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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9장

해 질 무렵.

허지아는 초췌한 모습으로 아무 말 없이 단탑 입구에 서서 여전히 비석 위에 있는 랭킹 3위인 이태호의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는 무기력한 기색이 역력하였고 눈빛도 많이 어두워진 듯했다.

단탑에 세 차례 들어간 후 그녀는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전력을 다해서 단약 비법의 개수를 998개로 추론해 냈으나 여전히 두 개가 부족해서 통과할 수가 없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허지아는 할 수 없이 단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원래 하늘의 공작새처럼 도도한 허지아는 난생처음으로 좌절감을 겪었다.

그녀는 랭킹 3위를 차지한 이태호의 이름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입가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너의 천부가 대체 얼마나 높은 거야?!”

허지아는 5층 관문을 통과하려고 수년 동안, 세 차례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태호는 불과 반년만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6층에 들어갔다.

이런 충격은 단도 천부가 권민정보다 못지않다고 자부했던 허지아에게 치명적이었다.

허지아는 넋이 나간 상태로 단탑을 떠났다. 이태호라는 세 글자는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찍힌 낙인으로 되어 심마(心魔)처럼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그동안 제6봉 광장에 있는 제자들에 의해 이태호의 명성은 점차 허지아를 제치고 태일종 전체에 퍼졌다.

많은 호사가는 이태호를 태일종의 단도 천교 이인자라고 불렀다.

권민정과 이태호는 아직 대결해 보지 않아서 망정이지 자칫하면 단도 천교 일인자의 호칭을 이태호에게 줄지도 모른다.

이 일은 종문의 여러 장로의 주목을 받았다.

어쨌든 단탑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친다는 것은 종문을 떠들썩하게 만들 일이었다.

허지아의 단도 천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제6봉의 단도 천재인 그녀의 자질은 권민정보다 별로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방금 입문했을 때 많은 장로는 그녀가 6급 연단사로 돌파해서 5대 진전 제자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태호가 이런 허지아를 제쳤다는 것은 그의 연단 자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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