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수는 껄껄 웃으며 답했다. "그래 의술이 확실히 뛰어나긴 하겠지, 용씨네 어르신을 치료해 보상도 두둑히 받았겠다, 제갈씨네 집안 어르신의 병도 잘 치료해 거기에서도 꽤 쏠쏠하게 많이 받았었으니까 말이야,"잠시 멈칫거리다 그는 말을 이었다. "근데 나한테서도 뭐 좀 받아 먹을려고 이렇게 찾아와서 헛소리를 제치는 건 너무 매너가 없는 거 아닌가?""헛소리? 제가 다른 사람의 목숨줄가지고 농담 칠 정도로 그리 심심하진 않거든요."기분이 더욱 언짢아진 이태호는 썩소를 지었다.두 사람이 한 바탕 붙을 기세를 보곤 당호는 속이 시원해졌다. 아까 당주님이 이태호와 백지연의 사이를 신경 쓰느라 복수하지 말라고 일렀던 것이니백씨 집안과 이태호가 마찰이 생겨 백진수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이태호를 죽여 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헛소리가 아니라고? 요즘 불편한 데도 없고 며칠 전 건강검진 받았을 때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대체 뭘 보고 진찰을 받아야 된다고 하는 거야?"백진수는 비웃으며 말하곤 몸을 돌려 자신의 딸이 이태호에게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백지연에게 타일렀다. "지연아, 이젠 알겠어, 쟤는 사기꾼이야, 앞으로 멀리 하는 게 좋을 거야.""아빠, 사기꾼 아니야,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화가 잔뜩 난 백지연은 이를 꽉 깨물고 백진수에게 말했다. "아빠가 갔었던 병원의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 사람한테 한 번 봐 보라고 하세요."뜻밖에도 백진수가 그녀의 말을 반박하고 있었다. "우리 시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종합병원에 갔는데 정말 몸에 이상이 있었다면 검사 결과에 나왔겠지? 안 그래?"바로 그때 이태호는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는 고풍스러운 마호가니 의자에 눈을 돌렸다.그 의자의 양쪽 팔걸이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다름이 아닌 야명주 구슬을 입에 물고 있는 용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가, 보기만 해도 패기가 넘쳐 시선을 끌고 있었다.아무 말도 없이 의자를 꿰뚫어 보고 있는 이태호를 보며 백진수가 입을
"어디서 함부로 지껄이고 있어?"그가 하는 말에 백진수는 눈을 부릅뜨며 엄포를 놓았다. "이제 보니 넌 돈 밖에 모르는 미친 놈이구나? 용씨네와 제갈씨네 어르신들을 치료하고 보상도 거하게 받았으니까 기분이 쏠쏠했던거지? 이젠 다음 타깃이 난가? 건강하기만 한데 중독됐다고 거짓말까지 늘어 놓으면서? 정말로 중독된거라면 이렇게 멀쩡히 서서 너하고 말싸움하고 있을 거 같아?"당호도 바로 한 발짝 나아가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맞아요, 이태호 이 놈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놈이에요, 나쁜 마음을 품고 당주님에게 겁 주려고 하는 거니까 저딴 말을 믿어선 안 됩니다요, 병원에서 괜찮다는데 중독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이게,,,"백지연은 전에 아버지가 몸이 편찮아 보인다는 이태호의 말에 걱정되기도 하고 혹여 정말로 아버지가 아프신 거면 이태호가 치료를 해 줘 백진수의 높은 평가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일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었으니 마음이 더욱 조마조마해졌다.추후 아버지가 더 이상 이태호와 교제하는 걸 허락하지 않으면 어쩌지?백진수는 정색하며 말했다. "우리 형제끼리 평소에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물을 정도로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데, 무슨 근거로 내 친동생이 의자를 하나 선물했을 뿐인데 나를 해치려고 한 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옆에 있던 중년 남자에게 명을 내렸다. "기산아, 손님 배웅해 드려.""아빠, 그냥 이렇게 보내면 어떡해? 이태호는 내 친구잖아, 고이 부택해서 데려온 건데 너무 매정한 거 아니야?"조급해진 백지연은 발을 동동 굴렀다.그러나 백진수는 딸의 말을 무시한 채 여전히 냉랭한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몸집이 크고 마흔이 넘었지만 매우 활기 왕성해 보이는 안기산은 백씨네 집안에서 몇 안 되는 명수들 중 한 명이었다.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는 종사의 실력보다 훨씬 강한 공포스러운 존재로 불리는 기사였던 것이다.실력으로 따져 보자면 일반인 열명은
"하하, 내가 누구냐고? 백씨 집안의 명수거든."안기산은 차갑게 웃으며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쏘아 보았다. "내 아들 안성철이라고 기억 안 나? 이젠 누군지 알겠어?"말을 마친 안기산은 곧장 돌아서서 백진수에게 말을 붙였다. "성주님, 저희 아들이 지금 병원에 누워 치료 중에 있습니다, 성주님이 고개만 끄덕여 주신다면 저 놈 목숨은 아니더라도 다리 하나 정도는 부러뜨려야 제 아들이 받은 고통을 되갚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옆에 있던 당호는 마음속으로 고소해하더니 괴상 야릇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설마요? 명수님 아들도 병원에 계신 거예요? 이태호 저 놈이 참으로 무서운 놈이네요."백진수는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곤 다시 안기산에게 눈을 돌려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기산아,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모신 것도 아니고 우리 딸이 부탁해서 요청한 사람인데, 어찌보면 손님이기도 하잖아."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하자 속이 후련해진 백지연은 병아리가 쌀을 쪼아대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맞아요, 우리 집에 온 손님을 어떻게 예의도 없이 막 때리려고 해요?"자신을 도와 아버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여긴 백지연이 속으로 기뻐해하고 있던 그때 백진수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너가 정말 이태호에게 손을 대서 소문이라도 나는 날에 다들 무서워서 백씨네 집에 손님으로 오질 못 해, 근데 싸움 장소가 백씨네 집안이 아니고, 손님도 아닌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원한을 어떻게 풀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긴 하지."백진수가 하는 말의 의미는 일단 여기를 떠나는 순간 이태호에게 손을 대도 괜찮다는 허락이니 안기산은 기분이 좋아졌다."넌 운이 좋은 줄 알아, 성주님 체면을 봐서 오늘은 살려 두는 거니까."안기산은 목을 뻣뻣이 세우고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내 다리를 부러뜨릴 자신이 있으면 지금 여기서 덤벼도 난 괜찮거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입 꾹 다물고 있을 테니까, 게다가 백성주님 말대로 이건 그쪽과
"피해 다니지 말고 제대로 덤벼 봐."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피하자 화가 치밀었던 안기산은 재빨리 다시 자세를 잡고 달려 들며 공격을 가했다."허점이 생겼어."너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날리며 돌진해오고는 있는 상대를 잘 관찰해 보니 허공에 놓은 그의 다리의 허점을 확인한 이태호는 속도를 올려 자리를 움직였다.빛의 속도로 상대방의 오른 쪽 방향에 나타난 이태호는 힘을 모아 종아리를 걷어 찼다."꾸두둑!"미세한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이태호는 뚜렷이 들을 수 있었다."으악!"공격이 허탕을 친 걸 인지한 안기산은 몸을 돌려 재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는데오른쪽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순간 힘이 풀려 쓰러졌다.안기산은 이마에 핏줄이 터지게 통증이 몰려 왔고 식은 땀이 주르륵 떨어지고 있었다."내, 내 다리."너무 고통스러워 기절하기 직전이었던 안기산은 오른 쪽 다리를 끌어안으며 뒹굴고 있었다."아니 이게 무슨 상황,,,"세상 풍파를 다 겪어 본 이 자리에 모인 고수들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특히 안기산의 실력에 존경심을 갖고 있던 백씨의 몇몇 명수들은 이초도 채 되지 않아 패한 안기산의 모습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아까 두 팔짱을 끼고 이태호를 비웃던 그 노인 역시 멍해졌다.설령 똑같은 싸움에 처한 상황에서 본인이 안기산을 이기려고 빈틈을 찾아내는 것만도 시간이 꽤 오래 걸려야 하는데 완전히 무너 뜨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가서 사람 불러 와."싸움을 부추길 때만 해도 이태호는 절대 안기산의 상대가 못 될거라 장담했던 백진수 또한 낯빛이 흐려졌다, 그는 이태호가 패한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어 좋아하는 마음을 단념하려고 했었는데 그 계획이 산산조각이 나 버린 것이다.필경 그 누가 쩔뚝거리며 다니는 남자를 사모할 수 있겠는가?그렇게 결과만 고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종 패배자가 백씨 집안 사람이라니 제 발등을 제가 찍는 격만 되고 말았다."헐, 태호 오빠 싸움 진짜 잘한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남자라니까."이태호가
백씨네로 모인 참석자들은 이태호의 말에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청운당 쪽 사람들 중 안기산보다 실력이 모자란 이들은 더더욱 불쾌한 기분을 감출수 가 없었다. 이토록 안기산을 무시하는 이태호가 본인들을 또 얼마나 경멸스럽게 여길 것인가?"안기산을 데리고 재빨리 병원으로 이송 시켜."얼굴빛이 흐려진 백진수는 달려 온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그들은 즉시 안기산을 들어 올린 후 밖으로 나가 병원으로 이송했다."오빠, 진심으로 대단한 거 같아, 너무 멋지단 말이지."백지연은 여전히 설레는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러자 백진수는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지연아, 이쪽으로 오지 못 해!, 우리 집안의 명수를 때렸는데 뭐가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있어? 쪽팔리지도 않아?"백지연은 마지 못해 아버지 곁으로 걸어 오고선 중얼중얼거렸다. "칫, 기산님이 먼저 때리겠다고 했던 거잖아요? 태호 오빠는 공격이 들어오고 있으니까 방어만 한 것 뿐인데요 뭘.""나 원 참..."백진수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이태호는 썰렁하게 웃으며 백진수에게 말했다. "성주님이 걱정돼서 한 걸음에 달려온 저를 그깟 돈을 받으려고 한다면서 믿지 않는 것도 모잘라 사기 친다는 모함까지 들었으니 저도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아마 의사로써인 제가 판단해 볼 땐 성주님 몸속에 있는 독이 어느정도 축적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적어도 삼일 안이면 독이 퍼져 피를 토할 것이니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이태호는 백진수를 향해 두 손 모아 작별인사를 건넸다. "부디 건강하시길.""삼일 안에 피를 토한다고?"그의 말에 백진수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렇게 으름장을 놓으면 뭐 내가 믿기라도 할 까봐? 오늘 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발로 찾아 와 놓고선 분위기도 망치고 말이야, 얼른 가, 꼴보기 싫으니까, 그리고 내 몸은 내가 알아."이태호가 친동생이 직접 독을 탔다는 얘기만 안 했어도 백진수는 어느 정도 믿었을 것이다. 그
이태호의 뒷모습을 보며 분노에 쌓인 백지연은 몸을 돌려 백진수에게 입을 열었다. "아빠, 노망이야? 비록 아빠가 초대한 손님은 아니더라도 내가 부탁해서 데려 온 건데 예의는 갖춰야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태호가 막말할 사람으로는 안 보이거든."백진소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 네 삼촌이 정말로 아빠를 해치려고 한다는 거야? 굳이 의자를 선물하면서까지? 몇달 동안 앉아 있어도 몸에 별 이상이 없었는데 저 놈이 오자마자 삼촌이 의자로 나를 해치려고 한 다는게 너는 믿을 수가 있어?"수년간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큰 업적을 이룬 삼촌의 인품을 잘 알고 있는 백지연은 확실히 아버지의 말대로 사람을 해칠 리가 없다고 생각하니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백씨네 대문 입구로 나온 이태호는 고수들 열여명을 이끌고 오고 있는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를 마주쳤다."어머, 이 선생님, 입구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걸 보니 아주 일찍 도착했네요."문 앞에 서 있는 이태호를 보며 태수는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본인 신분을 밝히는 걸 꺼려하는 이태호의 부탁에 그도 여전히 선생님이라 공손하게 칭할 수 밖에 없었다.일찍 도착한 게 아니라 사실은 집으로 행하는 길인 이태호는 입을 실쭉거리더니범용과 태수를 쳐다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백지연이 아버지의 몸 상태를 봐 달라는 부탁에 와 봤는데 본인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전혀 믿어주질 않더라고요, 반겨주지도 않는데 내가 남아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이만 가 볼 테니까 들어가 보세요."이태호의 말을 듣자 난폭한 성질의 태수가 식식거리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 같은 명의가 어디 있다고 복에 겨운줄도 모르는 멍청한 놈이네 그거, 사람 볼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놈하고 무슨 얘기가 통한다고 우리도 저딴 놈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갑시다."범용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성주부가 직접 초대했는데 우리가 그냥 훅 가 버려서 혹여 심기라도 건드리면 어떡할라고 그래요, 여기에선 성주부의 권력이 제일 강하잖아요."이태호는 고민을 좀
"이 선생님, 먼저 가십시오."범용과 태수는 앞서 가더니 예의 있게 먼저 길을 가시라는 동작을 했다.눈치가 빠른 사람은 걸어가는 세사람들 중 이태호가 가장 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범용과 태수가 양켠에 서 있는 것을 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가다 보니 자신이 위치한 자리가 타당치 못한 걸 느낀 이태호는 자리를 옮기며 예의 있게 권했다. "두 분이 앞에서 걸으시면 제가 뒤를 따를게요."범용과 태수에게 있어서 이태호가 본인들 보스이니 방금의 자리 배치는 완전히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그런 그 둘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나서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맞추고는 앞으로 나섰다."아이고, 아주 귀한 손님이 방문해 주셨네요."범용을 포함한 용의당이 들어서자 백진수는 호탕하게 웃으며 맞이하고 있었다."범용 당주님,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보청운도 두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허나 곧이어 두 사람이 범용과 태수 뒤에 있는 이태호를 발견하곤 이내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허허, 성주님, 당주님 안녕하세요."범용도 허허 웃으며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올렸다.백진수는 이태호를 향해 물었다. "아까 분명히 가라고 했었는데 왜 또 다시 발을 들인 거지? 아픈 데 없으니까 치료 필요없다고.""아빠 진찰하러 온 거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걸거야, 오바 좀 하지 마."백지연은 이태호 앞으로 폴짝폴짝 뛰어가 수줍게 말했다.우리 딸이 이런 놈이랑 계속 엮이면 어떡하지? 정신 차리게 할 방법이 없나? 백진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아무리 이태호의 싸움 실력이 확실히 출중하고 의술도 꽤 그럴듯하지만 본인 딸은 일류 명문 집안이나 홍성시의 성주부 도련님에게 시집을 가야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필경 도련님은 젊은 나이에 다방면으로 능력도 출중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태성시보다 두세 배나 큰 비교적 넓은 땅인 홍성시에서 백진수는 일류 명문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데 거기의 성주부는 말할 것도 없으니그런 집안과 혼사가 맺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축복
이태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백진수에게 말했다. "성주님이 제 의술을 탐탁치 않아 하시니 저도 뭐 굳이 빌어 가면서까지 진찰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이번엔 단지 용의당의 일원으로써 저희 당주님과 함께 뵈러 오게 된 거예요.""너가 용의당 사람이었어? 언제부터?"이태호의 말을 듣자 보청운은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아까 안기산과 대결한 상황을 살펴 봤을 때 이태호는 적어도 삼급 아니면 사급 기사엔 도달했을 거고 실력이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놈이다.보청운은 혹여 용의당의 권력이 나날이 넓혀져 본인의 청운당을 없애 버릴까 노심초사해왔었는데이렇게 강한 이태호가 유능한 조수로 용의당에 들어 갔으니 더욱 마음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백진수 역시 용의당이 점점 성주부를 위협해 오고 있어 속으로 애를 끓다 끝내 오늘 청운당과 용의당을 한 곳에 모이게 하여 앞으로의 관계 발전에 대해 자세히 상의해 보려고 했었는데이태호가 용의당 쪽 사람이라는 말에 순간 얼굴빛이 흐려지고 말았다."하하, 저희들은 이 선생님이 우리 용의당으로 합류하게 되여서 얼마나 영광인지 모릅니다."범용도 실실 웃으며 이태호의 신분을 재차 인정하고 있었다."아, 그럼 저희 손님 맞네요, 자리를 함께 할 자격이 충분하세요."백진수는 이를 악물고 태연한 척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했다. "손님들을 자리로 얼른 안배해 주세요."곧이어 모두들 양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백진수는 쭉 훑어 보곤 범용과 보청운에게 입을 열었다. "두 당주님들도 아시다시피 요즘 불경기잖아요, 근 년간 명문 집안에서 벌어 들이는 수익이 그닥 많진 않아도 여전히 우리한테 공양금을 바치고 있습니다, 용의당과 청운당은 혹시 그런 규칙 같은 걸 정해 놓지 않은 건가요?" 범용과 보청운은 백진수 이 놈이 하는 말을 들어 보아하니 본인들에게도 공양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니 즉시 눈살이 찌푸려졌다.아니나 다를까 백진수가 본색을 드러냈다. "두 파벌 모두 경제적으로도 널리 발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정원에서 신수민 등 여인들과 대장로 등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였고 마치 그들이 돌파한 것처럼 얼굴에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이들은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어쨌든 이번에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 이것은 무황이나 존왕처럼 단약을 충분히 먹으면 돌파할 수 있는 것과 달랐다.성자 경지의 돌파 장벽이 높아서 종문 내에 수십 년 동안 한 경지에 정체된 장로들도 많았다.경지가 높을수록 함부로 돌파할 수 없고 기연이나 계기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이런 인식을 타파했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두세 달 만에 이미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물론 사람들은 이태호가 공포스러운 천부적 자질을 가졌기에 수련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돌파는 여전히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입이 떡 벌어지게 하였다.이태호가 문을 열고 나온 것을 보자 이들은 모여들었다.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태호야, 네 천부적 재능이 정말 부럽구나.”이에 남두식도 맞장구를 쳤다.“남들은 경지의 장벽에 갇혀서 수십 년 동안 정체되었는데 너는 무슨 수련을 식은 죽을 먹는 것처럼 쉽게 하냐? 지금 종문 내에 엄청 많은 사람이 몰래 널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있을 거야.”신수민 등 여인들도 별처럼 반짝이고 존경심과 사랑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들이 일부러 자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알아챈 이태호는 멋쩍어서 코를 만지면서 말했다.“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창란 세계에 얼마나 많은 천교가 있는데요. 천부적 재능이 저보다 좋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실력으로 자기를 겨우 지킬 수 있는 수준이에요.”이태호는 이번에 운 좋게 돌파한 것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평소처럼 무덤덤하였다.그는 이렇게 큰 창란 세계에는 필연코 자기의 천부적 재능보다 더 훌륭하고 더 괴물 같으며 더 행운스러운 자가 있다고 생각했다.자신의 이런 보잘것없는 능
원신이 단단해지면서 육신도 탄탄해졌다. 이태호는 육신의 강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이렇게 며칠이 지난 후 이태호의 머릿속에 맑은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체내의 기운이 순식간에 높아졌고 빠르게 경지의 장벽을 넘어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그러자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이 한순간에 허공을 뒤흔들었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온 태일종으로 퍼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무자비하게 제자들을 제압하였다.그 순간 수많은 제자가 수련 상태에서 깨어났고 하늘로 솟아올랐다.“헉! 이 사형이 또 돌파했어?!”“어머나! 이번에 돌파하면 3급 성자 경지이지?”“입문한 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니. 이 사형은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을 것이야!”“...”이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멀찌감치 서서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모두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이태호가 한 달 전에 방금 돌파하였기 때문이다.사실 내공의 경지가 높을수록 경지의 장벽을 뚫기가 어려워지고 기회나 기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태호는 예상 밖의 변수였다.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해서 많은 제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제자들뿐만 아니라 요광섬에서 발산한 강렬한 기운을 느낀 장로들도 자기를 의심하게 되었다.그들은 성자급 수사인데 아직도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머물러서 돌파하지 못한 자들도 많았다.이태호가 식은 죽 먹기로 돌파하는 것을 보자 엄청나게 부러워했다.외부의 일에 대해 이태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그의 원신과 육신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났다.일단 원신이 더욱 단단해졌다. 그가 염력을 사용하면 원신은 육신에서 벗어나서 허공에서 거닐 수 있었다.그리고 육신은 다음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용의 근, 호랑이의 뼈, 금은과 같은 가죽, 피를 바꾸고 골수를 씻으며 장기를 제련한” 육신으로 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심장이 한번 뛸 때마다 피가 호랑이의 울음소
제1봉의 종문 대전 내에서 선우정혁이 공법 전적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울려 퍼진 살기등등한 노호가 들려왔다.그는 의식적으로 종문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다급히 신식을 방출하였다.결국 누군가 종문의 절반 넘은 천지의 영기를 강제적으로 빨아간 것을 알아챘다.멀찌감치 떨어진 요광섬의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자 분명 또 이태호가 한 짓이었다.이 광경을 본 선우정혁은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한마디 하였다.“이 녀석도 참, 수련할 때도 요란하게 하네.”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만 리 떨어진 먼 곳에서 태일종으로 몰려와서 이태호에게 빨려간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온 태일종에서 영기로 된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다.잠시 후에 선우정혁은 빨려간 부분을 다시 채워놓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멀리 떨어진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리한 눈빛은 허공을 꿰뚫는 듯 영기의 소용돌이 아래에 있는 이태호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선우정혁은 이내 대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웃었다.“역시 신체야. 지난번에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돌파하다니.”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은 자기가 한 가장 정확한 일이 바로 성호에서 이태호를 태일종의 제자로 받아들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이태호가 보잘것없는 존황 경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선우정혁이 성왕급 대능력자라고 할지라도 이태호에 대해 탄복하였다.그가 성왕급 수사로 될 수 있는 건 천부적 자질이 훌륭하고 신체에 견줄만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는 데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이태호처럼 식은 죽 먹기로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선우정혁은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3급 성자 경지라면 태일종 내에서 내문 장로로 될 수 있고 천남의 젊은 세대에서 일인자야. 중주에서도 명성이 자자
이태호는 원신이 천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머릿속에 나타난 세밀한 도운과 규칙을 느끼면서 다시 계산해 보니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5~6일밖에 안 남았다.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이고 3급의 문턱에 이르렀다.아직 3급 경지로 돌파하는 계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청련 신통을 수련하면서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육신과 법력을 제련하였다.짧은 20~30일의 기간에 쌓은 내공은 이태호가 예전에 두세 달 동안 수련한 것과 맞먹었다.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영력을 연마해서 기초가 든든하게 하였고 원기가 충만하게 하였으며 계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단약만 복용해도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지금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다. 성공 전장의 위험 수준이 너무 높으므로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면 자기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지난번에 정제한 태을영단을 꺼냈다.이 단약은 성자급 수사를 도와서 천지의 힘을 제련할 수 있는데 약효가 아주 좋아서 전에 이태호가 두 알을 먹은 후 바로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그가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정제한 단약은 모두 자기가 먹었다. 신수민과 대장로 등은 아직 5~6급 존황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직 적지 않은 태을영단이 남아있었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공법을 묵묵히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태을영단을 입에 넣었다.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력이 그의 사지와 혈자리로 퍼졌다.태일보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태일종의 사면팔방에서 요광섬으로 밀려들어 왔으며 순식간에 큰 산만한 소용돌이를 형성하였다.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이태호의 몸에 들어간 후 순수한 천지의 힘으로 단련되었고 원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짧은 시간 내에 단약의 약효를 모두 흡수하였고 내공이 조금 높아졌지만 아직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에 부족하였다.수련 상태에서 깨어난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단전 속의 삼색 연꽃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발산한 파멸의 기운을 느꼈고 마음은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청련 신통을 소성의 경지로 수련함으로써 위력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지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어 이태호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곧 열릴 성공 전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예전에 종문의 전적이나 몇몇 장로를 통해 성공 전장의 잔혹함에 대해 들었다.창란 13주에서 천남, 서역, 동황 등은 인간들의 집거지이고 만리빙원 등 극한 지대에도 생명체가 존재하였다.그러나 유독 성공 전장은 천하의 금지 구역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는 인간은 없고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었다.이곳은 옛날 상고 시대의 진선이 대전을 진행하고 나서 형성된 폐허 유적지로 수많은 깨진 규칙 조각과 허공 난류가 들어있다.성자급 수사라도 자칫하면 끝없는 허공에 빨려 들어갈 수 있었다.물론 위험은 흔히 기연과 병존한다. 성공 전장은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절세의 보물들도 있다.게다가 신선으로 되는 비밀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다.수만 년 전부터 신선으로 되는 길이 점점 모호해졌고 신선으로 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수많은 성황급 수사는 필사적으로 족쇄를 끊고 비승하려고 하였다.그래서 각 세력은 각자의 제자들을 파견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신선으로 되는 비밀을 찾도록 하였다. 적어도 일부 절세의 보물을 찾아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였다.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잔인해졌다.전에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제압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지의 천교들에 비하면 여전히 뒤떨어져 있었다.중주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북해 만족 황금혈맥(黃金血脈)의 소주, 대리황조의 황자, 서역 뇌음사(雷音寺)의 불자, 뇌택의 땅의 요족(妖族) 소주 등은 모두 천교 중의 천교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천남과 같은 작은 곳의 천재가 비교할 수 있
선우정혁이 손을 들고 금제 진법을 향해 한 줄기의 현광을 내뿜었다. 금제가 풀리자 그는 극빙염을 꺼내서 이태호의 앞에 내밀었다.물빛 화염이 허공에서 일렁이는 물결과 같은 파동을 일으킨 것을 보고 선우정혁은 이영화의 유래를 천천히 설명하였다.“이 극빙염은 2천여 년 전에 우리 태일종의 한 장로가 북해에서 유력할 때 우연히 얻은 것인데 종문 내에 불속성의 공법과 신통을 수련한 자가 없어서 계속 보물 창고에 보관되었어.”태일종의 제자들은 주로 수련한 태일보서는 가장 중정평화(中正平和)한 특성이 있으며 천품 무기 신통들도 위력이 대단한 대현황경금 검기와 같은 것들이었다.그래서 불속성 공법을 수련한 제자가 없는 상황에 이 극빙염은 계속 보물 창고에 둘 수밖에 없었다.이번에 선우정혁이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찾고 이화 성왕의 불속성 신통을 수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극빙염은 아마 계속 보물 창고에 있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극빙염을 보자 이태호는 사양하지 않고 손을 휘젓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뿜어내면서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영화를 손에 넣었다.극빙염이 손에 들어오자마자 이태호는 주변의 영기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윽고 극한의 추위가 덮쳐오면서 그가 영화를 들고 있는 손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얼어버렸고 체내의 영기마저 약간 정체된 것 같았다.그래서 이태호는 두말없이 몸에서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단번에 극빙염을 진압하였다.그는 주변의 영력이 모조리 태워버릴까 봐 재빨리 천지의 힘으로 극빙염을 감싸서 단전 내에 집어넣었다.이태호가 극빙염을 제압한 것을 본 선우정혁은 여유롭게 턱밑에 자란 희끗희끗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됐네. 물건을 모두 너에게 줬으니 빨리 돌아가서 흡수해서 단련해. 네가 극빙염과 융합한 후 성공 전장에서 빛을 발하고 우리 태일종의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어.”그는 이태호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이에 이태호는 곧바로 포권을 취하고 공손히 말하였다.“종주님,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서 극빙염
이태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선우정혁이 움직였다.그는 손을 내밀고 푸른색 방패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방패가 날아왔다.방패를 잡은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청광순(靑光盾)은 유성선금(流星仙金)에 후토정기(厚土精氣), 그리고 여러 가지 정금(精金)을 혼합해서 만들었어. 상급 영보에 속하고 방어력이 좋은 편이야.”이에 이태호는 손을 내밀어서 청광순을 받고 신식으로 천천히 훑어보니 확실히 선우정혁의 말대로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었다.실제로 방어형 영보는 공격형 영보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일반적으로 방어형 영보를 정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격형 영보에 비해 훨씬 비싸고 수량도 매우 적었다.“좋네요.”청광순을 자세히 살펴본 후 이태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선우정혁은 웃으면서 말했다.“이건 상급 영보에 불과하지만 천지의 힘을 주입한 후 형성한 후토 방어막은 9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당장 뚫기 어려울 거야.”“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보답할 길은 없지만 이번 성공 전장에서 꼭 태일종의 체면을 세워주겠습니다!”이태호는 기쁜 마음으로 청광순을 사물 반지에 넣자 선우정혁은 눈을 부라리면서 호통을 쳤다.“이 영보를 가져가려면 7급 파경단을 두 번 정제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선우정혁이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어이없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종주님이 생각보다 쪼잔하시네요. 저는 공짜로 주신 줄 알았어요.”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얼굴을 실룩거리다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이태호를 노려보고 말했다.“상급 영보가 흔한 줄 알아? 네가 종문의 천교 제자이고 방어 영보가 박살 나지 않았다면 네 요구를 들어줄 것 같아?”종문은 자선당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제자의 영보가 망가졌더라도 새것으로 바꾸려면 동등한 가치의 영석(靈石)이나 보물을 내놓아야 했다.이번에 이태호가 곧 성공 전장에 들어간다길래 할 수 없이
반대로 이태호가 말썽을 잘 일으켜서 골치가 아팠다.이제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그는 동문의 기성우를 비롯한 여러 명의 천교를 격살했다. 선우정혁이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다.화를 잠시 멈추고 선우정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종문의 보물 창고에 확실히 상급 방어 영보가 하나 있어. 하지만 종문에서 공짜로 못 주지.”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잠깐 망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넌 단당 장로로서 강의를 한 번만 했고 연단 임무를 한 건도 완성하지 않았어. 이번에 반드시 7급 파경단을 많이 만들어서 교환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급 파경단을 정제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까다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방어 영보와 교환할 수만 있다면 된다.그래서 이태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좋아요. 저에게 이틀만 주시면 7급 파경단을 정제해 드리겠습니다.”중급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그의 단도 경지가 많이 높아져서 중급 7급 단약의 성공률이 7할 이상으로 되었다.7급 파경단은 중급 7급 단약이지만 얼마 전에 이태호가 한번 정제한 경험이 있었다.이태호가 두말없이 받아들이자 선우정혁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일어섰다.“그럼 날 따라서 종문의 보물 창고에 가자.”말을 마친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휙 훑어보고 말했다.“마침 종문의 보물 창고에 한 송이의 극빙염(極氷焰)이 있어.”극빙염?이태호는 한순간에 멍해졌다.극빙염은 영화 랭킹에서도 18위를 차지한 천지 영화로서 북해(北海)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며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지극히 뜨거운 특성을 갖고 있다.지극히 차가울 때는 원신을 동결할 수 있고 내공을 녹아버릴 수 있으며 수명의 유실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극히 뜨거울 때는 원신을 불태울 수 있다. 용천혈 아래서 타오르기 시작해서 니환궁까지 침투하여 오장육부가 재로 되고 사지가 모두 부패하게 할 수 있었다. 극빙염은 서열이 구유이화보다 높은
이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요!”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에게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신통을 수련해서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을 알게 된 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넌 정말 운이 좋군. 이화 성왕의 무기(武技)를 성공적으로 수련했다니.”감개무량한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눈앞의 이태호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화 성왕의 청련 신통은 하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것은 과거에 천남을 뒤흔든 무기로서 천품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 존재였다.만 년 전에 이화 성왕이 성황 경지로 돌파할 때 실패하고 좌화한 후로부터 수많은 수사가 기대를 가득 품고 이 공법을 찾으려고 애썼다.당시 성왕급 수사도 청련 신통이 탐내서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도 이화 성왕이 좌화한 동부의 입구를 찾지 못했다.얼마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왕의 유적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났다.이 유적지에서 이태호가 공법을 전승받은 후 지금까지 몇 달밖에 안 되었다.며칠 전에 이태호가 종문의 미션궁에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다는 소식을 발표한 사실도 선우정혁은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그때가 바로 이태호가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선우정혁의 칭찬을 들은 이태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전에 안내하였고 시녀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반듯하게 의자에 앉은 이태호는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말했다.“종주님께서 무슨 일로 요광섬에 오셨나요?”이에 선우정혁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우리 이태호 천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보러 왔지.”선우정혁의 말에 이태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우정혁이 무슨 요건이 있어서 찾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 현상 때문에 올 줄이야.그는 웃으면서 말머리를 돌려서 10일 후에 열릴 성공 전장을 언급했다.“종주님, 성공 전장이 곧 시작하는데 제가 조씨 가문과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