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식은 이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는구나. 그런데 얼굴은 잘생겼어. 그 점은 마음에 들어!”이태호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이태호는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사숙, 그게 무슨 말이죠? 설마 남다른 취향이라도 있으세요?”“꺼져!”남두식은 이태호를 쏘아보며 말했다.“무슨 헛소리야? 난 다 정상이야!”“아, 그러면 다행이네요!”이태호는 가슴을 내리쓸며 안심한 듯 말했다.“그런데 왜 저한테 잘생겨서 마음에 든다고 하신 거예요? 설마 제 얼굴을 보고 이 보물을 주신 거예요?”“하하, 시간이 지나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거다. 하지만 그것도 아마 1년 뒤쯤일 거야!”남두식은 이태호의 유머러스함에 웃음이 터졌다. 손바닥을 뒤집은 그는 검을 하나 꺼내 이태호에게 건넸다.“이건...”이태호는 그것을 자세히 살피다가 눈을 반짝였다.“세상에! 이건 보통 검이 아니라 영기네요!”남두식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영기는 일급부터 구급으로 나뉘는데 일급이 가장 낮고 구급이 가장 높아. 일급 영기라고 해도 보통 법기보다는 훨씬 더 강해. 법기보다 더 뛰어나지. 지금 네 손에 들린 그 보검은 구급 영기야!”“헉!”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숨을 들이켰다.“세상에, 구급 영기라니 대단하네요. 하하, 이것 참 좋네요. 사숙은 정말 통이 크세요. 이런 보물을 저한테 주신다니.”남두식은 그 말을 듣더니 이태호에게 말했다.“여기 와봐. 한 번 만져보자!”이태호는 피를 토할 뻔했다. 그는 뒤로 펄쩍 뛰면서 말했다.“사숙, 뭐예요? 조금 전에는 다 정상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왜 또...”“여기 와봐. 난 그냥 네 상황을 알아보려는 거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남두식은 안색을 흐리며 이태호에게 다가갔고 곧 이태호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몇 초 뒤 그는 손을 떼더니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재능이 있네. 게다가 순양지체야. 사형이 재능 있는 순양지체의 사람을 찾아
“당연히 이 두 보물도 공짜로 주는 건 아니야!”이태호는 남두식이 덤덤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그 말에 이태호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럴 줄 알았어요. 이 보물들을 이렇게 쉽게 얻을 수는 없겠죠!”남두식은 덤덤히 웃었다.“하하, 사실 이건 네게 좋은 일이야. 너한테 1년의 시간을 줄게. 1년 사이에 드래곤 신전의 12개 파벌을 전부 찾아 내. 그리고 12개 파벌의 사람들이 전부 1급 무황의 실력에 다다르게 한 뒤 그들을 데리고 날 찾아오도록 해. 그때가 되면 넌 엄청난 기연을 얻게 될 거야!”남두식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또 말했다.“물론 그러지 못한다고 해도 와야 해.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기연이 그리 좋지는 않을 거야.”“세상에, 요구가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이태호는 그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실 그도 기연을 얻고 싶긴 했다. 1년 사이에 12개 파벌의 당주를 전부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 12명을 전부 무황의 경지에 다다르게 하는 건 어려웠다.이태호는 범용과 연희를 만난 적이 있는데 두 사람 모두 기사 수준이라 무왕의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고 당연히 무황은 더더욱 어려웠다. 고작 1년 사이에 그들을 무황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그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설사 그들을 전부 찾지 못한다고 해도 올 수는 있어. 하지만 네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얼마 없을 거야.”남두식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사숙, 전 이미 용의당, 서의당, 마의당 사람을 찾았고 나머지 9개 파벌을 찾지 못했어요. 1년 사이 그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을 무황의 경지에 오르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제가 아는 세 파벌의 당주 중에 무왕에 다다른 사람은 없어요. 내공이 가장 강한 사람도 구급 기사 수준이죠. 무황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요.”이태호는 멋쩍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사숙, 요구를 조금만 낮추면 안 될까요? 일급 무왕 수준은 어떤가요?”남두식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그게 가능할
“아직 아홉 개의 파벌이 남아있으니 노력해야겠어요!”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감격했다.“그리고 최대한 빨리 단약을 만드는 데 쓰일 약초를 찾아야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단약을 만들 수 없을 테니까요.”그런데 그 순간 남두식은 미소 띤 얼굴로 그에게 수납용 반지를 건넸다.“걱정하지 마라. 이 사숙이 재료를 많이 준비했으니 말이다. 일급, 이급 약초 모두 있다. 삼급 빼고는 다 있어. 그리고 단약을 만드는 데 쓰일 보조 재료도 있다. 너더러 1년 동안 사람을 찾는 동시에 단약을 만들 재료까지 찾으라고 한다면 전혀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이태호는 수납용 반지를 건네받고서는 안을 살폈다. 그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렸다. 안에 약초들이 가득한 걸 본 그는 무척이나 기뻤다. 일급보다 못 한 약초들은 구석 쪽에 따로 놓여 있었는데 그것만 해도 200개가 넘었고 일급 약초들도 200개 정도 다른 쪽에 놓여 있었다.안에 들어있는 이급 약초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는데 그런데도 100개가 넘었고 다른 한쪽에는 단약을 만드는 보조 재료도 있었다.“사숙, 정말 최고예요. 세심하게 고려하셨네요. 진짜 사랑해요!”이태호는 무척이나 흥분했다.그러나 남두식은 싫은 내색을 하면서 이태호를 흘겨봤다.“사랑은 무슨, 난 너한테 관심 없다.”말을 마친 뒤 잠깐 고민하던 그는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넌 꽤 괜찮은 놈 같구나. 나한테 남유하라고 딸이 한 명 있는데 얼굴도 예쁘고 천사 같아. 걔랑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사실 남두식은 이미 이태호에게 뭔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태호는 남두식과 김호천의 약속을 몰랐으니 당연히 남두식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이태호는 생각지도 않고 대답했다.“사숙, 너무 너그러운 거 아니에요? 이렇게 많은 보물을 줬는데 딸까지 저한테 주려고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그게 뭐 어때서? 걔는 재능도 많고 이제 스무 살밖에 안 됐어. 얼굴도 예쁘고 내공도 너보다 뛰어나. 얼마나 많은 우수한 청년들이 걔를 짝사랑하는
이태호는 뭔가 생각난 듯 남두식에게 말했다.“참, 사숙. 이 세상에 정말 사람의 수련 체질을 향상할 수 있는 보물이 있나요? 사람을 환골탈태하게 만들어 수련할 수 없던 사람도 수련할 수 있게 되는 그런 보물이 있을까요?”남두식은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곧 무언가를 깨닫고 이태호에게 말했다.“설마 그 보물을 찾아 네 아내에게 쓰려는 건 아니지? 네 아내는 내공이 없는 평범한 인간이야?”이태호는 미간을 좁혔다. 수련하는 사람들, 특히 내공이 뛰어난 사람들은 종종 본인의 지위가 아주 높다고 생각해 내공이 없는 일반인을 무시했다.잘 사는 사람이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을 얕보듯 말이다.그래서 남두식은 이태호가 그런 보물을 찾아 아내에게 쓰려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자 놀라우면서도 또 믿을 수 없었다.그가 보기에 이태호는 내공이 뛰어나고 천부적인 재능도 있었기에 그의 아내도 이태호와 비슷한 수준의 내공을 소유한 수련자일 것으로 추측했다. 수련하는 자가 보기에는 그래야 수준이 비슷했기 때문이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솔직히 제 아내는 지금 내공이 없어요. 그래서 전 그런 보물을 찾아 앞으로 제 아내가 기사가 될 수 있게, 그녀가 진짜 수련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이태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계속해 말했다.“물론 사숙께서는 구급 영기도 내어주셨죠. 만약 사숙께서 사람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보물까지 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남두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한테 그런 보물은 없어. 하지만 난 이 세상에 그런 보물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 그리고 그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정말인가요?”이태호는 그 말에 눈을 빛내며 남두식에게 말했다.“사숙, 그 보물은 어디에 있습니까? 말씀해 주시면 제가 가서 찾을게요!”“하하, 네가 가서 찾지 않아도 돼. 네가 찾으면 시간을 낭비하게 되니까. 게다가 네겐 시간도 얼마 없잖아. 내가 너에게 준 임무를 어떻게 완수할 거야?”남두식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태호의 맹세를 얻은 남두식은 자신이 이태호에게 시킨 일이 이미 반은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다.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다시 이태호에게 말했다.“참, 내년 8월 15일에는 이틀이나 사흘 정도 일찍 와. 절대 지각하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약속했던 기연은 없을 테니 말이야.”남두식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12개 파벌의 사람도 내가 요구한 대로 그들을 데려온다면 그들에게도 기연이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더욱더 흥분됐다. 그는 곧바로 예를 갖추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사숙. 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사숙, 정말 절 너무 많이 챙겨주시네요!”남두식은 웃으며 말했다.“하하, 내게 사형은 한 명뿐이고 사형에게도 제자는 너 하나뿐이니 당연히 널 잘 챙겨줘야지. 그리고 너 같은 천재는 아주 보기 드물거든. 힘내서 하루빨리 임무를 완성하도록 해!”남두식은 날아올라 이태호에게 귀띔했다.“참, 내가 너에게 준 보검은 구급 영기이기도 하지만 비검이기도 해. 커지면 날 수 있어. 영기와 네 정신력을 주입하면 조종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별일 없을 때면 괜히 꺼내지 마.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눈이 벌게서 달려들지도 모르니까! 혹시라도 네가 상대할 수 없는 강자라도 마주친다면 일이 꽤 골치 아프게 될 거야.”“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할게요!”이태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비검이라니, 상상도 못 했다. 남두식이 준 그 무기는 공격할 때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행할 때도 쓸 수 있었다. 그러니 이런 보검은 더욱더 귀할 수밖에 없었다.남두식은 다시금 고개를 돌렸다. 그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힐끗 봤다.“1년 뒤 다시 만나자!”말을 마친 뒤 남두식은 앞으로 날아갔고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비검이었다니, 하하, 최고야!”남두식이 떠난 뒤 이태호는 그제야 손을 뒤집어 다시 그 비검을 꺼냈다. 그는 우선 검 위에 피 한 방울을 떨궈 주인을 알아보게 했다. 그는 이내 그 보검의
낙성에 도착한 뒤 이태호는 레스토랑을 찾아 우선 배를 채웠고 그 뒤에야 주차해 뒀던 호텔에 도착해 방을 하나 잡았다. 그는 이튿날 아침 출발해 태성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같은 시각, 태성시. 신수민 일행은 사람들을 데리고 운전해서 신씨 집안으로 돌아왔다.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산 아래 차들이 많이 주차된 게 보였고 한 무리 사람들이 그들 쪽을 향해 걸어왔다.“여기가 바로...”선두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내공이 삼급 무왕에 다다른 이노우에였다.그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데리고 별장 밖에 도착한 뒤 안으로 들어왔다.“사모님, 어르신들. 얼른 은재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세요. 이 사람들 살기가 가득해서 온 걸 보면 분명 나쁜 의도가 있을 거예요!”서소운은 그들이 안으로 들어오자 곧바로 신수민에게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저 사람들 조심해요!”신수민은 그들을 힐끗 본 뒤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는 곧바로 신은재와 이태식, 연초월을 데리고 빠르게 안으로 달려 들어가 문을 잠갔다.“하하, 도망쳤어?”이노우에는 그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웃었다.이태호가 고용한 경호원들은 곧바로 달려와 서소운 등 사람들의 옆에 섰다.이소아는 경호원들을 보더니 그들에게 말했다.“당신들은 돌아가서 입구를 지켜요. 그들에게 안으로 들어올 기회를 주지 말고 이곳은 우리에게 맡겨요.”경호원들은 이소아 등 사람들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구로 달려가 그곳을 지켰다.이호호는 눈앞의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당신들은 누구지? 이곳은 당신들이 올 곳이 아니야!”“하하, 여기에 미녀가 6명이나 있다니, 생각지도 못했네. 이태호 이 자식 정말 즐길 줄 아네. 경호원 중에 이런 미녀가 있을 줄이야. 좋네, 좋아. 얘들아, 상황을 보니 우리 잘 즐기다 갈 수 있겠다.”이노우에는 큰 소리로 웃었다. 이호호 등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양들을 보는 것 같았다.단발 미녀 와타나베 미유가 차갑게 말했다.“이노우에, 우
“역시 벚꽃 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빠. 전부 호색가들뿐이네!”상대방의 말을 들은 이호호는 주먹을 쥐고 차갑게 말했다.“그러게. 잠시 뒤에 절대 봐주지 말고 저 짐승 새끼들 전부 다 죽여버려!”김이슬도 화가 난 표정으로 앞에 있는 그들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서 살기가 번뜩였다.“하하, 이태호는 실력이 꽤 좋다고 하던데 지금은 이곳에 없겠지? 우리가 설마 이태호의 경호원들을 이기지 못할 리가 있겠어?”이노우에는 웃으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가 주먹을 쥐자 영기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짙은 영기는 파동 또한 무척이나 강렬했다.“저 자식 내공이 만만치 않은데. 삼급 무왕의 내공이야!”상대방의 영기 파동을 확인한 서소운은 이내 상대방의 내공을 판단했다.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저 녀석은 나한테 맡겨. 다른 사람들은 너희에게 맡길게!”“그래!”김이슬과 이소아 등 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계집애들. 이리 와봐. 너희 실력이 어떤지 한 번 확인해 봐야겠어!”이노우에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채 순식간에 서소운에게 달려들었다.“쿵!”서소운은 주먹을 쥐더니 이내 그와 맞붙어 싸웠고 이노우에를 뒤로 물러서게 했다.“뭐지!”이노우에는 놀란 듯했다. 삼급 무왕인 그는 보기 드문 강자였는데 상대방의 경호원에게 밀려났다. 게다가 주먹싸움에서 그는 분명히 밀렸다.“빌어먹을, 이 여자의 내공은 사급 무왕이야. 나보다 높아. 이럴 리가 없는데? 이런 강자가 왜 일개 경호원을 하는 거지?”이노우에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무왕 같은 내공이라면, 설령 일급 무왕이라고 해도 그가 보기에 이렇게 작은 도시를 주름잡는 건 쉬울 것 같았다. 이곳에 그녀의 상대가 될 사람은 없을 듯했다.삼급 무왕인 그가 많은 강자를 데리고 이곳으로 왔을 때 서소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이노우에, 두려워하지 마. 우리가 있잖아. 저 여섯 명 중에 저 여
“여러분, 제발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이노우에는 난생처음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 겁을 먹은 그는 이를 악물더니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서소운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벚꽃 나라의 쓰레기들이 감히 우리 용성연합국에 와서 행패를 부려? 우리가 당신을 놓아줄 것 같아? 우리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이소아가 말했다.“하하, 아까는 당신이 엄청 강하다면서? 우리를 잡고 괴롭혀 줄 거라고 하지 않았어? 조금 전의 그 기개는 어디 갔지? 왜 벌써 기가 죽은 거야?”“쓸데없이 얘기 나누지 말고 그냥 죽이자!”김이슬이 앞으로 나서면서 이노우에의 가슴팍을 걷어찼다.“퍽!”이노우에는 몇 미터 날아간 뒤 바닥에 쓰러져 경련하더니 이내 숨이 멈췄다.“이 사람들 내공이 나쁘지 않아. 무왕 수준의 놈들은 몸에 수납용 반지도 있었어. 그 안에 뭐 좋은 건 없나 한번 확인해 보자!”서소운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좋아, 그러고 나서 같이 나누자고. 하하!”이호호는 그 말을 듣고 눈을 빛냈다.그러나 장민영은 눈살을 찌푸렸다.“김이슬, 그렇게 성급히 저 녀석을 죽여서는 안 됐어! 저 녀석은 죽는 걸 무척이나 두려워했잖아. 조금 전에 방법을 생각해 저 녀석에게서 정보를 캐내야 했다고!”“저 녀석을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서 참을 수 없는 걸 어떡해!”김이슬은 멋쩍게 웃었다.장민영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주인님은 떠나서 언제 돌아올지 몰라. 이번에 여기에 온 사람들은 내공이 저번보다 높아. 상황을 보니 한칼당도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아. 아마 벚꽃 나라 쪽에서 세력이 꽤 큰 것 같아.”장민영은 거기까지 말한 뒤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이번에 그쪽에서 고수를 많이 보냈고 우리는 이들을 전부 죽였어. 하지만 다음번에 또 사람을 보낸다면 분명 엄청나게 강할 거야. 이 사람들보다 더 강하겠지. 그때가 되면 주인님이 없을 때 우리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할 수도 있어!”이소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태의 엄중성을 깨닫고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