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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정희주가 따져 묻자 이태호는 어깨를 들썩 올리며 답했다.

"내가 좋아해야 할 이유가 있나?"

또 뭔가가 불쑥 생각난 듯 이태호는 말을 덧붙였다.

"아, 우리 와이프가 그러던데 이씨 집안 사람들 돈 들고 튀었다고, 너 남편이 바로 이씨 집안덕에 돈 좀 벌었다는 그 하현우 아니였던가? 이씨네도 망해 버렸는데 하씨 집안은 지금 어떤 지경인지 궁금하네."

정희주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우리 헤어졌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헤어졌어?"

이태호는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하긴 예상했던 일이라 별 놀랍지도 않다야, 하현우가 거지신세 됐으니 헤어지는 거야 당연한 결과겠지, 그런데 이혼했다고 해야지 왜 헤어졌다고 하는 거야?"

그 당시 본인이 줬던 예물을 돌려주지도 않을 망정 하현우와 함께 차지한 본인 신혼집을 낮은 가격에 팔아 버리고 그래도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어머니, 아버지에게까지 염치없이 돈을 요구한 정희주의 악랄함과 매정함을 이태호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 돈밖에 밝히지 않는 정희주에 대해

일말의 연민도 없고 혐오스러워지기까지 했던 것이다.

"결혼도 했었어?"

헤어졌다고 하는 정희주의 말을 고이 믿었던 소홍은 의혹스러워졌다.

정희주는 다급히 설명했다.

"하현우랑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까 법적으로는 부부도 아닌데 그럼 헤어졌다고 해야 되는 게 맞는 거잖아."

"태호야, 내가 미안해, 하현우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어제는 내 몸에 손까지 댔었어,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여자를 때려? 아주 쓰레기네 그거."

불공평한 일을 겪은 정희주가 불쌍해진 이하연과 소홍은 분노했다.

소홍은 중재를 나섰다.

"태호야, 희주가 사람을 잘못 믿어서 실수를 한 걸꺼야? 누구나 한 번쯤은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잖아, 몇년을 함께 지내온 너는 희주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거 아니야?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데 용수해 주면 안 될까?"

정희주는 가여운 표정을 짓고 있고 친구들은 답을 기다리며 주시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용서하지 않으면 옹졸하다고 말이 나올걸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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