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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하하, 내가 누구냐고? 백씨 집안의 명수거든."

안기산은 차갑게 웃으며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쏘아 보았다. "내 아들 안성철이라고 기억 안 나? 이젠 누군지 알겠어?"

말을 마친 안기산은 곧장 돌아서서 백진수에게 말을 붙였다. "성주님, 저희 아들이 지금 병원에 누워 치료 중에 있습니다, 성주님이 고개만 끄덕여 주신다면 저 놈 목숨은 아니더라도 다리 하나 정도는 부러뜨려야 제 아들이 받은 고통을 되갚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옆에 있던 당호는 마음속으로 고소해하더니 괴상 야릇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설마요? 명수님 아들도 병원에 계신 거예요? 이태호 저 놈이 참으로 무서운 놈이네요."

백진수는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곤 다시 안기산에게 눈을 돌려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기산아,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모신 것도 아니고 우리 딸이 부탁해서 요청한 사람인데, 어찌보면 손님이기도 하잖아."

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하자 속이 후련해진 백지연은 병아리가 쌀을 쪼아대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맞아요, 우리 집에 온 손님을 어떻게 예의도 없이 막 때리려고 해요?"

자신을 도와 아버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여긴 백지연이 속으로 기뻐해하고 있던 그때 백진수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너가 정말 이태호에게 손을 대서 소문이라도 나는 날에 다들 무서워서 백씨네 집에 손님으로 오질 못 해, 근데 싸움 장소가 백씨네 집안이 아니고, 손님도 아닌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원한을 어떻게 풀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긴 하지."

백진수가 하는 말의 의미는 일단 여기를 떠나는 순간 이태호에게 손을 대도 괜찮다는 허락이니 안기산은 기분이 좋아졌다.

"넌 운이 좋은 줄 알아, 성주님 체면을 봐서 오늘은 살려 두는 거니까."

안기산은 목을 뻣뻣이 세우고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

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내 다리를 부러뜨릴 자신이 있으면 지금 여기서 덤벼도 난 괜찮거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입 꾹 다물고 있을 테니까, 게다가 백성주님 말대로 이건 그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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