거예요. 전왕을 찾아 부탁을 드린다면 문제없죠. 전왕을 이기려면 적어도 군신 정도는 되어야 할 테니까요!”남궁지천은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일단 대장로의 장례를 치르고 내일 공지를 내려야겠어. 류서영과의 결혼식은 잠시 취소하겠다고 말이야!”“아버지, 이태호를 죽이고 나면 류서영이랑 결혼해도 되죠?”남궁정수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건지 곧바로 물었다.남궁지천은 차갑게 웃었다.“당연하지. 우리는 이 일 때문에 체면을 구긴 거야. 그러니까 이 일로 다시 체면을 살려야 해. 그리고 이태호 저 자식은 네 결혼식을 망쳤어. 이번에 전왕에게 부탁해 그의 결혼식 날 함께 찾아가서 이태호의 결혼식을 망칠 거야. 그때가 되면 이태호의 표정이 얼마나 엉망일지 궁금하네!”“맞아요,
“하하, 남궁지천 씨, 남궁지천 씨가 이런 말을 하다니. 쉽지 않은데요.”서무상이 웃었다. 그는 평소 남궁지천과 사이가 좋았는데 남궁지천이 이런 말을 하니 상대방의 마음이 지금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거의 망설이지 않고 말을 뱉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사이에 꼭 남궁지천 씨를 도와 체면을 되찾아올게요. 제가 그 자식을 죽여야 한다면 내일이라도 찾아올게요.”그 말을 들은 남궁지천은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고마워요, 형, 내일 공항으로 마중 나가도록 하죠.”두 사람은 곧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후, 남궁지천은 또 다른 친한 전왕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과장해서 말을 했고 상대방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일이 잘 해결되자 남궁지천은 속으로 기뻐하며 방을 나가다가 남궁정수와 마주쳤다.“아빠, 어때요?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있어요?”걸어 나오는 아버지의 얼굴이 조금 좋아진 것을 본 남궁정수의 마음속에도 약간의 기대가 생겼다.남궁지천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서무상 전왕과 동준 전왕 둘 다 때가 되면 우릴 도와준다고 승낙했어.”“잘 됐어요, 하하, 이태호, 이 개자식. 전왕이 직접 우리를 도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 그 두 분중 한 명은 8급 무왕이고 다른 한 명은 7급 무왕의 내공을 갖고 있죠. 이번에는 반드시 그 자식을 죽여야 해요!”그 말을 들은 남궁정수는 감격했다. 옆에 앉아 있던 남궁여훈은 덤덤하게 커피를 마시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궁지천은 남궁정수를 힐끗 보고 나서 남궁정수를 향해 말했다.“정수야, 상대방에게 이태호를 죽여달라고 부탁한 건데 그때 가서 우리는 이태호의 결혼식만 망치면 돼. 괜히 예쁜 여자를 보고 딴 마음먹지 말고. 전왕들은 성격이 모두 곧은데 괜히 네가 여자를 건드리는 걸 보면 돕기는커녕 오히려 화를 낼지도 몰라.”남궁정수가 머쓱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저도 알아요. 이태호가 죽으면 돼요. 나중에 우리 다시 그의 아내에게 복수할 방법을 찾아도
남궁여훈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됐어, 난 안 갈 거야, 친구 몇 명이랑 낚시하러 갈 테니까 너희끼리 가!”“그놈은 신경 쓰지 마, 별 볼일 없이 낚시만 하거든!”남궁여훈이 떠나가자 남궁지천은 그제야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일찍이 아버지와 남궁정수에게 불만이 있었던 남궁여훈은 집을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택시를 타고 몰래 사의당 본부의 류서영이 사는 곳으로 갔다.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그제야 선글라스를 끼고 문 앞에 다가갔다.“아이고, 남궁여훈 도련님, 웬일로 오셨습니까?”문 앞을 지키고 있던 두 남자가 남궁여훈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멋쩍게 웃었으며 말했다. 그중 한 명은 놀리기까지 했다.“무슨 낯으로 찾아오는 거예요? 설마 아직도 단념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장로 한 명을 죽인 거로 충분하지 않아요?”남궁여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두 분, 두 분이 당신들의 당주께 아뢰기를 바랍니다. 제가 당신들의 당주를 찾아 의논할 일이 있어서 그래요.”“퉤!”다른 한 남자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습니다.“남궁 가문 사람들은 보고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집 당주가 집에 없거든요. 있다고 해도 아뢰지 않을 거예요!”“그러니까,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잖아!”...“안 계신다고?”남궁여훈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기다가 이곳을 떠났다. 그는 나무 밑에 와서 잠시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안 돼, 더는 형과 아버지가 사람을 죽이게 해서는 안 돼. 그들이 원래 잘못한 건데, 만약 그들이 그 태성시에 가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지 몰라!”생각한 후, 그는 아예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 표를 샀다.이태호는 집에 돌아온 후, 할 일 없이 단약을 계속 정제했다.다음 날 오후, 뜻밖에 남궁여훈이 이미 그의 거처에 찾아왔다. 이태호는 누군가 그를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마당으로 나갔다.남궁여훈을 본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내
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의아한 눈빛을 짓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둘째 도련님, 보아하니 남궁 가문의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인 건 아닌 것 같네요. 당신의 말대로라면 당신네 가문은 아직도 나와 싸우고 싶은가 보군요.”말을 하던 이태호는 느긋하게 돌의자에 앉았다.“다만 남궁 가문이 뭘 가지고 나와 싸우려는 건지 모르겠네요.”이 말을 듣자, 남궁여훈은 여기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옆에 앉아서 낮은 소리로 귀띔했다.“이태호 씨, 저는 정말 형의 일 처리가 마음에 안 들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계속 형을 예뻐하시니 점점 더 형을 망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우리 집안의 일들 때문에, 아버지는 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세요. 저는 심지어 어머니가 남궁정수에게 죽임을 당하신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고 그를 향해 말했다.“남궁정수가 어머니를 해코지한 게 맞아요. 돌아오는 길에 류 당주가 내게 이 일을 말했었는데, 남궁정수가 직접 그녀의 앞에서 말했다고 했어요... 물론, 당신은 나를 믿지 않아도 돼요, 어쨌든 우리는 원수니깐요!”“뭐라고요!”남궁여훈은 늘 남궁정수의 짓이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지금 확인하고 나니 벌떡 일어나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남궁정수는 저랑 이복형제이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기 때문에 저도 항상 그를 저의 큰형님으로 여겼어요. 그런데......”이태호는 남궁여훈과 남궁정수가 형제이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었다.그가 매우 분노하는 것을 본 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둘째 도련님, 만약 당신의 형과 당신의 아버지가 다시 나를 괴롭힌다면, 나는 아마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그들을 죽일 것입니다!”남궁여훈은 이 말을 듣고 입꼬리를 씰룩이더니 자리에 앉았다.“저는 남궁 가문에서 아무런 지위도 없어요. 남궁정수가 엄마를 죽였다니, 저는 지금 당장 그를 죽이고 싶어요. 그리고 남궁지천은 저의 아버지이지만, 그들은 항상 저를 견제하고 있고,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