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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장

"허허, 상관없어! 쟤랑 이젠 모르는 사이랑 다름없어!"

이태호는 정희주를 가볍게 한번 흘겨보더니 입가에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정희주는 이태호의 몰인정한 말을 듣고 기가 막혀서 술잔의 와인을 한숨에 들이켰다. 그러고는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

"이태호야, 넌 꼭 정이 떨어지는 소리를 해야겠어? 말했잖아. 이전에는 내가 잘못했다고. 하현우랑 만나는 게 아니라고. 나 지금 잘못한 걸 알았으니 너랑 계속 잘해보고 싶단 말이야!"

하지만 이태호는 틈을 주지 않고 말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내가 돌아온 그날 밤 내 마음은 이미 죽어있었어. 그때 네가 했던 표정 벌써 잊은 건 아니지? 하늘 위에서 나를 벌레 보듯 내려다보던 그 표정을?"

정희주는 다급히 말했다.

"태호야, 내가 잘못했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내가 이렇게 빌 께 응?"

말을 마친 정희주는 다른 건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바로 이태호의 옆에 바짝 붙어 앉더니 이태호의 팔을 껴안고 자신의 가슴에 부비부비 했다.

"태호야, 나를 용서해 주면 안 돼? 이렇게 빌 께!"

곁에 있던 서건우는 정희주의 섹시하고 쭉쭉 뻗은 다리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입가에서 군침을 줄줄 흘리느라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태호 이 자식이 혹시 고자 아닐까 이렇게 이쁜 미녀가 들이대는데 왜 싫어할까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어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이런 몸매에 이런 가련한 척하는 모습을 보면 용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만약 이태호가 정희주를 용서해 주지 않는다면 그에게 놓고 말하면 좋은 일이 아닌가? 만약 이태호가 정희주랑 함께 있지 않으면 서건우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말이다.

지난 이삼 년 동안 정희주를 쫓아다녀도 다 고배를 마신 마당에 이태호한테 뺏긴다면 얼마나 불쾌할까? 하여 지금 두 사람이 헤어진 걸 보고 속으로 기뻐해 마지않았다.

서건우의 기회가 끝내 온 것이었다.

이태호는 정희주를 신경 쓰지 않고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술을 마셨다.

"두 번 다시 얘기 안 하겠으니 눈치가 있다면 이렇게 붙어 있지 마.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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