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에 진땀이 난 이태호는 몸둘 바를 몰랐다."진심이야? 여보? 그 계집애가 걸핏하면 나한테 고백해서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마음을 다스려주라니? 자기 남편이 뉘 여자한테 빼앗길 까 두렵지도 않아?""큭큭!"신수민은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또 허풍 치고 있네, 아가씨가 호불호가 분명한 그런 활발한 성격이어서 그렇지, 설마 당신한테 막 들이대서 잡아먹기라도 하겠어?"신수민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아도 믿지를 않으니 이태호는 어이가 없었지만이내 다른 질문으로 화제를 옮겼다."아, 참, 우리 신씨 집안과 이영호가 속해 있는 이씨나 하씨네와 합작 관계가 얽혀 있는 거 아니지?"신수민은 순간 의문이 들었다."갑자기 그게 왜 궁금해? 하씨라면은 줄곧 거래가 없었고, 이영호는 당신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내 환심을 사기 위해 신씨 집안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했었어, 그 기회를 노려 신민석 그 사람이 이씨네와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어."정적이 잠시 흐르다 그녀는 말을 덧붙였다."주로는 건축 자재 쪽으로 합작이 많아."이태호는 즉시 의견을 내놓았다."내일부터는그들과의 합작을 중단 시켜, 시간이 빠를수록 좋아, 안 그러면 큰 손실을 입을 거거든."신수민도 그의 말을 뒤따랐다."난 이영호 그 자식이 꼴 사나워서 다반수의 합작관계를 미리 다 중단 시켜 놓았어, 문제는 건축 자재쪽으로는 우리에게 남긴 이윤이 쏠쏠하니까 지금껏 보류한 거고, 근데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왜 그래?"이태호는 그녀의 물음을 답해 주었다."제갈네, 용씨네 그리고 백씨네까지 요시일내 이씨 집안을 강하게 탄압할 거야, 그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네는 파산 위기에 놓일 거고, 그 전에 자기한테 알리는 거야.""뭐!"이류 명문가를 하룻밤사이에 몰락하게 만들다니? 보아하니 이태호가 손을 썼다는 걸 알아챈 신수민은 이태호가 능력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겨졌다."알겠어,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막상 다가올 제재와 탄압을 이씨네와 하씨네가 당해내지 못한다는 것 또한 잘
"넵, 바로 문 닫을게요."한결 행복해진 이태호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궜다."혹시 키스해도 돼?"이태호는 몸매가 섹시하기 그지 없이 완벽한 신수민의 매혹적으로 붉은 입술을 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애도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데 매일 밤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옆에 두고 만질 수도 없으니 안달이 안 날 수가 없었다.잠시 고민을 하던 신수민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나 먼저 샤워하고 나와서 얘기해."신수민은 그 말만 남긴 채 홍당무우처럼 붉어진 얼굴을 하곤 신속히 욕실로 들어섰다.수줍어하는 신수민의 모습은 실로 곱고 매혹적이었으니 이태호는 더욱 흐뭇해졌다."먼저 샤워해야지!"욕실에서의 주루룩 흘러 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오자 이태호는 침대에 누워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어느덧 샤워를 끝낸 신수민은 수줍어하다 급히 욕실로 들어오는 바람에 잠옷과 속바지를 까먹고 챙기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머리가 띵해졌지만 곧 입술을 깨물며 이태호에게 부탁을 했다."남편, 내가 잠옷을 깜빡하고 챙기질 못 했네, 좀 가져다 줄래, 훔쳐보면 안 돼.""알겠어."이태호는 옷장을 열고 두리번 거리다 가장 짧은 슬립 잠옷 치마를 선택한 후 재차 신수민에게 말을 걸었다."자기야, 속옷과 속바지도 필요한 거야?""당연한 거 아니야!"신수민은 식식거리며 답했다."내가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으면 좋겠어?""켁켁, 그럼 나야 좋지."이태호는 어색한 기침을 하고 옷장을 뒤지다 또 욕실에 있는 신수민에게 물었다."자기야, 무슨 색 속바지를 줘야 돼? 핑크 아니면 블랙?""아무거나 다 돼..."이 자식이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고 생각하니 신수민은 얼굴이 다시 후끈 달아 올랐다.옷을 다 챙기고 난 이태호는 문이 열린 틈사이로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시간이 조금 흐른 뒤 욕실에서 걸어나온 신수민은 슬립의 가장자리를 수줍게 잡아당기며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너 고의적으로 하도 많은 잠옷 중에서 하필 제일 짧은 치마를 고른 거지?"이태호는
그렇게 키스를 이어가다 이태호는 신수민을 끌어안은 채 침대로 온 김에 아예 들어 누웠다. "후!"크게 숨을 내쉰 신수민의 입으로 이태호는 계속 키스를 하고 있었다.그렇게 다음 진도로 이어 가려 하던 그때 이태호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 전화가 울리잖아."벨 소리에 놀란 신수민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이태호를 밀치며 치마를 정리하고 있었다."이제껏 키스를 해 놓곤 아직도 모자라?"여전히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는 신수민은 후끈 뜨거워진 두 볼을 어르만지곤 전화벨만 울리지 않았어도 오늘 밤 그렇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 생각하니 민망함이 몰려왔다.한 밤중에 누가 이 분위기를 파괴하고 있는지 열불이 났던 이태호는화면에 떠 있는 백지연, 세 글자를 보자마자 하도 어이가 없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백지연 얘는 왜 이 밤 중에 전화하고 지랄이야?"이태호의 화난 모습을 보며 입술을 핥던 신수민은 순간 달콤해졌다.그녀는 그런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도리여 이태호를 흘기며 입을 열었다."으이구, 전화나 받어, 이 늑대야, 아가씨가 이 늦은 시각에 전화하는 걸 보면 급한 일이 있나 보지."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알았어, 알았어, 말 들으면 될 거 아니야.""여보세요, 아가씨, 무슨 일로 이 밤에 전화까지 하시고?"전화가 연결되자 이태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백지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로 들려왔다."태호 오빠, 이아줌마를 감시하던 경호원이 그러는데 이아줌마가 새벽에 몰래 택시를 잡고 어딘가로 가고 있대요, 지금 여기로 올래요?""참나, 어쩜 인내심도 없이 이렇게 빨리 행동에 옮기다니, 너희들이 먼저 출발해서 뒤를 따르고 있어, 나한테 위치 보내 주고."그렇게 말을 하곤 이태호는 전화를 끊었다."지금 나갈려고? 무슨 일 생겼어?"신수민은 이태호를 쳐다보며 묻고 있었다.곧이어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아줌마가 새벽에 몰래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데 나한테도 와서 상황 좀 지켜보라고 하더라고,
"아!"이태호는 그들을 향해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저기 대문 입구에서 망보고 있는 두 사람을 제가 가서 해결하고 손을 흔들 테니까 사인 받으면 오도록 하세요."모두 이태호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이태호는 그렇게 말을 끝내고 천천히 담장 옆에서 빠져나와 망보는 경비원들에게로 다가왔다."뭐 하는 놈이야? 저리 썩 꺼지지 못 해? 어디라고 막 함부로 다녀?"그 두 경비원은 이태호를 한바탕 꾸짖었다.그러자 이태호는 미소를 지었다."형님들, 라이터 있어요?""없으니까 꺼져."다른 한 사람도 손을 휘저으며 쫓고 있었다."당장 꺼지지 않으면 네 목을 부러뜨려 버릴 거야.""퍽퍽!"그러나 이태호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순식간에 그 두 경비원의 목을 베었다.일어날 기미가 없는 걸 확인하자 곧 백진수를 향해 안전하다는 손사인을 보냈다.백진수, 백지연과 두 경호원은 그제야 대문으로 걸어왔다.이태호는 경호원들에게 명을 내렸다."너희는 쓰러진 이 두 사람을 아무도 없는 저쪽 구석으로 끌어다 놓은 다음에 여기 대문 입구를 지키고 있어, 성주님과 아가씨만 들어가면 되니까.""알겠습니다."경호원들의 실력 또한 어디에서 뒤치진 않지만 두 눈으로 목격했던 이태호의 싸움 실력에 탄복하여 고분고분 명을 따르고 있었다.다만 주인님의 걱정이 앞섰던 그 중 한 명이 말을 건넸다."가주님,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생기시면 소리 지르세요, 저희가 쳐들어 오겠습니다."백진수는 빙그레 웃었다."기사급인 이태호씨가 듬직하게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괜찮아."기사?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이태호의 얼굴엔 미소를 띠었지만 속으론 스스로 업신여기는 것만 같아 속이 뒤집어졌다.이태호는 맨 앞에, 백진수와 백지연은 뒤에서 함께 안으로 걸어 갔다.한참을 걸어 담벼락 뒤에 몸을 숨긴 그들은 멀지 않은 정원의 석가산 뒤켠에서 얘기 중인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그 사람 이름이 뭐라고?"한 남성의 목소리가 전해 졌다.곧이어
백진수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유일한 친동생과 하루 건너 연락하고 사이도 참 좋았는데대체 무슨 이유로 이러는지 속이 타들어갔던 것이다.바로 그때 백진운이 되물었다."이태호라고 하셨죠? 어떻게 공 들인 계획인데 다 된 죽에 코 풀칠하고, 내 눈에 띄기만 하면 죽여버려도 시원치 않을 놈이네 그거."이아줌마는 너무 두려웠다."우리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돼요?""이아줌마, 정말 이런 분일줄 몰랐네요."숨어 있던 세 사람은 걸어 나오고 있었고 백지연은 이아줌마를 뚫어져라 노려보았다.백진수는 눈시울이 붉히며 백진운을 바라 보았다."진운아, 너 외국에 있는 거 아니었어? 지금은 왜 여기에서 나타난거야? 애당초 너가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게, 창업이라도 시작할 수 있게, 자금도 마련해줬는데, 형이 못 해 준게 뭐가 있다고 목숨까지 노렸던 거야?""형,,, 그게,,,"백진운은 이를 악물고 눈을 깜빡거리는 것도 잠시 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 생각이 확고해졌다."다 나와."백진운이 고함을 지르자 방 안에 있던 십 여명이 한꺼번에 뛰쳐 나왔다.적지 않은 백인과 덩치가 큰 두명의 흑인을 포함한 그들은방에서 나와 바로 흩어져 이태호, 백진수, 백지연을 에두르고는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가주님, 저자들이 제 딸아이를 납치해서 저를 협박한 거예요, 저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어마무시한 전장에 겁을 먹은 이아줌마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백진운은 그들 중 한 명에게 말을 건넸다."요한, 저 사람이 내 형이고, 옆에 서 있는 여자애가 바로 딸아이야, 이따 백진수를 붙잡아 모든 재산을 나한테 넘기겠다는 유서만 쓰게 하면 돼, 일이 해결된 다음에 딸아이는 살려 주길 바래."요한은 쌀쌀맞았다."그래 뭐, 내 목적은 백씨네 자산을 얻는 거 그거 딱 하나야, 돈만 챙기면 되니까 살려 주는 것 정도는 들어 줄수 있어.""삼촌이 그러고도 사람이야?"화가 치밀었던 백지연은 백진운을 매섭게 쏘아 보았다.그러나 백진운은 그
"덤벼."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 요한은 두 흑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공격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네!"두 흑인이 불끈 쥐고 있는 주먹에는 희미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둘 다 기사라니!"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나 내세워도 기세급의 실력자들인 걸 보면 이 사람들의 신원이 보통이 아니라는 거다,다행이도 두 흑인의 주먹에서 반짝이는 빛의 정도는 기껏해야 일급 기사다.일급에서 구급으로 나뉘는 종사들은 구급이 최고로 강한 실력자인데 기사도 마찬가지이다.기사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사이의 정수 및 영기를 흡수하여 본인의 실력을 강화하는 데 쓰이니육체적으로 싸우는 사람과는 달리 전투력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므로 구급 종사의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일급 기사를 죽이지는 못할 망정 되려 참살당하게 되는 것이다."오늘이 너 제산날이야."두 흑인은 이태호의 양쪽에서 공격해 왔다."하, 참, 건방지긴."이태호는 미소를 띤 채 번쩍하더니 자진해서 공격을 맞고 있었다.눈을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태호는 주먹으로 그들의 복부를 강태해 버렸다."퍽!"다소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흑인들이 몇 십미터를 거꾸로 날아가 바닥에 부딪친 후 기절해 버렸다."어떻게 된 거야!"일품 기사 실력의 고수들이 손쉽게 이태호에 의해 쓰러진 걸 본 요한은 깜짝 놀랐다."태성시에 이런 급의 인물도 존재했었네, 같이 덤벼서 없애 버려."요한은 말을 마치곤 이끌고 온 사람들에게 함께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하나둘씩 앞으로 불쑥 나오며 주먹을 불끈 쥐자 한줄기 하얀 빛이 일렬로 반짝였다."상대가 안 될거라고 지레 경고를 했었는데, 어휴."백진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수련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주먹에 하얀 빛이 반짝이는 사람은 일반인과 비교도 안 될 뿐더러 한 명이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는 공포스러운 실력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저자들은 전부다 그런 빛이 반짝이고 있으니 아무리 강한 실력의 이태호라도 적수가 될 수 없다고 확신했
"그, 그럴 리가!"요한도 난생처음 이런 일에 맞닥뜨렸다. 그의 수련은 상대방보다 약간 높은 4급 기사의 수련에 도달했다.하지만 이러한 수련을 가졌어도 그의 마음이 불안해지기에는 마찬가지였다.왜냐하면 그런 수련을 가진 요한도 한꺼번에 아까 열몇 명의 포위 공격을 마주했다면 피살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러하니 대하국에서 온 이놈은 공포스러운 실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정말 강해!"곁에 있던 백진운도 너무도 놀란 나머지 턱이 빠질 지경으로 입을 벌리고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의심했다.그는 백진수와 백지연이 오늘 영락없이 죽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형님같이 온 젊은이가 무서운 실력을 가질 줄이야! "이놈. 너, 나를 살려두는 것이 좋을 거야. 만약 나를 죽인다면 넌 죽었어!"이태호가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을 보고 요한은 뒷걸음질 쳤다.하지만 이태호는 냉랭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허허. 여기는 대하국이야. 용성연합국이라고도 하지. 왜 용성연합국이라는지 알아?""왜 그러한데?"요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왜 대하국은 용성연합국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졌는지. 왜 다른 나라는 이런 특별한 점이 없는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이태호는 상대방을 보며 더없이 진지하게 말했다."왜냐하면, 우리 대하는 용의 후손으로서 용성연합국은 신성하고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존재야. 그런데 너희들이 감히 이곳으로 손을 뻗다니. 내가 네 목숨을 살려줄 것 같아?"말을 마친 이태호는 번개같은 속도로 달려들었다.요한은 상대방이 달려드는 것을 보고 저항하려고 했으나 애석하게도 이태홍의 적수가 안 되었다. 몇 초가 지난 뒤에 땅에는 한 구의 시체가 늘었다."죄송해요, 가주님. 저, 저 어쩔 수 없었어요. 저놈들이 제 딸을 납치하는 바람에 어쩔 수없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죄송해요!"이때 이아줌마는 땅에 엎드려 끊임없이 절을 하였다.백진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요. 아줌마가 그럴 담이 없다는 걸 저도 알고 있어요.그리고 곁
"형님, 이 사람은 우리 백씨 집안의 고수에요? 오늘에 이 젊은이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형들한테 미안하게 될뻔했어요."백진운은 바로 백진수를 향해 말했다.백진수가 이태호를 소개하려 했는데 백지연이 한발 앞서 말할 줄이야."둘째 삼촌, 이 사람은 우리 집안의 경호원이에요. 이름은 이태호라고 하고요.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기도 하죠!""헉!"곁에 있던 이태호는 어이가 없었다."내가 언제 백지연 이 여자의 마음에 드는 남자가 되었단 말인가? 정말 쉴 틈 없이 들이대는구나."백진운은 그 말을 듣고 이태호를 마음에 들어 하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계집애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이 젊은이 괜찮은 사람이야. 너를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해!""둘째 삼촌 감사해요. 제가 보는 눈이 당연히 괜찮죠!"그 말을 듣고 백지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곁에 있는 백진수의 낯색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진운아. 너 이 계집애 농담에 속지 말아라. 쟤들이 알고 지낸지 아직 두 날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찌 지연이 말을 믿을 수 있겠니!"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멈췄다가 계속 말했다."이쪽은 이 선생님. 내 생명의 은이이시지. 내 몸의 독을 해독해 주셨어!""그래요? 겉보기와는 다르게 신의 시네요!"백진운은 담담히 웃으며 감개무량하게 말했다."아이고, 지금 내 마음은 오히려 홀가분해졌어. 이전에 그놈들한테 쫓기느라 집 밖에도 못 나가고 매일 밤 악몽을 꿨어.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 괴로운 거야. 내가 큰 형님을 죽인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니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그놈들이 백가와 소령을 죽일 가봐 두렵기도 하고!""백진운. 내. 내 딸은? 어디 있죠? 어떻대요? 내 딸 괜찮은 거 맞죠?"이때 이아줌마가 기어 일어나서 필사적으로 백진운의 팔을 부여잡았고 눈에는 공포스러운 핏발이 서려있었다.백진운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가요. 나랑 같이 가요. 당신 딸은 저쪽 켠의 지하실에 갇혀있어요. 원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