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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저한테 어느 정도는 감정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백지연은 실오리 같은 희망이 눈앞에 보였다.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옛말에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 이태호가 아가씨에 대한 감정이 나쁘진 않으니 아가씨가 견지만 하면 이태호도 마음을 열 거예요."

백지연은 문득 깨우쳤다.

"어르신 말씀은 이태호한테 계속 달라붙으라는 거예요?"

어르신이 웃으며 답했다.

"맞아요, 충동적으로 아내를 들일 정도의 호감은 아니여도 이태호의 지금 마음속에 있는 좋은 감정들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확대시키면 반드시 성공할겁니다."

어르신의 확신에 백지연은 다시금 흥분해졌다.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니 자신감이 충만됐어요, 고마워요."

말을 마치고 백지연은 이태호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백지연을 확인하자 듣지 말아야 할 얘기들이 누설될까 소전은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누구네 집 경호원이 내 남자 옆에 서 있는 거야? 태호 오빠와 얘기해야 되니까 방해하지 말고 딴 곳으로 비키지 그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경호원이 눈에 거슬렸던 백지연은 큰 소리로 그를 내쫓았다.

백지연이 감히 명성 높은 사대 군신인 소전에게 이따위로 말을 하다니? 상대가 군신이란 걸 알았어도 이리 무례했을까? 놀라서 기절했을 수도 있겠네,

이태호는 괴이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난생 처음 이런 말을 들어 본 소전도 땀이 삐질 흘렀다.

다만 백지연의 말에 섞인 단어들을 회상하며 소전은 이태호에게 말을 건넸다.

"어머, 태호 형한테 이렇게 예쁜 여사친도 있었네."

이태호는 급급히 해명했다.

"저 계집애 말에 신경 쓰지 마,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백지연도 질세라 말을 덧붙였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요? 마음이 흔들린 적 없었다고 백프로 보장할 수 있어요? 돌맹이가 아닌 이상 나한테 설레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말을 마친 백지연은 치맛자락을 조심스레 끌어당기더니 한 바퀴 휙 돌고는 이태호에게 질문했다.

"오빠, 이거 아까 갈아입은 치만데 내가 입으니까 유별나게 아름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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