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에게는 처음 겪은 상황이었다. 이기지 못하면 미리 승진시킨다니?어차피 성호 랭킹에 15개의 자리가 있는데, 두 개를 줬으니 나머지는 넘보지 말라는 것인가?이 상황을 이해한 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두 개의 자리는 너무 적습니다.”이태호는 혼자가 아니었고, 남두식과 대장로, 그리고 몇 명의 아내들도 이번 성호 랭킹의 기회를 통해 순조롭게 존황으로 돌파하려는 것이었다.두 개의 자리 때문에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잃을 수는 없었다.이태호가 동의하지 않자, 조구윤의 눈썹이 찡그렸고 주서명 등 주씨 가문의 사람들도 얼굴색이 변했다.“이태호 장로님, 동의하십시오.”주서명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듣자 하니 조씨 가문과 연씨 가문은 이번 성호 랭킹을 위해 신소문과 청허파의 제자들을 불러들였다고 하더군요!”옆에 있던 조씨 가문의 한 장로가 말을 거들었다.“조씨 가문에 신소문과 청허파의 제자를 불러들였다는 소식을 들었어요.”옆에 있는 한 주씨 장로가 말참견했다.“조씨 가문에서 신소문에 참배한 자의 이름은 조헌인데, 선천적인 뢰영체이고 천둥신통이 절묘한 경지에 이르렀으며, 비록 9급 존왕의 내공을 가졌지만, 전력은 1급 존황에 필적한다는 소문이 있어요.”멀지 않은 곳에 있던 주광해 장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연씨 가문에서 청허파에 들어간 제자 연장안은 전력이 더욱 강합니다. 어린 나이에 검의 경지를 깨우쳐 바로 청허파의 내문제자로 정해졌다고 합니다.”주서명이 깊은 한숨을 쉬며 이태호를 바라보고 말했다.“제가 듣기로는 조헌과 연장안 두 사람이 곧 정예 제자로 승급할 예정이라 몇몇 가문의 장로들을 데리고 종문에 들어가려고 한다네요. 그래서 이번 랭킹이 매우 치열할 것 같아요.”이태호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황을 파악했다.알고 보니 조씨 가문과 연씨 가문의 종문 천재들이 돌아와서 성호 랭킹을 독차지하려는 것이었다.어려움에 부딪히면 물러서는 것은 이태호의 성격이 아니었다. 그는 조구윤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필요 없
성주부 내.피부가 하얗고 눈매가 뚜렷한 백의 소년이 성주부에서 조용히 영차를 마시고 있다.그의 주위에는 7~8명의 7급, 8급 내공을 가진 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둘러싸고 있었다.백의 소년은 대략 20세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아 보였다.그러나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매우 강하여, 사람들에게 번개같이 빠르고, 산과 같은 압박감을 주었다.이 소년은 바로 조씨 가문의 천재 조헌이다!몇 년 전 천남 일류 종문 신소문에 입문한 그는 외문 제자로 시작하여, 힘든 수련 끝에 9급 존왕을 돌파하고 내문 제자가 되었으며, 전투력이 강하여 보통 1급 존황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이번에 무항시로 돌아온 것은 가족을 위해 이익을 챙기고, 조씨 가문의 몇몇 장로들을 신소문으로 데려가 자신을 섬기게 하기 위해서였다.어제 무항시에 돌아오자마자, 조헌은 최근 성내에 대단한 인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를 알아본 조헌은 이태호 같은 작은 인물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두 개의 자리를 직접 내놓았다.지금 조헌에겐 이번 성호 랭킹에서 가장 중요한 적수는 청허파에서 돌아온 연장안이었다.정보에 따르면, 연장안은 존황에 도달하기 일보 직전이며, 어린 나이에 검의 경지를 깨우쳐 청허파의 내문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달빛 아래에서 천문을 열고 동해에서 교룡을 베어낸 적도 있다.이번에 연장안도 같은 목적으로 돌아왔으며, 연씨 가문을 위해 이익을 챙기고, 몇몇 뛰어난 연씨 가문 장로들을 청허파로 데려가려는 것이다.천남에서 태일종이나 청허파, 신소문 등 어떤 종문이든 존황을 돌파하면 정예 제자가 되며, 가족 중 몇 명을 데려가 수련할 수 있다.각 종문도 이를 배척하지 않는다.첫째, 종문이 잡역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둘째, 정예 제자의 가족이 들어오면 나중에 종문을 위해 효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여러 도시에서 성호 랭킹의 자리는 거의 종문 제자들의 가문이 독점했다.찻잔을 내려놓은 조헌은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었다.“연장안 쪽에 소식이 있어?
그는 9급 존왕을 완성한 백발노인이었다. 청색 전투복을 입고, 팔은 마른 나무가지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그가 주씨 가문의 정원 위에 오르자마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오히려 이태호의 이름을 외쳤다.“이태호! 어디 있느냐?”“당장 나오지 않겠느냐?”이 사람의 눈에 깔린 경멸과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감지한 이태호는 마음속에서 반감을 느꼈다.그는 이 사람이 아마도 조씨나 연씨 두 가문의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조구윤이 떠나자마자 누군가가 찾아온 걸 보니 좋은 의도로 온 것이 아닐 것 같다.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띠며 눈에서 강력한 기운이 마치 허황한 태양처럼 번쩍였다.그와 동시에 무서운 위세가 분출되어 백발노인에게 다가갔다.이태호가 냉소를 띠며 말했다.“당신 누구세요?”압도적인 기세를 느낀 백발 노인은 9급 존왕급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태호의 기운에 놀랐다.비록 9급 존왕의 내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태호의 무자비한 눈에서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이태호가 황씨 가문의 9급 존왕 세 명을 참살한 사람이란 사실을 떠올리자, 노인의 얼굴은 여러 감정으로 일그러졌다.몇 초 후, 그는 깊은숨을 쉬고 목적을 말했다.“이태호, 우리 가문의 소주님 조헌께서 너를 불러오라고 했다! 만약 가지 않으면 네 몇몇 친구들이 무항시 내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야!”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태호는 마음속으로 냉소했다.조헌이 예의를 갖춰 초대했다면 이태호는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이렇게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하인을 보낸 걸 보니 조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이태호는 가차 없이 비웃으며 말했다.“당신 주인이 누구길래 나보고 가서 뵈라고 하는 거예요? ”노인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얼굴이 일그러졌다.자신 가문의 소주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황씨 가문의 존왕 세 명을 죽였더라도 자신의 소주와 비교하면 천지 차이다.만약 이태호가 조금만 더 약했더라면 자신의 소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노인은 소
마당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백발노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더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두 뺨이 공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입가로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그러자 노인이 손을 들어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면서 험상궂은 얼굴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 특히 이태호의 호통 소리에 노인은 분을 못 이겨 씩씩대고 있었다. 문경욱은 9품 존왕의 내공으로 이태호의 무기를 하나도 받아내지 못했다.조금 전 이태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스러운 기운은 마치 거대한 산악처럼 그를 압박했다.문경욱은 조씨 가문의 첫 번째 장로로서 조헌과 함께 신소문에서 많은 고수를 바왔기에 세상에는 수많은 천재 고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여 절대 황성하같이 무모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이태호가 잠깐 사용한 무기로 판단했을 때 이태호의 실력은 일반 존왕은 이미 초과했고 심지어 존황과도 겨뤄볼 만하다.성주부를 떠날 때 조헌이 문경욱에게 위급 시 사용하라고 준 영보가 있긴 하지만 섣불리 이태호를 상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설령 영보의 힘을 빌린다 쳐도 한방에 이태호를 제압할 신심이 없었다.노인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면서 음흉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사납게 노려보더니 입을 열었다.“우리 가문의 소주가 누구인지는 내일이면 곧 알게 될 거야.”문경욱 가문의 소주는 신소문의 내부 제자로 이번 성호 대결이 끝나면 바로 성호에서 존황을 돌파하고 신소문의 정예 제자로 거듭날 것이다.이태호는 그저 운이 좋은 작은 개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태호는 가문 소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거니와 문경욱을 비난하고 모욕했다. 이건 자기 손으로 자기무덤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다.“내일이 바로 너 이태호의 제삿날이야.”문경욱은 이 말만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면서 이태호를 포섭하는 데 실패한 소식을 빨리 조헌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문경욱이 떠나가자마자 남유하 일행이 이태호의 신변에 나타났다.감청색 자수 치마를 입은 신수민이 걱정된 말투로 물었다.“태호 씨, 무슨 일이야?
하여 조씨 가문의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큰 장로뿐만 아니라 신지수 일행도 이태호가 거절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신지수가 걱정된 얼굴로 이태호에게 물었다.“태호 씨, 조씨 가문 제의를 거절하면 나중에 시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헤벌쭉하게 웃으며 걱정으로 가득 찬 신지수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상냥하게 말했다.“걱정할 것 없어. 조씨 가문이 나한테는 그냥 꼭두각시 같은 존재야.”“실력이 있으면 내일 자기가 알아서 대결 자격을 따내면 될 것을 뭐 하러 나에게 두 사람 자격을 주겠으니 대결에 참가하지 말라고 하겠어?”이태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고 말투에는 조롱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저번에 내가 황씨 가문의 세 명의 구품존왕을 패배시킨 게 께름직해서야.”옆에서 듣고 있던 백지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래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적어도 상대가 신소문과 청허파의 내부 제자잖아요. 실력이 나쁘진 않을 것 같으니 다들 조심해요.”남유하도 따라 입을 열었다.“맞아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몇몇 부인이 귀 옆에서 잔소리를 하니 이태호가 처음에는 머리를 가로젓다가 나중에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사실 황씨 가문과 대결이 있은 뒤 이태호는 자신의 내공이 비록 9품 존왕이지만 전투력은 2품 존황에 도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조헌과 이장안 두 사람이 1품 존황과의 대결에서 역전했다 해도 이태호와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이태호의 공법을 누가 가르쳤던가? 미친 어르신이 손수 전수한 것이고 그 뒤로 어르신은 비승하여 신이 되었으니 어르신의 공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 않는가?이태호가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그만들 하고 어서 갑시다.”마당에 돌아와서 이태호가 성호 대결 과정을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었다.성호 대결은 사실 랭킹 각축전으로 랭킹 10위까지 성호에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랭킹 1위인 사람은 4개의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랭킹 2위인 사람은 3개의
성주부 내.조헌과 조윤구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두 사람은 비록 동문 제자가 아니지만, 신소문과 태일종의 왕래가 빈번한 데다 모두 천남정도의 우두머리기도 하다.“성주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조헌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경욱이 얼굴에 성한 곳 하나 없이 퉁퉁 부어서 노발대발하며 대청에 나타났다. “소주, 이태호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제가 이태호에게 소주 뵈러 오라고 했더니 그 자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소주 따위가 무슨 물건 짝이냐며 절 이렇게 만들어 놨어요.”조헌 옆에 있던 하수들이 문경욱의 말을 듣고 저마다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태호가 소주의 제의를 거절했을뿐더러 문경욱을 때려 다치게 했다니?항상 기고만장하던 조씨 가문 장로들이 당장에서 발작했다.“어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단 말인가요? 소주, 제가 가서 이태호를 잡아 소주 앞에 무릎 꿇리겠습니다.”“이런 겁대가리 없는 자식을 봤나? 감히 소주를 모욕하다니.”“죽어 마땅합니다.”찻잔을 들고 있던 조헌은 귓가에서 갑자기 수만 마리의 파리가 윙윙거리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콧방귀를 끼더니 소리쳤다. “시끄러워. 입 닥쳐”곧이어 조헌의 얼굴이 차츰 굳어지더니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자격을 2개 주겠으니 내일 대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거절하고 함께 하자고 해도 거절한단 말이지?”“내일 내가 똑똑히 보겠어. 이태호가 대체 무슨 재주가 있는지.”새로운 하루가 밝으면서 드디어 성호 대결의 날이 도착했다. 이태호가 허리를 잡으며 백지연의 방에서 걸어 나왔다.백지연 등이 수련이 끝나서부터 이태호는 매일 밤 쉴 틈이 없었다.씻고 밥 먹고 나서 이태호는 큰 장로와 신지수 등과 함께 곧장 주씨 가문 대청으로 향했다.주씨 가문 대청에 도착하자 주서명과 주씨 가문 장로들이 벌써 대기하고 있었다. 이태호 일행이 들어오는 것을 본 주서명은 이태호가 어제 조윤구의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의는 이
이태호는 조용히 인파 속을 지켜보았다. 인파 중에 9품 존왕 기운 파동이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자신의 내공을 숨긴 사람도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니 절대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이태호가 한창 다른 참가자들을 연구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골이 싸늘해지면서 살벌한 기운을 느꼈다. 9품 존왕인 이태호가 외부에 대한 감지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 어렵지 않게 그 기운을 감지해 낼 수 있다.주씨 가문 대기 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검은 도포를 입은 젊은 남자가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었다.주위 사람들이 그걸 보더니 저마다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이 바로 조씨 가문 조헌이야. 신소문의 내부 제자인 조헌이 이 대결에 참가할 줄 몰랐어.”“듣는 말에 의하면 조헌은 날 때부터 우레에 예민한 체질이라 했어. 조헌의 뇌정신통이 아주 대단하잖아.”“조씨 가문에서 성호 자격을 따려고 밑천까지 다 내놨구먼.”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방금 자신에게 살기를 발사한 사람이 조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실력이 상당하네.”조헌을 아래위로 훑어보던 이태호는 조헌의 실력이 황성하보다는 확실히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태호의 적수는 못 되었다. 이태호는 조헌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가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주서명에게 말했다.“주 가주님, 주씨 가문 참가자 서류 제출했나요?”주서명은 이태호의 물음의 의도를 몰라 사실대로 답했다.“아직인데요.”그러자 남두식이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우리도 링에 올라 순위를 따려고 해.”남두식의 갑작스러운 말에 주서명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저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주서명의 인상 속의 이태호가 장로님이라고 부르면서 공경하는 이 사람은 항상 듬직하고 말수가 적었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성호 대결 참가자 내공이 반드시 8품 존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가?주서명이 한참 속으로 고민하다 남두
그런 주서명을 보며 이태호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가주님, 죄송합니다. 내공을 숨겨야 하는 사정이 있어 말씀 못 드렸어요.”거의 한 달 동안 주씨 가문에서 머물면서 주서명의 이태호 일행에 대한 호의를 그들은 충분히 느꼈고 대우도 일반 객경장로보다 훨씬 높았다. 주서명이 흥분한 가슴을 진정하기 위해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이태호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 장로님, 조금 전에는 제가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었어요. 함께 오신 분들이 전부 9품 존왕일 줄 몰랐어요.”9품 존왕이 11명이나 있으니 대결에서 아무리 못해도 몇 명은 자격을 따낼 수 있겠지?흥분한 주서명은 바로 성주부로 달려가 참가자 서류를 제출했다.조구윤이 주씨 가문에 참가자가 11명이나 되는 것을 보고 멍해 있다가 엄숙한 표정으로 주서명에게 경고했다.“주 가주님이 아시겠지만 성호 대결 참가자의 내공이 반드시 8품 존왕이어야 합니다. 장난치면 안 됩니다.”“성주님, 거짓이 아니라 확실합니다.”조구윤이 화를 내려 하자 주서명이 가슴을 치며 보증하였다.주서명의 표정이 거짓이 아닌 것 같아 조구윤이 머리를 끄덕이었지만 그래도 내심 놀란 눈치였다.‘주씨 가문에 강자가 이렇게 많단 말인가?’원인은 모르겠지만 어찌했든 참가 자격이 있기에 대결장소에 입장할 수 있는 영패를 꺼내 11개를 세어 주서명에게 주었다.그러고 나서 바로 이 소식을 옆 대기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른 가문에 알려줬다.의자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던 조헌이 주씨 가문에서 11명이 대결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일행이 많다는 걸 믿고 이태호가 제의를 거절했던 거네.”“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뭐 해? 전부 9품 존왕이라 해도 내 손에서 성호 입장 자격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해?”조헌이 눈을 가늘게 뜨고 주씨 가문 방향을 힐끗 보더니 조약돌같이 반짝이는 두 눈으로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듯한 살기를 뿜어냈다.같은 시간 주씨 가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검은색 도포를 입은 스무 살 남짓해 보이는