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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장

서건우는 좀 있다가 이태호의 불쾌한 얼굴을 떠올리니 벌써부터 속이 통쾌해나기 시작했다.

필경 몇 년 전 그렇게 힘들게 쫓아다녔던 여자가 이태호한테 빼앗겼으니 그에 대한 원한이 계속 남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돈도 많고 세력도 있으니 잃었던 것을 찾을 때가 된 것이다.

두 사람이 끌어안고 있는 걸 눈꼴사납게 보던 백무빈은 아예 노래하던 것도 멈추고 그 둘을 보고 말했다.

"건우, 주희야. 너희들 너무 하는 거 아니냐? 비록 넌 이태호랑 헤어졌다지만 너희들이 여기서 물고 빨고 하는 걸 태호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이문선도 곁들어 말했다.

"맞아. 너희들이 이러는 걸 보고 걔 마음이 얼마나 불쾌했으면 나가서 담배를 피우겠어. 너희들이 이러는 거 눈꼴 시려서겠지!"

하지만 정희주는 이내 그 말에 반박했다.

"허허, 아까 너희들도 봤잖아. 내가 자존심도 버리고 태호와 다시 시작하려 했는데 걔는 아예 기회를 주지 않잖아. 이젠 나도 몰라, 누가 나한테 잘해주면 누구하고 사귈 거야! 서건우가 계속 나를 좋아해 왔으니 건우만이 나를 제일 사랑해주는 사람이야. 그러니 지금부터 서건우를 받아들이고 우린 연인 사이가 됐어!"

이하연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보아하니 이태호가 말한 것이 틀림이 없었다. 이태호랑 다시 잘 되고 싶다는 것은 다만 그가 돈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찾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아까 이태호한테 거절당한 후 또 서건우가 돈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내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대신 아까 거절당할 때의 가련한 모습과 후회막심해하는 표정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없었다.

이문선과 백무빈도 사실의 전후를 똑똑히 보고는 마음속으로 정희주에 대해 경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정희주가 정말 개과천선하여 이태호랑 다시 결합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가 나간 지 얼마 안 돼 대뜸 상대를 바꾸다니? 그러니 이태호가 이런 여자를 아예 거들떠보지 않는 데에 공감이 갔다.

정재원은 즉시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 너희들 진도가 참 빠르구나!"

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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