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운, 풍민국과 조광학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안색이 더욱 음침하고 차가워졌다.특히 심운은 예전에 풍민국과 대결한 적이 있어서 서혼정의 위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서혼정은 전문적으로 신혼만 공격하는 가장 음흉한 영보라 막기 힘들었다.자신도 조심스레 대응해야 하는데 이태호가 쉽게 해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이태호의 예상대로 심운은 감히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기운으로 이태호를 억압하는 동시에 옆에 있는 풍민국과 조광학을 몰래 경계하고 있었다.화봉설련은 단 하나만 있는데 이태호를 해결한 후에 누가 가져야 하지?그래서 심운에게 있어서 이태호는 적이지만 옆에 있는 조광학과 풍민국도 적이었다.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황금대창을 들고 있는 조광학은 눈살을 찌푸리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태일종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는 정말 보통이 아니군.”그 전에 조광학은 이태호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이태호의 천부적 재능이 매우 출중하고 어떠한 신체를 각성했다는 소문을 들었어도, 그는 이태호가 태일종에 입문한 지 반년밖에 안 돼서 내공이 별로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이태호는 7급 존황의 내공으로 먼저 심운과 막상막하로 싸웠고 지금은 또 풍민국의 서혼정을 막아내서 조광학을 놀라게 하였다.한편으로 풍민국은 이태호의 말을 들은 후 얼굴이 굳어졌고 눈에는 살의가 더 짙어졌다.“자네가 서혼정의 공격을 막을 줄은 몰랐네.”풍민국은 의아스럽게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상대방은 자기가 생각한 것처럼 약하지 않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그는 두 발로 땅을 차고 하늘로 날아올라 작은 산만 한 서혼정 옆에 이르렀다.다음 순간, 서혼정의 그윽한 어두운 빛이 점점 짙어졌고 지옥과 같은 차갑고 어두운 기운을 발산하였다.이 얼음장같이 차가운 힘은 주변 백 장 이내의 공간에서 갑자기 눈꽃이 흩날리게 하였다.땅의 초록색 풀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영보 서혼정을 발동시킨 후, 그는 고개를 돌려서 조광학과 심운 두 사람을 힐끔 쳐다보고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우리 같이 공격
이태호와 가장 가까운 조광학은 이 놀라운 검빛을 보자 체내의 신혼마저 부들부들 떨었다.이런 영문을 모른 공포감은 마치 죽음의 기운처럼 갑자기 그를 뒤덮었고 그가 내리친 창살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렸으며 남아 있는 위력은 계속 그를 향해 날려왔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조광학의 가슴은 마치 큰 산과 부딪친 것처럼 여러 개의 갈비뼈가 부러졌다.충격을 받고 날아간 조광학은 혼이 나갈 정도로 아연실색했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그는 제대로 선 후 놀라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방금 그가 재빨리 온몸에 영광 보호막을 씌우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상처를 입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안절부절못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는 검의로 자신의 창살을 막아냈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다. 반응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조광학은 이런 생각을 하자 등골이 서늘해졌고 진퇴양난에 빠진 듯하다.같은 시각.옆에 있는 심운도 마찬가지였다.그의 자색신뢰가 이태호에서 십 장 거리에 이르렀을 때 그 혼돈 검의로 형성된 검빛에 의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그는 상황이 잘못된 것을 감지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방어 영보를 꺼내지 않았더라면, 아마 조광학처럼 다쳤을 것이다.한편으로 서혼정의 뒤에 숨은 풍민국은 이태호의 검빛 공격에 다치지 않았지만 얼굴색도 하얗게 질렸다.“저건 무슨 검의이지?”풍민국은 복잡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문득 난처해졌다.그는 이태호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을 몰랐다. 1대 3으로 싸워도 밀리지 않았고 심지어 조광학에게 상처를 입혔다.그래서 풍민국은 더 이상 이태호를 얕잡아 보지 않고 작은 산만 한 서혼정을 다시 손에 넣은 후 바로 손을 들어 이태호를 향해 던졌다.“쑥!”서혼정은 검은빛으로 변해서 날카로운 살기를 품고 공중에서 다급한 휙휙 소리를 내면서 날아가는 것이 마치 죽음을 재촉하는 종소리와 같았다.이태호는 신중하게 현황종을 머리 위로 띄웠다.현황종이 나타난
산꼭대기는 다시 일촉즉발의 형세에 처했다.원래 이태호를 호시탐탐 노리고 공격했던 심운 등 세 사람은 모두 진지하고 경계의 기색을 드러냈다.특히 조광학은 이태호의 검의를 맞고 다친 후 상처에 남은 검의는 뼈를 갉아 먹는 벌레처럼 그의 영력에 도사리고 있어서 영력을 운행해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어려워졌다.입가에서 검붉은 피가 흐르는 모습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한편, 풍민국은 상처를 입지 않았으나 지금 이태호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달했다.그의 서혼정은 중급 영보에 불과하지만, 위력은 중급 영보를 훨씬 능가했고 수사의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 그러나 도리어 이태호에게 제압당했다.비록 방금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시험적인 공격을 한 것이지만 이태호가 나타난 실력은 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그래서 풍민국은 쉽사리 공격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옆에 있는 심운도 더 이상 화봉설련을 뺏고 싶지 않았다.이화 성왕의 유물 중에서 이 화봉설련은 부차적인 것이다.전설 중의 현황봉이든 이화 성왕의 전승 공법과 무기이든 모두 화봉설력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심운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조광학은 입가에 흐른 피를 닦은 후 옆에서 움직이지 않는 심운과 풍민국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 것을 보자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비록 그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당당한 천남 조씨 가문의 천교이고 8급 존황의 내공을가졌지만 이태호에게 맞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 자기는 아마 웃음거리로 될 것이다.더구나 지금 상처까지 입었는데 화봉설련을 가지지 못하면 크게 밑진 장사가 아닌가?이에 조광학은 이를 악물고 심운과 풍민국에게 말했다.“내가 화봉설련을 가지게 되면 다른 보물들은 자네 둘과 다투지 않겠네!”조광학이 화봉설련을 끝까지 가지겠다고 굳게 결심을 내린 것을 보자 원래 떠나려던 심운의 마음이 다시 동했다. 그는 속으로 따져보고 이 거래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러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럼
그 황금대창의 허영에서 전해오는 기운이 너무 강해서 사람들을 숨이 턱턱 막히게 하였고 하늘의 별들을 가루로 만들 기세였다.옆에 있는 풍민국과 심운은 이를 보고 동공이 약간 수축하였다. 그들은 조광학이 드디어 비장의 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챘다.조광학의 금령지체는 이 세상에서 최상급의 보체이고 속성은 그의 수중에 있는 영보와 일치했다. 그래서 양자는 서로 돋보이게 할 수 있고 실력도 한 단계 향상되었다.그들도 조광학을 본 순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조광학이 이태호에게 완전히 격노하는 것을 보자 심운은 섬뜩한 눈빛을 번뜩이면서 비아냥거렸다.“허허. 조광학을 화나게 했으니 어떻게 살아남는지 보자고!”이 금지구역의 진법이 해제하기 전에 그는 산기슭에서 이태호와 대결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여러 종문 제자의 눈앞에서 져서 체면을 구겼다.지금 비장의 무기를 시전한 조광학을 보자 심운은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보는 듯이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이와 동시에 산기슭에 모인 여러 산수와 각 대종문의 제자들은 조광학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내는 기운을 느낀 후 모두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쿨럭...이게 바로 천남에서 유명한 천교인가? 이 기운에 난 숨을 쉴 수가 없네!”“헉...조광학이 정말 화났나 봐. 금령지체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발동시켰어!’“전에 천교 세 명이 왜 이태호를 이길 수 없는가 했는데, 이들은 시험적인 공격만 했고 전력을 다하지 않아서 그렇구나.”“이번에 조광학이 전력을 다하면 이태호는 막아내기 힘들 거야.”“글쎄. 이태호는 젊은 나이에 태일종의 진전 제자로 되었는데 실력이 없겠어?”“...”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을 때 조광학은 갑자기 앞으로 나아갔고 머리 위의 황금대창은 허공에서 이태호를 향해 내리쳤다. 이를 본 이태호는 머리카락을 미친 듯이 날리면서 넘쳐흐른 전투 의지가 그의 몸에서 뿜어 나왔다. 그는 큰 소리로 웃었다.“잘 왔어!”말이 끝나자마자 이태호의 육체가 진동하면서 혼돈 신체가 별안간 각성되었다. 그의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이 팔을 휘두르자 신성한 빛이 뿜어 나왔고 황금대총은 공간을 가르고 이태호를 향해 거세게 덮쳤다.동시에 그의 미간에 황금색 부문(符文)이 나타났다.그 황금색 부문 내에 도운이 발산되어 주변의 천지에 있는 금속성 원기는 마치 살아난 듯이 뿔뿔이 그가 들고 있는 황금대창으로 몰려들었다.수많은 경금 원기가 몰려들자 황금대창이 내리찍은 창살이 갈수록 날카로워졌다.조광학의 공격이 살기등등한 것을 느낀 이태호도 이에 질세라 공격했다.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고 자체의 혼돈 검의로 대현황경금 검기를 발동시키고 내리찍었다.그 황금색 검기는 신성한 빛처럼 순식간에 눈앞에 다가온 수백 줄기의 창살을 꿰뚫고 영력 조각으로 깨뜨려 하늘로 사라지게 하였다.창살을 깨뜨린 후 경금 검기의 남은 위세는 줄어들지 않고 매섭게 조광학을 향해 덮쳤다.이를 본 조광학은 바로 황금대창으로 자신의 앞을 막았다.그러나 이태호의 혼합 검의를 섞은 대현황경금의 검기는 그의 비장의 무기로서 막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조광학이 방어 영보로 막지 않는 것은 죽음을 자초한 짓이다.“참!”이태호가 대성일갈하면서 수중의 적소검을 다시 휘두르자 많은 신성한 빛을 휘몰아쳤고 황금대창을 날려버렸다.이에 조광학은 뒷걸음질하였고 손으로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피를 토했고 동공이 격렬히 수축하였으며 심각한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 조광학은 두려움에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방금 그의 영보가 경금 검기에 맞아 날아가는 순간에 그의 머리도 검기에 맞을 뻔했다. 그의 반응이 충분히 빠르지 않았더라면 이미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방금 그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자 조광학의 눈동자는 독사처럼 강렬한 살기를 품었다.‘저자의 실력이 왜 이렇게 강할 수가 있지?’이태호는 이제 겨우 7급 존황의 경지인데 그를 제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8급 존황 경지로 돌파하면 성자 경지의 수사도 제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조광학은 천
조광학은 목구멍에서 피 맛이 나더니 입에서 피를 토했다. 금령지체와 같은 세상에서 최상급 보체에도 균열이 생겼다.비록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으나 조광학은 자신의 실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음을 느꼈다.지금의 그는 머리가 헝클어졌고 온몸이 피투성이며 체내는 혼돈 검의의 침해를 받아 일부 영력으로 이 기승을 부리는 검의를 진압해야 했다.이로써 그의 실력이 끊임없이 떨어지게 되었다.반대로 맞은 편의 이태호는 온몸의 기운이 팽배하고 마치 천지의 도가니처럼 뜨겁고 찬란한 신성의 빛을 발산하였다.특히 그 적소검은 날카로운 검의와 뒤섞어서 조광학이 막아내기 힘들게 하였다.계속 싸운다면 승자가 누가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이렇게 생각한 조광학의 황금대창을 꽉 움켜쥔 두 손은 저도 모르게 떨렸다.초라한 몰골로 된 조광학을 보자 이태호는 냉소를 지었다.“천남에서 명성이 자자한다는 천교가 이 정도 밖에 안돼?”이태호의 조롱에 조광학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가 이름을 날린 후 줄곧 상대방을 짓밟아왔지, 종래로 이런 낭패를 본 적이 없었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태호는 다시 검을 내리쳤다.길이가 수백 장에 이르는 경금 검기가 다시 덮쳐오는 것을 보자 조광학은 철저히 당황했다.방금 이태호의 두 번 공격에 그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지금 그는 중상을 입은 상태라 계속 싸우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특히 이태호는 싸울수록 강해지고 싸울수록 용맹해져서 조광학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심어주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더 이상 화봉설련을 뺏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멀리 도망쳤다.떠나기 전에 그의 한이 맺힌 노호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이! 태! 호! 나 조광학은 오늘의 원수를 꼭 갚을 거야!”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몇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을 보자 이태호는 콧방귀를 꼈고 적소검을 거두었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심운은 조광학이 도망친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좋은 구경거리가 생긴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조광학이 도망친 걸로 끝났다니.조광학이 비장의 무기를 사용
산기슭에서 조광학 등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이태호의 안위를 걱정했던 서호영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조광학이 이태호를 공격할 때 서호영은 이태호의 부담을 도와줄 준비를 하였다.어쨌든 조광학은 천남에서 명성이 자자한 천교이고 예전에 7급 존황의 내공으로 9급 존황을 처치한 적이 있었다.이런 실력은 똑같은 진전 제자이고 천교라고 불리는 권민정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이태호는 평소에 실력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마지막에 조광학을 짓밟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방금 조광학이 금령지체를 각성해서 전력을 다해서 싸울 때 서호영의 심장이 목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도망칠 준비까지 다 했다.결국, 조광학은 이태호의 두 번 공격을 받은 후 중상을 입고 도망쳤다.충격 속에서 정신을 차린 서호영은 감탄의 눈빛으로 허공에 떠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태호 사형의 실력은 지난번에 제7봉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 강해졌어...’오늘날 천남 지역의 천교도 두 등급으로 나뉜다.조씨 가문의 조광학, 신소문의 심운, 태일종의 권민정 등은 일반 천교에 속한다. 그들의 실력은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심지어 자기보다 한 등급 높은 상대를 이길 수 있다.더 높은 등급의 천교는 주변 수사들이 말한 고준서, 육성훈과 채유정 등처럼 최상급 신체를 가진 최상급 천교인데 자기보다 한 등급 이상 높은 상대도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다.서호영이 보기엔 이태호는 고준서와 함께 놓고 논할 만한 천교이다.서호영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태일종의 다른 제자들도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이와 동시에.조광학 등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고 공중에 떠 있는 이태호는 추격할 생각이 없었다.그것은 같은 존황 경지 수사로서 높은 등급의 수사를 처치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존황 경지는 존왕 경지와 달리 신혼의 강도이나 영력 용량의 격차가 엄청나다.존황 경지의 수사는 체내의 혈자리를 뚫고 천지의 영기를 제련한 것이라
한편으로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다가왔다.얼굴에 수심으로 가득 찬 신수민 등 여인들을 보자 이태호는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난 괜찮아.”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나서 체내의 혈자리에서 소리를 내면서 도가니처럼 뜨거운 기혈이 흘러넘쳤고 주변의 공기는 짓눌러서 윙윙거리는 소리까지 났다.특히 내공을 완성한 7급 존황의 기운은 지극히 강해서 마치 고대 신산처럼 웅장하였다.이를 본 신수민 등 여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태호는 잠시 멈칫하고 싱긋 웃었다.“당신들은 어떤 수확이 있었어?”이 천 장이나 높은 산은 얼마 동안 존재했는지 모르지만 산에 있는 천지의 영기가 거의 액화되었고 곳곳에 영약들이 분포되어 있다.이 영약들은 비교적 흔한 하급 영약이지만 산 중턱에 있는 영약의 품질은 괜찮았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수사를 끌어들이지 못했을 것이다.산꼭대기에서 얻은 천재지보인 화봉설련은 8급 단약을 정제할 수 있는 절세의 진귀한 영약이다. 이태호는 자연스레 신수민 등 여인들의 수확을 묻는 것을 잊지 않았다.“운이 좋았어. 산 중턱에서 고급 6급 영약 열 몇 개를 얻었어.”신수민은 만면에 희색을 띠고 말하면서 사물 반지를 꺼냈다.그녀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진한 향기를 풍기는 영약들이 신수민의 앞에 나타났다. 한편으로 백지연 등도 연달아 각자의 수확을 내놓았다.네 아내들의 손에 들고 있는 고급 6급 영약들을 보자 이태호는 싱글벙글 웃었다.이화 성왕은 수만 년 전에 천남을 뒤흔든 성왕 대능력자이라 좌화(坐化)되었더라도 적지 않은 보물들을 유적에 남겼을 것이다.최상급 영보인 현황봉과 전승 공법, 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유적은 만 년 이상 폐쇄되어 있었고 외부와 단절되어 있어서 천지의 영기가 한데 모였는데 너무 짙어서 영액으로 액화될 경지에 이르렀다.바로 이런 영기가 짙은 환경에서 수많은 천년 영약, 만년 보물들이 자라나게 되었다.지금 이태호는 이미 고급 6급 연단사이고 곧 7급 연단사로 진급할 예정이지만 6급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