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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4화

풍민국은 산에 오를 때 그 기괴한 푸른색 안개가 아니었다면, 이 화봉설련은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안색이 굳어지면서 손을 휘젓자, 손바닥만 한 어두운 기운을 내뿜은 못 모양의 법보가 불쑥 그의 손에 나타났다.

이 물건이 나타나자마자 주변의 공기가 모두 얼어붙은 것 같았고 어두운 기운을 내뿜었다.

이 어두운 기운은 사람의 혼을 빼놓을 것 같은 은은한 빛을 발산했는데 이태호는 자신의 신식이 조금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못 모양의 영보를 꺼낸 풍민국은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이 도우, 보물을 순순히 내놓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 서혼정(噬魂釘)은 사정을 봐주지 않을 거네!”

풍민국의 서혼정은 보통 법보가 아니라 그가 어떤 상고 유적에서 얻은 영보이다. 이것의 전 주인은 마수(魔修)였다.

서혼정은 중급 영보이지만 그 위력은 중급 영보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것으로 얼마나 많은 흉수의 혼백을 삼켰는지 모른다.

서혼정은 수사의 원신을 억제할 수 있다. 보통 존황 경지의 수사는 서혼정에 맞으면 신혼이 파손된다. 신혼이 파손되면 육체가 상처를 입는 것보다 더 심각하고 회복하기 더 어렵게 된다.

조광학과 풍민국은 선후로 영보와 병기를 꺼내자 산꼭대기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네 사람은 서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지만 보이지 않는 기세가 부딪치면서 주변의 공기는 뜨거운 파도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거세게 몰아붙이는 심운 등 세 사람은 영보를 꺼냈으나 누구도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

이들은 제각기 자기가 전력을 다하면 다른 사람이 이득을 챙길까 봐 걱정했다.

이태호는 눈빛을 변하지 않고 묵묵히 각자 꿍꿍이를 품은 세 사람들을 둘러보았고 그들의 위협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천재지보는 당연히 가진 사람이 주인이지.”

이태호의 말투는 확고했고 물러서려는 의도가 눈곱만큼도 없었다.

이에 심운은 안색이 굳어졌고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태호, 지금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내가 말을 똑똑히 안 한 거야, 아니면 자네들의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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