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아는 이렇게 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앞에서 그녀의 창백한 얼굴은 무기력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예전에 그녀는 제6봉의 연단 천재로 불렸다. 권민정은 만목지체가 없더라면 두 사람의 자질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평소에 그녀를 연모하는 자들이 치켜세워서 허지아가 잘난 척을 하는 것을 즐겨한다기보다는 다소 거만한 면은 있었다. 그녀는 3년 동안 시도했는데도 5층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는데 오늘 이태호는 불과 반년 만에 통과했으니 어찌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있겠는가?전에 그녀와 이태호를 비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당시 허지아는 속으로 비웃기만 했다. 그녀는 수련 천부는 진전 제자인 이태호보다 뒤떨어질 수 있지만 단도의 천부는 그보다 높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그녀는 먼저 6급 연단사로 돌파한 다음 이태호에게 도전하여 새로운 진전 제자로 될 생각도 했었다. 보름 전에, 허지아는 이런 생각을 안고 다시 단탑에 들어간 것도 이태호와 대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허지아는 자신의 강한 단도 천부로 기존의 단약 비법의 개수를 990개로 증가하였다. 이제 10개만 더 있으면 단탑 6층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성적은 이태호와의 격차를 크게 벌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그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허지아는 깊은 한숨을 쉬고 나서 새하얀 이를 꽉 악물면서 천천히 말했다. “내 단도 천부는 절대로 너보다 뒤처지지 않을 거야!”이 말을 마친 허지아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단탑으로 향했다. 그녀는 이태호를 따라잡고 싶었다. 5층을 통관해서 순조롭게 6층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이래야 제6봉의 단도 천교인 그녀야말로 명실상부한 천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녀는 절대로 쉽게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 …이때 방금 수련을 마친 이태호는 일부 영력을 회복한 후 바로 6층에 들어갔다. 6층의 공간은 앞에 있는 층들과 비슷했다. 여전히 이태호의 주변에 여러 가지 영약과 연단 재료를 투영하였다. 다만 5층에 비해 6층의
이번에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이태호는 이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장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나서 눈앞에 나타난 대단히 많은 영약을 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6급 연단사로 돌파한 후에 보자.”그는 여전히 응신단을 6급 연단사로 돌파하는 계기로 선택했다. 그것은 수많은 6급 단약에서 그는 응신단만 여러 번 정제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전에는 모두 실패했으나 그래도 6급 단약을 정제한 적이 있는 몇 안 되는 경험이 아닌가. 이태호는 응신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영약 재료들을 생각하면서 재빠르게 주변에 투영한 영약에서 찾아냈다. 그러고 나서 순서에 따라서 하나하나씩 단로에 넣었다. 곧이어 단로에서 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나왔다. 그는 이번에도 실패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기죽지 않고 오히려 눈에서는 투지가 활활 타올랐다. 좌절을 겪을수록 더욱 용감해졌다. 이어서 그는 다시 똑같은 재료를 준비해서 가상 연단을 시작했다. 두 번째 시도, 실패!세 번째 시도, 실패!실패가 거듭될수록, 이태호는 응신단에 대한 숙련도를 빠르게 높였다. 수백 번의 시도 끝에, 그는 드디어 성공했다. 7일 후.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단로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새까만 눈동자에서는 전에 없던 기쁨을 발산하였다. 그는 사물 반지에서 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단약 몇 알을 꺼내서 먹은 후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중얼거렸다. “가상으로 단약을 수천 번 정제하니, 응신단의 성공률이 점차 높아졌어. 지금까지 50%의 성공률을 확보했어.”이 50%의 성공률을 절대로 얕보면 안 된다. 이때의 이태호는 이미 정식으로 6급 연단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그에게 부족한 것은 실물로 단약을 만드는 경험뿐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시간을 계산하였다. 이 단탑에 들어온 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서서 주변의 허황한 공간을 담담하게 바라보면서 생각하였다. ‘일단
해 질 무렵.허지아는 초췌한 모습으로 아무 말 없이 단탑 입구에 서서 여전히 비석 위에 있는 랭킹 3위인 이태호의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는 무기력한 기색이 역력하였고 눈빛도 많이 어두워진 듯했다. 단탑에 세 차례 들어간 후 그녀는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전력을 다해서 단약 비법의 개수를 998개로 추론해 냈으나 여전히 두 개가 부족해서 통과할 수가 없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허지아는 할 수 없이 단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원래 하늘의 공작새처럼 도도한 허지아는 난생처음으로 좌절감을 겪었다. 그녀는 랭킹 3위를 차지한 이태호의 이름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입가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너의 천부가 대체 얼마나 높은 거야?!”허지아는 5층 관문을 통과하려고 수년 동안, 세 차례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태호는 불과 반년만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6층에 들어갔다. 이런 충격은 단도 천부가 권민정보다 못지않다고 자부했던 허지아에게 치명적이었다. 허지아는 넋이 나간 상태로 단탑을 떠났다. 이태호라는 세 글자는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찍힌 낙인으로 되어 심마(心魔)처럼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그동안 제6봉 광장에 있는 제자들에 의해 이태호의 명성은 점차 허지아를 제치고 태일종 전체에 퍼졌다.많은 호사가는 이태호를 태일종의 단도 천교 이인자라고 불렀다. 권민정과 이태호는 아직 대결해 보지 않아서 망정이지 자칫하면 단도 천교 일인자의 호칭을 이태호에게 줄지도 모른다. 이 일은 종문의 여러 장로의 주목을 받았다. 어쨌든 단탑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친다는 것은 종문을 떠들썩하게 만들 일이었다. 허지아의 단도 천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제6봉의 단도 천재인 그녀의 자질은 권민정보다 별로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방금 입문했을 때 많은 장로는 그녀가 6급 연단사로 돌파해서 5대 진전 제자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태호가 이런 허지아를 제쳤다는 것은 그의 연단 자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충분
이 말을 들은 설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하였다. “나도 모르네. 아마 하늘이 그를 많이 편애했을지도 모르지.”이에 권민정은 다소 부러워했다. 지금 그녀는 진전 제자이고 연단사들이 꿈속에서도 바라던 만목지체가 있어서 세상의 모든 목속성에 가장 친화적이지만 만목지체는 최상급 보체일 뿐 신체와는 큰 격차가 있다. 진전 제자로서 장문의 자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중주의 태일성지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일성지는 태일종의 상급 종문이다. 유구한 역사가 있고 태일종을 창시한 조사도 중주에서 천남으로 건너온 태일성지의 문인이라는 설이 있다. 중주는 천남보다 더욱 번화하고 존황은 흔히 볼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유독 성자만이 입문할 자격이 있으며 성왕도 약간의 유명세를 치를 수 있다. 그곳에서 성황 강자가 없다면 최정상 대세력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하게 된다. 중주를 생각하자 권민정의 눈에는 갈망과 갈등이 드러났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중얼거렸다.“반드시 그자와 잘 지내야겠어.”…같은 시각. 제4봉과 가까운 부공영섬의 한 고풍스러운 궁전 내.한용운은 상석에 앉아 있고 두 손으로 찻잔을 들면서 차의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는 방금 폐관 수련을 마친 관계로 아직 몸의 기운을 수렴하지 못했다. 지금 그의 온몸에서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는데 마치 땅 위에 엎드린 태고 시대의 흉악한 요수처럼 숨 막히는 위압감을 주었다. 반년 전과 비교하면 한용운의 내공은 많이 정진하였다. 지금 그는 9급 존황의 경지로 되었다. 그는 앞으로 1년 반만 더 있으면 성자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찻잔의 뜨거운 차를 마시고 나서 느릿느릿 말하였다. “내가 폐관하는 반년 동안 종문 내에 어떤 일이 있었어?”그의 앞에는 4급이나 5급 존황 경지의 두 청년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은 한용운의 말을 듣고 바로 서술하였다. “소주, 고준서와 기타 세 진전 제자는 모두 폐관 수련 중이라 별다른 정보가 없습니다.
이태호는 신체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허지아 못지않은 단도 천부까지 갖고 있다.한용운은 훗날에 이태호는 반드시 천남 수행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고 적어도 교주급의 거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고히 믿었다. 태일종의 5대 진전 제자에서 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진전 제자 중에서 실력으로 서열 1위를 차지한 고준서는 현재 성자의 경지였다. 서열 2위인 여경구는 최상급 보체 중의 하나인 진룡보체를 가지고 있어서 타고난 육신은 진짜 용처럼 둘도 없는 전투력을 갖고 있다. 서열 3위인 기성우는 최상급 보체인 구양보체를 가지고 있고 주먹의 위력은 떨어지는 태양과 같아서 어떠한 공격이든 모두 힘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지금 한용운은 9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해서 조만간 성자로 될 수 있지만 그는 진전 제자 간의 경쟁에서 여전히 이길 자신이 없었고 중주에 있는 태일종의 상급 종문인 태일성지로 가는 기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 이태호가 갑자기 강력하게 두각을 드러내자 오히려 한용운에게 일말의 기회를 주었다. 한용운은 잠깐 생각하다가 손을 가볍게 흔들자, 식지에 껴 있는 사물 반지가 반짝이더니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빨간 영과가 손에 나타났다. 이 영과는 작지만 과육에서 짙은 영약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존황 경지의 수사가 향기를 슬쩍 들이마셔도 체내의 영력이 들끓는 듯한 느낌이 들고 온몸에서 저절로 충만한 느낌이 들게 된다. 여기서 매우 귀중한 영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용운은 수중에 있는 6급 영과를 보고 나서 옆에 있는 두 부하에게 넘기면서 당부했다. “자, 이 물건을 요광섬의 이태호 사제에게 가져다주거라.”명령을 받은 두 사람의 동공이 약간 수축한 것으로 보아 분명 한용운에게 줄 물건을 알아본 것이다. 둘 중에서 몸이 삐쩍 마른 청년은 놀라운 말투로 말했다. “소주, 이 천년 주과는 당시 창망산맥에서 힘들게 구한 6급 영약 중의 진품인데 정말 이렇게 쉽게 남에게 주십니까?”물론 한용운은 그의 말에 내
이태호의 소식을 들은 선우정혁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그는 태일종의 최고 전력으로서 그동안 폐관 수련 중이라 종문 내에 발생한 일들을 잘 모르고 있었다. 평소에 종문 내의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장로들이 처리했다. 선우정혁은 사소한 일들까지 모두 챙기고 보살펴줄 수 없기에 자연스레 이태호가 단탑 내에서 한 일들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질문에 장로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이태호가 단탑의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말을 마치고 나서 어떤 장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리 태일종에 또 한 명의 천교가 나타난 것 같군!”선우정혁은 일의 전후 사정에 대해 다 들은 후 너무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이태호가 최상급 자질인 신체(神體)를 각성한 것을 보고 종문에 데리고 온 것이다. 이태호는 신체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단도 천부까지 갖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에 그가 파격적으로 이태호에게 여섯 번째 진전 제자의 신분을 준 것에 대해 종문 내의 많은 장로는 태일종이 세운지 만년 이래 종래로 여섯 번째 진전 제자가 없다고 반대하였다. 그는 너무 시끄러워서 결국은 폐관 수련한다는 이유로 떠들어대는 소리가 잠시 멈추게 하였다. 당시 그 상황을 떠올리면서 선우정혁은 얼굴에 웃음을 띠었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대전에 있는 여러 장로를 둘러보았다. 그들의 표정을 살펴본 후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하였다. “그때 내가 파격적으로 이태호에게 진전 제자의 자리를 주고 우리 태일종에 들여서 정말 다행이야. 신소문이나 청허파 등 종문에 갔다면 우리 태일종의 큰 손실이 아닌가!”그는 무슨 생각이 난 듯 손을 휘두르자, 도자기 병 하나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선우정혁은 영력으로 이 도자기 병을 조종하면서 나봉의 앞으로 날아가게 하였다. “나 장로, 이 벽천단은 내가 이태호에게 준 보상이니 요광섬에 가져다주게. “종문에서는 제자가 단탑에 들어가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대전 내. 그의 옆에 앉은 남두식은 고래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말했다. “예전에 우리가 천청종에 있을 때 모두 천재였고 천재가 아니더라도 단약의 보조로 수련할 수 있었지.”남두식은 잠시 말을 멈추다가 다시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지금 천남의 태일종에서 천부가 우리보다 훨씬 좋은 사람은 부지기수이니 열심히 수련하지 않으면 언제 널 따라잡을 수 있겠나?”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장로는 남두식의 말에 찬성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천부가 타고난 줄 알아?”태일종에 들어온 후 존황 경지의 수사들을 흔히 볼 수 있고 성자 경지의 수사들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모두 다 마음속으로 투지가 활활 타올랐으며 이태호의 발목을 잡는 것을 원치 않았다. 특히 그들은 그냥 정예 제자이고 요광섬에 머물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이태호의 친구와 가족인 덕분이었다. 이런 관계가 있지만 종문에서는 매달 정예 제자의 기준으로 수행 자원을 지급하였으니, 경지를 돌파하려면 반드시 부지런히 수련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였다.“됐어요. 6급 단약이 있으면 되는 거죠?”이태호는 잠시 생각을 한 후 자신이 곧 6급 연단사로 될 것이라는 소식을 남두식 일행에게 알려주었다. “저는 조만간 6급 연단사로 될 겁니다. 그때 되면 여러분의 수행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이에 남두식은 바로 얼굴에 희색을 띠고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태호야, 사실이냐?!”대장로와 나장로, 다장로 등도 모두 은근히 기대하는 기색으로 곁눈질하였다. 전에 천청종에서 창란 세계로 건너왔을 때 이태호는 이미 고급 연단사 5급이었고 후에 무항시에 있을 때는 6급 단약을 만들기가 어려워서 줄곧 고급 연단사 5급 경지에 걸려 있었다. 그 뒤로 성호에 들어가서 남두식 등은 모두 존황의 경지로 돌파하여 기존 5급 단약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단약의 도움이 없자 수련 속도도 자연스레 느려졌다. 존황 경지의 수사는 이천 년의 수명을
그와 같은 진전 제자인 한용운도 사람을 보냈는데 반각 전에 방금 사람을 내보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점점 많아질 것을 생각하자 이태호의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하여 나봉이 들어오게 하였다. 그는 직접 일어나서 나봉을 맞이하고 나서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나 장로께서 어쩐 일로 요광섬에 찾아오신 거죠?”나봉은 따뜻한 차를 들이마신 후 웃으면서 말했다. “허허. 태호가 단탑 랭킹 3위에 오른 것을 축하하네.”여기까지 말한 나봉은 잠시 멈추면서 감개무량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는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어서 자연스레 한눈에 이태호는 이미 4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었다. 반년 전에 성호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 과거를 돌이키자, 나봉은 속으로 놀라워했다.‘이 녀석은 입문한 지 이제 반년인데 조만간 5급 존황으로 되겠군.’어지간히 놀란 나봉은 한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이번에 오는 목적을 말했다. “종주님이 너에게 보상을 전하라는 명을 받고 찾아온 거네.”나봉은 선우정혁이 준 벽천단을 꺼냈다. “종문에는 단탑에 올라가서 랭킹 10위 내에 든 제자라면 모두 보상을 준다는 규정이 있네. 이건 벽천단이라고 하는데 모르지는 않겠지?”이에 이태호는 싱긋 웃으면서 벽천단을 받아 갔다. 그는 당연히 벽천단에 대해 알고 있다. 6급 단약이고 5급 존황 경지 아래의 수사들이 먹으면 내공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예전에 그가 방금 태일종에 왔을 때 선우정혁이 열 알을 준 적이 있었다. 단약을 받은 후 이태호는 공손히 포권을 하고 나봉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여기에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나 장로께서도 저 대신 종주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나봉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알겠어. 단약도 전달했으니 난 이만 가봐야겠네.”이태호의 내공이 곧 5급 존황으로 돌파하는 것을 보고 나봉은 떠나기 전에 한마디 일깨워주었다. “반년 후에, 종문에서 대회를 진행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조용한 별하늘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부드러운 별빛과 달빛이 사면팔방에서 휩쓸려 왔고 그의 몸을 감쌌다.그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몸은 수많은 별빛의 세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체내에 있는 천지의 힘도 많이 증가하였다.이런 상황에 이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곳이 바로 성공 전장이지? 별빛과 달빛의 힘이 정말 강하군.’만면에 희색을 띤 이태호는 이 성공 전장에서 수련하면 수많은 별빛과 달빛에서 발산한 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성공 전장은 이태호가 그동안 접촉했던 다른 비경 동천 유적지와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하나의 공간, 하나의 세계로 간주할 수 있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올라오는 잡생각을 억누른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았다.바로 이때 그는 원래 자기의 앞에 있었던 고준서, 채유정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다.“보아하니 성공 옛길을 통과한 후 모두 격리당한 것 같아.”그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육성훈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바로 싸울지도 모르니까.지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이태호는 바로 전에 선우정혁이 준 옥간을 꺼냈다.그는 신식으로 옥간을 훑어보자 순식간에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정보가 떠올랐고 허황한 성공 전장의 지도도 나타났다.잠시 후에 이태호는 천천히 눈을 떴고 그의 눈에서 예리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의 환경을 살펴본 후 하늘에 나타난 별자리에 따라 지금 자기가 있는 위치를 대략 확정했다.“여기서 나와 가장 가까운 기연은 성신신철(星辰神鐵)이 탄생한 곳이야!”성신신철은 아주 진귀한 보물로서 오로지 별빛의 힘이 짙은 곳에서만 나타났다. 만 년 이상 구천 강풍의 교란과 공간 난류가 스쳐 지나가면서 달빛과 별빛의 힘이 점차 응집되어 금속과 유사한 물건을 형성하였다.창란 세계에서 대부분의 영보에 흔히 이 물건을
무릇 서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수사이라면 천남 지역에 있는 같은 세대의 수사들보다 많이 강했다.서역 지역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중주의 북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파도가 출렁거리는 광경을 발견했는데 이곳이 바로 유명한 북해(北海)라는 것을 알아챘다.북해의 만족(蠻族)은 신혼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육신만 수련하였으며 토템의 법술을 사용해서 진선(眞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하였다.이태호는 북해 옆에서 예전에 전적의 지도에서만 볼 수 있던 뇌택대지, 만리빙원, 나주와 건주 등을 발견하였다...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니 창란 세계는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웡웡!”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이태호는 환경이 크게 변했고 머리 위에 하늘을 가득 메운 별하늘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별하늘에서 옛길이 드러나면서 수많은 구천 강풍(九天罡風) 과 공간 난류를 일으켰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성공 전장으로 가는 옛길이겠지?’성공 전장의 첫 관문이 바로 성공 옛길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무릇 성공 옛길에 오른 자는 의지력이 굳건하지 않으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된다.그는 사색을 마친 후 이미 성공 옛길에 오른 채유정 등을 바라보고 여유롭게 옛길을 따라서 걸었다.이태호가 옛길에 올라서자마자 눈앞에 석벽이 나타났고 그 석벽에 수많은 신공(神功)과 선법(仙法)이 새겨져 있었다.이런 신공과 선법에 반짝이는 도운 규칙이 담겨져 있는데 마치 어떠한 마력이 있는 것처럼 그의 신혼을 뒤흔들었다.그는 흥분하게 숨을 내쉬면서 석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곧 석벽에 이르렀을 때 이태호의 원신이 움찔거렸고 마치 앞으로 더 가면 무슨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이태호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수상해!”그가 정신을 차린 후 보니 한쪽 발이 이미 성공 옛길에서 벗어났고 발밑에 수많은 구천 강풍과 공간 난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
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이 넘쳐흘렀다.옥부는 7급 성자급 수사의 전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의 지도가 들어있다니!이는 그가 성공 전장을 탐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신식으로 전음한 후 사양하지 않고 옥부를 잘 보관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허공을 딛고 성공 전장의 통로 안으로 날아갔다.그가 방금 통로에 들어가자 주변에 팽배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천지의 규칙처럼 저항하기 어려웠다.이런 힘에 이끌어 그는 끊임없이 위로 날아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발밑에 있는 산맥이 점점 작아졌고 마지막에 까만 점으로 작아진 것을 느꼈다.까만 점의 주변에 용이 엎드리고 있는 듯한 산맥을 보면서 이태호는 이 산맥들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음 순간, 그는 알아챘다.“이것은 창망산맥이고 그것은 백수산맥이야!”이태호는 올라갈수록 발밑의 산맥이 점점 작아진 것을 보았고 그의 시야에 물빛 바다의 연선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놀라워했다.“이... 이것이 바로 천남의 전경인가?”그는 지금 올라온 높이에 따라 천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찬란한 별빛과 달빛에 이끌어 이태호는 광활한 성공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드디어 천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보게 되었다.“그쪽이 대리(大離)인가?”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백수산맥의 왼쪽 하단에 있고 천남과 인접한 곳에서 천남 지역과 면적이 비슷한 지역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짙은 황도(皇道)의 기가 있고 구름 사이로 금룡이 날아오르고 있었다.창란 세계에서 대리는 인족 황조(皇朝)가 있고 경내의 대리 황실의 실력은 성지 못지않으며 수만 년 동안 전승되었다고 한다. 이태호는 계속해서 천남에서 백수산맥의 밖으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중앙에 거대한 영토가 있는데 천남보다 몇 배나 컸다.‘여기가 중주일 거야...’이태호는 묵묵히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다.그는 만
소기철은 방금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풍민국 보다는 이태호와 육성훈 두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다.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풍민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오히려 3급 성자 경지의 육성훈이 아주 열정적으로 방금 도착한 풍민국을 맞이했다.그는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풍 도우, 어서 이쪽으로 오게.”풍민국은 현장에 있는 다른 천교들은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첨하는 얼굴로 육성훈에게 말했다.“성훈 형님, 성공 전장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이에 육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허. 걱정하지 말게. 다만 중요한 일을 잊지 않으면 되네.”육성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이태호를 힐끔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은근히 차가운 살기가 숨어있었다.풍민국은 육성훈의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번에 신소문 덕분에 자기가 일찍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소문이 그를 도와주는 조건은 아주 간단했다.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을 도와 이태호를 제거하면 되었다.창망산맥의 이화 성왕 유적지에서 이태호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떠올리자 풍민국은 몸이 움찔했다.그는 이번 이태호와의 대결은 목숨이 달려 있고 자기는 이미 신소문와 같은 배에 올라탔고 배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일단 신소문에게 해를 끼치면 가장 먼저 죽은 자가 바로 자신일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묵묵히 육성훈의 옆에 서서 성공 전장의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높은 하늘에서 허공 통로가 갑자기 눈부신 별빛을 발산하였다.허공에 생긴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리게 되었다.통로에서 발산한 밝은 빛을 통해 이태호는 옛날의 별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별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면서 찬
이윽고 하늘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으로 깨진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곧이어 청색 장포를 입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풍민국을 데리고 나타났다.허공의 틈새 내에서 이 노인은 주변에 있는 각 대종문의 성왕들을 눈여겨본 후 웃으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풍씨 가문이 늦었소?”이 노인이 바로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풍민국을 데리고 허공 통로를 나와서 현장에 이르렀다.풍석천은 눈앞에 있는 4대 종문의 성왕급 수사를 보자 조금 두려워했다. 이번에 풍씨 가문은 육무겸의 도움을 받고 성공 전장에 올 수 있었다.지난번에 육무겸이 조정운과 논의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조씨 가문은 조광학이 죽어서 성공 전장으로 보낼 수 있는 적합한 제자가 없었다.그래서 육무겸은 어쩔 수 없이 천교 풍민국을 가진 풍씨 가문을 끌어들이기로 하였다.풍민국의 내공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육성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논의한 결과, 육무겸은 7급 파경단 두 알을 풍씨 가문에게 주고 풍민국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였다.풍석천을 보자 육무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허허, 풍 가주, 마침 잘 왔네.”육무겸의 기쁜 표정을 보자 풍석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풍민국은 원래 성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해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육무겸이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풍민국은 언제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풍씨 가문은 육무겸 편에 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육무겸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풍석천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하였다.맹호식은 싱긋 웃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풍 가주, 마침 잘 왔소. 성공 전장의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맹호식과 풍석천은 천남의 몇 명밖에 안 된 성왕급 수사로서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풍씨 가문이 이번에 성공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준서는 멍하니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 부러움, 질투, 심지어 살의가 들어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육성훈이 밀린 것을 보자 예전에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이 사형의 실력이 이미 육성훈을 뛰어넘었다니!’몇 달 전에 진행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방금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미 육성훈을 격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그러니 여경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모든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기세 싸움에서 져서 체면이 구겨진 육성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온몸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길이 불같이 타올랐고 체내의 영기를 바로 발동시켜서 넘쳐흐르는 살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육성훈의 주변에서 신성한 빛을 발하였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갈일성 하였다.“그만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이성을 잃은 육성훈은 자기 아버지의 호통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발산한 신성한 빛을 수렴하였다.육무겸은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은 후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선우 도우, 축하하오. 태일종에 이런 대단한 천교가 있으니 앞으로 꼭 성황 경지로 돌파해서 천남에서 이름을 떨칠 것이오.”이에 선우정혁은 담담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훗날의 일은 누가 알겠소?”성황 경지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선우정혁은 8급 성왕 경지라도 자기가 죽기 전에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육무겸이 이태호를 너무 높이 치켜세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허공에서 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온몸의 기혈을 거세게 발산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부서지면서 고대 신산(神山)과 같은 웅장한 기운이 곧바로 육성훈을 향해 덮쳤다.이런 거세게 덮친 기운에 육성훈은 아연실색하면서 반응할 겨를도 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육성훈의 입가에서 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몸에 들끓은 기운이 한순간에 떨어졌다.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몇몇 천교들은 육성훈이 이번 기세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눈치채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청허파의 안재남은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쟤... 쟤가 이겼다고?”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기간이 너무 짧고 저력이 부족해서 육성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육성훈의 부상으로 끝났다.그러니 안재남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안재남의 옆에 있는 검은 장포를 입고 장검을 멘 소기철의 동공이 축소되었고 얼굴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기철은 이태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육성훈을 이겼다니. 성공 전장에서 절대로 이태호와 다투면 안 돼!’육성훈은 지금 천남 천교 중의 일인자로 기세 싸움에서 이태호에게 밀리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소기철은 이태호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경계를 갖게 되었다.같은 시각에 묘음문의 일행에서 남궁월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에 박힌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불시에 동그랗게 되었고 작은 입이 살짝 벌어졌다.“육성훈이 밀렸다니!”놀란 남궁월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망울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아한 긴 치마를 입고 벽옥 비녀를 꽂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선녀와 같은 채유정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전에 남궁월이 몰래 그녀에게 신식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