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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이런 이태호를 본 신수민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너도 참, 너무 무정한 거 아니야? 걔가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정말 모르는 척할 거야? 두 사람이 잘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

이태호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랑 걔가 사이가 좋은가 보네? 아예 지연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하하, 나 내려갈게. 네가 방으로 부른다고 얘기할 거야.”

신수민은 이태호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태호와 떨어져 있는 며칠 동안 이태호가 너무 그리웠던 그녀는 백지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냥 내가 내려갈게. 걔를 방에 부르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만약 날 추행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해?”

신수민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깜짝 놀라 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신수민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말했다.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백지연은 매력적이고 성격이 시원해서 사랑과 미움이 분명할 뿐 널 추행할 사람은 아니야.”

이태호는 식은땀을 흘리며 백지연이 얼마나 발칙한지 그녀는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차에 탔을 때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그에게 억지로 키스한 적도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 백지연이 그를 추행할 수 있다는 것도 아예 가능성이 없진 않았다.

“아, 태호 오빠, 정말 돌아왔군요. 잘됐어요.”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태호가 내려온 것을 본 백지연은 커다란 두 눈을 반짝이더니 그대로 달려가 이태호의 품에 안겨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나빠요, 출장 가면서 나한테 말 한마디 해주지 않고. 밖에서 무슨 험한 일이라도 당했을까 걱정돼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단 말이에요. 미리 얘기해줬더라면 함께 가서 물이라도 따라줘도 좋았잖아요.”

이태호는 말문이 막혔다. 신수민이 옆에 있는데 이렇게 달려와 부둥켜안다니? 옆에 있던 신수민은 이태호의 난감한 표정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을 가리고 살며시 웃었다. 백지연이 참 간이 크다고, 사랑을 위해 물불 가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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