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저기, 이름이 뭐예요? 아까는 정말 고마웠어요!"미녀는 한참 동안 멍하게 서 있더니 정신을 차리고 이태호를 향해 웃었다. 볼에 보조개가 두 개 옴폭 패어있는 어여쁜 미소였다.이태호는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나는 이태호라고 해, 너는?"미녀는 방긋 웃었다."나는 이비안이라고 해. 우리 다 이씨네요!"미녀는 말을 계속했다."우리는 참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둘 다 이씨고 나를 구해주기도 했잖아요."미녀는 말을 하다가 눈썹을 치켰다."이태호, 조금 전 나를 구해준 거 내가 어떻게 보답해야 하지?"이태호는 웃기만 했다."괜찮아, 그냥 보이는 김에 도와준 것뿐이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멋있다. 너는 진짜 고수 같아!"이비안은 이태호를 찬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나이도 젊은데 속도가 엄청 빠르잖아. 아까 1초만 늦었어도 난 아마 저세상 구경하러 갔을 거야. 우리 이씨 집안에는 경호팀 팀장만 이런 속도를 낼 수 있을걸. 다른 경호원들은 다 너보다 못할 거야!"이태호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은 옷과 옆에 주차된 포르쉐가 그녀가 부자이고 집안이 적어도 부유한 상인 집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하지만 이런 사람이 나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았다? 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방금 너희 집 경호팀장이 나와 비슷한 능력이 있다고 했는데, 왜 나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았어?"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이비안은 부끄러워서 웃었다."나는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산 적이 없어. 너무 늦기도 했고. 절친이 요 앞에서 잠깐 밥만 먹고 집에 가자고 했길래, 경호원을 안 불렀지."그녀는 말을 마치고 눈썹을 찌푸렸다."아, 짜증 나, 도대체 누구길래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이태호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서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음부터는 조심해야 해, 알겠지? 지금 당장 경호원을 부르는 게 좋겠어. 그 사람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있으니까!"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주의를 줘서
"쓸모없는 것!"전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됐어, 이렇게 된 이상 다음에 기회를 찾아봐야지. 너는 먼저 돌아가 봐! 이미 경각심을 높여줘서 일이 어렵게 됐어!""네, 아가씨!"그는 상대방이 전화를 끊은 후에야 운전하고 떠났다.이비안은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맞다, 태호씨, 무슨 일을 해요? 아니면 무슨 집안의 재벌 2세 같은 거야?"이태호는 작게 웃었다."난, 나는 그저 백수야!""농담하지 마. 네가 입은 옷을 봐. 보통 가격이 아닌데!"이비안은 말을 하며 이태호와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내 절친 두 명과 다른 친구 몇 명이 있어. 그들이 밥 먹자고 나를 불렀어. 이따가 내가 소개해 줄게!"이태호가 어색하게 웃었다."그럴 필요 없어. 나는 그냥 여기를 지나가는 것뿐이야. 나는 낙성시로 가는 길이야!""지나가는 거야?"이비안이 웃었다."그러면 더더욱 인연이 있는 거네. 마침 지나가다가 나를 구한 거잖아."여기까지 말한 이비안은 머뭇거렸다."그럼, 우리 연락처 교환할까? 어때? 나중에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날 찾으면 돼!"이태호는 적극적인 미녀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락처를 교환했다.연락처를 교환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룸 앞에 도착했다."비안아, 왜 이제야 왔어?"두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일어서며 이비안을 불렀다."맞아, 비안이 한참 전부터 출발했잖아, 왜 이제야 와?"한 여자가 덩달아 말을 덧붙였다.이태호는 들어오자마자 안에 있는 3녀 2남의 표정을 빠르게 훑었다. 한 여자의 표정만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린 것이다.그 여자는 재빨리 표정을 가다듬고 웃으며 이비안에게 말했다."비안이 늦었으니까 벌주 3잔이다!"비록 한순간이지만 이태호는 예쁘게 웃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서 억지와 내키지 않음을 읽었다.그의 입가에 작은 호선이 그려졌다. 그는 무언가를 확신했다. 이비안이 여기 부근에서 걸어올 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나소희는 이태호가 이비안을 구해 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비안이 도착하기 전에 그녀가 룸에서 나가서 전화를 한 통 받았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녀는 일부러 짓궂게 물었다."비안아, 누구야? 혹시 남자친구야? 잘 생겼는데 우리한테 자세하게 소개해 줘라!"이비안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소희를 향해 눈을 흘겼다."뭐라는 거야? 방금 알게 된 사이야!"이태호는 침묵하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양혁이라는 사람은 이비안의 변명을 듣고 수심이 가득 찬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졌다.이태호는 양혁이 이비안을 좋아하는 것을 단번에 알아봤다."아닌 것 같은데. 이비안, 오늘은 친한 친구들만의 모임이야. 방금 안 사이를 여기로 데려온다고? 우리 속이는 거 아니지? 남자친구인데 말하기 부끄러운 거 아니야? 쯧쯧, 비밀 연애하려고?"또 다른 한 명의 별로 똑똑해 보이지 않는 남자가 히죽거리며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양혁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김준, 그만해. 이분의 이름은 이태호라고 해. 아까 아래서 날 구해줬어. 이분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차에 치여 죽었어!"이비안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친구들에게 알려줬다.친구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나소희는 작위적으로 말했다."비안아, 누가 널 해치려고 하는 거지? 괜찮아? 나 좀 봐봐, 나 정말 간 떨어질 뻔했다. 누가 우리 착하고 귀여운 비안이를 해치려고 하는 거야, 내가 알아내기만 한다면 꼭 죽여버릴 거야!"나소희는 달려와 이비안의 손을 꼭 쥐고 그녀를 걱정스레 살펴보았다.이태호는 여자의 이런 작태를 보고 구역질이 났다.하지만 이비안은 너무 단순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오히려 나소희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나소희, 나 괜찮아!"나소희는 이비안의 손을 놓고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비안이는 아마 차에 치여서 봉변을 당했을 거예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에이, 나한테 감사하면 안 되지. 내가 안 왔을 땐 몰라도, 이미 와버려서
한 여자가 나서서 말렸다.이태호는 김준이 이들 중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말이 거침이 없는 것 같았다."태호씨, 농담하는 거지?"이비안은 친구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같이 놀면서 큰 친구들이니 말이다.하지만 이태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임시로 연락받고 여기로 온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여기로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여기에 있는 이 5명밖에 없었다.이태호는 나소희를 향해 말했다."내가 막말을 해? 그럼 증명해 줄게. 네 휴대폰을 우리에게 보여주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야! 이비안이 출발하기 직전에 킬러와 연락했지?"이 말을 들고 나소희는 깜짝 놀랐다."네가 뭐라도 되니? 왜 휴대폰을 보여줘야 하는데? 내 프라이버시야!""하, 아무것도 없다면 왜 못 보여주는 건데? 찔리니까, 그렇지?"이태호는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이비안이 너를 절친으로 생각하는데, 설마 네가 범인인 줄은 몰랐어. 네가 왜 그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나소희, 정말이야?"이비안은 나소희의 당황한 기색을 읽고 순간 멍해졌다. 사람의 눈빛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만약 나소희가 정말 아무것도 안 했더라면 왜 휴대전화를 보여주지 않는 거지? 왜 꺼내볼 용기도 없는 걸까?"나소희, 네가 아니라면 왜 두려워하는 건데? 휴대폰을 우리한테 보여줘. 킬러를 연락한 기록이 없다면 내가 경호원을 시켜서 당장 이 자식을 죽여버릴게!"김준이 말을 이었다."나는 너를 믿어, 넌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하지만 양혁은 나소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나소희, 가져와서 보여줘!""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야? 너무 실망이다. 나를 의심하다니!"나소희는 휴대전화를 꺼냈다."그래, 보여주면 되잖아? 가져가!"사람들은 순간 당황했다. 자기가 잘못 생각했나? 나소희가 범인이라면 휴대전화를 꺼낼 리가 없지 않은가?하지만 나소희는 말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있는 힘껏 바닥으로 내던졌다."가
"악, 죽어버려!"나소희는 휴대전화가 망가지지 않은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굳어지고 말았다. 다들 채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받아내다니, 믿기지 않았다.궁지에 내몰린 나소희는 머리가 윙윙 울렸다. 갑자기 나타난 이 남자만 아니었다면 이비안은 지금쯤 이미 죽어버렸고 자기도 이런 상황에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달려가서 휴대전화를 향해 덮쳤지만, 이태호는 그녀에게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살짝 밀쳤다. 그러자 나소희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이비안은 통신 기록의 연락처 이름을 확인했다. 나소희의 최근 통화기록 마지막 이름이 떡하니 '킬러'라고 저장되어 있었다.문자 기록을 훑어보니 죄다 어떻게 자신을 죽일지를 문의하고 상의하는 내용들이었고 또 나소희가 상대방에게 1억을 보내준 기록도 있었다.이비안은 눈시울을 붉히며 휴대전화를 김준과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나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나소희, 범인이 너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 왜? 도대체 왜 그랬어?"말하는 사이 이비안의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나소희, 나는 너를 가족처럼 생각했어.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나소희, 이 미친년,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야?"친구들은 문자 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갈며 소리쳤다. 나소희가 이런 사람인 줄을 꿈에도 생각 못 했다.양혁은 화를 주체할 수 없어 나소희의 뺨까지 후려쳤다."양혁, 지금 날 때린 거야? 하, 역시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지. 너한테는 이비안만 소중하고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본 체도 안 하잖아. 역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어!"나소희는 얼굴을 감싸고 엉엉 울었다.양혁은 이를 갈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비안이 입을 열었다."나소희, 너 미쳤니? 양혁이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진짜 미쳤구나! 나 양혁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너 양혁 안 좋아하는 거 알아. 그런데 네가 있는 한 양혁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너를 죽이기
"하!"양혁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이비안을 좋아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고 비밀이 아니었다. 상대방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뻔했으니, 그는 당연히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이비안은 마음이 약해져 김준을 말렸다."김준, 그만하는 게 어때? 우리 이제부터 쟤랑 연을 끊고 살면 돼!"하지만 김준의 생각은 달랐다."비안아, 너희들이 친했다는 건 나도 알고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어. 하지만 잘 생각해 봐, 쟤는 너를 죽이려고 독한 마음을 품었어. 이번에 실패했더라도 다음에 다시 손을 쓸 수 있단 말이야!"이비안이 다시 말을 하기도 전에 나소희가 일어서며 김준을 위협했다."김준, 지금 나를 깔보는 거야? 너는 나를 감히 건드리지 못할걸? 내가 요즘 오빠를 삼았거든. 나한테 엄청나게 잘해줘. 네가 감히 나를 죽인다면 우리 오빠는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오빠를 삼아?"나소희는 거짓말을 한 것 같지 않았다. 김준은 눈썹을 찌푸리고 고민이 되었다. 김씨 집안은 잘나가는 집안이지만 태남시에서는 삼류 세가의 축에 끼지도 못했다. 만약 그녀의 오빠가 대단한 인물이라면 자기뿐만 아니라 김씨 집안까지 연루될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오빠 삼았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인데?"한 여자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만난 지 며칠밖에 안 됐어."나소희는 다시 이비안을 위협했다."이비안, 나는 원래 오빠를 끌어들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이미 이 상황이 되었으니 확실하게 알려줄게. 나는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내 오빠는 마의당의 사람이야. 마의당의 장범을 들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그 사람!"김준은 장범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그 사람은 마의당의 사람인데 잔인하기로 유명해. 여자를 엄청나게 밝히는데 어떻게 알게 된 거야?"양혁은 입가가 작게 경련하더니 실망스러운 눈길로 나소희를 바라보았다."나소희, 네가 그런 여자인 줄 몰랐다. 장범은 여자를 밝히기로 유명하고 또 이익이 없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야. 너 그 사람과 무슨
김준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장범이라는 사람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그는 잠깐 고민하더니 나소희를 향해 말했다."나소희, 가라! 이제부터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다!""하하, 왜? 장범이 내 오빠라고 하니까 무섭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척을 했잖아?"나소희는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너희들을 그냥 보내줘도 되는데 조건이 있어. 무릎을 꿇고 큰절해라. 그러면 곱게 보내줄게! 안 그러면 내가 전화해서 장범의 분노를 체험하게 할 거야!""나소희,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지금 당장 너를 죽여버릴 거야.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야!"양혁은 나소희에게 실망했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소희, 네가 이런 사람일 줄 몰랐어!"나소희가 대답했다."네가 어제 내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비안을 좋아한다고 말했지. 그래서 이비안을 죽이는 거야. 쟤만 없어지면 너는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양혁은 쓴웃음을 지었다."꿈 깨라, 비안이가 없어도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나소희는 광소를 터뜨렸다."하하, 그건 오늘 내가 한 일이 탄로 났기 때문이야. 만약 이비안의 죽음이 단순한 교통사고였다면 너는 무조건 나를 선택하게 될 거야!"그녀는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분노어린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굴러온 돌이 내 일을 망쳐버렸어. 쟤만 아니었어도 오늘의 계획은 이미 성공했어!""나소희, 그만해!"이비안은 실망이 가득한 얼굴로 문을 가리켰다."너 가!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야!""좋아, 갈게!"나소희는 차갑게 웃으며 떠났다.김준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상대방은 배경이 있어서 쉽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나소희가 마지막에 떠날 때의 눈빛에는 분명한 살의가 있었다. 그녀는 이비안과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크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는 김준에게 물었다."마의당의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이야?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고 그래?"김준은 쓰
김준은 눈썹을 찌푸린 채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이태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이미 시켰으니 올려주세요. 마침 나도 배가 고팠고요!"말을 마친 이태호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 앉았다.이비안은 이태호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슬픈 기분을 가다듬고 이태호에게 말했다."고마워요, 태호씨. 태호씨가 아니었더라면 나소희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을 거예요. 오늘 운 좋게 화를 면했더라도 다음에 또 당했을 거예요!""그건 맞는 말이야.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섬세한 태호씨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 무서운 사람이 계속 우리 옆에 숨어있었을 거잖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한 여자가 말했다.김준은 이태호를 향해 사과했다."태호씨, 오해해서 미안해요. 나소희한테 깜박 속아버려서 그래요!""괜찮아요.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끝까지 책임져야죠. 나소희가 거슬리기도 했고 적발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그녀를 적발해서 다행이죠. 아니면 마의당의 존재도 몰랐을 거예요!"양혁도 따라서 웃었다."하하, 이 파벌의 이름이 당주가 지은 것이 아니고 옛날부터 있던 이름이라고 들었는데 누가 지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름이 너무 웃겨요!""웃겨요? 그게 왜죠?"이태호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양혁이 대답했다."마의당이 얼핏 들으면 '마당' 같아서요. 집안의 작은 앞마당의 그 '마당' 말이죠. 그래서 가끔 뒤에서 마당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이태호는 어이가 없었다. 정말로 얼핏 들으면 '마당' 같았다."하하!"머릿속에서 되뇌던 이태호는 참지 못해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자리 옮길까? 조금 걱정이 돼서 말이지. 우리가 마음이 약해서 나소희를 보내줬지만, 나소희가 복수할 마음을 품었으면 어떡하지?"김준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내가 가서 빨리 결제하고 우리 자리를 옮기자! 이 정도 밥값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잖아. 근데 한 입도 안 먹고 버리는 게 아깝기는 하다.""얼마나 시킨 거야?"이태호는 웃으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