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0화

"그래도 난 여전히..."

이태호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정희주는 마음에 크게 상처를 입었는지 입술을 깨물며 머리를 푹 숙였다.

절친의 가여운 모습이 눈에 너무 밟혔던 김지영은 이태호를 한쪽으로 끌고 와 조심스레 물었다.

"태호야, 진심으로 나한테 얘기해 봐봐, 예전에 희주를 정말로 사랑하긴 한 거야?"

이태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땐 그랬지."

김지영이 재차 말을 이었다.

"오늘 희주가 널 만난다고 얼마나 공을 들여서 준비했는지 몰라, 너랑 사귀었던 삼년동안이 최고로 행복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미치도록 후회하고 있어, 희주가 이제야 널 얼마만큼이나 사랑하는 지를 깨닫게 된 것 같아."

이태호는 콧방귀를 뀌었다.

"지영아, 너도 참 순진무구하네, 감옥에서 오년을 내가 어떻게 버텨 왔는지 알기나 하고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난 감옥에 있는 그 오년이란 기간 동안 우리 부모님, 내 가족들을 살뜰히 챙길 희주를 평생 행복하게 해 줄 그 신념 하나만으로 끝까지 이를 악물고 수감 생활을 버텼었어."

그러더니 스스로 비꼬며 말을 덧붙였다.

"아름다운 미래를 그렸던 내가 바보였던거지, 얼마나 멍청하냐? 법원에서 십년감옥행을 판결받았는데 그걸 기다려줄 여자가 어디 있겠어? 그래 우리 부모님들을 챙기지 않는 건 상대의 마음이니까 이해해, 기다려 주지 않은 것도 다 이해해, 근데 내가 용서가 안 되는 건, 하필이면 폭행범인 하현우와 붙어 먹어서 우리 부모님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며 협박을 했다는 게 사람이 할 짓이냐? 게다가 겨우 감형돼서 신혼집에 도착했는데 하현우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정희주가 날 또 얼마나 비웃고 무시했는지 생각만해도 역겨울 지경이야."

정희주가 못할 짓을 했다는 걸 알게 된 김지영은 침묵했다.

그렇게 조용히 있는 김지영을 보며 이태호가 재차 입을 열었다.

"너 남편 장재원이 그런 짓을 했다고 한 번 생각해 봐, 넌 용서할 수 있어? 희주가 했던 짓을 잘 회상해 봐, 대체 어떤 여자인지 감이 안 잡혀? 하도 하현우가 망해서 이용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