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함부로 지껄이고 있어?"그가 하는 말에 백진수는 눈을 부릅뜨며 엄포를 놓았다. "이제 보니 넌 돈 밖에 모르는 미친 놈이구나? 용씨네와 제갈씨네 어르신들을 치료하고 보상도 거하게 받았으니까 기분이 쏠쏠했던거지? 이젠 다음 타깃이 난가? 건강하기만 한데 중독됐다고 거짓말까지 늘어 놓으면서? 정말로 중독된거라면 이렇게 멀쩡히 서서 너하고 말싸움하고 있을 거 같아?"당호도 바로 한 발짝 나아가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맞아요, 이태호 이 놈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놈이에요, 나쁜 마음을 품고 당주님에게 겁 주려고 하는 거니까 저딴 말을 믿어선 안 됩니다요, 병원에서 괜찮다는데 중독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이게,,,"백지연은 전에 아버지가 몸이 편찮아 보인다는 이태호의 말에 걱정되기도 하고 혹여 정말로 아버지가 아프신 거면 이태호가 치료를 해 줘 백진수의 높은 평가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일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었으니 마음이 더욱 조마조마해졌다.추후 아버지가 더 이상 이태호와 교제하는 걸 허락하지 않으면 어쩌지?백진수는 정색하며 말했다. "우리 형제끼리 평소에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물을 정도로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데, 무슨 근거로 내 친동생이 의자를 하나 선물했을 뿐인데 나를 해치려고 한 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옆에 있던 중년 남자에게 명을 내렸다. "기산아, 손님 배웅해 드려.""아빠, 그냥 이렇게 보내면 어떡해? 이태호는 내 친구잖아, 고이 부택해서 데려온 건데 너무 매정한 거 아니야?"조급해진 백지연은 발을 동동 굴렀다.그러나 백진수는 딸의 말을 무시한 채 여전히 냉랭한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몸집이 크고 마흔이 넘었지만 매우 활기 왕성해 보이는 안기산은 백씨네 집안에서 몇 안 되는 명수들 중 한 명이었다.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는 종사의 실력보다 훨씬 강한 공포스러운 존재로 불리는 기사였던 것이다.실력으로 따져 보자면 일반인 열명은
"하하, 내가 누구냐고? 백씨 집안의 명수거든."안기산은 차갑게 웃으며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쏘아 보았다. "내 아들 안성철이라고 기억 안 나? 이젠 누군지 알겠어?"말을 마친 안기산은 곧장 돌아서서 백진수에게 말을 붙였다. "성주님, 저희 아들이 지금 병원에 누워 치료 중에 있습니다, 성주님이 고개만 끄덕여 주신다면 저 놈 목숨은 아니더라도 다리 하나 정도는 부러뜨려야 제 아들이 받은 고통을 되갚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옆에 있던 당호는 마음속으로 고소해하더니 괴상 야릇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설마요? 명수님 아들도 병원에 계신 거예요? 이태호 저 놈이 참으로 무서운 놈이네요."백진수는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곤 다시 안기산에게 눈을 돌려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기산아,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모신 것도 아니고 우리 딸이 부탁해서 요청한 사람인데, 어찌보면 손님이기도 하잖아."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하자 속이 후련해진 백지연은 병아리가 쌀을 쪼아대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맞아요, 우리 집에 온 손님을 어떻게 예의도 없이 막 때리려고 해요?"자신을 도와 아버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여긴 백지연이 속으로 기뻐해하고 있던 그때 백진수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너가 정말 이태호에게 손을 대서 소문이라도 나는 날에 다들 무서워서 백씨네 집에 손님으로 오질 못 해, 근데 싸움 장소가 백씨네 집안이 아니고, 손님도 아닌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원한을 어떻게 풀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긴 하지."백진수가 하는 말의 의미는 일단 여기를 떠나는 순간 이태호에게 손을 대도 괜찮다는 허락이니 안기산은 기분이 좋아졌다."넌 운이 좋은 줄 알아, 성주님 체면을 봐서 오늘은 살려 두는 거니까."안기산은 목을 뻣뻣이 세우고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 "내 다리를 부러뜨릴 자신이 있으면 지금 여기서 덤벼도 난 괜찮거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입 꾹 다물고 있을 테니까, 게다가 백성주님 말대로 이건 그쪽과
"피해 다니지 말고 제대로 덤벼 봐."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피하자 화가 치밀었던 안기산은 재빨리 다시 자세를 잡고 달려 들며 공격을 가했다."허점이 생겼어."너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날리며 돌진해오고는 있는 상대를 잘 관찰해 보니 허공에 놓은 그의 다리의 허점을 확인한 이태호는 속도를 올려 자리를 움직였다.빛의 속도로 상대방의 오른 쪽 방향에 나타난 이태호는 힘을 모아 종아리를 걷어 찼다."꾸두둑!"미세한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이태호는 뚜렷이 들을 수 있었다."으악!"공격이 허탕을 친 걸 인지한 안기산은 몸을 돌려 재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는데오른쪽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순간 힘이 풀려 쓰러졌다.안기산은 이마에 핏줄이 터지게 통증이 몰려 왔고 식은 땀이 주르륵 떨어지고 있었다."내, 내 다리."너무 고통스러워 기절하기 직전이었던 안기산은 오른 쪽 다리를 끌어안으며 뒹굴고 있었다."아니 이게 무슨 상황,,,"세상 풍파를 다 겪어 본 이 자리에 모인 고수들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특히 안기산의 실력에 존경심을 갖고 있던 백씨의 몇몇 명수들은 이초도 채 되지 않아 패한 안기산의 모습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아까 두 팔짱을 끼고 이태호를 비웃던 그 노인 역시 멍해졌다.설령 똑같은 싸움에 처한 상황에서 본인이 안기산을 이기려고 빈틈을 찾아내는 것만도 시간이 꽤 오래 걸려야 하는데 완전히 무너 뜨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가서 사람 불러 와."싸움을 부추길 때만 해도 이태호는 절대 안기산의 상대가 못 될거라 장담했던 백진수 또한 낯빛이 흐려졌다, 그는 이태호가 패한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어 좋아하는 마음을 단념하려고 했었는데 그 계획이 산산조각이 나 버린 것이다.필경 그 누가 쩔뚝거리며 다니는 남자를 사모할 수 있겠는가?그렇게 결과만 고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종 패배자가 백씨 집안 사람이라니 제 발등을 제가 찍는 격만 되고 말았다."헐, 태호 오빠 싸움 진짜 잘한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남자라니까."이태호가
백씨네로 모인 참석자들은 이태호의 말에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청운당 쪽 사람들 중 안기산보다 실력이 모자란 이들은 더더욱 불쾌한 기분을 감출수 가 없었다. 이토록 안기산을 무시하는 이태호가 본인들을 또 얼마나 경멸스럽게 여길 것인가?"안기산을 데리고 재빨리 병원으로 이송 시켜."얼굴빛이 흐려진 백진수는 달려 온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그들은 즉시 안기산을 들어 올린 후 밖으로 나가 병원으로 이송했다."오빠, 진심으로 대단한 거 같아, 너무 멋지단 말이지."백지연은 여전히 설레는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러자 백진수는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지연아, 이쪽으로 오지 못 해!, 우리 집안의 명수를 때렸는데 뭐가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있어? 쪽팔리지도 않아?"백지연은 마지 못해 아버지 곁으로 걸어 오고선 중얼중얼거렸다. "칫, 기산님이 먼저 때리겠다고 했던 거잖아요? 태호 오빠는 공격이 들어오고 있으니까 방어만 한 것 뿐인데요 뭘.""나 원 참..."백진수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이태호는 썰렁하게 웃으며 백진수에게 말했다. "성주님이 걱정돼서 한 걸음에 달려온 저를 그깟 돈을 받으려고 한다면서 믿지 않는 것도 모잘라 사기 친다는 모함까지 들었으니 저도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아마 의사로써인 제가 판단해 볼 땐 성주님 몸속에 있는 독이 어느정도 축적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적어도 삼일 안이면 독이 퍼져 피를 토할 것이니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이태호는 백진수를 향해 두 손 모아 작별인사를 건넸다. "부디 건강하시길.""삼일 안에 피를 토한다고?"그의 말에 백진수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렇게 으름장을 놓으면 뭐 내가 믿기라도 할 까봐? 오늘 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발로 찾아 와 놓고선 분위기도 망치고 말이야, 얼른 가, 꼴보기 싫으니까, 그리고 내 몸은 내가 알아."이태호가 친동생이 직접 독을 탔다는 얘기만 안 했어도 백진수는 어느 정도 믿었을 것이다. 그
이태호의 뒷모습을 보며 분노에 쌓인 백지연은 몸을 돌려 백진수에게 입을 열었다. "아빠, 노망이야? 비록 아빠가 초대한 손님은 아니더라도 내가 부탁해서 데려 온 건데 예의는 갖춰야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태호가 막말할 사람으로는 안 보이거든."백진소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 네 삼촌이 정말로 아빠를 해치려고 한다는 거야? 굳이 의자를 선물하면서까지? 몇달 동안 앉아 있어도 몸에 별 이상이 없었는데 저 놈이 오자마자 삼촌이 의자로 나를 해치려고 한 다는게 너는 믿을 수가 있어?"수년간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큰 업적을 이룬 삼촌의 인품을 잘 알고 있는 백지연은 확실히 아버지의 말대로 사람을 해칠 리가 없다고 생각하니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백씨네 대문 입구로 나온 이태호는 고수들 열여명을 이끌고 오고 있는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를 마주쳤다."어머, 이 선생님, 입구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걸 보니 아주 일찍 도착했네요."문 앞에 서 있는 이태호를 보며 태수는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본인 신분을 밝히는 걸 꺼려하는 이태호의 부탁에 그도 여전히 선생님이라 공손하게 칭할 수 밖에 없었다.일찍 도착한 게 아니라 사실은 집으로 행하는 길인 이태호는 입을 실쭉거리더니범용과 태수를 쳐다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백지연이 아버지의 몸 상태를 봐 달라는 부탁에 와 봤는데 본인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전혀 믿어주질 않더라고요, 반겨주지도 않는데 내가 남아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이만 가 볼 테니까 들어가 보세요."이태호의 말을 듣자 난폭한 성질의 태수가 식식거리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 같은 명의가 어디 있다고 복에 겨운줄도 모르는 멍청한 놈이네 그거, 사람 볼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놈하고 무슨 얘기가 통한다고 우리도 저딴 놈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갑시다."범용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성주부가 직접 초대했는데 우리가 그냥 훅 가 버려서 혹여 심기라도 건드리면 어떡할라고 그래요, 여기에선 성주부의 권력이 제일 강하잖아요."이태호는 고민을 좀
"이 선생님, 먼저 가십시오."범용과 태수는 앞서 가더니 예의 있게 먼저 길을 가시라는 동작을 했다.눈치가 빠른 사람은 걸어가는 세사람들 중 이태호가 가장 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범용과 태수가 양켠에 서 있는 것을 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가다 보니 자신이 위치한 자리가 타당치 못한 걸 느낀 이태호는 자리를 옮기며 예의 있게 권했다. "두 분이 앞에서 걸으시면 제가 뒤를 따를게요."범용과 태수에게 있어서 이태호가 본인들 보스이니 방금의 자리 배치는 완전히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그런 그 둘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나서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맞추고는 앞으로 나섰다."아이고, 아주 귀한 손님이 방문해 주셨네요."범용을 포함한 용의당이 들어서자 백진수는 호탕하게 웃으며 맞이하고 있었다."범용 당주님,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보청운도 두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허나 곧이어 두 사람이 범용과 태수 뒤에 있는 이태호를 발견하곤 이내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허허, 성주님, 당주님 안녕하세요."범용도 허허 웃으며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올렸다.백진수는 이태호를 향해 물었다. "아까 분명히 가라고 했었는데 왜 또 다시 발을 들인 거지? 아픈 데 없으니까 치료 필요없다고.""아빠 진찰하러 온 거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걸거야, 오바 좀 하지 마."백지연은 이태호 앞으로 폴짝폴짝 뛰어가 수줍게 말했다.우리 딸이 이런 놈이랑 계속 엮이면 어떡하지? 정신 차리게 할 방법이 없나? 백진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아무리 이태호의 싸움 실력이 확실히 출중하고 의술도 꽤 그럴듯하지만 본인 딸은 일류 명문 집안이나 홍성시의 성주부 도련님에게 시집을 가야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필경 도련님은 젊은 나이에 다방면으로 능력도 출중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태성시보다 두세 배나 큰 비교적 넓은 땅인 홍성시에서 백진수는 일류 명문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데 거기의 성주부는 말할 것도 없으니그런 집안과 혼사가 맺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축복
이태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백진수에게 말했다. "성주님이 제 의술을 탐탁치 않아 하시니 저도 뭐 굳이 빌어 가면서까지 진찰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이번엔 단지 용의당의 일원으로써 저희 당주님과 함께 뵈러 오게 된 거예요.""너가 용의당 사람이었어? 언제부터?"이태호의 말을 듣자 보청운은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아까 안기산과 대결한 상황을 살펴 봤을 때 이태호는 적어도 삼급 아니면 사급 기사엔 도달했을 거고 실력이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놈이다.보청운은 혹여 용의당의 권력이 나날이 넓혀져 본인의 청운당을 없애 버릴까 노심초사해왔었는데이렇게 강한 이태호가 유능한 조수로 용의당에 들어 갔으니 더욱 마음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백진수 역시 용의당이 점점 성주부를 위협해 오고 있어 속으로 애를 끓다 끝내 오늘 청운당과 용의당을 한 곳에 모이게 하여 앞으로의 관계 발전에 대해 자세히 상의해 보려고 했었는데이태호가 용의당 쪽 사람이라는 말에 순간 얼굴빛이 흐려지고 말았다."하하, 저희들은 이 선생님이 우리 용의당으로 합류하게 되여서 얼마나 영광인지 모릅니다."범용도 실실 웃으며 이태호의 신분을 재차 인정하고 있었다."아, 그럼 저희 손님 맞네요, 자리를 함께 할 자격이 충분하세요."백진수는 이를 악물고 태연한 척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했다. "손님들을 자리로 얼른 안배해 주세요."곧이어 모두들 양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백진수는 쭉 훑어 보곤 범용과 보청운에게 입을 열었다. "두 당주님들도 아시다시피 요즘 불경기잖아요, 근 년간 명문 집안에서 벌어 들이는 수익이 그닥 많진 않아도 여전히 우리한테 공양금을 바치고 있습니다, 용의당과 청운당은 혹시 그런 규칙 같은 걸 정해 놓지 않은 건가요?" 범용과 보청운은 백진수 이 놈이 하는 말을 들어 보아하니 본인들에게도 공양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니 즉시 눈살이 찌푸려졌다.아니나 다를까 백진수가 본색을 드러냈다. "두 파벌 모두 경제적으로도 널리 발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보청운은 야심이 없다는 말을 강조해 백진수의 제안을 허락했으니본인이 거절하기만 하면 바로 야망이 있다는 게 확실 해지는 게 아닌가? 이 놈이 이간질하며 용의당을 난처한 곤경에 빠지게 했네? 범용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어떻게 해야 할 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그는 예전 같으면 태도를 표명하겠지만 지금은 보스의 의견이 제일로 중하니이태호를 힐끔거리며 노심초사하고 있었다.범용의 눈길을 마주치자 뜻을 알아차린 이태호는 고개를 까딱했다.이태호의 사인에 범용도 미소를 지으며 백진수에게 답했다. "저희도 성주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액수가 과하지만 않다면야 저희도 마다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단지 상대방의 반응을 좀 보려고 했던 백진수는 범용이 흔쾌히 승낙을 하여본인들과 경쟁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 보였으니 천만다행인 것이다.그는 떠보듯이 말했다. "그럼 매달 수익의 십프로를 냈으면 하는 데 두 당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보청운은 범용이 단번에 동의한게 조금 의아하긴 하지만 십프로가 그리 많은 액수도 아니고 하니 몇 초만 머뭇거리다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범용은 재차 이태호를 쳐다보며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이태호가 또 한 번 고개를 까딱하자 그는 해맑게 웃었다. "네, 십프로로 합시다, 성주부로써 유지하셔야 할 체면도 있고 도시의 질서도 도맡고 있으니 성주님의 고충이 이해가 돼요.""이해해 주신다니 고맙네요, 사실 최고 권력을 소유한 저희들도 시련이 참 많습니다요."협상이 이토록 순조롭게 끝났으니 백진수는 마음이 후련해졌다.청운당과 용의당이 승낙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최후의 나쁜 결과로 두 파벌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었는데예상외로 두 파벌 모두 흔쾌히 허락을 했으니 돈도 벌고 위엄도 선데다 성주부의 권력까지 더욱 단단해진 것이다."일도 잘 해결됐겠다 시간도 많이 늦었겠다 제가 아랫사람들에게 목을 추길 겸 술 좀 준비해오라 할 게요, 우리의 앞날을 위하여 건배주 한 잔 하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